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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라면을 먹을 때 ㅣ 모두가 친구 12
하세가와 요시후미 지음, 장지현 옮김 / 고래이야기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라면을 먹을때, 난 솔직히 아무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먹는데 집중할뿐.


내가 라면을 먹을 때, 옆에서 방울이는 하품을 한다. 옆에서 방울이가 하품을 할 때
이웃집 미미는 텔레비전 채널을 돌린다. 이웃집 미미가 텔레비전 채널을 돌릴 때


이웃집의 이웃집 디디는 비데 단추를 누른다. 이웃집의 이웃집 디디가 비데 단추를 누를 때
그 이웃집 유미는 바이올린을 켠다. 그 이웃집 유미가 바이올린을 켤 때


이웃마을 남자아이는 야구방망이를 휘두른다. 이웃마을 남자아이가 야구방망이를 휘두를 때
그 이웃마을 여자아이는 달걀을 깬다. 그 이웃마을 여자이이가 달걀을 깰 때


이웃나라 남자아이는 자전거를 탄다. 이웃나라 남자아이가 자전거를 탈 때
이웃나라의 이웃나라 여자아이는 아기를 본다. 이웃나라의 이웃나라 여자아이가 아기를 볼 때


그 이웃나라 여자아이는 물을 긷는다. 그 이웃나라 여자아이가 물을 길을 때
그 이웃나라의 이웃나라 남자아이는 소를 몬다. 그 이웃나라의 이웃나라 남자아이가 소를 몰 때


그 맞은편 나라 여자아이는 빵을 판다. 그 맞은편 나라 여자아이가 빵을 팔 때
그 맞은편 나라의 산 너머 나라 남자아이는 쓰러져 있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그때

바람이 불었다.
내가 무언가를 하고 있는 동안 다른 사람들도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으면서 지내왔었다. 그런데 이 책을 만나는 순간 숨이 '헉' 하고 쉬어졌다. 왜였을까? 그건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걸 새삼 느꼈기 때문이다. 그동안 잊고 지내왔던 것. 이 사회 더 나아가 이 세계의 모든 것들이 지금 내 눈앞에 보이지는 않지만 나와 하나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깨닫게 한다. 아직 우리 아이들에게는 조금 어려울 수 있지만 이세상은 나와 더불어 너, 그리고 우리가 모두 함께 살아가는 곳이라는 걸 생각하게 해준 책이다. 잊지 말자. 우리는 함께 살아간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