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갑작기 울기시작한 현준이, 마구 토했다. 거기다 새벽엔 설사까지, 팬티에 묻힐 정도로 갑작스런 설사......밤새 제대로 잘 수 없었다. 남편도 없고, 현준인 구토에 설사, 현수는 자면서 잉잉거리면 화장실 데려가 쉬누이고......
한의원에 다녀와서 약을 먹고 뿡뿡~~ 방귀를 뀌며 돌아다니는 현준이, 그 소리가 하도 우렁차서 웃었더니 자기도 살짝 웃는다.
엄마 : 현준아, 유치원에서 방귀 뀌어?
현준 : 아니, (굉장히 부끄러운 표정을 지으며) 유치원에서는 참아.
엄마 : 왜? 참으면 병생겨. 방귀는 뀌어줘야되는거야. 방귀 뀌고 싶을땐 얼른 밖에 나가서 뀌고 들어와.
현준 : 밖에서 또 누가 들으면 어떡해? 친구들이 놀려.
엄마 : 친구들은 방귀 안뀌어?
현준 : 어, 친구들은 한번도 안뀌었는데 내가 한번 뀌었더니 친구들이 방구쟁이라며 놀렸어.
이제 만48개월이 지난 현준이에게 내가 너무한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벌써부터 방귀를 참는걸 배우다니, 그게 부끄러운 행동이라는걸 알게 하다니......좀 더 컸을때 알아도 좋으련만......
아이들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은 정말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도 안다. 자기들이 하는 행동이 좋은건지 나쁜건지, 자랑스러운지 부끄러운지, 다만 어른들의 잣대로 그걸 재려고 하는게 문제인 것 같다.
그래도 밖에서나 안에서나 방귀는 시원하게 뀌었으면 좋을 나이인데, 아이를 너무 힘들게 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