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준이에게도 질투는 분명 있다. 하지만 현수만한 질투의 화신도 없는 것 같다. 현준이가 친구와 함께 놀이에 몰두하자, 현수가 현준이의 친구 머리를 때리고 머리카락도 잡아 당기고 심지어 발로 살짝 차기도 하더라. 물론 아직 아기라 말로 안되니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겠지만 모든 자기가 독차지하려는 마음을 자꾸만 보여준다. 

엄마, 아빠가 오빠와 조금이라도 친하게 지내면 슬쩍 와서는 오빠를 꼬집거나 한대 툭 때리고 도망 가기도 하는데, 오늘은 오빠에게 미리 온 어린이날 선물에 질투심이 발동해서 오후내내 앙탈을 부렸다. 이모들이 현준이에게 인라인스케이트를 사서 보내주었는데 그걸 신고 집안을 돌아다니는 현준이를 계속 못살게 굴고 인라인스케이트 한번 신어보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현준이도 절대 현수에게 호락호락하게 넘겨주질 않고 오빠꺼니까 만지면 안된다고 엄포를 놓는다. 

내가 요새 가장 난감한 건 현수가 부쩍 자라면서 오빠를 이기려고 하는 것, 오빠가 가진 것들을 모두 자기가 가지려고 하는 것, 똑같이 잘 해주려고 하지만 분명 안되는 것들도 있는데 그럴 땐 정말 난감하다. 

잠자리에서는 늘 아빠 옆에서 자던 현준이가 아빠가 안 들어오는 관계로 혼자 이불 속에 들어가며 엄마 옆자리 그러니까 늘 현수가 자던 자리에서 자고 싶다고 떼를 조금 쓰긴 했는데 그래도 금새 자기 자리에서 잠이 들었고, 잠시 뒤 엄마 목을 꼭 끌어안고 현수도 간신히 잠을 잤다. 

크면 나아지긴 하겠지만 지금 당장이 너무 힘든건 두 아이가 서로 시샘한다는 것, 그래서 요즘들어 자주 다투게 되는 것 같은데 조율하기도 힘들고 늘 현준이에게 양보하라고 할 수도 없는 것 같고, 그렇다고 현수를 혼낼 수도 없고, 아이들 키우는 건 이래저래 늘 힘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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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9-04-28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학생 초등학생으로 커도 사이에 껴서 조율하기란 정말 쉽지 않더라구요 -_-
그래서 어쩔땐 '치고 박고 피터지게 싸우게 둬 봐?' 이런 생각도 한다니까요..;;
현수가 조금만 더 크면 훨씬 수월해 지실거에요 ^^

꿈꾸는섬 2009-04-29 22:02   좋아요 0 | URL
현수가 크는 건 늘 고대하는 일이죠.ㅎㅎ
제가 아는 분께서 진단하신바로는 현수가 아직 말문이 트이지 않아서 자꾸 행동으로 자기가 화난 걸 표현하느라 때리고 꼬집고 그러는거라네요.
얼른 자라기만을 기다려요.ㅎㅎ
 

어느새 결혼 5년차. 

5년정도 살다보면 어느정도 자리가 잡히겠지 생각했는데, 정말 가난한 사람은 계속 가난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남편은 함께 살면서 늘 부지런히 일을 했는데 혼자 벌어서 언제 돈 벌겠냐는 주변 사람들의 말이 맞는 것도 같지만 또 어린 아이들을 맡겨두고 일을 한다는 건 너무 부담스럽다. 현준이가 돌무렵 되었을 때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연락이 왔었고 다시 일을 시작했던 4개월무렵 현준이가 극도의 스트레스로 장염에 걸렸었다. 며칠씩 계속되던 설사에 심지어 피똥까지 싸는 아이를 두고 다시 일을 시작했던 내가 얼마나 많이 후회하고 가슴 아파했었던가. 그래서 결국 갑갑해도 현수가 현준이만큼 클때까지만 참자고 참고 있긴 한데, 우리의 빚은 늘 남아있다. 

결혼하면서 2년정도면 어느정도 빚청산을 하겠지 했는데 그 빚이 5년이 되어가도록 아직도 남아 있다는 것, 거기에 애 둘 키우며 지출되는 돈은 늘 아껴쓴다고해도 늘 그만큼은 지출이 되어야 한다는 것, 거기에 나의 끊임없는 책 사기, 우린 정말 돈을 모아 집이라도 하나 장만할 수 있을까? 

살다보면 생각처럼 계획처럼 쉽게쉽게 이루어지는 것들은 참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이제는 조금 한숨 놓이는 것이 우리가 지고 있던 빚의 반이상을 갚았다는 것, 그래도 아직 남아 있다는 것, 하지만 곧 그 고지가 보일 것 같다는 것이다. 

남편이랑 머리 맞대고 통장 보며 한숨 쉬던 날들이 더 많았던 것 같은데, 이젠 통장 보며 웃음 지을 날이 더 많았으면 좋겠고, 곧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밤새 일을 한다는 남편, 그에게는 늘 빚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짐인듯, 그래도 난 천천히 여유있게 살고 싶다. 하루 8시간만 일하고 살 수는 없는 걸까? 

하긴 요새 빚없이 사는 집이 얼마나 있을까? 모두들 힘들게 살아가고 있지만 그래도 모두들 희망을 잊고 살진 않겠지.  그래도 아직 우린 젊고 아이들도 어리니까, 아직도 우리에겐 더 많은 희망이 남아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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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9-04-28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빚만 없어도 부자에요..
저흰 결혼 15년이 넘었어도 아직 빚을 깔아 앉고 사는데요..;;
집 사느라 은행에서 대출받는게 도대체 갚아지지가 않네요. 에효..
저도 가끔 하는 알바로 버는 돈은 순 제 용돈으로 쓰이고 마니.. ^^;;

꿈꾸는섬 2009-04-28 23:04   좋아요 0 | URL
요즘은 정말 빚없는 집이 없는 것 같아요.ㅡ.ㅡ
저흰 이번 빚 갚고 주택담보대출 받아 집 사자고 얘기했어요. 도통 집사기도 쉽지가 않잖아요. 빚을 갈아타는 거죠.ㅠ.ㅠ

가시장미 2009-04-29 0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이 콕 하고 아프네요. 열심히 살아가는데도 제자리 걸음을 하는 것 같은 기분. 저도 요즘 많이 느끼거든요. 신랑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제가 도와주지 못 하는 것도 마음이 쓰이는데, 아이를 보면 또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생각도 들구요.

저는 결혼할 때 빚없이 시작하고 싶어서 월세로 시작했는데, 빚이 없다고 마음이 편한 건 결코 아니던데요? 빚을 내서라도 좀 여유있게, 갖추고, 사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_ㅠ

꿈꾸는섬 2009-04-29 22:04   좋아요 0 | URL
저희 좀 힘들더라도 월세는 하지 말자고 그랬어요. 차라리 월세를 이자로 내면 원금은 남으니까요. 장미님도 얼른 월세를 전세로 돌리시길 바래요.^^
우리집 일만이 아니라 모두들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물가도 많이 오르고 부수적으로 나가는 돈도 많이 들고 게다가 달달이 경조사가 끊이질 않구요. 정작 우릴 위해 쓰는 돈은 늘 부족하죠.ㅠ.ㅠ
그래도 우리 힘내서 살아요. 우린 아직 젊으니까요.ㅎㅎ

비로그인 2009-04-29 0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부모님은 가끔 옛날에 고생하던 일들을 회상하곤 하십니다. 제가 무슨 푸념이나 불평을 늘어놓으면 '내가 네 나이에는..' 하시면 저는 할말이 없지요. 그러면서 저도 부모님 나이가 되면 그렇게 옛일을 회상하며 웃을 수 있었으면..하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을 돌아보고 웃을 수 있을 그 때를 위해서, 또 노력하는 동안 틈틈이 잠깐의 마음의 여유도 가져보면서 그렇게 사는거겠지요..



꿈꾸는섬 2009-04-29 22:06   좋아요 0 | URL
만치님 말씀 맞아요.ㅎㅎ 지금은 비록 힘들지만 나이들어 저희가 부모님 세대가 되면 그땐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가 아직 젊다는게 늘 다행이에요. 게다가 아직 아이들도 어리니까요. 그리고 남편은 늘 열심히 일을 하니까 점차 나아지겠죠.^^ 희망을 버리지 말고 살아야죠.ㅎㅎ
 

어제, 저녁 밥을 먹고나서 1시간도 안돼서 구토를 했다. 그리고는 조금 있다가 잠이 들었고, 아침엔 배가 고프다고 난리를 쳐서 얼른 밥을 해서 먹였는데 배가 조금 아프다고 그랬다. 그래서 힘들면 유치원에 가지 말라고 했더니 그럴 순 없다고 유치원엔 가겠다고해서 그냥 보냈다. 그리고나서 현준이를 데리러 갔을때 노랗게 뜬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 끝나기 얼마전에 구토를 했단다. 유치원에서 있었던 생일잔치때 먹었던 과일이 나왔다는데 점심은 제대로 먹지도 못했단다. 그리고나서 비염치료때문에 한의원에 갔고 간김에 구토했다는 얘길 했는데 한의사 말로는 체기도 없고 열도 없고 소화제 처방을 해줄테니 우선 먹여보란다. 그리고 집에 왔는데 그때부터 저녁도 먹지 않고 잠만 잔다. 조금 아까 잠시 깼을때 한의원에서 받아온 약을 우선 먹였는데 먹지 않겠다고 거부하다가 간신히 먹고 다시 잠을 잔다. 

아이가 아프면 늘 어떻게 해야할지 늘 당황스럽고 막막하다. 내가 대신 아파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파도 잘 놀기도 하고 많이 아파도 아픈 내색도 잘 하지 않는 녀석이라 둔감한 엄마가 재빠르게 눈치채지도 못하고 조금 아픈 건 괜찮다고 내버려두는 편이라 내가 좀 너무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무얼 잘못 먹은 건지......다행히 설사는 하지 않는데 구토가 계속 이어진다면 아이도 힘이 들어 지칠테고 탈수도 올 것 같아서 걱정만 하고 있다. 그래도 지금은 잘 자고 있으니 먹거리에 신경을 써야할 것 같다. 그런데 도통 죽을 싫어하니 무엇을 해서 먹여야할지......고민이다. 

현준아, 아플 수 있어. 그래도 잘 이겨냈으면 좋겠는데 엄마가 어떻게 도와줘야할까? 아, 엄마는 늘 초보라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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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9-04-28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오늘은 좀 괜찮나요?
애들 아프면 정말 안쓰러워요. 어떻게 해줄 방법도 모르겠고..
현준이 어여 나아서 유치원에서 데굴데굴 구르며 놀았으면 좋겠어요 ^^

꿈꾸는섬 2009-04-28 22:59   좋아요 0 | URL
어제 초저녁부터 잠을 자더니 아침에 괜찮더라구요. 한의원에서 가져온 약이 좋았던지 오늘은 정말 잘 지냈어요. 그나마 길게 아프지 않아서 다행이죠.ㅎㅎ
무스탕님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내내 즐거운 마음으로 읽었다. 

쉬운 풀이와 재미난 음악가의 삶과 음악에 대한 이야기. 

클래식 음악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듯한 책이다. 물론 청소년들이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클래식 음악 듣는 걸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았고 우리집에 없는 음반 구입부터 서둘러 하고 싶다. 

천천히 음악을 들으며 다시한번 읽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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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9-04-24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요즘 현호때문에 클래식을 듣기도 하는데 ^^ 관심이 가네요. 기회되면 읽어볼께요!

꿈꾸는섬 2009-04-24 16:32   좋아요 0 | URL
글로 읽는 클래식도 좋더라구요.^^
현호 너무 예뻐요.ㅎㅎ
 
고래가 그랬어 64호
고래가그랬어 편집부 지음 / 고래가그랬어 / 2009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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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일이를 보내는 마음이 무겁고 안타깝고 답답하고 그랬는데 특집으로 최호철 만화가, 박승옥 <전태일 평전> 편집했던 분, 그리고 친구들이 모여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꼭지가 있구나. 그렇게 얘기나누는걸 보다보니 어느새 실감이 나는구나. 우리집 가까이 모란공원 전태일 열사 무덤이 있지. 늘 잊지 말아야지하면서도 잊게 마련인데 고래 통해서 다시 상기하고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랬던 적이 있었다는 얘기를 꼭 해주어야지 하는 생각에 괜시리 혼자서 뿌듯해하고 그런다. 아이들에게 조금은 무겁고 어려운 이야기가 될지도 몰랐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아이들이 재미있게 보았다고 하고 나름 배운 것도 많다니 정말 다행스러운게 아닐까. 그렇게 또 배우고 또 배운다. 

이번호부터 가장 기다리고 기다리던 건 아무래도 만화 자본론, 첫번째 이야기는 생산력, 생산관계, 생산양식, 역시 만화는 쉽고 재미있게 다가서는구나. 우리의 경제관념을 바로 세우는 사건이 되었으면 좋겠다. 

웃음을 주는 사람들, 통행금지가 뭐지? 이런 시절이 있었지. 12시 이후엔 심야영업도 할 수 없었던......예전을 돌아보면 참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어의없는 일들이 참 많았던 것 같다. 그래도 그때가 그리운건 술마시면 끝장을 보려는 남편 탓. 

우리꽃이야기, 큰꽃으아리, 원예품종으로 거듭나도 손색없을 듯. 

동네사진관, 파리 에펠탑, 노트르담 성당 사진.  

나도 예술가, 실 그림책 만들기, 아이들과 한번 해보면 좋을 듯. 

선이모의 건강한 수다, 아토피, 천식, 알레르기에 모두 쓰는 만병 통치약? 도대체 뭘 믿고 살아야하는건지...... 

새로 시작하는 오토마타 공작실, 움직이는 인형을 직접 만들 수 있게 꾸며본다는데 정말 기대된다. 

에너지소년 태동이, 태양 에너지,  

지구별 어린왕자, 나무와 소년이 만났는데 5년후 베어졌구나...... 

코딱지만한 이야기는 정말 거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구. 

우주는 재수없어, 여전히 건재하는 고래와 함께 해온 친구. 

부모토론, 섬진강 아이들의 학교, 악양이라는 동네로 모여든 귀농인, 예술가, 문인들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라는데 동네만 바뀌었을뿐 아닌가. 솔직히 도시 아이들과 뭐가 그리 다른가? 결국 부모들이 도시를 떠나고 싶었던 것 뿐이지. 텔레비전, 게임, 도대체 도시고 시골이고 아이들은 뛰어놀 시간이 없긴 마찬가지인듯 보인다. 여하튼 시골생활도 아이들이 선택한건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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