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요리 배우기 두번째날, 톳 오징어 초무침을 배워왔답니다. 재료 손질과 준비가 간단하지만 격식을 잘 갖출 수 있어 손님 맞이할때 쓰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재료는 오징어 1마리, 키조개 관자 2개, 브로콜리, 톳100g, 레몬, 파, 마늘, 생강즙, 고추장, 식초, 소금, 설탕, 술 

 

1. 재료를 먼저 손질해요. 오징어는 깨끗하게 씻어 껍질을 벗겨내고 대각선으로 칼집을 넣어 데친다. 알맞은 크기로 보기 좋게 자른다. 

2. 톳은 흐르는 물에 씻고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데친다. 

3. 브로콜리는 적당한 크기로 썰어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파랗게 데쳐낸 뒤 찬물에 헹구어 물기를 거둔다. 

4. 키조개관자도 적당한 크기로 썰어 데쳐낸다. 관자를 데친 물은 두었다가 초고추장 만들때 활용하면 좋다. 

5. 볼에 고추장 3큰술, 식초 3큰술, 설탕 2큰술, 생강즙 1작은술을 넣어 잘 섞는다. 술을 약간 넣어 부드럽게 만들고 관자 데친 물을 넣으면 좋다. (초고추장 만드는 비법 또 하나는 양파반쪽과 배반쪽을 갈아서 넣으면 정말 좋단다.)

6. 톳에 마늘, 소금 약간, 설탕 약간, 술을 약간 넣고 무친다. (술을 약간 넣으면 톳이 꼬들꼬들해진다.) 파는 대충 잘라 넣고 나중에 접시에 담을 때 빼낸다.(향기만 주면 된단다.) 그리고 오징어도 함께 넣어 무쳐준다. 

 

선생님이 예쁘게 담아주신 것. 

선생님 따라 예쁘게 담아 본 것. 

 

10년정도 배우신 분이 계신 조에서 담은 것인데 그릇도 한몫한다. 먹고 싶은 마음이 들게 담아내셨다. 

 

어떻게 담아내느냐에 따라 다른 느낌을 준다. 선생님이 담으신 것은 조금씩 담아 멋지게 표현하셨고, 초보자들은 아무래도 듬뿍듬뿍 담아낸 것 같다. 

재료 자체가 신선하고 각각의 재료가 주는 맛이 좋았다. 몸에 좋은 것들을 접시 하나에 가득 담아낸 듯...... 

 

*오징어를 많이 먹으면 남성호르몬이 생긴다네요. 여성성이 사라진다고 조금만 먹으라네요.^^ 

*보통 요리할때 술을 잘 사용하지 않는데 요리사님은 모든 곳에 술을 많이 활용하시는 것 같아요. 잡내를 없애는데는 술이 최고래요. 그냥 소주를 사용하시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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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사이 2011-04-08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톳을 사 본 적이 없어요.
좋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익숙치 않은 거라 잘 손이 가지 않더라구요.
꿈꾸는 섬님 페이퍼 읽고 도전의지가 생기네요.
오징어와 톳과 키조개관자, 음~ 상큼하고 맛있을 것 같아요.

꿈꾸는섬 2011-04-08 21:42   좋아요 0 | URL
저도 톳을 사본적은 없지만 먹는 건 좋아해요.^^ 생각보다 힘들게 하는 재료는 아니었어요.
간단하지만 멋지게 담아내면 좋은 음식 같아요. 한번 도전해보세요.^^


다락방 2011-04-08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제가 이렇게 여성스러운건(?) 오징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군요!! 새로운 사실을 알았어요.

꿈꾸는섬 2011-04-08 21:43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오징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시는군요.
직접 뵙진 않았지만 분명 여성스러우실 것 같아요.
오징어를 많이 먹으면 임신도 잘 안된다네요.^^

순오기 2011-04-08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접시에 담은 요리가 예술입니다!!
같은 음식도 저렇게 멋지게 차려내면 더 맛나겠어요.^^

꿈꾸는섬 2011-04-08 21:44   좋아요 0 | URL
저도 이번에 알게 되었어요. 같은 재료지만 어떻게 담아내느냐에 따라 다른 느낌이 나죠.
순오기님은 몇번째 접시가 맘에 드셨을까요?

비로그인 2011-04-08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제가 오징어를 쫌 좋아하는데. 낮에 잠깐 보고 생각나서 또 입맛 다시러 왔다 갑니다. ^^

꿈꾸는섬 2011-04-10 12:24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 남자다우시겠어요.ㅎㅎ

hnine 2011-04-08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궁중요리는 그냥 요리와 벌써 시각적으로 다르네요. 쓰이는 재료도 다르고요. 별로 실용적이지 않을 것 같아 걱정하셨는데 배우기로 하길 잘하셨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격이 달라보이네요. 저렇게 차려낸 상차림 앞에서는 누구든지 대접받는다는 느낌이 들것 같아요.
와, 맛있겠다. 톳에 오징어에, 새큼 레몬에, 완전 맛있겠어요.

꿈꾸는섬 2011-04-10 12:24   좋아요 0 | URL
첫 시간과 사뭇 다른 시간이었어요.
정말 신선하고 상큼하고 새콤했어요.^^

마노아 2011-04-09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건 제 요리 페이퍼와 격이 다르군요! 부끄럽습니다아!
그나저나 저는 오징어를 못 먹어요.(>_<)

꿈꾸는섬 2011-04-10 12:25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오징어를 못 드시는군요. 전 좋아하진 않지만 가끔은 먹거든요. 남편이 좋아해요.^^

sslmo 2011-04-09 0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네모 접시가 맘에 들어요.
제 페이퍼에선 김치전으로 고문을 하시더니, 여기선~~~아흑~ㅠ.ㅠ
전 오징어 좋아해요, 엄청 좋아해요.
남성호르몬 얘긴 의아해요.
사람이 이종단백질을 먹어 호르몬을 생성해낸다는게 쉽게 이해가 안돼요~@@
오징어 여자에게도 남자에게도 참 좋은 식품인데...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네~


꿈꾸는섬 2011-04-10 12:26   좋아요 0 | URL
저도 사실 네모 접시가 제일 마음에 들었어요.
오징어, 좋아하시는군요.^^
저는 오징어가 출산하고 먹으면 좋다고 들었거든요. 그래서 정말 열심히 먹었었는데......너무 많이 먹으면 그렇다는 것이니 가끔 먹는 건 문제없을거에요.^^

pjy 2011-04-09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기좋아야 먹기도 좋다는 진실이 한눈에 드러나는군요~ 우와~~ 이젠 요리도 아트를 고려해서 담아내야하다니@@;

꿈꾸는섬 2011-04-10 12:26   좋아요 0 | URL
정말 담는 것에 따라 느낌이 너무 다르죠? 담는 법을 생각하니 재밌더라구요.

무스탕 2011-04-09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리를 하신게 아니고 예술을 하셨군요!

꿈꾸는섬 2011-04-10 12:27   좋아요 0 | URL
ㅎㅎ예술은 선생님이 예술을 하시더라구요. 담는 것에 따라 같은 음식이 다르게 보인다는 걸 깨달았어요. 다음부턴 예쁘게 담아야겠단 생각을 했죠.^^

blanca 2011-04-09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먹고 싶어요. 먹고 싶어용!

꿈꾸는섬 2011-04-10 12:28   좋아요 0 | URL
ㅎㅎ블랑카님도 톳, 오징어, 브로콜리 좋아하시는군요.^^

소나무집 2011-04-12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톳은 완도 살 때 많이 먹었는데 침이 꿀꺽 넘어갔어요.
다음 주에 식이요법 끝나면 당장 해먹어야겠어요.

꿈꾸는섬 2011-04-12 21:59   좋아요 0 | URL
소나무집님은 톳의 맛을 제대로 아시겠네요. 재료도 간단하고 만들기도 정말 쉽더라구요.
이젠 많이 좋아지신 것 같아 다행이다 싶어요.^^
 

4월부터 스포츠댄스를 배워보려고 문화센터에 등록했다.  

어제 처음 수업에 다녀왔는데 온 몸이 쑤셔댄다.ㅜㅜ 

그동안 몸을 움직이지 않고 살았더니 살은 뒤룩뒤룩 찌고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프고 몸무게는 절대 줄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여주는 일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여러 사람이 한 곳에 모여 같은 동작을 배우지만 전혀 다른 느낌으로 표현하는 것을 보면서 즐거웠다. 아직 서툴고 어렵지만 재미있을 것 같다. 

  다들 운동해야만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들 해요. 나는 생각이 달라. 그건 일종의 편견이나 선입견 같아. 우리 몸은 정밀한 기계와 다를 바 없어요. 많이 쓰지 않아야 오래 쓸 수 있어. 용불용설(用不用說, 라마르크가 제창한 진화설로 생물에는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있는데, 자주 사용하는 기관은 발달하고 사용하지 않는 기관은 퇴화해 없어진다는 학설)은 진화 단계에서 발달과 퇴화에 방점이 찍힌 이론인 거지. 당장 한 생을 사는 인간의 몸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게 내 생각인데, 많이 쓸수록 마모되는 게 당연한 거지. 덜 써야 해.(웃음) 그래서 나는 세 걸음 움직여서 할 일을 두 걸음만으로 해결하려고 해. 늘.... 움직임을 최대한 줄여야 오래 살아요. <만화로 교양하라> p.63

 어제 신간평가단에서 온 도서 <만화로 교양하라- 먼나라 이웃나라 이원복의 가로질러 세상보기>를 읽던 중 운동에 대한 이원복 교수의 이야기를 보고 아, 정말 그런가? 아니야, 그렇지 않지.하고 혼자 고개를 갸우뚱거렸었다. 

몸을 많이 쓰지 않아야 한다는 말에 공감이 되었던 건 얼마전부터 아픈 엄지 손가락의 관절을 너무 많이 사용해서 그렇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 때문이다. 그렇다면 덜 써야 오래 쓸 수 있다는 말이 맞다. 하지만 하도 움직이지 않았더니 체중이 불어나고 그로 인해 다른 질병들이 찾아 올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니 운동을 하지 않으면 건강하게 살기는 힘들 것도 같다.  

그래서 '적당히'라는 단어를 생각해보았지만 여기서 적당히 운동한다는 것은 얼만큼이 적당한지를 모르겠다. 

운동선수들의 경우를 보더라도 건강하다고 느껴질진 모르지만 알게 모르게 고질병을 안고 사는 것도 사실이니 말이다. 내가 알던 배구를 하던 오빠도 무릎 관절이 안 좋아 고생을 많이 했다. 

몸을 혹사시키면서 무리하게 운동하는 것은 어리석지만 그래도 적당한 운동은 필요할 것 같다. 일주일에 두번 문화센터에서 즐겁게 춤추다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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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나라 이웃나라>를 쓰신 이원복 교수님을 박세현 선생님이 인터뷰하여 엮어낸 책이다. 

그동안 책을 쓰시며 생각했던 것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만화책은 나쁜 아이들이나 보는 거라고 못 보게 하셨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만화책을 통해 여러가지를 배운다. 나라의 역사와 문화, 풍습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데 그림과 함께 읽으니 이해도 훨씬 쉽다. 물론 줄글을 읽는 걸 기피하는 아이들이 생겨난다는 단점도 있긴 하지만 쉽고 간편하게 지식을 전달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훨씬 큰 것 같다. 

내가 사 모았던 <먼나라 이웃나라>는 우리 조카가 가져갔다. 어른도 아이도 함께 읽을 수 있는 교양 만화인 셈이다. 요새는 중앙일보에 <중국편>을 연재하고 계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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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1-04-06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스윙댄스를 배워보고 싶어요!
그런데 직장다니니 기회가 잘 없어요 ㅠ.ㅠ
멋지게 춤추시는 사진도 한번 올려주세요 ㅎㅎㅎ

꿈꾸는섬 2011-04-08 15:05   좋아요 0 | URL
스윙댄스...ㅎㅎ 그것도 재밌겠네요.^^
직장다니니 시간 맞추기가 쉽지가 않죠. 저처럼 오전에 한가한 주부라야 가능할 듯해요.
그런 날이 아마도 오지 않겠어요.ㅎㅎ
지금은 너무 서툴고 잘 하게 되면 한번 올려볼까요?ㅎㅎ

pjy 2011-04-06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쓸수록 마모되는 게 당연한 거지. 덜 써야 해.(웃음) 그래서 나는 세 걸음 움직여서 할 일을 두 걸음만으로 해결하려고 해. 늘.... 움직임을 최대한 줄여야 오래 살아요~
그렇죠! 살살 적당히 움직입시다~~ 엄마가 등짝을 철썩~칠만한 다짐입니다ㅋ

꿈꾸는섬 2011-04-08 15:0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움직임을 최대한 줄여야......ㅎㅎㅎ
우린 그래도 아직 젊으니 좀 더 움직여줘야 할 것 같아요.ㅎㅎ

섬사이 2011-04-06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 요가하고 왔어요.
작년에 하다가 날 추워지면서 귀찮아지고 해서 그만뒀다가 오랜만에 다시 나갔네요.
제 몸의 근육들이 존재증명을 하려고 들어요. ^^

꿈꾸는섬 2011-04-08 15:07   좋아요 0 | URL
저도 사실 요가를 하고 싶었는데 우리 동네 요가는 오전9시에 시작해서 10시, 2시~3시, 7시~8시 세 시간인데 셋 다 시간을 맞출 수가 없더라구요.ㅜㅜ
결국 시간에 맞는 걸 선택한건데 생각보다 운동도 되고 재미도 있더라구요.ㅎㅎ
날 추워지면 저도 만사가 다 귀찮아져요. 결국 살만 뒤룩뒤룩 쪘어요.ㅜㅜ 운동이 절실히 필요해요.ㅎㅎ

2011-04-06 2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08 15: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anca 2011-04-06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요가하고 왔어요! 스포츠 댄스도 정말 재미나겠어요. 운동 열심히 해서 체력좀 키워 보려구요. 꿈꾸는 섬님엄지 손가락이 빨리 나아야 할 텐데요.

꿈꾸는섬 2011-04-08 15:09   좋아요 0 | URL
요가...저도 하고 싶어요.ㅜㅜ
스포츠 댄스도 재밌긴한데 연령대가 높아요.ㅜㅜ
엄지 손가락은 많이 좋아져서 통증은 없어요.^^ 구부리기게 조금 뻑뻑하긴한데 정말 많이 좋아졌죠.^^

sslmo 2011-04-07 0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서 말하는 적당히란 7.3.30이 아닐까요?
일주일에 3번 30분 씩...
이걸 살짝 바꾸면 40분은 해줘야 운동이 된다고 하더이다~
그러는 저는 오늘도 숨쉬기운동 하나로 소임을 다하려는 여자입니다~^^

꿈꾸는섬 2011-04-08 15:10   좋아요 0 | URL
40분은 운동해야...명심하겠어요.ㅎㅎ
숨쉬기운동도 정말 중요한거죠? ㅎㅎ

하늘바람 2011-04-07 0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스포츠댄스를요?
와우 섬님은 정말 저랑 다른 분이시네요
전 스포츠 댄스는 정말 자신없는데^^

꿈꾸는섬 2011-04-08 15:12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그런가요?
전 소심하고 내성적이긴 하지만 신나는 음악도 좋고 춤추는 것도 참 좋아했던 것 같아요.(어릴때부터요)
지금 이 나이에 어디가서 음악에 맞춰 춤출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더 즐거운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의 시선보다는 제 자신이 즐겁더라구요. 게다가 몸을 움직이는 일을 많이 하지 않다보니 전신운동이 되는게 정말 좋더라구요.^^
하늘바람님도 한번 시도해보세요.^^

순오기 2011-04-07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춤도 출 줄 알아야 한다는 걸 느끼면서도 배워볼 엄두는 못냈어요.ㅋㅋ
배우면 재밌을거 같은데~~~~ 일주일에 두번 잘 배워서 애들도 가르쳐주면 좋겠네요.
몸을 적당히 움직여야 하거늘 운동하고는 거리가 멀게 살아서~~~~~
오늘도 숨쉬기만 열심히~~~~해요.^^

꿈꾸는섬 2011-04-08 15:14   좋아요 0 | URL
전 잘 추진 못하지만 춤 추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ㅎㅎ
일주일에 두번 잘 배워 가족들에게도 가르쳐줄까봐요.ㅎㅎ 남편이랑 손 붙잡고 같이 추는 것도 좋겠어요.ㅎㅎ
남편은 제가 너무 정적이라 몸을 움직이는 걸 배우면 참 좋을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요가를 하고 싶었는데 시간이 안맞아서 못 하고 스포츠댄스 신청했는데 막상 해보니 운동도 되고 재미도 있더라구요.^^
 

손가락이 다 낫겠지하고 일주일 전에 궁중요리 수업을 신청했다. 어떤 요리를 하는지 확인도 안 해보고 너무 해보고 싶다는 옆집 언니 말에 덩달아 등록하고 오늘 첫 수업을 다녀왔다.  

어수선한 실습실, 농협에서 보조하고 근방의 중학교 가사실을 빌려 쓰는 것이라 실습비는 10주에 10만원. 

중학교 교장선생님 말씀과 조합장님 말씀 듣고 박수 쳐가며 끄덕끄덕하다보니 어느새 요리 실습은 시작되었는데, 

레시피 한장 달랑 던져주고 어떻게 하란 말도 없이 그냥 요리는 시작되었다. 

오늘은 장국밥을 만들었다. 이름은 분명 장국밥인데 장이 들어가지 않았다.  

1. 사태600g을 씻어서 찬물에 넣고 무와 대파, 양파 반쪽, 북어포를 넣고 육수를 만들었다. 팔팔 끓이고 나서 술을 약간 넣어줬다.

2. 고사리와 도라지는 양념하여 무치고 나중에 센불에 살짝 볶아냈다. - 나물을 무칠때 마늘, 파를 먼저 넣고 조물거리다가 소금을 넣고 조물 조물하고 마지막에 참기름을 적당히 넣어줘야 맛이 좋단다. 

3. 콩나물도 삶아서 건져 양념하여 무쳤다. 

4. 우둔살을 엄청 다져서 납작하게 적을 만들어 후라이팬에 구워냈다. 우둔살 양념할때도 술을 약간 넣어야 냄새가 안 난다고 하셨다. 

5. 푹 끓은 국에서 사태를 건져 얇게 썰어주고 북어포에는 잘게 찢었다. 그리고 다시 국물에 넣었다. 

6. 그릇에 밥을 먼저 담고 고사리, 도라지, 콩나물을 얹고 육수를 붓고 적을 위에 얹었다. 

아침에 병원에 들를 생각에 서두르는 바람에 카메라도 챙기지 못하고 그냥 나가서 사진은 한 장도 못 찍었다. 다음주엔 카메라를 꼭 챙겨야겠다. 

가정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요리가 아니라 손이 많이 가는 요리가 솔직히 집에서 다시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오늘 처음 만나 한 조가 된 언니들도 그냥 쇠고기무국을 끓여 나물 반찬 해 먹는게 더 나을 것 같다고 하셨다. 번거로운만큼 맛이 좋았다면 좋았을텐데 너무 짜서 제대로 못 먹었다. 요리강사님 육수에 엄청난 소금을 넣으셨다.ㅜㅜ 게다가 가져오신 김치도 맛은 좋았지만 간이 너무 짰다.  

앞으로 9번의 수업이 남았다. 다음 시간에는 톳 오징어 초무침을 한단다. 톳과 오징어가 궁합이 잘 맞는가보다. 다음주를 기대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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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손가락에 주사를 맞고 엄청 쑤시고 아파서 저녁을 대충 때우기로 하고, 옆 아파트에 장 들어온 곳에서 곱창볶음과 족발을 사와서 먹었다. 아이들은 아침에 했던 남은 밥을 먹이고 남편이랑 나는 곱창이랑 족발만 먹었다. 다행히 설거지는 많지 않았고 남편이 대신 해주었다.  

오늘은 어제 장에서 사왔던 채소들로 저녁 상을 차렸다. 콩나물을 모두 넣고 삶아 일부는 거져 무치고, 일부는 남겨 국으로 먹었다. 콩나물 국을 끓일때 새우젖으로 간을 하는데 보통 우리 식구들은 모두 좋아한다. 브로콜리와 느타리 버섯은 데치고, 돌나물은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빼고 초고추장에 찍어 먹었다. 그리고 매일 두부장사 아저씨가 막 한 따끈한 두부를 가지고 오신다. 남편이 늦는다고해서 저녁을 좀 늦게 준비하는 바람에 두부도 사와서 양념장에 찍어 먹었다. 그리고 김치와 엄마가 며칠전에 해주신 짠지무침.  

남편은 밖에서 저녁을 먹고 온다고해서 아이들이랑 셋잇만 먹었는데 채소뿐인 밥상을 너무 맛있게 먹는 아이들에게 고마웠다. 예전엔 매일 나물 한가지 이상씩 꼭 무쳤었는데 요샌 게을러져서 무친 것도 귀찮아 데쳐서 초장 찍어 먹는 걸로 대체하기에 이르렀다. 그래도 아이들이 잘 먹어주니 다행이다.  

유치원 선생님들도 우리 아이들은 편식하지 않고 모든 골고루 잘 먹는다고 하시며 너무 예쁘다고 하신다. 밥상 앞에서 투정하는 것은 밥상을 준비한 엄마에게도 또 밥상을 준비하게 도와준 아빠에게도 예의가 아니라고 가르친다. 게다가 시골에서 가지고 오는 쌀로 밥을 하니 할아버지에 대해 늘 감사하게 생각하며 밥을 먹으라고 얘기한다. 그럼 아이들도 잘 알아듣고 자기 밥그릇에 밥풀 하나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 먹어준다. 다 먹고 엄마, 잘 먹었습니다. 인사하고 개수대에 그릇을 담가두는 일까지 해낸다. 

옆집에 사는 언니는 나이는 많지만 늦게 아이를 낳아 이제 4살이다. 아이를 키우는 일에 있어서는 아직도 모르는 것이 참 많다. 우리 아이들이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면 매번 놀란다. 어쩜 애들이 이런 것도 먹어! 우리 아이들은 먹지 못하는 음식이 거의 없다. 그렇다고 매번 기름지고 좋은 음식만 먹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채소만으로도 충분히 맛있다고 감탄하며 먹는다. 오늘도 그랬다. 그런데 이 언니 아들은 밥을 잘 먹질 않는다. 자기가 먹고 싶은 것만 먹고 싶어한다. 그러니 우리 아이들을 신기해한다. 하지만 그건 모두 엄마탓이라고 생각한다. 아이의 음식 습관을 어떻게 길들였는가 말이다. 난 아이들이 골고루 먹을 수 있게 어릴때부터 반찬을 골고루 먹였다. 상 위에 있는 것은 모두 조금씩 다 먹였다. 그리고 꼭 나물은 빠지지 않고 하나 이상은 꼭 만들었었다. 물론 요샌 그렇지 않다. 그러니 애들은 나물 반찬이 올라오면 더 반가워한다. 

옆집 언니 아들이 전번 금요일부터 구토하고 설사를 했었단다. 내가 찾아갔던게 수요이이었는데 그때까지도 장염으로 고생을 하고 있었다. 이것저것 물어보니 아이가 하도 못 먹으니 달라는 것은 모든 주었단다. 우유, 두유, 과일, 고기, 음료수,뻥튀기......아이가 장염에 걸려서 아픈데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했더니 그럼 어떡하냐고 오히려 나를 이상해 한다. 우리 아이들은 장염에 걸려 구토하고 설사를 해도 2~3일이면 거의 나았다. 하루 이틀 흰죽 쑤어 먹이고 이온음료로 수분 보충해주면 금새 좋아질 것을 아이가 달라는 음식을 계속주면서 낫길 바란다는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약을 먹여야할 시간에 "00아, 약 먹을래?"하고 묻는다. 또 "00아, 죽 먹을래?"하고 묻는다. 그럼 아이는 "싫어, 아앙~~"하고 운다. 그리고는 과자를 달라고 징징거린다. 그 징징거리는 것을 못 견뎌 그냥 주는 것이다. 아이의 의견을 따라야하는 때와 그렇지 않은 때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당연히 꼭 해야하는 것들을 하고 싶다고 하고 하고 싶지 않다고 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난 우리 아이들에게 "현준아, 약 먹자." "현수아, 죽 먹자." 한다. 하도 답답해 이런 저런 얘기를 해주었는데 그게 언니 입장에선 듣기 좋은 말은 아니었는지 살짝 뽀로퉁해졌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도 어떻게 듣느냐에 따라 다르다. 물론 언니 입장에선 아무리 좋은 이야기라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다만 솔직히 좀 답답하다. 그래도 좀 조심하긴 해야겠다. 내깐에 이렇게 하면 된다고 얘기하는데 받아들이는 사람이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아무리 얘기해도 소용없는 일인 것 같다. 남편 말대로 그냥 모르는 척 지나가야하는데 성격이 그렇지 않으니 걱정이다.  

아이들 키우며 읽었던 육아서들도 꽤 됐었는데 친구들 차례로 결혼하고 아이 낳고하면서 빌려주었더니 생각이 잘 나질 않는다. 아이들을 위해 나를 위해 좋은 책 좀 찾아서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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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4-02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섬님 옆지기님이 도움도 주고, 아이들 바른 식습관도 참 좋고, 두루두루 좋은 가족이에요.^^
옆집 언니분이 장염에 대해서 너무 공부가 부족하네요. 본인도 장염으로 고생해본 적이 없나 봐요. 그건 좋은 일이지만...^^;;;
다음 번엔 사진이 들어간 궁중요리 기대할게요.

꿈꾸는섬 2011-04-04 11:02   좋아요 0 | URL
ㅎㅎ울 남편 동료들이 모범아빠래요.ㅎㅎ 토요일엔 친구들 만나 새벽 3시에 들어왔는데 말이죠.ㅎㅎ
옆집 언니는 보통때에도 아이 다루는 걸 많이 힘들어하세요. 아이에게 끌려가는 엄마에요. 안타깝죠.
다음 번에 사진기를 꼭 챙겨갈게요.^^

후애(厚愛) 2011-04-02 0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장국밥 무지 좋아해요^^
배고파요~ 좀 보내 주세요~~ ㅋㅋ

꿈꾸는섬 2011-04-04 11:02   좋아요 0 | URL
후애님 장국밥 좋아하시는군요.ㅎㅎ

sslmo 2011-04-02 0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궁중요리 하나 만들 수 있어요.
궁중떡볶이요~^^

꿈꾸는섬 2011-04-04 11:03   좋아요 0 | URL
와우~~역시 못하는게 없는 양철댁님^^
궁중떡볶이..너무 맛있겠어요.

hnine 2011-04-02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만든 음식을 식구들이 가리지 않고 맛있게 먹어주는 것.
저에게 행복은 다른 거창한 것이 아니라 바로 그거예요. 이해하시지요? ^^
궁중요리는 매일 활용하긴 힘들어도 배워두면 음식 만들때 격을 높일 것 같아요.
제가 할 줄 아는 궁중요리가 뭐가 있나 생각해보았더니 전무하네요 ㅋㅋ

꿈꾸는섬 2011-04-04 11:04   좋아요 0 | URL
엄마들의 행복은 식구들이 맛있게 먹어주는 것 맞아요. 저도 그런걸요.ㅎㅎ
궁중요리 활용은 어려울 것 같은데 음식 만들때 격을 높인다니 잘 배워둘게요.^^

섬사이 2011-04-02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 아침 숙주나물 무쳤어요. 그러고 보니 저희 집 밥상도 풀밭이었던 것 같아요.
그 중에 김치가 세 종류(열무김치, 무물김치, 갓김치)였고, 국은 콩나물김치국..
냉장고엔 부추와 시금치와 얼갈이와 콩나물이 대기중이고..
궁중요리는 저에겐 좀 무리인 것 같고,
나중에 요리배우는 아들에게 얻어먹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볼래요.^^

꿈꾸는섬 2011-04-04 11:05   좋아요 0 | URL
숙주나물..너무 맛있겠어요. 전 사실 숙주나물은 한번도 안 해봤어요. 매번 엄마께 얻어 먹어보기만 했지요. 풀밭 밥상이 건강 밥상이잖아요. 섬사이님 아이들도 참 예쁜 아이들이군요.ㅎㅎ
요리사 아드님을 두신 섬사이님 부러워요.ㅎㅎ

마녀고양이 2011-04-02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홋, 우린 요즘 반찬 세가지 이상 없는뎅.
그래도 위안 삼는건, 거의 내가 한 자연식 반찬이라는거염~~~
꿈섬님은 역시나 멋진 엄마라니까.

꿈꾸는섬 2011-04-04 11:06   좋아요 0 | URL
저희도 반찬 많이 안 해 먹어요.
오늘은 멸치볶음 좀 하려구요.^^
전 마녀고양이님이 더 멋진걸요. 모든 척척 잘 해내시잖아요.^^

무스탕 2011-04-02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음식.. ㅠ.ㅠ 요즘 특히 음식이 눈에 밟히고 입에서 그립고 그러고 있어요.
그러고보니 냉장고 안에 있는 시금치 데쳐 놓은것 상하기 전에 된장국으로 변신을 시켜야 겠어요;;;

꿈꾸는섬 2011-04-04 11:07   좋아요 0 | URL
시금치 된장국..ㅎㅎ 맛있겠어요.
저흰 시금치 나물을 더 좋아해요.^^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4-03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섬님네 가족은 건강하겠어요!
저희도 풀이나 야채 같은거 좋아는 하는데 제가 워낙 게을러서 풍성한 식탁은 마련하지 못한다는..ㅎㅎ
손가락은 좀 괜찮으세요?

꿈꾸는섬 2011-04-04 11:09   좋아요 0 | URL
현맘님은 일 하시잖아요. 전 올 해 가족들을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손가락은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완전히 낫진 않았어요.ㅜㅜ 곧 좋아지겠죠.

따라쟁이 2011-04-04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통.. 저녁에 뭘 해먹지? 라고 같이 근무하는 유부녀 직원들이 말하면.. 저는 "울 어머님이 해 주시는거" 라고 대답해요. 요리.. 해본게 언젠지..기억도 안나네요.. 요새는 시장에 가면 뭘 파나요? ㅎㅎㅎㅎ

꿈꾸는섬 2011-04-06 11:12   좋아요 0 | URL
와, 너무 좋으시겠어요. 하고 부러워해야하는거죠? ㅎㅎ
어머님과 함께 신혼생활 하시려면 좀 불편하긴 하겠어요.
그래도 엄마가 해주는 밥상은 늘 최고잖아요. 사실 너무 부럽네요.^^
 
<그녀가 말했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그녀가 말했다 : 우리를 닮은 그녀의 이야기
김성원 지음, 김효정 사진 / 인디고(글담)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그녀가 말했다로 시작하는 이 책, 가슴이 뭉쿨해지도 하고 감성을 울려 하루종일 우울하기도 하게 만든다. 때론 아, 그땐 그랬어. 하고 추억하게 만들기도 하는 그런 책이다. 

그녀들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부분들은 한참동안 붙잡고 잠시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고 있었다. 

사랑했던 순간들, 이별했던 순간들 혹은 현재를 살고 있는 지금의 모습들까지 그녀들의 구구절절한 이야기를 읽기 위해 열심히 책장을 넘기고 또 넘겼다. 밤삼킨별님의 사진들은 여린 감성을 함께 자극했다. 

그녀가 말했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린다."
멋진 말이지? 잠이 오지 않아서 집에서 영화를 봤는데 메릴 스트립이 딸에게 그렇게 말하더라고. 사실 그 영화는 오래전에 극장에서 봤던 건데 그때는 그 대사를 주의 깊게 듣지 않았거든."
......

"얼마 전 나는 문 하나를 닫았어. 그때는 너무 힘들었지. 그런데 그 영화를 다시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드는 거야. 아, 이제 문이 열릴 일이 남았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까, 한결 편안해졌어."
......

나는 그녀에게 물어봤다.
"그래, 다른 문이 열린다는거지? 그렇다면 문이 닫힌 다음에 얼마나 기다려야 다른 문이 열리는 걸까? 난 너무 오래 기다려 온 것 같아서 하는 말이야."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가 견딜 수 있는 시간만큼."  

인생을 살다보면 막다른 골목에 와 있는 기분일때가 종종 있다. 요새 내가 그렇기도 하다. 쓰고 싶은 욕구에 시달려 거침없이 써내려간 글들이 형편없이 느껴져 모조리 지워 버리는 행위를 반복하다보니 도무지 나가야할 길을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야지.라고 생각은 했지만 마음을 따라가주지 못하는 나의 부족함들때문에 견딜 수 없이 자학하고 있었던 참이었다. 하지만 조금은 알 것 같다. 아직은 견딜만하다는 것을 말이다. 내게도 곧 또 다른 문이 열릴 것만 같다. 기다리고 기다리다보면 곧 그리 될 것이라는 희망이 자꾸 생겨나고 있는 중이다. 

글을 읽으며 희망을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현재의 내 모습에 실망하고 자책하고 나를 자꾸만 갉아먹으려고만 했던 것 같아 스스로가 미안해지려던 참이다. 하지만 괜찮다고 나를 다독여야겠다. 내게 또 다른 길이 생겨날테니 말이다. 가끔 어떻게 살지 하고 생각하다가도 뜻하지 않은 일들로 숨통이 트이는 순간이 오듯이 내 인생 어딘가에도 분명 그런 날이 올 것 같다. 내가 견딜 수 있는 시간만큼 지나고나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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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가방 2011-03-31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다리지만 마시고 쾅쾅 두드리고 또 두드려야 열리지요....^^
아마도 지금 열심히 두드리고 계신거지요..??

꿈꾸는섬 2011-04-01 22:45   좋아요 0 | URL
ㅎㅎ책가방님, 기다리지만 말고 열심히 두드릴게요.ㅎㅎ

sslmo 2011-04-01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리기는 하지만,
우리는 때로 닫힌 문 앞에 주저앉고 말죠.
잠시 주저앉아 숨을 고르는 일 반드시 필요하지만,
숨을 고르고 난 후에는 다른쪽 문을 찾아 나서야 할거예요~

와우~ 그러고 보니 님의 리뷰도, 책가방 님의 댓글도...넘 멋진걸요~^^

꿈꾸는섬 2011-04-01 22:46   좋아요 0 | URL
닫힌 문 앞에서 주저앉지 말아야겠어요. 또 다른 문이 곧 열릴거잖아요.ㅎㅎ

마녀고양이 2011-04-01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섬님, 인용구 너무 좋아요.
문을 닫고 나면, 이제 문이 열릴 일만 남았구나 생각하는거..
제가 제작년 회사 관두고 했던 생각과 비슷해요. 진짜 그렇게 저를 다독였었답니다.

숨통이 당연히 트이지요, 당연히, 분명히. 쪼옥~

꿈꾸는섬 2011-04-01 22:47   좋아요 0 | URL
마고님 문이 닫히고 나면, 다른 문이 열리는 것이 맞군요.ㅎㅎ
고마워요.^^

따라쟁이 2011-04-04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제 앞에 있는 문도 열릴는걸까요? 저는 견딜 수 있는 시간을 지난것 같은데 아직도 안열려요. 그래서 자꾸 그 앞에서 좌절하고,, 됐어. 이제 열리지 않는 문따위는 잊어버릴꺼야.. 라고 했다가 다시 열리길 기다리고.. 그러네요..

꿈꾸는섬 2011-04-06 11:13   좋아요 0 | URL
따라님 앞에 문도 분명 열릴거에요. 좀 더 열심히 두드려보세요.^^
 

어느새 3주를 넘게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엄지손가락의 관절이 쉬이 낫지를 않고 있다. 

매일 아침 아이들을 유치원에 데려다놓고 병원으로 향한다. 진료를 받는 날엔 대기 시간이 훨씬 길어지지만 물리치료만 받는 날에 그래도 빨리 끝내고 돌아오긴 한다. 

물리치료실에 들어서면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 처음 물리치료실에 갔던 날엔 한참을 앉아서 기다렸다. 손가락 관절 치료는 파라핀 액에 담갔다 빼는 행위를 반복하는 것이라 혼자서하면 되지만 처음엔 설명이 필요하니 마냥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물리치료실에 가면 바로 손 씻고 물리치료를 시작하라고 한다. 

파라핀 액은 두 곳에 담겨 있어서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다. 한동안은 손가락 관절에 문제가 있는 환자를 거의 보지 못했는데 어느 날부터는 몇몇분을 만나게 되었다. 

제일 처음 만났던 분은 열 손가락의 관절이 모두 붓고 너무 아프다고 하셨었다. 그 분의 손을 보는데 정말 고생을 많이 하신 주름도 지고 거칠어진 손이었다. 나는 고작 엄지손가락 하나인데......하고 생각하며 그 분의 얼굴을 보았는데 참 선하게 생기셨었다. 워낙 손가락 쓰는 일을 많이 하셔서 노상 아프시다고 하셨다. 

두번째 만난 분은 얼굴이 참 고운 분이셨는데 왼쪽 새끼 손가락이 으스러지셨단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주저리 주저리 얘기하시던 그 분의 이야기는 너무 가슴이 아팠다. 남편이 술을 마시고 들어와 행패를 부려서 손가락이 으스러졌다는 것이다. 이번엔 이혼을 하실 생각이란다. 그래서 "자식 생각하면 쉽진 않으시겠어요." 했더니, 자식이라고 있는 건 남편이 데려 온 자식이지 자신의 자식은 아니라는 것이다. 본인은 돈 벌 생각도 안 하고 아주머니에게 돈 안 벌어 온다고 손찌검을 했다는데 솔직히 그 관계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전처 자식까지 데리고 재혼한 남자가 어찌 부인에게 함부로 하는지 말이다. 그 전에는 잘 못 맞아 갈비뼈가 부러졌었다는데, 그래도 참고 살았더니 점점 더 하더라고, 오른쪽 팔목은 금이 가고 왼쪽 새끼 손가락은 완전히 으스러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요새 그 남편분이 유부녀와 바람이 난 것 같더라는 말까지......이런 얘기 참 쉽지 않은 얘기인데 얼마나 많이 속상하셨으면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이런 이야기를 할까 싶었다. 치료 잘 받으시고 얼른 나으시길 바란다고 얘기하고 먼저 치료를 마치고 나왔었다. 

세번째 만난 분은 얼굴은 미인형에 키도 훤칠해보이는 분이셨는데 늘 남편분과 함께 오셨다. 왼쪽 손가락이 어느 날부터 아프기 시작했고 나처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점점 더 아프고 부어서 병원에 오셨단다. 한 3일 마주쳤었는데 그나마 왼손이라 다행이라고 하셨다. 또 손가락 아픈 탓에 남편분이 밥하시고 설거지하시고 청소까지 모두 해주시는데 매일 병원에 함께 나와 당신을 기다려주시기에 너무 미안하시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러면서 나에 대해 우리 아이들에 대해 이런 저런 걸 물으시기에 대답해 드렸더니 아이들 어릴땐 일이 많았지만 참 재미있었다고 하셨다. 아이들이 크고 나면 얼마나 많이 허전한지 모른다며 아이들 어릴때 일이 많아도 즐겁게 지내라는 이야기를 덧붙여 해주셨다. 

세분의 아주머니를 만났는데 세분의 이야기가 어찌 이리 다른지 사람 사는 일이 모두 똑같을 수 없다는 것을 다시 생각했다.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 어떻게 나이 들어가야할지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나도 세번째 아주머니처럼 남편이랑 다정하게 늙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이들 다 키워놓고 나이 들어 아픈 아내를 위해 아내의 일을 덜어줄 줄 아는 남자랑 살고 있는지 확신할 순 없지만 그리되었으면 하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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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3-31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양한 사람들의 참 많은 이야기들이 공존해요. 세번째 아주머님 사는 모습이 참 예쁘네요. 꿈섬님 어여 나으셔요. 다 낫고 엄지 손가락 힘껏 치켜 세우는 겁니다.^^

꿈꾸는섬 2011-03-31 13:20   좋아요 0 | URL
손가락 하나에도 다양한 삶의 모습이 담겨 있더라구ㅛ. 세번째 아주머님은 정말 사랑받으시며 사시는 것 같더라구요. 완전 부러웠어요.^^

후애(厚愛) 2011-03-31 0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리 나으시기를 바랍니다.
많이 불편할텐데...
<남편 사용 설명서> 책 제목이 재밌습니다.^^

꿈꾸는섬 2011-03-31 13:21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ㅎㅎ<남편 사용설명서> 어떤 책인가 궁금해서 찾아보려구요.ㅎㅎ

순오기 2011-03-31 0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리치료를 3주간이나 받는다니... 이젠 많이 좋아졌나요?
손가락이 아픈 원인이 더 궁금해지는...
인생사 구비구비 흐르는 곡절이 참 다양한... 그게 또 우리네 인생이려니 마음에 담기네요.

꿈꾸는섬 2011-03-31 13:22   좋아요 0 | URL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했지만 완치가 된 것이 아니라......
오늘은 손가락 관절에 주사를 맞았어요.ㅜㅜ 엄청 아프더라구요.(엄살쟁이에요.ㅎㅎ)
어떤 인생을 살고 있나 돌아보게 되더라구요.

비로그인 2011-03-31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꿈섬님 요새 몸이 좋지 않으시군요.
저도 병원에 좀 다녀왔는데 역시 건강해야 뭐라고 하고,, 그런 것 같습니다.
얼른 나으셔서 다시 활기찬 일상을 맞으시길 빌겠습니다.

꿈꾸는섬 2011-03-31 13:23   좋아요 0 | URL
ㅎㅎ몸이라기보단 손가락하나가 말썽이에요.
언제 어떻게 아팠는지 모르게 아프더니 쉽게 낫질 않네요.ㅜㅜ
얼른 좋아지길 기다리는 중이에요.^^

마녀고양이 2011-03-31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가락 하나에도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군요.
소설로 써도 좋을거라는 생각이 막 들어요. 그런데 맘은 아프네요.

꿈섬님, 손가락이 3주째 그렇다니 많이 불편하시겠어요. 주부의 손가락이다 보니 쉬이 낫지두 않겠구요.
빨리~ 완쾌하세요, 아셨죠? 새끼 손가락, 약속~~~ 손가락은 참 쓸 곳이 많아요. ^^

꿈꾸는섬 2011-03-31 13:2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안 그래도 소설로 써보면 좋겠단 생각을 했는데......글이 맘처럼 잘 써지지 않네요.ㅜㅜ

손가락이 어째 이리 안 낫는지 모르겠어요.ㅜㅜ
오늘은 관절에 주사 받고 적외선 치료하고 왔어요.
저 내일부터 궁중요리 배우러 갈 작정인데 손가락때문에 불편할 것 같아요. 얼른 낫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3-31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가락이 아프면 삶이 너무 불편하던데...
어서 완쾌되시길 바랄께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
특히 두번째 아주머니 이야기는 마음 너무 아프네요.
드라마도 막장 드라마 같은 삶을 사시는데...그런 분들이 의외로 많더라구요.
그래서 작은 것에도 감사해야겠다...싶네요.

꿈꾸는섬 2011-03-31 13:26   좋아요 0 | URL
손가락 쓸 일이 너무 많지요. 의사샘님 손가락 쓰지 말라는데 아이들 데리고 있으면서 아무 것도 안 할 수 없잖아요.ㅜㅜ
두번째 아주머니도 젊었을땐 참 예쁘셨을 것 같아요. 근데 어째 남편분을 잘 못 만나서......고생이 많으시죠.ㅜㅜ
우린 참 행복한 사람들이다 싶을때가 많은 것 같아요. 늘 감사하며 살아야겠어요.^^

pjy 2011-03-31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병원다니기가 번거로워도 치료는 꾸준히,,,잘 받으시겠죠?^^
저희 엄마도 손가락 관절이 쑤신다고해서 혹시 류마티스가 아닌가 쫄았었는데요..
불행중 다행인지 기냥 너무 많이 써먹어서 닳고 닳은거라고 하더라구요~
의사의 조언은 치료까지는 필요없고 앞으로 곱게 레이스장갑끼고 설거지도 애들시키고 병뚜껑도 왠만하면 따지말고 걸레같은거 짜지말고 특히! 절대로 뜨개질은 하지말라고 하더랍니다ㅋ
핑계김에 한가해지셔서 요즘엔 성당 레지오단원으로 수욜마다 외출에 재미를 붙이셨습니다^^

꿈꾸는섬 2011-03-31 13:28   좋아요 0 | URL
매일 꾸준히 치료는 받는데 어째 좋아지다가 마니 기운이 빠지네요.ㅜㅜ
레이스장갑끼고 설거지도 애들 시킬 수 있는 입장이 되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요.ㅎㅎ
저도 손가락에 힘을 줄 수 없어 남편이 있을때 거의 남편에게 시킨다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것들은 모두 제 몫인걸요.ㅜㅜ
하지만 곧 나아지겠죠.^^
pjy님 오랜만이세요. 저 요새 놀러도 못갔어요. 잘 지내시죠?

책가방 2011-03-31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크고 나면 많이 허전하다는 그 분 말씀.. 점점 공감하고 있답니다.
지금도 이렇듯 허전함을 느끼는데 정말 다 커버리면 얼마나 허전할지.. 아이를 버리고 나를 찾아야겠습니다.ㅋ

저도 오른쪽 가운데 손가락이 아파요~~~ㅜ.ㅜ
설거지 하다가 칼에 베었다죠.(성격상 고무장갑 끼고는 아무일도 못한답니다..^^)
살짝 깊은 상처라 빨리 아물지 않아서 여간 불편한 게 아니네요.
주부의 일이란 게 대부분이 물일인데..
상처야 아물면 끝이지만 관절은 덧나지않게 잘 치료해야 할 듯 하네요.
열심히 치료받으러 다니시면서 다른분들 얘기.. 또 들려주세요..^^


꿈꾸는섬 2011-03-31 13:30   좋아요 0 | URL
책가방님은 벌써 느끼고 계시는군요. 그분 말씀이 중학생되면서부터는 부모랑 안 논다네요.ㅎㅎ

에고 가운데 손가락..칼에 베었다구요. 에고 너무 아프시겠어요. 고무장갑을 못 끼고 아무 일도 못한다니 어째요. 얼른 나으시길 바랄게요.^^

프레이야 2011-03-31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들 별별 이야기가 다 있지요.
손가락 부러지는 일이 많군요.
님도 어서 나으셔야 할텐데요.ㅠ
치료 잘 받으시고 어서 좋아지시기 바래요.

꿈꾸는섬 2011-04-01 22:41   좋아요 0 | URL
손가락 관절 아프신분들이 꽤 있더라구요.
부러진 분도 계시고 너무 많이 써서 고장 나신 분도 계시고요.
저처럼 어느날 갑자기 아프신분도 계시더라구요.
네, 치료 잘 받아 얼른 좋아질게요. 고마워요. 프레이야님^^

2011-04-01 0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01 2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나무집 2011-04-01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가락 치료 받으러 다니셨군요.
이런 거 잘 안 낫던데 지금은 많이 좋아지셨어요?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네요.
잘 살고 싶어요.^^

꿈꾸는섬 2011-04-01 22:44   좋아요 0 | URL
소나무집님 잘 지내셨죠?
매일 병원 다녀오는 것도 일이더라구요.ㅜㅜ
사람들 사는 모습이 비슷한듯 다른 것 같아요.
네, 저도 잘 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