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분야의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1. 강은 오늘 불면이다. 

'한국작가회의 저항의글쓰기실천위원회'에서 펴낸 산문집으로, 4대강 개발에 맞서 강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가장 작가다운 행위인 '창작'으로 답한다. 강은교, 이혜경, 한창훈, 공선옥, 김용택부터 한국작가회의 회원이 아닌 강영숙, 한유주 같은 젊은 작가들까지 참여해 목소리를 보탰다.(알라딘) 

 

 

2.교실밖으로 걸어나온 시 

시와 시인 이야기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암기 사항이 줄줄이 딸려 나오지만 높은 시험 점수를 위해서,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지만 교양을 위해서 억지로 시를 외우고 읽었던 기억을 떠올릴 것이다. 김선우, 손택수 시인은 이런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교실의 틀에 갇혀 딱딱해져 버린 시를 이제 그만 버리자고 한다. 그리고 새로운 방식으로 시를 읽어 보자고 한다. 김선우, 손택수 두 시인이 들려주는 시와 시인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알라딘) 

 

3. 들풀 

'중국 근대문학의 기적'이라 불리는 중국 근대문학사 최초의 산문시집이자 중국사회에 대한 예리한 통찰과 철저한 자기반성을 통한 루쉰의 인생철학을 보여주는 작품집. 중국 판화계에서 루쉰 작품을 가장 깊이 있게 연구한 작가로 특히 목각에서 가장 탁월한 예술적 성취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자오옌녠의 사실주의적 판화를 함께 실었다.(알라딘) 

 

 

4.  편지로 읽는 슬픔과 기쁨
  

예술가의 육필 편지를 모은 책. 작가 박완서, 유치환, 노천명, 이광수, 서정주, 전혜린을 비롯해 백남준, 장영주 등 예술가들의 육필 편지 49편에 영인문학관 강인숙 관장이 해설과 감상을 붙였다. 사랑 편지와 가족 편지를 비롯해 문우 간에 주고받은 편지, 작가들의 미적 감각을 엿볼 수 있는 연하장, 동판에 뜬 연서 등 이색적인 편지도 볼 수 있다(알라딘) 

 

5. 법정 기행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사에서 자신을 잃고 사는 현대인들을 위한 마음 치유 기행서. 일평생 맑고 향기로운 발자취를 남기신 법정 스님의 무소유 삶을 통해서 상처 입은 자신을 어루만지고 진정한 내면을 찾아가는 주인공의 이야기이다.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에 이어 법정 순례길(무소유의 길)을 처음으로 체계화한 여행 지도를 함께 수록하였다.(알라딘) 

 

어느새 8기 신간평가단도 마무리가 되어간다. 이번달까지가 6개월. 다음달 도서 리뷰까지 올리고나면 마무리가 되는 셈이다. 계속하고 싶다는 욕심도, 새 책보다는 오래된 책들을 찾아 읽으며 공부를 해야하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충돌하고 있다. 

2011년엔 좀 더 계획적인 사람이 되려고 한다. 매일 아침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고 하루 하루 계획적으로 살아보려고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다. 규칙적인 사람이 되는 일부터 시작해야겠다. 

이번주까지 아이들이 12시면 집으로 돌아온다. 집으로 돌아온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간단히 간식을 먹고 오기때문에 점심 생각이 별로 없는 것 같지만 그래도 또 1~2시쯤되면 출출하진 먹을 것을 찾는다. 아이들 간식 챙기고 책 몇권 읽어주고나면 저녁 준비를 해야한다. 저녁을 먹고나서 컴퓨터라도 할라치면 둘째녀석이 자꾸만 방해를 놓는다. 옆에와서 칭얼거리는게 아무래도 새로운 환경에 대해 적응하느라 고생하는 것 같다. 물론 큰애처럼 울고불고하지는 않지만, 밤만되면 엄마곁을 꼭 지키고 있다. 재워놓고 다른 볼일을 보려고하면 어느새 일어나 따라 나온다. 며칠만 더 고생하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매일 밤 아이를 옆에 끼고 책을 읽는다. 

요즘 우리 아이들이 열광하는 책은 

이 책을 구입한 이후 현준이는 화가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그림 그리는 순서대로 따라 그리며 멋진 그림을 그려내고 있다. 

현준이는 특히 종이접기 놀이를 좋아한다. 매일 종이한장 들고 무엇을 접을까 생각하는 모습을 보는 일도 즐겁다. 

 

 

 

새학기가 시작하면서 현준이, 현수가 잘 다닐지 걱정이 많았는데, 현준이는 동생을 엄청 잘 챙긴단다. 멋지고 의젓하게 자란 모습을 보니 원장선생님이 더 뿌듯하단다. 새로 담임을 맡은 선생님도 현준이가 참 많이 의젓하다며 신사같다고 한다. 선생님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들으며 행동한단다. 현수는 오빠가 다니던 유치원에 다니게 된 사실만으로도 행복해했다. 그동안 다녔던 곳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고 큰 유치원이 마음에 드는 것 같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잘 하는 현수가 대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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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3-10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생과 함께하는 생활이 나름 즐거울 것 같아요^^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 보면 너무 신기하죠? 사랑스러워요~

꿈꾸는섬 2011-03-11 21:33   좋아요 0 | URL
현준이가 의젓하게 오빠 노릇하는게 너무 신기해요.ㅎㅎ
아이들이 손잡고 나란히 걸어 유치원에 가는 모습만 봐도 흐뭇해요.ㅎㅎ

순오기 2011-03-10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책과 오래된 책 읽기가 충돌하는 맘 공감백배요!^^
아이들은 유치원 생활에 의젓하게 적응해가는군요~ 3월은 많은 걸 새롭게 시작하는 달이네요. 홧팅!!

꿈꾸는섬 2011-03-11 21:35   좋아요 0 | URL
알라딘 신간평가단을 하면서 좋았던 건 새책을 받아볼 수 있다는 것이었지만, 오래된 책에서 찾아야할 것들을 자꾸만 미루게 되더라구요.ㅜㅜ
아이들이 올 해는 정말 많이 의젓해졌어요.^^
새롭게 많은 걸 시작하는 3월, 올 한 해 계속 그렇게 시작한 일들 잘 마무리하며 살아야겠어요.

sslmo 2011-03-10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꿈섬님을 만난게,현준이 현수 무슨 발표회때 였던 것 같은데...
하루가 다르게 의젖해지는군요.

저는 올해 목표가 아침형 인간으로 거듭나는거요~^^
새책과 오래된 책읽기의 충돌은 누구나 다 겪는 일인가 봐요.
전 읽은 책만 정리하는 습관이 있는데, 올해는 방바닥에 덩치로 쌓아놓은 책들을 정리할 수 있으려는지요,에효~ㅠ.ㅠ

꿈꾸는섬 2011-03-11 21:39   좋아요 0 | URL
현준이 발표회때인가봐요.ㅎㅎ 그게 2월이었으니 어느새 1년이 넘었네요.

아침형 인간, 저도 바라는 일이에요. 저 요새 규칙적인 시간에 일어나 아침 준비하고 있어요.
새책과 오래된 책읽기, 신간에 정신팔려 자꾸 고전을 멀리하게 되더라구요.ㅜㅜ
전 읽은 책도 정리를 잘 안해두었어요. 특히 아기들 어릴땐 메모도 잘 안해두었어요.ㅜㅜ
지금 생각하니 너무 후회되어요. 지금부터라도 잘 정리해야겠어요.^^ 정리의 비법 좀 전수해주세요.^^

무스탕 2011-03-11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현수도 유치원에 입성했군요. ㅎㅎㅎ
오빠야랑 같이 같은 유치원에 다닌다는 자체만으로도 현수는 큰 힘을 얻었을거에요.
현준이랑 현수랑 빠륑~~~☆

꿈꾸는섬 2011-03-11 21:40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너무 반가워요.~~
오빠랑 유치원에 다니는데 현준이 말을 잘 안들어서 현준이가 좀 힘들대요.ㅎㅎ
제발 오빠 말 좀 잘 들으라는 현준이, 너무 귀여워요.^^
 
<길은 잃어도 사람은 잃지 말라>를 남겨 주세요.
길은 잃어도 사람은 잃지 말라 -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인생을 바꾸는 감동의 한마디
에구치 가쓰히코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좋은 말은 사람의 힘을 돋운다. 기분이 좋아지고 더 잘할수 있도록 노력하게 만든다.  

아이를 키우며 매번 놓치는 실수가 바로 부정적인 말로 아이에게 상처를 주고 좌절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긍정적으로 말해야지. 매사에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몸 상태에 따라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천차만별이다. 몸 상태도 좋고 기분도 좋으면 모든게 다 용서되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몸 상태도 나쁘고 기분도 나쁠때는 아이의 아주 사소한 잘못에도 화를 버럭 낼떄가 있다. 그게 아이에게 얼마나 좋지 않은 일인지를 알면서도 그런 감정의 조절을 제대로 못하는 나는 부족한 엄마, 부족한 사람이다. 

<길은 잃어도 사람은 잃지 말라>는 책의 제목이 먼저 끌렸다. 흔한 말로 '사람이 재산이다'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하지만 나는 매번 많은 사람들을 놓치며 살았던 것 같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끝나버리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반성이 가장 컸다. 세상을 사는 일이 혼자서 살 수 없으며 많은 사람들의 도움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일들이 많다는 것을 매일 느끼며 사는데도 이제와서 예전의 사람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기란 또 쉽지가 않다. 

매일 보던 사람들과도 멀리 떨어지면 연락을 뜸하게 하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일이 거의 없어지게 된다. 그러다보니 내 주변엔 정말 친한 사람들 외에는 남아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런 사람들이 손가락에 꼽힌다는게 참 부끄럽다. 

아이들과 집에서 보낼때는 거의 우리 동네에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없었다. 큰아이 유치원에 보내고나면서부터 집을 나서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하기 시작한 것이 그러니까 3년전부터인 것 같다. 그렇게 인사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서로가 인사를 나누게 되고,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자연스러워지게 된 것 같다. 남들과 잘 섞이지 못하는 내 성격탓이 가장 크겠다. 친해지기까지 참 오래 걸리는 편이다. 그런데, 요새는 인사를 잘 하는 엄마들과는 금새 친해지게 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인사를 잘 하는 사람들은 풍기는 인상부터가 다르고, 아이들도 어른들에게 인사를 잘 한다. 인사 잘 하는 아이들, 얼마나 예쁜가 말이다. 

사람의 마음을 열게 하는 말 한마디가 있다. 힘들다고, 내겐 재능이 없다고 생각할때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뒤돌아보면 게으름이 한몫하고 있었다는 걸 인정해야겠다. 하고자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노력은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기 때문"(235쪽)이라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주억거렸다. 부지런해야만 한다는 것을 모르지 않지만 매번 나를 향해 부정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큰 일을 이루기 위해 "목표, 결의, 용기, 신념, 투지 다섯 가지 요소"(237쪽)가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도 공감한다. 다른 사람이 참을 수 없고 견딜 수 없는 곳에서 이루어낼 수 있는 인내의 싹이 되어줄 거라는 말이 큰 힘이 된다. 

"다른 조건이 부족하더라도 충분한 열의가 있으면 지혜와 노력이 생겨나고 반드시 성공할 길이 열린다."(294쪽)는 말은 꼭 기억해두려고 한다. 열의만 있으면 지혜와 노력이 생겨나고 반드시 성공할 길이 열린다는 말이 내게는 희망의 메세지처럼 들린다. 매번 다짐만 하지 말고, 실천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매일 매일 나를 키우는 공부에도 게으르지 말아야겠다. 매일 핑계거리를 만들지 말고, 나를 위한 시간을 잘 활용해야겠다. 또 무수한 다짐이 생각난다. 이런 다짐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매일 옆에 이 책을 끼고 있어야겠다. 아무 쪽이나 펼치고 읽어도 줄줄이 옳은 말이니 아무 시간에나 내게 힘을 주는 말 한마디를 받아들여야겠다.  

희망은 멀리 있지 않다. 내 주변에서 열심히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마음이 분주하다. 아이들과 뒹구느라 바쁜 요즘, 남편도 사업을 시작하려고 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해야겠다. 모두 잘 될 것이라고, 모든 우리가 생각했던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이다. 무엇보다 성실한 남편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남편 일이 잘 풀려야 내 일도 술술 잘 풀려나가지 않을까. 몇달간 돈에 쪼들리는 생활이 이어질지도 모른다. 그래도 몇달만 참으면 남편이 자리를 잡아갈테고, 그럼 요 몇달의 고생은 아무 것도 아닌게 될 것 같다. 분주한 마음을 다독여주는 책 한권이 있어 다행스러운 날이었다. 나도, 남편도 그리고 우리 아이들도 모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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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1-02-28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니아연대기를 보면, 이런 얘기가 나와요.
"너는 참 교육을 잘 받았구나. 사물의 좋은 점을 볼 줄 안다니."

이 동네에 보면 긍정적인 에너지가 막 넘쳐나는 사람들이 몇 있죠~^^

꿈꾸는섬 2011-02-28 15:32   좋아요 0 | URL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쳐나는 사람들이 있어서 좋은 곳이죠.^^


프레이야 2011-02-28 0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스로 긍정의 힘을 부여하는 사람, 타인에게도 그런 힘을 불어넣어주는 사람,
존경스럽지요. 좋은 글귀를 자꾸 읽고 스스로 주문을 거는 방법도 좋은 거 같아요.
잘 안 되는 한 사람 여기 있지요.^^
굿모닝 꿈섬님!

꿈꾸는섬 2011-02-28 15:33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좋은 글귀 자꾸 읽고 스스로 주문을 거는 방법을 써야겠어요.ㅎㅎ
나무꾼님 말씀대로 이곳엔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쳐나는 사람들이 많아서 좋아요.^^

마녀고양이 2011-02-28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 좋은데요. "길은 잃어도 사람을 잃지 말라."
나두 그래야 할텐데,,,

그나저나 남편분께서 사업 준비로 바쁘시군요? 굉장히 굉장히 잘 되어, 초대박이 나기를 기원합니다!!
꿈섬님, 요즘 너무 뜸한거 아녜요? 크크, 자주 얼굴 좀 보여워염~

꿈꾸는섬 2011-02-28 15:34   좋아요 0 | URL
네, 제목부터 끌리죠.ㅎㅎ

남편따라 덩달아 바빠요. 아이들이랑 복작거리고 있어요. 3월 중순쯤 되어야 오전 시간이 자유로워지겠죠. 애들이랑 매일 바쁘게 살고 있어요. 다시 열심히 마실다닐게요.ㅎㅎ

비로그인 2011-03-01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긍정적인 마음의 조각을 얻고 갑니다.

역시나 처음이나 지금이나 꿈섬님은 한결 같으셔서.. 언제 들려도 좋습니다. ^^

꿈꾸는섬 2011-03-02 18:19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 잘 지내셨죠? 요새 둘째 아이 입학 준비하느라 분주해요.
인터넷 쇼핑은 엄청 하고 있는데 알라딘엔 좀 뜸하네요.ㅎㅎ
다음에 시간내서 놀러갈게요.^^

따라쟁이 2011-03-03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이 하고 싶은 삶을 살 수 있으면. 정말 좋겠어요. 그렇게 하려고 아마 열심히 하루를 사는 걸 지도 모르구요.
누군가에게 내가 멀리 있는 목표가 되기보단 손 끝의 호롱이 되어서 그 길을 계속 함께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 적이 있었는데.
그런 사람을 잃지 않으면 길도 보일것 같아요. 호롱같은 사람이 옆에 있어주면 길도 비춰줄 테니까..

음.. 꿈꾸는 섬님의 긍정적 글이 오늘은 길을 밝혀요^^

꿈꾸는섬 2011-03-03 16:13   좋아요 0 | URL
따라쟁이님 잘 지내시죠?
오늘 현준이 유치원 진급식에 다녀왔어요. 애들이랑 보내다보니 하루가 무척 빨리 지나가요.
아이들 유치원 다 보내고나면 천천히 서재마실 다닐게요.^^

아이리시스 2011-03-05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섬님.. 꿈섬님.. 저 왔어요!
바쁘시다는 말 들어도, 걱정보다 제가 더 설레고 신나요. 아.. 봄이 오고 있어요.
힉교에 입학하는 아이와 한 살 더 커서 진급하는 아이는 얼마나 설레겠어요?^^
어제 새학기에 아이가 학교가기 싫어하면 무슨 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했는데,, 저는 새학기가 두렵고 무서워도 새로 바뀐다는 사실에 언제나 신났었다는 생각을 했어요. 모든 건 생각하기 나름인데 그동안 잊고 있었어요.

지혜로운 것과 좋은 엄마 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준비하고 계시는 일, 하시는 일 모두모두 잘되실 거예요. 아자아자!^^

꿈꾸는섬 2011-03-07 14:38   좋아요 0 | URL
아이리시스님, 잘 지내고 계시죠?
찬바람이 불어도 봄이 오고 있단 생각에 저도 막 신이나고 설레고 그래요.^^
저도 그 무슨 증후군 봤어요.ㅎㅎ요샌 모든게 다 병이에요.ㅎㅎ
작년엔 반이 바뀌고 적응 못해 엄청 울던 현준이가 갓 입학한 동생 챙기느라 의젓해요.ㅎㅎ
오늘 아이들 첫 등교하고 왔는데 둘다 많이 컸어요.ㅎㅎ
지혜로운, 좋은 엄마가 되도록 노력할게요.^^
 

새벽 4시반쯤부터 밥을 하기 시작했다. 엄마가 싸주신 반찬이 있으니 국만 끓여 상을 차리기로 결정, 새벽에 입맛이 이상한걸까? 평소 잘 끓이던 쇠고기무국의 맛이 영 이상하다. 남편도 뭔가 이상하단다. 5시 조금 넘어 그래도 꾸역꾸역 밥을 먹는 남편, 말로는 행복하다지만 먹는게 그다지 행복해 보이진 않았다. 남편이 출근하기 전까지 기다렸다 6시쯤 잠이 들었다. 8시에 맞춰둔 알람이 울리고 도저히 일어나기 힘들어 이불 속에 눈을 감고 누워 있으니 아이들이 밥 달란다. 미리 해둔 밥과 국 그리고 반찬을 차려 아이들 밥을 챙겨주는데 입안이 깔깔하다. 잠을 못 잔 사람의 특유의 신경질이 나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부랴부랴 준비하고 유치원으로 어린이집으로 갔다. 아이들을 데려다주고 돌아와 머리가 빙글거려 침대에 누워 시체처럼 잠이 들었다. 중간에 어렴풋이 전화벨이 울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무시하고 계속해서 잠을 잤다. 그렇게 오전 시간을 보내고나니 신경질이 잔뜩 났다. 이게 뭐야? 해야할 일은 산더미같은데...오늘 저녁에 언니랑 영화도 봐야하는데...해야할 일들을 하지 않으니 집안이 엉망이다. 어제 사온 땅콩을 까먹는 아이들은 여기저기 땅콩껍질 부스러기를 흘리고 다녔다. 이럴땐 아이들이 빨리 자랐으면 좋겠다. 제발 조신하게 앉은 자리에서 먹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그제 작은 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현빈과 탕웨이가 나온다는 <만추> 영화 시사회표가 있다고, 15세 관람가라 조카와 가지 못한다고, 그래서 내가 얼른 가겠다고 했다. 요즘 현빈에게 푹 빠져 있는 내가 <만추>를 마다할리가 없지 않은가. 

전번달엔 언니네 집에 온 가족이 몰려가서 언니와 전철을 타고 갔다가 다시 언니네로 돌아와서 우리집에서 종로3가 서울극장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정확히 알지를 못한다. 그래서 7시 30분까지 갈 생각으로 5시 50분쯤 집을 나섰다. 작년 12월에 개통한 경춘선을 이용하는게 더 나을거라는 남편의 말을 듣고 집앞에서 버스를 타고 마석역에서 경춘선을 타고 상봉역에 내려 중앙선을 갈아탄다. 그리고 회기에서 내려 종로3가역에서 내리면 된다. 그렇게 해서 도착한 시간이 7시 10분쯤 되었다. 나오는 출구를 확인하지 않고 와서 출구 찾느라 주변지도를 유심히 보고 있는데 술 취한 할아버지가 와서는 뭐라고 뭐라고 자꾸 말을 거신다. 술에 취하지 않으셨다면, 무슨 말인지 제대로 알아들었다면 좀 겁이 덜 났을텐데, 술 취한 사람 상대하기 싫어 엉뚱하게 급하게 아무 출구로 나갔더니 피가디리였다. 피가디리 건너편이 서울극장이니 다행이다 싶었다. 

일찍 도착해서 언니랑 커피 한잔 마시며 여유도 부리고 오히려 좋았다. 오늘 조카가 졸업했는데 졸업식엔 못 갔다. 두번이나 서울 나들이 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편은 영화는 다음에 보고 저녁이라도 먹자고 했지만 언니네는 시댁 둘째형님네랑 저녁을 먹는다고 해서 주말에 졸업축하해주자고 미루었다. 원하는 선물 이야기해보라니 중학교 올라가니 가방이랑 신발이 필요하단다. 남편은 마음에 드는 신발 사주자고한다. 주말에 만나서 함께 쇼핑해야겠다. 축하인사는 전화로 간단히했는데 녀석 너무 쿨하다. 

잘 생긴 현빈과 예쁜 탕웨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젊고 잘 생긴 영화배우에 빠진 아줌마가 되어가는 것 같지만, 영화 자체도 좋았다. 어떤 배우가 연기를 했다고 해도 아마 좋았을 거라고 말했을 것 같다. 

늦은 가을은 쓸쓸하다. 화면도, 두 사람도 모두 쓸쓸해보였다. 외로운 사람은 외로운 사람을 알아보는 것일까. 웃고 있었지만, 이제 괜찮다고 말하고 있지만 전혀 괜찮은 상황이 아닌 훈,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바뀌어버린 애나. 무엇이 옳다고, 옳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들 두 사람이 그 순간만큼은 위로가 되었다면 좋겠다. 

늦은 가을 바람이 불어온다. 인생의 어느 순간 불어오는 바람처럼 그들은 그렇게 스쳐 지나갈뿐이다. 

다시 만나기를 바라지만, 인생이 또 그렇듯 다시 만날 수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계속 무겁게 진행되던 영화 중간 관객들은 모두 배꼽을 잡고 웃었다. 대체 그 웃음 뒤에 눈물은 또 왜 나오는지...... 

영화를 보고 나오며 언니도 재미있었단다. 만족스러운 영화관람을 마치고 전철에서 언니는 동대문역에서 내려 헤어지고 나는 회기에서 상봉으로 상봉에서 경춘선을 탔다. 1분차이로 열차를 놓치고 19분을 기다려서 다음 열차를 타고 마석역에 내렸다. 역앞이 한산하다. 역시 시골은 시골이다. 역 앞에 대기하고 있는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들을 깨끗하게 씻겨 재우고 남편도 잠을 잔다. 어느새 아이들이 자랐다. 엄마가 없어도 잠을 자며 기다릴줄 알게 되었으니 다행스럽다. 내일 아침엔 남편에게 밥은 못 챙겨줄 것 같다. 내일은 저녁에 온가족이 다른 지인들과 저녁을 먹기로 했다. 저녁을 먹고 우리집이 2차 장소가 될 차례다. 그러니 내일은 반짝반짝 청소 좀 하고, 아이들에게 더 잘해줘야겠다.  

전철을 이용하면서 읽을 책을 한권 가방에 넣어갔다. 여행가고 싶은 마음이 들때 가끔 들쳐보다가 본격적으로 읽을 요량으로 요새 자주 손을 대고 있는 <굴라쉬 브런치>이다.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여행에세이라 우선 부담감은 적다. 글쓴이의 문체가 맘에 들었다가 말았다가 그런다. 뭐랄까 글을 쓰는 언어와 말을 하는 언어는 조금 다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물론 말을 하는 언어가 편안함을 주는 것은 사실이니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닐 것이다.  

여행에 굶주려 있는 요새 푸른 바다 실컷 보고 싶다. 겨울바다는 놓쳤으니 정겨운 봄바다라도 보러가자고 졸라봐야겠다. 

 

 이런, 언니랑 마시고 온 커피탓에 잠이 오질 않는다.  그래도 일찍 잠을 청해봐야겠다. 어제 부족했던 수면을 더 채워야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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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2-18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하고 고운 꿈섬님..
어떻게 새벽 4시에 일어나 밥을 하실 수가...
보통 제가 잠드는 시각이네요. 복 받으실거예요.
오늘 보신 영화가 조금 위로가 되시고...그리고 건강하게 크는 아이들이 기쁨이 되시기를..
진심으로 바래요^^

꿈꾸는섬 2011-02-18 00:57   좋아요 0 | URL
새벽 4시에 일어난게 아니라 그냥 쭈욱 있다가 밥을 한거에요.ㅜㅜ
이제 새벽밥 못 할 거 같아요. 남편에게 좀 미안하지만 제가 집에서 밥하고 청소하고 빨래만 하는 사람은 아니잖아요. 저도 읽고 싶은 책도 읽고 아이들도 돌봐야하고 새벽시간엔 자고 싶어요.

오늘 본 영화가 위로가 되었어요. 아이들 건강을 빌어주시니 너무 좋아요. 고맙습니다.^^
현맘님도 아이들과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라요.^^

sslmo 2011-02-18 0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님의 기분 저 알아요~
제가 종종 밤잠 못자고 아침 밥을 할 때가 있거든요.
밥은 타이머 맞춰놓고, 국이나 찌개 하나 끓이는 일이지만...
근데 밤잠 못자고 아침에 끓이는 국은 꺼끌꺼끌하니 간이 메롱이예요~

저도 '만추'보고 싶어요.
현빈이랑 탕웨이도 보고 싶구요~^^

꿈꾸는섬 2011-02-18 13:24   좋아요 0 | URL
ㅎㅎ새벽엔 간을 잘 못 맞춰 그런거군요.ㅎㅎ

'만추' 전 좋더라구요.^^
현빈이랑 탕웨이도 좋구요.^^

후애(厚愛) 2011-02-18 0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주무시고 새벽 4시까지 계시다니... 알았으면 전화할 건데...ㅋㅋ
저도 <만추> 보고싶네요.^^

꿈꾸는섬 2011-02-18 13:25   좋아요 0 | URL
후애님 계신 곳에서 개봉을 할까요? 아, 후애님 생각하면 너무 안타까워요.

다락방 2011-02-18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추는 묘하게 여운이 남는 영화에요. 저는 비록 별을 세개 줬을지언정 다음날인 오늘까지도 마지막 장면의 여운이 가시질 않네요. 마지막 장면만큼은 정말이지 근사했어요.

꿈꾸는섬 2011-02-18 13:26   좋아요 0 | URL
저도 마지막 장면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묘하게 여운이 남는다는 말에도 공감이 되어요.^^
왜 별 세개밖에 안주셨을까요?

자하(紫霞) 2011-02-18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 종로3가역에서 헤맸는데~
1년에 한 번 가면 거리가 변해있어요.
날씨도 점점 따뜻해지니 봄바다도 좋을거 같네요...

꿈꾸는섬 2011-02-18 13:27   좋아요 0 | URL
저 예전엔 잘 안 헤맸는데 아줌마되고 오랜만에 나가니 너무 헛갈려요.ㅜㅜ
봄바다도 좋을거란 베리베리님 말씀 전적으로 좋아요. 바다가 너무 그리워요.

마녀고양이 2011-02-18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끄응, 영화본지가 억만년 정도 된 듯.
그나저나 영화 보러 서울 나들이한 코스가 장난 아닌데요? 어쩐지 당일 여행 다녀온 기분이랄까요.
좋았겠어요........... 부럽당.

꿈꾸는섬 2011-02-18 13:28   좋아요 0 | URL
ㅎㅎㅎ우리집에서 대중교통 이용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았어요. 그나마 경춘선이 생겼으니 좀 나은거에요. 남편은 종로까지 3시간 예상하고 나가라고 한걸요.ㅎㅎ
감기는 좀 나으셨나 모르겠네요. 나아지면 영화구경 다녀오세요.^^

아이리시스 2011-02-18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밥을 하신 거예요?^^
<만추>는 가을에 개봉했음 그래도 보러가고 싶었을 것 같아요.
어떻게 창고에 넣어놓은 영화 현빈 인기로 홀랑 개봉일을 잡을 수 있어요? 흑흑.
탕웨이는 너무 좋지만, 마지막 장면은 대체 어땠는데요?
저는 안보러 갈거니까 비밀글로 하나도 빼놓지 말고 얘기해주세요!ㅋㅋㅋ

꿈꾸는섬 2011-02-18 13:30   좋아요 0 | URL
맞아요. 계절적으로 안 맞는 감이 있긴해요.ㅎㅎ
현빈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거죠. 저도 오랜만에 젊고 잘 생긴 배우를 좋아한다고 들떠있으니 말이에요.
그러지 말고 영화 보세요. 아이리시스님이 좋아하지 않으시려나? 좋아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ㅎㅎ

순오기 2011-02-18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새벽밥 못 차려줘요. 자기 전에 국 끓여놓고 밥 해놓으면 알아서 차려 먹어요.
아주 가끔 안 자고 있을 때는 차려주지만...
만추~ 정동환 김혜자 주연 영화로 봤었는데 현빈도 봐야겠지요.^^
애들이 좀 자라서 아빠 손에 맡기고 잠시 외출해도 될만큼 자랐군요. 콩나물처럼 쑥쑥~ ^^

꿈꾸는섬 2011-02-18 15:31   좋아요 0 | URL
저도 국이나 찌개 끓여놓으면 밥이랑 알아서 차려 먹었는데, 어느날 새벽밥 차려달라고 자꾸만 그러네요.ㅜㅜ 너무 힘들어요.
리메이크한 영화라고 들었는데 정동환, 김혜자님이 나오는 영화였군요. 어떻게 다른가 비교가 되겠어요.
네, 우리 아이들이 어느새 쑤욱 자랐지요.ㅎㅎ

치유 2011-02-18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특히 아이들 방학동안에는 더 아침밥 차리기 싫다는;;
가끔 아침밥굶겨 보낼땐 모르다가 나 아.점.이라고 챙겨먹을땐 그렇게 어째 목이 먹먹하고 캥긴다는;;;;

참으로 섬님은 부지런하고 아내노릇에 최선을 다하려 애쓰는 것이 이뻐요..
전요.아이들이 어릴땐 사실 애들 챙기는 것만으로도 숨이 꼴닥거렸어요..전...


꿈꾸는섬 2011-02-19 11:57   좋아요 0 | URL
저도 애들 챙기는 것만으로도 숨이 꼴닥거려요.ㅜㅜ
이제 새벽밥 절대 안 차리려구요.ㅎㅎㅎ

2011-02-19 0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19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1-02-19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추는 볼때보다 보고나서 여운이 많이 남아요. 지금도 장면들이 생각나요.
현빈과 탕웨이의 표정이 많이 어두워 보는 저도 쓸쓸했어요. 가을에 딱 어울릴 영화.

꿈꾸는섬 2011-02-19 12:04   좋아요 0 | URL
가을에 보면 좋을 영화 맞아요.^^
두 사람 너무 외로워보여서 쓸쓸하긴 했지만 그 두 사람에게 그 시간만큼 소중한 시간이 또 있을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우연찮은 사건이 인생의 전반을 지배할 수도 있겠단 생각을 했어요. 그중 두 사람의 만남이 그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어요. 마지막 장면이 그래서 더 애틋하게 남게 된 것 같구요.

같은하늘 2011-02-21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 4시반에 밥을 준비하다니 대단하세요.
저는 저녁에 미리 국이랑 밥 준비했다가, 아침에 일어나 차려주는것만도 피곤하던데...
제가 원래 야행성이고 아침잠이 많거든요.ㅋㅋ
저도 만추 보고싶은데, 당신을 사랑합니다랑 어떤거 볼까 고민중이예요.

세실 2011-02-22 08:32   좋아요 0 | URL
당연히 만추를 강추 합니다^*^ 두개다 보세용.
전 오늘 친정부모님 모시고 그대를 사랑합니다 보러 가요~~~
 

음력 1월 15일, 정월대보름이다.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아침에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오곡밥 해놓을테니 시간되면 먹으러 오라는 전화였다. 내가 하는 것보다 훨씬 맛있는 오곡밥과 나물을 얻어 먹으러 친정에 다녀왔다. 결혼하고 대부분 친정에서 오곡밥을 먹었던 것 같다. 현준이의 경우엔 시레기 나물을 무척 좋아한다. 평소 잡곡밥을 싫어하는 녀석도 외할머니네서 먹는 오곡밥과 나물은 잘도 먹는다. 현준이는 엄청나게 많이 먹었는데도 끊임없이 먹겠다고 나서서 결국 남편과 내가 강압적으로 말렸다. 물론 엄마는 할머니가 해준 음식을 맛있게 먹는 손주가 대견하고 기특하셨을 것 같다. 특히 우리 식구들과 함께 밥을 먹으면 더 맛있다고 말하신다. 워낙 모든 음식을 골고루 잘 먹는 남편과 아이들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 현수가 참 좋아하는 책이다. 백희나 작가의 닥종이 인형을 마음에 들어한다. 

전번주에 조카들과 이 책을 가지고 수업을 했었다. 설은 쇴지만 앞으로 남은 전통 문화와 놀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초에는 연애 액厄이라는 글자를 써서 날려 보낸단다. 그럼 나쁜 일이 생기지 않는단다. 오곡밥을 먹고 아홉가지 나물을 먹는 정월대보름은 어린시절 신나는 날이기도 했는데 요샌 그런 재미가 사라진지 오래다. 정월대보름엔 견과류로 부럼을 깨물어 피부에 종기같은 것이 생기지 않게 빌기도 하고, 귀밝이술을 마시기도 한다. 또 학창시절엔 친구들과 '내 더위 사라'는 말도 주거니 받거니 했던 것 같다. 농사를 짓는 곳에선 쥐불놀이도 했었다. 깡통에 구멍을 숭숭 뚫고 그 안에 불을 넣고 돌리는 일이었는데 나도 어렴풋이 오빠가 하던 걸 옆에서 지켜보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다리가 튼튼해지라고 다리밟기를 하기도 했던 것 같다. 또 사랑하는 사람과 호두를 나누어 먹었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도 같다. 그리고 대보름을 보고 마음 속으로 빌었던 것 같다. 늘 어떤 소원을 빌었는지 대강 짐작은 가는데 그때마다 필요한 소원을 빌었던 것 같다. 

요즘 아이들에겐 이런 정서가 흔하지 않은 시대가 되어가고 있단 생각에 서글프단 생각을 했었다. 어린시절 흔하게 하던 놀이들이 이제는 특별한 격식을 갖춘 전통 문화, 놀이가 되어버린 것이 조금은 낯설다고 해야겠다. 

오랜만에 놀러왔던 아는 언니에게 저녁엔 친정가서 오곡밥 먹는다고 말했다가 그 언니 친정어머니가 많이 편찮으셔서 요양원에 계시단 얘기를 전에 들었던게 그제야 생각나서 마음 한편이 불편했다. 아직도 밥해놓고 기다려주는 엄마가 있다는 사실을 감사해야겠다.  

오곡밥도 나물도 맛있었지만, 직접 기름 발라 구워놓은 김을 먹어본게 얼마만이지 모른다. 게으른 딸은 마트에서 포장되어 있는 김을 사다먹는데 나이 많은 엄마는 여전히 기름을 발라 김을 굽고 계신다. 정월대보름에 김에 밥을 싸 먹으면 복을 싸먹는 것과 마찬가지란다. 우리 아이들이랑 맛있는 김에 오곡밥과 나물 골고루 올려 김을 싸서 먹고 왔다. 

맛있는 것 잔뜩 챙겨 한보따리 싸들고 왔다. 아직까지 건강하신 엄마가 계셔서 복에 겨운 날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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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는 도중, 남편이 "어머니는 새벽밥 잘 하시죠?" 하는 거다. 스무살 넘어 서울살이하러 사촌집에 살게 되신 이후 새벽마다 일어나 밥을 하셨단다. 학교 다니는 조카들 밥 해주었다는 엄마, 40년이 훨씬 넘도록 여전히 새벽밥을 하신다. "어머니 닮았으면 새벽밥 잘해야하는데 꿈섬은 새벽밥을 안 해요."하고 말하니 우리 엄마, "걘 늦게 자나 일찍 자나 옛날부터 8시에 일어났어."하고 말하신다. 에고, 학교 다닐땐 더 빨리 일어났는데 물론 엄마가 더 빨리 일어났으니 난 늘 늦잠꾸러기이긴 하다. "어쩌겠나, 새벽밥 안 해보고 시집가서 그렇지."하고 말하는 엄마, 난 정말이지 새벽에 일어나 밥을 해야한다는 사실이 깜깜하다. 신혼초에는 애들이 없었으니 새벽밥 챙겨줬었는데 만날 그건 말도 안한다. 요새 아이들 다 컸으니 이제 새벽에 일어나 밥 좀 챙겨달라는데, 마음은 해줘야지 하다가도 그게 잘 안된다. 있는 밥 챙겨 먹고 나가면 좋으련만......나도 누가 아침마다 밥상 차려주는게 좋다. 애들 밥 챙기는 것도 힘들구만......이렇게 생각하다가도 미안한 마음은 그래도 좀 있다. 가끔 빵도 챙겨가고, 있는 밥 챙겨 먹어주면 좋으련만 내가 차려주는 밥상만을 바라다니...괘씸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뭐 그렇다. 

남편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한 책 중 눈에 띄는 책들을 담아 보았다. 좋은 남편, 좋은 아내가 되려면 이 책들도 좀 찾아봐야겠단 생각을 하고 있다. 서로 배려하는 부부가 되고 싶은데 남편은 내가 게으르다고만 생각되는가하는 생각에 좀 우울하다. 만날 엄마에게 밥 얻어먹다가 다른 사람 먹이려고 밥을 하는 일이 쉽진 않아도 저녁만큼은 열심히 준비한다고 생각했는데, 새벽밥, 얘기에 우울하다. 대체 새벽 5시, 6시에 밥이 먹힐까 의심스럽기도 하고 말이다. 분명 결혼전에도 시어머니께 새벽밥 얻어먹고 다녔던 것 같지도 않은데 말이다. 오늘부터 새벽밥에 대한 스트레스가 시작될 것 같다. 난 밥만 하는 사람이 아닌데.......새벽부터 밥을 하라고 하다니......아이들 아침밥도 꼬박꼬박 챙겨 먹여서 보냈는데......너무하는거 아닌가? 저 위에 보이는 "남편을 확 바꿔봐" 어떻게 바꾸지? 도서관에 가서 있나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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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스 2011-02-17 0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엄마도 낼 잡곡밥한다고 나물이랑 잔뜩준비해두셨어요.
저녁은 토스트로 먹이고, 혼자 한참이나 음식만들기 하셨었어요.^^
너무 정답죠, 엄마가 챙겨주시는 밥은.

새벽밥, 그거 정말 힘들 것 같아요.
해줘야하는 거긴 하지만 마음과 달리 몸이 힘든 건 어쩔 수 없죠.
힘내세요, 기분좋게 정다운 부부되고 좋잖아요, 히히히히히.

꿈꾸는섬 2011-02-17 23:40   좋아요 0 | URL
ㅎㅎ저흰 대보름 전날 오곡밥을 먹더라구요.ㅎㅎ 엄마가 해주는 밥이 늘 최고에요. 너무 맛있어서 엄청나게 먹고 왔지요. 게다가 잔뜩 싸주셔서 집에서도 잘 먹고 있답니다.
새벽에 일어나는 거, 저 잘 못해요.ㅜㅜ 아침잠이 워낙 많거든요.
아이리시스님 댓글에 기분좋게 정다운 부부가 되기 위해 노력해볼게요. 오늘 아침에 5시에 밥 차렸어요. 그리고 오전내내 아무것도 못했어요.ㅜㅜ 너무 힘들어요.

후애(厚愛) 2011-02-17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머니가 살아 계셨을 때 오곡밥과 나물을 만들어 주셔서 맛 있게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오곡밥 먹고 싶네요..

꿈꾸는섬 2011-02-17 23:41   좋아요 0 | URL
후애님 너무 멀리 계시네요. 괜히 자랑하게 된 것 같아 좀 죄송하네요. 다음에 한국 오시면 한정식 맛있는 곳에서 함께 밥 먹으면 좋겠어요.^^

후애(厚愛) 2011-02-18 06:25   좋아요 0 | URL
죄송하시다니요.. 아닙니다.
창덕궁에서 구경하고 나서 한정식에 가요.^^

꿈꾸는섬 2011-02-18 13:30   좋아요 0 | URL
좋아요.^^ 올 해는 꼭 뵐거에요.^^

가시장미 2011-02-17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친정 옆으로 이사와서 어제 엄마가 해주신 잡곡밥과 나물에 밥 먹었어요. ^^
밥을 어찌나 많이 싸주셨던지.. 이틀을 먹고도 남겠어요 ㅋㅋ
저도 엄마가 해주신 밥 먹고 밥 힘으로 버텨야겠어요.

어렸을 때는 당연하게 생각했었는데. 요즘 전통이 너무 사라져서....
이렇게 챙겨먹는게 특혜라고 느껴질 정도네요. ^^;;;

꿈꾸는섬 2011-02-17 23:43   좋아요 0 | URL
가시장미님 친정 옆으로 이사하셨군요. 와, 너무 잘 되었어요.
현호도 잘 크고 있는 것 같아 덩달아 기분이 좋아요.
엄마가 해주시는 밥을 언제까지 먹을 수 있을지 모르니 열심히 챙겨 먹자구요.ㅎㅎ
우린 특혜받은 사람들이군요.ㅎㅎ

울보 2011-02-17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먹고 싶다 저도 오곡밥이랑 나물 좋아하는데,옆지기는 어제 회사에서 먹었다고 하네요,
저는 아이랑 둘이 해먹기도 그렇고 그냥 이렇게 ,,제가 다 게을러서 이려니 생각합니다
엄마가 해준 따뜻한 밥먹고 싶어지네요, 갑자기,

꿈꾸는섬 2011-02-17 23:44   좋아요 0 | URL
앗, 울보님께도 마음 한켠 죄송한 마음이......
저도 제가 해먹게는 안되더라구요. 엄마가 해준 따뜻한 밥, 정말 최고죠.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2-17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좋으셨겠다.
친정엄마가 계시지만 안계신(?!) 전 무척 부럽네요.
전 보름날 오곡밥도 시집와서 첨 먹어봤어요.
오늘 아들이랑 둘이 있지만 꼭 해 먹어야겠네요.ㅎㅎ

근데 새벽밥...저라면 분노 폭발 했을 듯..(ㅋㅋㅋㅋ)
저도 새벽에 못 일어나요. 아침엔 왠만하면 빵이나 샐러드로 해결했음 좋겠는데
아이들이 커가면서 밥을 더 좋아해요.
전 다행히 남편도 늦게 일어나는 스타일이라 새벽밥 할 일은 없지만요.

꿈꾸는섬 2011-02-17 23:47   좋아요 0 | URL
현맘님 아들이랑 둘이 오곡밥 드셨나 모르겠네요. 오곡밥은 여럿이 먹어야 맛있는데 말이죠.
새벽밥, 저 오늘 새벽밥 차렸다가 오전내내 아무것도 못했어요.ㅜㅜ
아이들은 대체로 아침밥 꼬박꼬박 먹여 보내는데...새벽에 나가는 남편까지 신경써야한다는 건 저질체력에겐 한계에요.ㅜㅜ

무스탕 2011-02-17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엄니는 오늘 하신다고 어제 다 준비하시더라구요. 저녁에 퇴근해서 집에가면 맛있는 오곡밥이랑 나물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을거에요 ^^

꿈꾸는섬 2011-02-17 23:47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도 맛있는 오곡밥 드셨나요? ㅎㅎ
오늘 달도 밝고 예쁘던데 소원도 비셨나 모르겠네요.^^

hnine 2011-02-17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저는 오곡밥, 나물, 부럼, 아무것도 준비 안했어요 ㅠㅠ 차례 지내고 난 나물들 이렇게 저렇게 바꿔가며 다 먹느라고 며칠 머리 썼더니 나물에 눈길이 안갔나봐요.
새벽밥,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새벽에 원래 일찍 일어나는 저도 아침 차리기 귀찮을때가 있는데 매일 일부러 시간 맞춰 일어나서 새벽밥 짓는데 에너지 소모하다 보면 지금까지 잘 해오던 다른 일에서 펑크가 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

꿈꾸는섬 2011-02-17 23:49   좋아요 0 | URL
차례 지낸 음식 소진하는 것도 힘드셨겠어요.ㅎㅎ
나인님의 새벽밥, 신경쓰지 마세요가 너무 반갑네요.ㅎㅎ 새벽밥에 에너지 소모 맞아요. 오늘 차려주었다가 아무 것도 못했어요.ㅜㅜ 나인님이 저를 정확히 보신거에요. 저 오전내내 골골거리며 졸다가 아무 것도 못했어요.

마녀고양이 2011-02-17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섬님. 찌찌뽕~

저 어제 친정 어머니께 오곡밥이랑 나물 얻어와서 실컷 먹었어요. 그거 찌찌뽕 하나.
그리고 요즘 저는 집에 있구 신랑이 혼자 돈 버는데, 새벽에 굶고 나가는게 너무 맘에 걸려요. 그거 찌찌뽕 둘. ^^

꿈꾸는섬 2011-02-17 23:50   좋아요 0 | URL
마녀고양이님도 맛난 오곡밥이랑 나물 드셨군요.ㅎㅎ
새벽에 굶고 나가는 신랑, 전 맘에 걸려하지 않아요. 신랑의 투정이에요. 마녀고양이님이 저보다 착하신듯...저 오늘 새벽에 밥 차려주고 오전내내 아무 것도 못했어요.ㅠㅠ 저질 체력이에요.ㅜㅜ

blanca 2011-02-17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양심의 가책을. 새벽밥 얘기 읽고 각성하기로 했어요. 아이가 크면 당연히 아침을 차려주리라 했는데 음음--;; 오곡밥 대목도 너무 똑같아요. 다행이지요. 이제 알겠어요. 그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를. 그런데 혹시 꿈섬님, 라푼젤 아이들 보셔 주셨어요? 좋다고 해서 고민중인데 괜찮을지 모르겠어요.

꿈꾸는섬 2011-02-17 23:52   좋아요 0 | URL
출근하는 신랑 새벽밥 차려주는 거 너무 어려워요.ㅜㅜ
라푼젤 아직 못봤어요. 광고나오는 거 보고 아이들이 보여달라고는 했는데 이번달에 아이들 봄방학하면 뭐든 보여줘야겠어요.^^

치유 2011-02-18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님글에 공감합니다..어린 시절 흔하던 우리들의 놀이가 이제 전통놀이라며..일부러 찾아해야 접할수 있다는것이요.

꿈꾸는섬 2011-02-19 12:05   좋아요 0 | URL
요즘은 아이들의 놀이가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요. 대부분 게임기 하나씩 들고 나타나서 그것에 푹 빠져 있더라구요.ㅜㅜ

따라쟁이 2011-02-24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월대보름도 휴일로 지정해 줘야 해요~!! 명절이잖아요. 명절~!!!! 집에서 쉬면서 전통놀이도 하고.. +_+
 

한동안 중고샵 보기를 돌같이 했다. 중고샵에 좋은 책이 올라오면 어찌나 사고 싶어 안달이나던지, 그 조급증이 싫어 중고샵을 멀리해야만 했다. 그런데 어찌 그 유혹의 지름신을 피해갈 수 있겠는가? 

빈센트 반 고흐, 아몬드꽃 표지, 이 책을 보는 순간 눈이 확 뒤집어졌다. 2007년에 발간되었던 책인데 워낙 비싼책이라 침만 질질 흘리다가 상품 상태 최상이라는 말에 혹해서 바로 장바구니로 가져갔다. 

소소한 행복을 일깨워 준 장영희 선생님의 책이 중고샵에 나왔다. 얼른 집어 들었다. 언제나 마음 울적할때 꺼내보아도 좋을 책이 틀림없을 것이란 단호한 생각, 이 책이 내게로 오고 있다. 

이준규 시인을 아직 잘 모른다. 시집이 중고샵을 떠돌고 있다는 사실은 늘 가슴 아프다.  

<토마토가 익어가는 계절>이란 제목이 우선 마음에 든다. 열매가 완성되어가는 그 계절을 노래하는 시인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위의 세 책 말고도 몇권의 책을 담았다가 덜어냈다. 요새 알라딘에서 배달되어 오는 책들에 자기들 것이 포함되어 있기를 늘 소망하는 아이들의 바람을 알기에 아이들을 위한 책도 함께 담았다. 

언제부터인가 사야지하며 여전히 사지 못하고 있던 책이 엄청나게 세일을 한다는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고녀석 맛있겠다>는 현준이가 좋아할테고 <상상해 봐>는 현수가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전에 구입했던 현수의 스티커북을 아주 조금씩 한다고 했는데 어느새 스티커가 잔뜩 붙었다. 

오빠가 한글, 수학 공부한다고 샘을 내는 딸아이가 너무 사랑스럽다. 한글, 수 스티커는 현수가 하고, 알파벳 스티커는 현준이가 하게 할 생각인데 현수가 어찌 나올지 조금 걱정스럽다.  

7살이 된 현준이는 요새 학습의지에 불타고 있고, 엄마는 그 기회를 놓칠세라 엄청 조바심을 내고 있다. 요새 아이들이 워낙 빨라 지금 시작하는 현준이의 학습도 늦은 것이라고 주위에서 한마디씩 하는데 그게 애가 하고 싶어하고 말 귀 알아들을때 해야 나도 아이도 편한 게 아니겠는가. 아직 세상 사는데 불편한 것 없으니 학교 입학 전에 기초적인 학습만 시킬 예정이다. 학교에 가서도 뭔가 배우고 돌아오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인데 요새 학교 사정은 어떠한지 잘 모르겠다. 나보다 공부에 열의를 보이는 현준이는 아마도 자기 친구들의 수준에 자기가 부족하단 생각이 들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한다. 늘 이기고 싶어하고, 일등하고 싶어하고, 지기 싫어하는 마음이 현준이에게 있다. 그러니 걱정은 안되는데, 어느 순간 포기하고 말까봐 조금은 걱정이 된다. 물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라지만 말이다. 

오빠 공부하는걸 구경하는 현수는 무척 부러워한다. 자기는 스티커 달랑 몇장 붙이고나면 엄마는 그만하자고 내일하자고 하는데 오빠는 수학도 몇쪽씩 하고, 한글도 무척 많이 쓰는 것처럼 보일테니 말이다. 오빠를 보며 배우는 현수를 생각하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오빠가 부르는 노래를 따라하고, 오빠가 하는 놀이를 익히려고 노력하고, 오빠가 공부하니 자기도 해야한다고 나서는 걸 보면 너무 귀엽다. 그런 아이 마음에 차지 않게 엄마는 늘 조금만 하자고 말하니 서운하기도 할테지만 그래도 엄마 말 잘 듣고 따라와주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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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1-02-16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지르셨군요!!ㅎㅎㅎ
저도 중고샵 지름신을 간신히 피하고 있는 요즘이긴 하지만 정말 무서워요,,,ㅎㅎㅎ
그나저나 좋은 책을 사셨네요!!

꿈꾸는섬 2011-02-17 00:54   좋아요 0 | URL
중고샵에서 산 책들이 오늘 왔는데 모두 새책처럼 깨끗하더라구요.
고흐의 책은 비닐 포장까지 되어 있구요. 책 받아들고 너무 신나했어요.^^

다이조부 2011-02-16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고샵 한 번도 이용안했는데

저는 파워셀러니 하는 사람들 말고 알라딘과의 직거래 는 땡기는데 말이죠 ㅎㅎ


꿈꾸는섬 2011-02-17 00:55   좋아요 0 | URL
ㅎㅎ저도 일대일 거래는 안 해봤어요. 알라딘에서 판매하는 중고책만 샀는데 보통 상태가 최상이라고 뜨면 정말 새책같더라구요. 오늘 받은 책들 모두 너무 깨끗해서 완전 황홀했어요.^^

무스탕 2011-02-16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고샵의 늪에 빠지면 헤어나오기 어려운거 잘 아시죠? 저도 한동아 허부적 거렸었지요;;;
고흐 잘 사셨어요. 그림만 보고 있어도 황홀하더라구요 +__+

꿈꾸는섬 2011-02-17 00:56   좋아요 0 | URL
고흐때문에 질렀는데 이번 중고샵 구매는 대만족이에요.^^
모두 너무 깨끗해서 새책인 줄 알았어요. 읽은 흔적이 전혀 없더라구요. 고흐도 비닐 포장이 되어 있더라구요. 아, 너무 좋아요.^^

아이리시스 2011-02-16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고샵 보기를 돌같이,ㅋㅋㅋ
골고루 많이 지르셨네요. 우와, 고흐 저도 갖고 싶어요~~
저는 당분간 좀 자제할 거예요, 근데 꿈섬님 보니까 다시 스멀스멀.
안돼요, 자랑자제해주세요, 아하하.

꿈꾸는섬 2011-02-17 00:58   좋아요 0 | URL
아이리시스님 제가 작년 겨울 몇달을 자제 모드로 살았는데 스트레스 받아서 안되겠더라구요.ㅎㅎ
새책도 좋지만 중고샵에 떠도는 좋은 책은 너무 아깝단 생각이 들어서 지름신이 바로 내려요. 그나마 구매욕을 많이 누르고 있는 중이에요.
자랑 페이퍼 죄송해요. 근데 이번 중고샵 책들 너무 깨끗해서 완전 좋아요.^^

마녀고양이 2011-02-16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저런 좋은 책을 건지다니, 너무 좋겠다.. 부러워요.

현준이가 공부 열심히 하나봐요, 욕심도 많구. 아유, 예뻐라. 거기다 그걸 따라하고파 하는 현수. 넘 좋네요.
주위에 진도 빠른 남들 보니, 나중에 학습 의욕 잃어버리고 공부하는 방법 모르는 아이 천지던걸요.
스스로 학습 의욕을 불태우는 현준이......... 멋져요.

꿈꾸는섬 2011-02-17 01:00   좋아요 0 | URL
고흐의 정가가 49000원인데 17150원 주고 샀으니 대박이죠.ㅎㅎ
제가 얼마전 응가 꿈을 꿨는데 고흐 책 사려고 그랬나봐요.ㅎㅎ

현준이랑 현수가 공부 욕심이 많아요. 근데 아가들이 공부 욕심 내봤자잖아요.ㅎㅎ 공부는 커서까지 잘해야 잘 하는거지요.ㅎㅎ 그냥 너무 이쁘고 사랑스러워요.^^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2-17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
중고샵 페이퍼 쓰고 와보니 이건 뭐...
꿈섬님..우리 계라도 들어야 될까봐요. 중고샵 계요..ㅎㅎㅎㅎ

꿈꾸는섬 2011-02-17 02:17   좋아요 0 | URL
저 작년엔 중고샵에서 엄청 질렀어요. 올 해 처음 중고샵에 들어가서 도저히 안 살 수가 없는거에요.ㅎㅎ
제게 온 책들은 모두 깨끗해서 전 엄청 좋아라하고 있어요.ㅎㅎ

후애(厚愛) 2011-02-17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곳에서 중고샵 이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꿈꾸는섬 2011-02-17 23:53   좋아요 0 | URL
아, 그러게요. 가능한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같은하늘 2011-02-21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고샵은 중독이란 말에 중고샵 한번고 안가봤는데, 고흐의 책을 보니 부러워지는걸요.^^

희망찬샘 2011-03-20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읽으니 갑자기 중고샵을 구경하고 싶어지네요. 이것도 타이밍이 중요하더라구요. 새로 들어온 책이 막 올라오는 시간을 잘 맞추면 좋은 책이 많이 들어오니까요. 잘 건지신 것 축하~^^ 중고샵으로 일단고고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