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어느새 12월...찬 바람은 불지만 마음은 더 따뜻해진 겨울이다. 11월에 선정되었던 <사는 게 참 행복하다>를 막 읽었다. "사는 게 정말 행복" 했으면 좋겠다. 특히 이 겨울에는 말이다. 

12월에도 읽고 싶은 신간 에세이를 선정합니다. 

1. 반성 

박완서, 김용택, 안도현, 이순원, 구효서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20인 작가들이 진솔한 자기반성의 이야기를 통해 반성의 의미와 삶의 소중한 가치를 돌아보게 하는 책으로, 원로작가에서부터 중견작가, 신인작가에 이르기까지 국내 문학계를 대표하는 작가들이 모두 참여하였다. (알라딘) 

 

 

 

  

 

2. 위로 


정신과 전문의 이시형 박사의 심리 에세이. 이시형 박사는 마음의 무게가 느껴질 때, 마음의 상처에 '위로'라는 마음처방전을 내린다. 몸이 아프면 약을 먹듯 마음의 상처도 정성껏 다독여주어야 잘 아문다는 것. 그리고 위로의 처방으로 좋은 시를 많이 읽기를 권한다. 실제로 건강한 시를 읽으면 뇌 속의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시켜서 평온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알라딘) 

 

 

 

 

3. 토닥토닥 그림 편지 

 

지친 당신의 어깨를 토닥여주는 이수동의 따뜻한 그림 에세이. KBS 드라마 [가을동화]의 주인공으로 분한 송승헌이 그린 그림의 실제 화가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얻은 화가 이수동이 80점의 동화 같은 그림과 따스한 글로 행복의 속살을 보여주는 어른을 위한 그림 동화집이자 시집이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일상의 한 부분을 섬세하게 잡아내 따뜻하고 포근한 감성으로 그려냈다.(알라딘) 

개인적으로 이수동 화백의 그림을 참 좋아한다. 내 서재를 장식하고 있는 그림도 이수동 화백의 그림이다. 이 책은 정말이지 꼭 읽고 싶다. 

 

4.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 학교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봉순이 언니>의 작가 공지영의 에세이. 2010년 「경향신문」에 연재한 글을 모았다. 어느 날 지리산으로 떠나버린 우리들의 친구들은 자발적 가난을 선택하고 행복학교를 짓는다. 도심 속에서 인터넷으로 쇼핑을 즐기는 꽁지 작가는 서울을 떠날 수는 없지만 그들이 만든 요절복통, 즐겁고 명랑한 행복학교 엿보기에 빠져드는데… (알라딘)

개인적으로 지영이 언니의 책은 소설이든 산문이든 상관없이 모두 좋다.  

 

 

5. 작가가 사랑한 작가, 작가가 사랑한 소설 

 

막심 고리키의 진정한 친구이자 톨스토이가 인정한 작가는 누굴까? 김연수가 뽑은 '내 인생의 책 한권'의 저자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정신적 스승이자 헤밍웨이의 라이벌은? 작가라는 이유로 특별한 삶을 살았을 것만 같은 천재작가 8명의 특별했던 삶과 위대한 명작의 탄생 비밀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알라딘) 

정말이지 이런 책은 너무 궁금하다.  

 

 

 

10월, 11월 두 달에 걸쳐 이번달에도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다만 관심가는 책들이 많다. 그중에서 고르고 또 고른 책들이다. 제발 어느 것 하나라도 건질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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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0-12-08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그렇군요~
그림이 참 따뜻해서 언제 여쭤봐야지 했는데...이수동 님 기억해 둬야 겠는걸요.

근데,요번달엔 신간이 눈에 안 들어와요.
그동안 못 읽고 쌓아놓은 책들을 그대로 들고 해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니 좀 심란해 질려구까지 해요.

ㅎ,ㅎ,ㅎ...'지영이 언니'라고 해서 '깜.놀' 했어요.
좋은 걸요~

2010-12-08 1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0-12-08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성, 위로, 토닥토닥....책의 제목들끼리 서로 잘 어울리네요 ^^
이 수동 화백 그림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것 같아 좋아요.

꿈꾸는섬 2010-12-08 10:19   좋아요 0 | URL
저도 책을 고르며 그런 생각을 했어요.ㅎㅎ 제목만으로도 잘 어울리죠.
이수동 화백 그림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말씀 백배 공감요.^^

마녀고양이 2010-12-08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두 반성 이라는 책, 장바구니에 넣었는뎅. ^^
꿈섬님이 바라는 책, 들어오기를!

2010-12-08 1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0-12-08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심도서를 받으면 참 좋을 텐데...그게 그렇게 안되나 봐요.
꿈섬님의 '지영이 언니'^^ 지리산~ 경향신문에서 몇 개는 봤지만, 어차피 책 나오면 살거니까~ 했는데 아직 안 샀어요. 쌓인 책이 많아서 언제 다 읽고 살런지~ ㅋㅋㅋ

꿈꾸는섬 2010-12-08 21:01   좋아요 0 | URL
공지영 작가와 개인적인 친분은 없는데, 공지영 작가는 마치 알고 지내는 언니 같단 느낌이 들어요. 지영이 언니..ㅎㅎ 엄청 친근한 느낌이 들죠.

저도 쌓인 책 많은데도 신간 나오면 사고 싶어요. 쌓여 있는 책들 열심히 읽어야겠어요.ㅎㅎ

같은하늘 2010-12-09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들이 너무 좋아요.
전 에세이를 참 좋아하는데 다 보고싶네요.
요즘 책 읽을 짬도 못내면서 욕심은...ㅎㅎ

꿈꾸는섬 2010-12-09 13:16   좋아요 0 | URL
그쵸. 제목만 좋은 게 아니라 내용도 좋을 것 같아요.^^
 

12월 7일이 얼마 안 남았다. 

12월 7일은 남편이랑 나랑 처음 만난 날이다. 

요새 해가 늦게 떠 아직 자고 있는 7시, 남편에게 문자가 왔다. 처음 만난 날을 회상하며 문자를 보낸다는......(내용은 공개하지 않겠다) 

솔직히 잊고 있었다.  

남편이 문자를 보내지 않았다면 아마 하루종일 모른채 지나갔을 것이다. 

그리고, 저녁에 횟집에서 저녁을 먹자고 전화가 왔다. 그래서 옆동에 사는 언니네 불러 함께 저녁을 먹었다. 평소 외식을 잘 안하는 우리가 밥 먹자고 전화했더니 대뜸 "무슨 기념일이야?" 하고 물었지만 남편과 나는 그저 "회 먹는 날" 이라며 대꾸해버렸다. (옆동 언니 남편은 회를 안 드신다. 그래서 평소 회를 좋아하는 언니가 만날 탄식한다. 회가 먹고 싶다고...그래서 불렀다)

외식하는 걸 싫어하진 않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면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니 좀 덜 나가자는 게 남편과 나의 생각이다. 처음엔 배부를때까지 앉아서 잘 먹지만 자기들 배만 부르면 그새 일어나서 돌아다니고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아이들을 데리고 외식한다는 건 정말 힘들다. 하지만 오늘은 특별한 날이었으니 그 정도는 감수하기로 했다. 

남편과 내가 처음 만난 날에 대한 기억은 서로 다를지도 모르지만, 내 기억으로 그렇다.  

남편을 처음 만났을때 나와 남편은 첫눈에 반했다. (나는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남편도 그랬단다) 하지만 내가 사귀던 사람이 있었고, 남편도 내가 만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서로 조심하며 거리를 두고 만났었다. 그러다가 내가 사귀던 사람과 헤어지고, 남편이랑 다시 만나게 되었었다. 그때부터 남편과의 데이트는 주로 영화관에서 이루어졌다. 영화 보는 걸 둘 다 즐겼다. 

연애를 하던 그때에는 남편이 거의 매일 우리 동네로 출근하다시피했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지극정성이었다는 걸 알겠다. 매일 피곤했을텐데 우리 동네에서 만나 저녁먹고 함께 달리기를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이들 데리고 산책하는게 전부이다. (한달에 몇번이나 할지 모르겠다) 

사실 남편이랑 아이들 데리고 <더 콘서트>를 보러 가고 싶었는데 우리 동네 상영 시간은 11시 40분, 16시 50분 두번 밖에 상영을 안 한다. 도무지 볼 수 없는 시간대에 편성되어 있다. 

이 겨울에 어울리는 차이코프스키의 연주를 들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겠다 생각했는데 아쉽기만 하다. 

내일 남편은 4시에 출근해야 한단다. 새벽같이 대전에 내려가야하는 상황이라고 벌써 잠이 들었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날 우리의 인생이 이렇게 될줄은 몰랐던게 사실이다. 함께 살아갈거라는 생각도 못했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우리라는 울타리를 만들었다. 그때 처음 만났던 날의 기억을 되살려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후회해서는 안되겠단 생각을 한다. 그도, 나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조금씩 바뀌었을지 모르지만, 그도, 나도 여전히 변함없는 그이고, 나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또 몇년을 살아도 그때의 그 기억은 여전히 생생할 것 같다. 

열심히 사랑하며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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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사랑하는현맘 2010-12-07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축하드려요.
어쩌면..결혼 기념일보다 더 소중한 날이잖아요~
저희 부부도 결혼 기념일보다는 처음 만난 날을 더 기억하고 있거든요.
첫눈에 반한다...는건 어떤걸까 궁금했는데 섬님 부부가 그러셨군요!

꿈꾸는섬 2010-12-08 00:12   좋아요 0 | URL
첫눈에 반한다..는 말..저도 남편 만나기전까진 몰랐어요. 대부분 만나면서 알아가면서 좋아하게 되었는데 말이죠.
고맙습니다.^^

세실 2010-12-08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눈에 반한다는 그 표현이 참 설레임을 주네요. 저는? 안가르쳐줘요~~ ㅋㅋ
첫만남 축하드립니다^*^

꿈꾸는섬 2010-12-08 10:22   좋아요 0 | URL
ㅎㅎ세실님 경우엔 남편분이 세실님께 첫눈에 반해 쫓아 다니셨을 것 같아요.
고마워요.^^

sslmo 2010-12-08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멋져요.
요즘 신세대들은 역쉬 틀리다니까...총기가 있는 건가요?
첫만남일 따윈 전 엿바꿔 먹으려 기억하려 해도 기억나지 않는데 말이죠.
전 첫눈에 반했던 사람이 있었는지도 기억나지 않네요~ㅠ.ㅠ

어찌 되었건 첫만남도,첫눈에 반한 콩깍지의 인연도 축하드리고...
예쁘게 가꾸어 가시길 바랍니다~^^

꿈꾸는섬 2010-12-08 10:24   좋아요 0 | URL
ㅎㅎ저도 신세대인가요? ㅎㅎ
양철나무꾼님은 남편분과 처음 만난지가 한참 되셨지요? 저흰 10년도 안되었어요.ㅎㅎ

첫눈에 반한 콩깍지가 벗겨지면서 투닥투닥 잘도 싸우지요.ㅎㅎ


2010-12-08 0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08 1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08 1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0-12-08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너무 이쁘다.
우리 부부는 생일두 서루 까먹는데,
꿈섬님 부부는 처음 만난 날두 챙긴단 말이죠?
만난 이야기...... 너무 이뻐요.
첫눈에 반한 분과 평생 살기... 축하드려염 (저는 채였는뎅~ ^^)

꿈꾸는섬 2010-12-08 11:20   좋아요 0 | URL
둘이 동시에 첫눈에 반했다는게 신기했어요.
저도 첫사랑에겐 차였죠. 첨엔 자기가 좋다고 쫓아다니더니 나중엔 쌩 가버리더라구요.ㅜㅜ

섬사이 2010-12-08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만난 날이라니.. 그게 언제더라?
첫눈에 반하다니... 그게 정말로 가능한 일이구나..
처음 만난 날을 기념하다니.. 그렇게 아기자기 예쁘게 사는 사람들도 있네..
결혼한 지 19년, 만난 지 28년 된 저는 이렇습니다. ㅠ.ㅠ


꿈꾸는섬 2010-12-08 21:02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 연애 기간도 길고 결혼 기간도 긴 분들이 참 많으셔요. 존경스러워요.^^

순오기 2010-12-08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두분이 동시에 첫눈에 반하다니, 운명적인 만남이 꿈섬님 댁에 있었네요.^^
우리 부부는 중매로 만났으니 당연히 처음 만난 날은 알지만, 님처럼 애틋한 감상은 없는 날이지요. 여튼 부럽습니다~~~~~ 그 마음 오래도록 간직하며 행복하게 사시길!!^^

꿈꾸는섬 2010-12-08 22:20   좋아요 0 | URL
ㅎㅎ둘이 동시에 반했다는 사실때문에 더 오래 기억될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blanca 2010-12-08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우아, 정말 멋진 만남 스토리예요. 행복하게 보내셨죠? 저는 첫눈에 남편에게 반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서^^;; 더 영화처럼 느껴져요..

꿈꾸는섬 2010-12-08 23:12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 오랜만이에요. 오늘밤엔 눈도 오고 잠이 오지 않겠어요.ㅎㅎ
저랑 남편이랑 서로 첫눈에 반했지만 서로 아닌 척 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랬더라구요.ㅎㅎ 세상에 그런 일이 있을 줄 저도 몰랐어요.
핑크공주님의 유치원 입학은 어찌 잘 되었나요?

같은하늘 2010-12-09 0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분이 동시에 첫눈에 반한 날이라니 잊을 수 없겠어요.
예전에 옆지기님의 헌신적인 이야기 보았던게 기억나요.ㅎㅎ

꿈꾸는섬 2010-12-09 13:16   좋아요 0 | URL
ㅎㅎ헌신적...ㅎㅎㅎ 맞아요. 연애할땐 정말 헌신적이었죠. 아니 요새도 그런가? ㅎㅎ 그냥 이 날은 잊지 못할 날이에요.ㅎㅎ
 
<사는 게 참 행복하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사는 게 참 행복하다 - 10년의 시골 라이프
조중의 지음 / 북노마드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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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게 살고 싶은 건 내가 가진 최고의 욕심이다. 하지만 행복은 주관적이라 똑같은 상황이여도 그때 그때 내 마음에 따라 달라지곤 한다. 

나는 분명 행복한 사람이다. 다른 사람보다 더 가졌으면 가졌지 덜 가졌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나에겐 멋진 아들과 예쁜 딸, 그리고 듬직한 남편이 있다. 이들 모두 어디 하나 빠지는 곳이 없다. 아이들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여느 아이들처럼 아이들다운 구석이 많아 때론 곤혹스럽긴 하지만 즐거울때가 더 많다. 남편은 가끔 독선적일때도 있지만 대부분 아내를 배려한다. 추운 날씨 외출하려고하면 자기가 30분 더 일찍 나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승용차를 두고 갈 줄 아는 사람이고, 아내의 생일이면 새벽같이 일어나 서툰 솜씨로 미역국을 끓여내는 사람이다. 기념일이면 큰 선물은 못하지만 자신의 마음이 담긴 메세지를 남길 줄 아는 사람이다. 이런 내가 행복하지 않다고 투정을 부리면 내 욕심이 과하다고 한마디씩 한다. 

어떤 삶을 살아가느냐보다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행복하고 행복하지 않고가 결정되는 것 같다. 이 책을 쓴 작가는 사소한 사건, 작은 사물 그리고 소박한 이웃들과 더불어 사는 삶을 행복이라 말한다. 도시에서 생활하던 그가 한적한 시골 생활을 10년을 넘게 하며 느낀 시골 생활은 훈훈함 그 자체이다. 

우리 시부모님이 고향으로 내려가신지도 어느새 3년이 되어 간다. 두분이 낙향하시겠다고 했을때 그 불편한 시골 생활을 어찌 견디시려구요? 어머님의 불편한 몸으로 바깥 화장실 쓰시는 건 무리라고 만류를 했었다. 하지만 두분은 알콩달콩 신혼처럼 재미나게 살아가셨고, 시부모님의 집은 다른 이웃들에게 활력이 되어 대문앞을 지나는 사람들은 누구나 들어와 커피 한잔씩 마시고 가셨다. 그래서 우린 시골에 내려갈때마다 대형마트에서 파는 일회용커피 한묶음을 사다 드렸다. 아침에 일어나면 대문 활짝 열어놓고 누구라도 들러 커피 한잔 마시고 가는 시부모님 집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웃음으로 넘쳐났다. 그건 두분에겐 큰 행복 그 자체였을 것이다.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이웃에 대한 정감은 작가의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진다. 시골 생활을 청산하고 작은 도시로 나가 아파트 생활을 하게 된 이웃에 대한 그리움은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시골 생활의 외로움이 느껴진다. 누군가 떠나면 빈집은 흉가가 되고, 때마다 멋진 꽃을 피우던 과수원은 폐허가 된다. 

시부모님이 낙향하시고 농사를 지우시면서 우리 가족은 유기농 쌀과 유기농 채소를 먹게 되었다. 농약 한번 뿌리지 않은 채소는 크지는 않지만 그 맛은 일품이다. 올 여름 우리가 먹었던 오이의 단맛에 남편과 나는 깜짝 놀랐다. "오이가 정말 이런 맛이었어."라고 말할 정도였다. 게다가 토마토, 가지, 호박, 고추, 배추, 무우......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채소의 맛은 채소 본연의 맛이 살아 있다. 

하지만 시부모님께 들은 바로는 팔아야하는 농작물에는 농약을 많이 뿌린단다.(우리 아버님은 판매용 농작물은 재배하지 않으신다) 농약을 뿌려 더 보기 좋고 튼실하게 키우지만 실상 맛은 별로다. 세척시 농약이 제대로 씻기지 않는 경우도 있단다. 또 어느날인가는 한밤중에 아버님 댁에 도착했는데 댁 근처가 환해서 댁에 불을 켜둔 줄 알았더니 깨가 밤새 자라라고 등을 달아 불을 밝혀 두었다는 것이다. 그것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식물도 밤이면 잠을 잔다는데 쉬지 않고 빨리 자라라고 불을 켜두었으니 그것이 정말 맛이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던 것이다. 

나는 이렇게 마음에 들지 않은 것들을 마음에 두고 있다가 말을 꺼내는데, 작가는 그렇지가 않다. 작가의 시선은 참 곱다는 생각이 든다. 들에 핀 꽃도 예쁘고 늦겨울에 내리는 눈도 예쁘게 보는 작가는 천상 행복한 사람이란 생각을 한다. 

요며칠 마음에 독을 품고 살았더니 모든 것이 다 마음에 들지 않고 의욕도 없고 재미도 없었다. 하지만 내 마음을 다독였더니 다시 행복이라는 말이 새삼 들어 온다. 우리의 삶 자체를 행복하고 윤택하게 만드는 것은 다 내 마음에 달린 일이란 걸 이 책을 통해 다시 느끼며 행복한 삶을 위해 마음을 열어야겠단 생각을 한다. 

나도 "사는 게 참 행복하다"라고 말하고 싶은 그런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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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0-12-08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결혼하기 전에는 막연히 시골 생활을 동경했었어요.
서울토박이 여서,명절 때 시골 가는 친구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어요.

근데,지금 시댁이 시골이다 보니...
행복하게 살려고 '시골 생활'을 꿈꾼다는 말,참 무모하게 들려요.

마음에 독을 품고 살았더니,마음을 다독였더니...문장의 대구 참 좋아요.^^

꿈꾸는섬 2010-12-08 10:27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랬더랬죠. 행복하게 살려고 '시골생활' 꿈꾸는 건 정말 무모한 것 같아요.

명절때 시골가는 거 정말 너무 힘들어요.ㅠㅠ 가는 건 괜찮지만 오는 게 너무 힘들지요.

마녀고양이 2010-12-08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저두 제목에 확 끌렸어요.
사는게 참 행복하다....

저는여, 천상 도시 여자였어요. 시골은 꿈두 안 꿨지요.
하지만 지금은... 완전 귀농이야 못 하겠지만, 천천히 사는 생활을 꿈꾸게 되요.
읽어야지, 언젠가~ 좋은 리뷰 감사드려요.

꿈꾸는섬 2010-12-08 11:22   좋아요 0 | URL
시골 생활에 대한 환상이 걷힐때쯤 시골생활하시길 권하고 싶어요.
시골 생활엔 낭만이란 없더라구요. 다만 그렇게 생각하고 바라보는 주관적인 마음이 있는거죠.ㅎㅎ
 

 

 

 

 

 

 

 

 

독서논술지도사 과정을 함께 마친 엄마들과 계속 만나기로 했다. 

<아씨방 일곱 동무> <마당을 나온 암탉> <마법의 수프> 세권이 다음주에 다루어질 것이다. 

모두 13명이 모이게 되었고 3조로 나누어 모둠을 만들기로 했으니 매주 3권의 지도안이 만들어진다. 

모두 의욕은 넘쳐나는데, 앞으로 어떻게 변화될지 모르겠다. 지속적으로 모두가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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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0-12-07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욕에 넘쳐 씩씩하게 열심히 사시는 꿈섬님,제가 속으로 엄청 부러워 하는 거 알죠?
오늘은 그래도 제 성적 양호한 걸요, 세권 중 두권은 읽었어요~^^

꿈꾸는섬 2010-12-07 22:48   좋아요 0 | URL
저야말로 양철나무꾼님 부러워하는 거 아시죠?
전 사실 <아씨방 일곱동부> 한권밖에 안 봤어요. 나머진 내일부터 읽으려구요.^^

세실 2010-12-08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자발적인 모임이 바람직하죠. 잘하셨어요.
멋진 만남 기대할께요^*^
전 마법의 수프 읽지 않았네요.

꿈꾸는섬 2010-12-08 10:2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니 너무 좋아요. 쭈욱 유지가 되면 좋겠단 생각을 해요.^^
오늘 도서관에서 빌리려고 왔는데 저희 도서관엔 마법의 수프가 없네요.ㅜㅜ
 
허수아비춤
조정래 지음 / 문학의문학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정치민주화를 이룬 우리 사회의 과제는 경제민주화를 이루어야 하는 것이라는 작가의 말은 일리가 있다.  

경제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를 생각하며 이 책을 읽었다. 

도무지 알길이 없던 돈 많은 사람들의 적나라한 모습에 까무러칠뻔 했다. 전혀 익숙하지 않고 생소한 그들의 사고방식과 삶의 모습은 돈이 가져다 주는 위력은 가히 행복이라는 이름 그 이상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순간 부럽단 생각을 안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돈은 귀신도 부린다. 돈만 있으면 처녀 불알도 산다. 돈이면 지옥문도 여닫는다. 돈만 있으면 의붓자식도 효도한다. 돈 있어 못난 놈 없고, 돈 없어 잘난 놈 없다. 돈은 살아 있는 신이다.'  

돈과 관련한 속담들만 보아도 돈의 위력은 대단하다. 돈 앞에서 무너져내린 정의와 도덕성, 이런 것들이 이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너무 적나라하게 파헤쳐진 소설을 읽다보니 더욱 서글퍼졌던게 사실이다. 

우리가 교육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강기준같은 엘리트가 할 수 있는 일도 고작 남의 돈 불려주고 자기 실속 차리는 일일뿐이라면 그것이 우리의 아이들을 더 많이 가르치려고 하는 이유인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유학을 다녀오고 박사학위를 받은 그가 하는 일이란 고작 돈으로 사람을 사는 일이며, 돈을 위해 부정한 일도 서슴지 않는 것이다. 그게 우리 사회의 엘리트라고 불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모습이라면 정말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자신의 소신을 밝힌 이유로 검찰에서 쫓겨나게 된 전인욱의 경우에도 우리 사회의 정의 또한 돈으로 세워진다는 걸 보여준다. 하지만 꿋꿋하게 맞서 대응하는 그의 인간적인 모습은 가슴 뜨겁게 한다. 또한 신문 칼럼때문에 교수직을 박탈당한 허민의 모습에서도 우리에게 돈의 위력을 느끼게하한다. 그것을 극복하고 이 사회를 향해 진실을 밝혀내는 그의 글은 우리의 심장을 더욱 뜨겁게 만든다. 그런 사람들이 아직 우리 사회에 남아 있다는 것은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조정래 작가의 소설 속 인물들은 언제나 생생한 현실의 인물처럼 느껴진다. 마치 살아 숨쉬는 인물들의 모습에 마음 쓸쓸하고 허탈함도 느끼지만 전인욱이나 허민이라는 인물들을 통해 우리가 앞으로 어떠한 모습으로 살아가야할지를 생각하게 만들어 준다. 

태봉그룹에서 일광그룹으로 옮겨와 태봉의 조직을 그대로 옮겨오는 박재우의 모습은 또다른 강기준의 모습이 되고, 이것은 또 다른 기업의 비자금을 형성하는 토대를 마련한다. 이런 반복적이고 습관적이 되어갈 기업의 모습들을 어떻게 막아낼 것인가가 현재의 문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기업이 쌓은 혁혁한 공을 위시한 기업의 횡포에 눈가리고 아웅하는 검찰이 있는 한 우리의 정의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진실을 알려야하는 기자들까지 돈에 매수되는 현실이니 우리는 현실을 제대로 볼 수가 없다. 게다가 교육의 현장에서조차 돈을 쫓아가는 형국이니 제대로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이 비현실적이고, 소수이긴 하지만 만만한 상대들은 아니오. 그들의 단체가 많아질수록 시한폭탄이나 지뢰가 늘어나는 것이나 다름없소. 중동 사람들한테만 자살폭단 테러가 있는게 아ㅣ오. 그자들한테 항상 신경 써야 해요. 

(중략) 

그자들 대부분이 저 80년대에 화염병 던지던 자들인데, 그자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화염병을 던지기 시작햇을 때, 그들 힘에 군부독재가 끝장나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었소? 그런데 그 완가하던 30년 군부독재가 종말을 고했소. 저 구름에 비 들었으랴 하는데 소나기 쏟아진다고 하지 않소. 우리 세상이 오래 가기를 원한다면 적을 우습게 복 무시할 것이 아니라 똑바로 보고 철저하게 경계해야 한다 그거요.

 
   

 하지만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들 모두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그들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를 우리는 알고 있다. 군부독재체제에서 자신의 발언도 맘껏 할 수 없던 시절에도 많은 시민들은 정치민주화를 이루어낼 수 있었다.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의심했을 것이다. 과연 독재정권이 타도될 것인가? 하지만 누군가는 다함께 민주화를 이루어야한다고 일깨웠고, 그것을 따라 사람들은 움직였다. 그때의 그 환희의 순간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돈이 없으면 불편한 것이 사실이고,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으니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누리며 살고 싶은 마음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욕심으로 우리 사회가 부패한 것이라면 우리의 욕심을 살짝 내려놓아야 할 것이다. 

요새 <사는 게 참 행복하다>라는 책을 읽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의 순박한 시골 생활에서 느끼는 정취는 <허수아비춤>에 나온 강기준, 박재우, 윤성훈은 절대 모를 그런 생활에서 오는 즐거움이며 행복함이다.  사소한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갖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어찌 인생이 돈이 없다고 불행할 것인가. 

우리는 과연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는가? 돈을 쫓아가는 그들, 아니면 부정부패를 비판하는 그들?  

우리 사회의 모습을 귀찮다거나 모르겠다는 이유로 외면하지 말아야겠단 생각을 한다. 끊임없이 그들을 경계해야하는 것은 그들이 아니라 우리의 몫이다. 그것이 우리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란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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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조부 2010-12-06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셨네요~ 저도 읽고 싶은데 게을러서 ^^

꿈꾸는섬 2010-12-07 12:56   좋아요 0 | URL
제가 다 읽고나니 남편이 얼른 챙기더라구요. 워낙 유명하니 읽고 싶은가봐요. 평소엔 책 잘 안 읽는 사람이거든요.ㅎㅎ

매버릭꾸랑님도 읽어 보셔요. 생각할게 많네요.

마녀고양이 2010-12-08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다섯개? 꿈섬님.. 이 책 제게도 추천해주고 싶으신가요?

꿈꾸는섬 2010-12-08 11:23   좋아요 0 | URL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어요. 취향과 상관없이 꼭 읽으셨으면 좋겠어요.^^ 경제민주화 꼭 이뤄야잖아요.^^

다이조부 2011-01-24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완독 ㅆㅆ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