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을 꾸었다. 

뱀파이어가 나를 공격하는 꿈이었는데 도대체 왜 이런 꿈을 꾼 것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내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 뱀파이어가 되어가고, 나는 그들을 피해 도주를 한다. 

한밤중, 비도 내린다. 아무리 꿈이지만 아파트 창문에서 뛰어내리기까지 한다. 

결국 뱀파이어에게 물리고 말았다.   

생각만해도 무서운 꿈이었다. 

무엇이 두려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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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0-11-24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전에 에이리언 꿈을 꾼 적이 있어요.
요즘에는 가위에 눌리기도 하고요.
아무일 없을거에요.
힘 내세요~ 화이팅!!

꿈꾸는섬 2010-11-28 20:49   좋아요 0 | URL
허걱, 에어리언 꿈이요? 이것도 너무 무서운걸요.

섬사이 2010-11-24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권총으로 제 머리를 쏘고 죽는 꿈을 꾼 적도 있는 걸요.
괜찮을 거예요. 아무 일 없을 거라구요.
다 괜찮아요.

꿈꾸는섬 2010-11-28 20:50   좋아요 0 | URL
섬사이님 오랜만이에요.
권총으로 자살하는 꿈이라니 이것도 무서운걸요.
네, 다 괜찮겠죠? ㅎㅎ

책을사랑하는현맘 2010-11-24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수천 마리의 바퀴벌레에 공격당하는 꿈도 꿨었어요.
뱀파이어가 나오는 개꿈이라고 여기세요...
괜찮아요...토닥토닥

꿈꾸는섬 2010-11-28 20:50   좋아요 0 | URL
ㅎㅎ개꿈, 맞아요.
수천 마리의 바퀴벌레 꿈 너무 끔찍해요.
현맘님도 괜찮으신거죠?

감은빛 2010-11-25 0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뱀파이어 영화를 보고 주무셨나요?
저는 쫓기는 악몽을 자주 꾸는 편입니다.
워낙 나쁜 짓을 많이 하고 살아서 그런가 하고 생각합니다.
무서운 꿈을 꾸는 건,
뭔가에 압박을 받는 상황일까요?

꿈꾸는섬 2010-11-28 20:51   좋아요 0 | URL
압박을 받긴 받는가봐요.ㅜㅜ

최근 뱀파이어 영화를 보긴 보았어요.ㅎㅎ

sslmo 2010-11-25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가 더 크실려나?^^

꿈꾸는섬 2010-11-28 20:51   좋아요 0 | URL
ㅎㅎ정말 키가 컸으면 좋겠어요.ㅋㅋ

실비 2010-11-25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무서우셨겠다. ㅠ
저도 가끔 쫓기는 꿈을 꾸다가 잠에서 깨죠..
꿈은 반대라잖아요..
맘 편히 가지셔요~~

꿈꾸는섬 2010-11-28 20:51   좋아요 0 | URL
네, 꿈은 반대죠.^^ㅎㅎ

다락방 2010-11-25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얼마전에 늑대한테 쫓기는 꿈을 꾸다가 깼어요. 지금은 그저 왜 그런 꿈을 꿨나 웃기지만, 그 당시엔 정말 무서웠어요. 뱀파이어 꿈도 꾼적이 있어요. 뱀파이어라기 보다는 좀비라고 해야 되는데, 모두가 좀비가 되는데 저만 인간이어서, 기를 쓰고 인간으로 남으려는 꿈이었죠.
지금은 어떤 오후를 보내고 계세요?

꿈꾸는섬 2010-11-28 20:53   좋아요 0 | URL
너무 늦게 답글을 달았죠.
저도 혼자 인간으로 남아서 많은 뱀파이어에게 쫓겼어요.

큰 아이가 이래저래 바빴던 탓에 몸살이 나고, 중이염에도 걸렸어요.ㅜㅜ
오늘부턴 좀 상태가 좋아졌어요.
 

현수의 유치원 입학 원서를 접수하려면 주민등록등본이 필요하단다. 주민자치센터는 걷기엔 좀 멀어서 무인민원발급기를 이용하고 도서관에서 시간도 보낼 겸, 겸사겸사 도서관으로 왔다. 그런데 무인민원발급기가 300원을 꿀꺽 삼켰다. 등본은 나오지도 않았다. 옆에 보니 전화번호가 있어 전화를 걸었다. 돈만 삼켰다고......그랬더니 다시 해보란다. 이번에 동전이 500원짜리가 있어 500원을 넣었다. 또 꿀꺽 삼켰다. 젠장,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는가? 처음부터 동전 삼켰다고 전화했는데 다시 시도하라고 시켜서 또 삼켜 버리고 고치는 사람은 두세시간이나 있어야 온단다. 800원은 통장으로 넣어줄테니 계좌번호 부르라는데 정말 이게 뭔가. 기계 고장이니 자신은 아무 책임 없다는 그의 전화 예절, 그깟 800원 계좌이체하면 그만이지 뭘 그리 난리냐는 듯한 목소리. 아, 정말 신경질이 안 날 수가 없다. 

도서관 2층으로 올라와 느긋하게 알라딘에 접속했다. 

금방 넣어줄 것처럼 얘기했지만 여전히 돈은 입금 안 되었고, 내가 가진 잔돈이 그것뿐이라 기계를 고쳐도 등본 발급 받으려면 나가서 돈도 바꾸어와야 한다. 지갑에 만원짜리랑 동정 800원뿐이었는데 내가 버린 시간에 대한 보상은 어찌하겠다는 것인지 정말 짜증이 확 난다. 

그 덕에 인터넷 접속해서 신나게 놀고는 있지만 그래도 마음이 좋지만은 않다. 

조금만 놀다가 아이들 자료실가서 현준이가 빌려오라는 책이나 빌려가야겠다. 

예전에 빌려 읽었던 책들인데 아이가 다시 보고 싶다고 한다. 오늘 온 김에 다시 빌려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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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0-11-24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곳도 한국 도서관이 있었음 좋겠어요.^^
그럼 매일 도서관으로 출근을 했을텐데...ㅎㅎ

꿈꾸는섬 2010-11-28 20:54   좋아요 0 | URL
저도 마음은 매일 가고 싶은데 그게 또 잘 안되네요.
후애님은 늘 한국이 그리우시겠어요. 그래도 멋진 옆지기님이 계시니 행복하시죠? ㅎㅎ 늘 건강하세요.^^

다이조부 2010-11-24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에는 인터넷으로 주민등본 받아볼수 있다고 하네요~ 무료로 ㅋ

근데 저는 컴맹이라 미션 임파서블 ㅎㅎ

꿈꾸는섬 2010-11-28 20:54   좋아요 0 | URL
앗, 그렇군요. 안 그래도 남편도 제 얘기 듣더니 인터넷으로 될 걸 그러더라구요. ㅜㅜ
 

문화센터 수업을 끝내고 도서관에 들렀다. 

다음주에 필요한 책이 네권이다. 

이 책으로 완성된 지도안을 만들어 금요일에 모둠이 모여 논의를 해야한다. 

<책 먹는 여우>의 작가 쓴 책이다. 물론 재미있고, 신선하다. 

게으른 고양이의 생활에 변화를 준 기특한 벼룩을 생각하며 웃음이 난다. 다시 벼룩을 되찾으러 가는 게으른 고양이, 귀엽다. 

읽을땐 즐거운데 지도안 만드는 건 쉽지가 않다. 

초등 2학년이 적격이란다. 하긴 1학년이 읽어도 되긴 하지만 이해가 쉽진 않겠다. 

이 책은 조카 책을 빌려서 읽었던 것인데 다시 또 읽어도 재미있다. 

농장에서 훔쳐오는 오리와 거위, 닭을 먹고 사는 여우 가족. 여우를 잡겠다고 굴을 파고, 굴착기를 가동하고 심지어 여우가 배고프면 굴을 빠져 나올거라고 굴 앞을 지키고 서 있는 농장 주인들. 여우는 이들을 보기 좋게 피해 그들의 농장 바닥으로 숨어 들고, 땅 속에 사는 다른 동물 친구들과 만찬을 즐긴다. 

다른 이의 물건을 훔쳐 먹고 산다는 것에 대해 여우는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오소리는 좋지 않은 일인 것 같다고 한다. 아이들과 얘기해보기 쉽겠단 생각에 이 책을 맡은 모둠이 부럽다. 

유은실 작가의 책이란다. 아직 읽어보진 못했지만 물론 재미있을 것 같다. 무슨 내용인가 찾아보려다가 귀찮아서 그만 둔다. 내일 읽으면 될 것을 뭘 찾아보냐 싶다. 

이 책도 조카 책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그런데 내용은 왜 기억이 잘 안나는지 모르겠다. 읽기만하고 정리를 해두지 않아서일 것이다. 

이 책은 도서관에 두 권이 비치되어 있는데 모두 대출중이다. 이웃 도서대출 신청을 해준다는데 다음주 화요일 전에 빌려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수업이 끝나고 같이 수업을 듣는 언니가 떡볶이와 순대를 먹고 가자고해서 같이 먹으며 이런 저런 얘기하다보니 시간이 촉박해서 도서관에 오래 있지 못했다. 아이들 데리러 갈 시간이 촉박해지면 나도 모르게 서두르게 된다. 그래서 아이들이 읽을만한 책은 새로 들여온 책중 눈에 띄는 것으로 두 권 집어 왔다. 

현수 낮잠 재우기 전에 읽어주었는데 정말 좋아했다. 그림이 주는 상상효과가 만점이다. 

오리야? 토끼야? 하고 물을때마다 현수는 "오리"하고 말했다가 다시 "토끼"하고 말한다. 

마지막 개미핥기 그림은 내가 지문을 다 읽기도 전에 공룡 그림이란다. 현수 눈에도 보였던가보다.   

 글도 그림도 너무 예쁜 책이었다. 

맨발의 거지 소년에게 가마를 타고 가는 아씨가 꽃신을 벗어준다. 거지 소년은 그 아씨에게 신발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생각하고 갖바치를 찾아가 신발 만드는 법 배우기를 청한다. 

신발 만들기 10년, 장인이 된 소년, 신발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그들에게 맞는 신발을 만들어준다.  그리고, 처음 자신에게 꽃신을 벗어준 아씨의 혼례식에 신을 신을 만들어 주는 소년. 글도 그림도 정말 예술이다.  전통 신발의 종류까지 알아보는 좋은 책이다. 

현수 낮잠 자는데 읽어주는데 제 수준에 맞진 않았지만 예쁜 그림에 눈길을 빼앗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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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을 담그고 밀리는 길을 다섯시간을 운전하여 돌아온 집, 배추쌈을 많이 먹어 배탈이 난 아들은 차안에서 급 설사를 한다고 울고불고, 속옷에 약간 묻히기까지 하지만 휴게소까지 잘 참아주어 휴게실에서 큰 일 치르고 속옷 갈아 입혀주었다. 현수는 거의 다 와서 다시 또 밀리는 통에 차멀미가 나는 듯, 엄청난 양을 구토하고, 다 왔다고 안도하고 저녁을 먹는데 현준이가 저녁 밥상에 구토를 했다. 

몸은 천근만근 정말 허리도 아프고 팔도 아프고 다리까지 안 아픈 곳을 찾을 수가 없는데 남편은 아버님이 주는 술 받아 마시고 운전 못 하겠다고 버티고, 결국 운전까지 내 몫이라는게 짜증이 나고, 길이라도 안 밀렸다면 좀 나았을 것을 길은 또 어찌나 밀리던지, 일찍 올라오려는 내 계획과 무관하게 늦게 올라가게 된 상황까지 모든 것이 내려가서 즐겁게 일하던 그 순간들까지 모든 것을 짜증나게 만들다가 결국 애들 아픈 상황까지 되고 나니 정말 눈물이 왈칵 쏟아졌었다. 몸도 마음도 서글픈 일요일 밤을 보내고, 월요일은 아이들 보내놓고 종일 침대를 지켰다. 딱히 책을 읽은 것도 아니고 볼거리 없는 TV 리모컨을 열심히 누르며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화요일 문화센터 다녀오고 도서관 다녀오고 아이들 데려오고, 다시 남편 데리러 갔다오고, 그리고 저녁밥해서 먹고 치우고 현수 씻기고- 현수가 요새 아빠와 샤워를 거부한다. 벌써 그럴때인가? 싶다가도 아무래도 아빠의 거친 손길이 싫은가보다 생각하며 힘들어도 내가 씻긴다.- 현수가 어질러 놓은 것 치우고 연평도 뉴스를 보고 또 보았다. 전쟁, 생각만해도 무섭다. 

그리고 9시가 조금 넘어서 졸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문득 잠이 깼다. 하긴 어제 오늘 많이 쉬었다. 

김장 담그러 가기 전에 썼던 글에 위로의 글을 써주셨던 분들의 댓글을 보면 힘이 막 솟아났다. 이곳이 좋은 이유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쓴 글에도 일일이 마음을 담아 위안을 보내주는 이웃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이는 먹어가는데 여전히 철이 없어 할말과 하지 말아야할 말도 잘 구별 못하고 쓸 말과 쓰지 말아야할 말을 아직도 잘 구별하지 못하는가하는 생각에 많이 부끄러웠다. 그래도 힘이 되어주시겠다는 분들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은 꼭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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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4 03: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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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4 10: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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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4 07: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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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11-24 10:28   좋아요 0 | URL
후애님 말씀만으로 힘이 나는 걸요.^^
후애님과의 아쉬운 만남은 언젠가는 꼭 이루어질거라고 믿어요.ㅎㅎ
늘 힘내라고 말해주시니 감사해요. 후애님도 감기 조심하세요.

2010-11-24 09: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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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4 10: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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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4 10: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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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4 10: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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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4 10: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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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4 10: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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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0-11-24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순오기님께서도 세남매 키우시면서 이런 저런 우여곡절 많이 겪지 않으셨을까 싶어요. 자식을 키우는 사람 그 누구도 그렇지 않을까요.
저는 요즘 아이는 1년이 다르게 커가는데 여전히 아기로 보고, 내 맘대로, 내가 보기에 좋아보이는대로 결정하고 따라오라고 강요하는 것 아닌가 반성을 합니다.
위의 책, 오리야 토끼야는 꿈꾸는 섬님 페이퍼 내용 읽기 전에 표지를 보고 똑같은 의문을 가졌었네요 ^^

순오기 2010-11-24 13:34   좋아요 0 | URL
사는 일에 우여곡절이 어디 자식 키우는 일 뿐이겠어요, 산넘어 산이지요.^^

꿈꾸는섬 2010-11-28 20:56   좋아요 0 | URL
ㅎㅎ나인님과 순오기님 두분말씀 모두 맞아요.^^
사는 일에 우여곡절없는 일이 어디 있겠어요.

오리야? 토끼야? 책은 도서관에 갖다 주지 말라네요.ㅎㅎ 하루에 다섯번은 읽어주는 것 같아요.^^

2010-11-24 11: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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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8 21: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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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4 13: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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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8 21: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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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4 13: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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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8 21: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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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정도 컴퓨터를 켜지 않았다. 

거의 매일 알라딘에 들어와서 다른 서재 구경하는 재미가 솔솔했는데 무엇때문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아무 것도 하지 말아보자고 생각했었다. 

물론 책은 읽었다. 청소도 대충대충 해놓고 은행 볼일도 미루고 미루다 한꺼번에 해결해버렸다. 

아이들 보내놓고 라디오를 켜 놓고 설거지를 하고 청소를 하고 책을 읽었다. 물론 열심히 하진 않았다.  

날이 추워지니 자꾸만 움츠러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오랜만에 동네 한바퀴를 돌았다. 몸이 가뿐해지는 걸 느꼈다. 집안으로 들어와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를 시키고 대청소를 했다. 집 구석 구석 쌓였던 먼지들을 닦아내고 아이들 침대 밑의 잡동사니를 끄집어 내었다. 화장실 구석 구석 솔질을 하고 물을 뿌리면서 느낀 건데 마음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동안 내 몸이 게을러지다보니 정신도 탁했던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몸과 정신을 맑은 기운으로 충전한 날이다. 

내일은 현수 유치원 입학 설명회에 다녀오고, 시댁에 김장하러 간다. 

시댁 가는 길, 어차피 가야하는 곳이니 웃으면서 다녀오려고 한다. 

김장 담그고나면 올 해 큰 일은 대강 끝나는 게 아닌가 싶다. 

재미없게 사는 것은 역시나 재미가 없다. 어차피 사는 것 재미나게 살아야겠다.  

-------------------------------------------------------------------------------- 

요즘 재미없었던 이유가 무엇 때문이었을까? 

한달 넘게 장바구니에 담아 놓았던 책들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자기 일 하던 남편이 남의 일 하면서 생활비가 현저히 줄었다. 지출을 줄인다는 명목으로 알라딘 주문을 자제하고 있었다. 아들도 사달라는 책이 있다고 말할 정도였는데도 아직 주문을 하지 않았다. 전번주에 주문을 하려고 하다가 다음주에나 사지 뭐. 하고 또 미루었다. 

현준이 말이 그렇다. 도서관에서 빌려 볼때는 좋지만 다시 도서관에 돌려 줄때가 싫단다. 다음에 또 보고 싶을때 볼 수가 없어서 그렇단다. 

하지만 오늘도 주문을 하지 않겠다. 김장 담그고 와서 다음주 월요일쯤 주문을 해야겠다. 열심히 일하고 와서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책을 주문해야겠다. 일명 행복 주문 말이다. 

한반도의 매머드 1권은 발간이 되자마자 구입했었다. 그 뒤 잊고 있었는데 현준이가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고 난리다. 얼른 2권과 3권을 주문해 주어야겠다. 

  

 

요즘 현준이네 유치원에서 공부하는 동화책이란다. 도서관에서 빌려보려고 했는데 빌려간 사람이 반납을 안 했다. 이미 반납일이 한참이나 지났는데 말이다. 전에 내가 찾던 책도 마찬가지의 경우로 빌려보지 못했다. 도서관 이용에 한계를 느낀다. 

우주와 지구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이란다.  

 

두 책의 발간 소식을 듣고 이 두 책을 얼른 사야지 했었다. 그런데 아직도 사지도 않았고 읽지도 않았다. 

조정래 선생님과 더불어 내가 좋아하는 임철우 선생님의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을 충족하지 못하며 산다는 생각에 참 많이 속상해했던 것 같다. 결혼 전엔 내가 보고 싶은 책 마음대로 사서 봤는데 남편 눈치보며 산다는 생각에 서글프다. 기필코 사야지.  

 

어느날 TV방송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저자를 보았다. 법에 대한 명쾌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정말 똑똑하고, 정말 잘 생겼다. (잘 생긴 남자에 대한 로망이 있는가 보다. 급 관심이 생겼다.) 사실 법과 관련한 강의를 처음 접했다. 그 강의를 보다가 요즘 새로 나온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순오기님 서재에서 보았던 책이다. 감은빛님이 쓰신 리뷰를 보고는 완전 반했다. 이런 책을 읽어줘야한다는 생각에 얼른 장바구니에 담았다. 

  

 

이 책들 외에도 몇권의 책들을 담았었다. 장바구니에 넣었다 지웠다를 반복하는 것도 지겨워졌던 날들에 대한 무료함이었을 것 같다. 알라딘에 들어오면 책을 사고 싶은 마음이 들테니 의도적으로 피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충분히 참을만큼 참았다. 이 정도 책도 사보지 못할 정도도 아닌데 괜히 마음만 쓸쓸한 가을을 보낸 것 같다. 아무래도 나에겐 책을 갖고 싶어하는 물욕이 가장 억제하기 힘든 일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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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0-11-19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슷한 마음이라고 해야하나 저도 요즘 정말 재미없더라구요 사는게,
누군가는 날씨탓이라고 하던데,,
저도 매일 장바구니 채우고 비우고를 반복하다가 요즘은
한번 확 저지르고 책읽기 삼매경에 빠졌는데
이제는 올려야 할 리뷰때문에,,ㅎㅎ
저도 일요일에 시댁에 김장하러가는데 저랑 비슷하시군요,
아이가 하는말도 비슷하고 아이도도서관에서 빌린 책 재미있으면 꼭 사달라고 부탁하더라구요
매일매일 언제 사줄건지 확인까지,,
님 말씀처럼 어차피 해야할일 즐겁게 다녀오시고요,
다녀오셔셔 가뿐만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님에게 선물을 하세요,,,

꿈꾸는섬 2010-11-19 21:58   좋아요 0 | URL
울보님도 그러셨군요. 요즘 정말 재미가 없어요.ㅜㅜ
울보님도 시댁에 김장하러 가시는군요. 즐겁게 마무리하고 오시길 바래요.
네, 시댁에 다녀와서 저도 확 지르려구요.ㅎㅎ

2010-11-19 2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9 2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9 2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9 2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24 0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을사랑하는현맘 2010-11-20 0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너무 공감가는 페이퍼예요..
장바구니의 책들 볼 때마다 좀 기운도 빠지고...
매주 신간들은 쏟아지고, 갖고 싶은 책들은 넘쳐나고...
도서관에 열심히 다니는 것도 그런 아쉬움을 달래려는 이유가 가장 커요..ㅎㅎ

아마..이렇게 무료하고 지루할 만큼 기다렸다 행복주문하시면
그 행복이 배가 될꺼예요.
잘 다녀오시고~주말 잘 보내세요^^

꿈꾸는섬 2010-11-24 00:30   좋아요 0 | URL
이렇게 공감해주시니 다행이에요. 우리 모두 갖고 싶은 책은 많은데 모두 다 가지면서 살고 있는게 아닌거죠?
무료하고 지루할 만큼 기다렸다 행복주문해서 배가 될 행복을 만끽할게요.
고마워요. 현맘님^^

아이리시스 2010-11-20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준이에게 다시 보고 싶을 때 다시 도서관 가서 빌려보자고 하면,, 울겠죠? 히히
시댁에서 김장이라니.
주말이 고되시겠지만 말씀처럼 힘내서 후딱 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오세요!^^

김치 맛나겠어요.ㅎㅎ

꿈꾸는섬 2010-11-24 00:31   좋아요 0 | URL
ㅎㅎ안 울어요. 다시 빌려다 주면 또 좋아한답니다.ㅎㅎ
시댁 김장, 정말 힘들었어요.ㅜㅜ
가서는 즐거운 마음으로 일했는데 올라오면서 점점 험악해졌답니다.ㅜㅜ 길이 어찌나 밀리던지요.ㅜㅜ
ㅋㅋ김치는 정말 맛있어요.ㅎㅎ

희망찬샘 2010-11-21 0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책을 소유하려는 마음도 함께 커지더라구요. 꼭 움켜지게 되니 욕심만 커지는 것 같은데... 그 욕심을 어찌 처리할 수가 없네요. 즐거운 일요일 아침,꿈섬님 굿모닝~~~ 입니다. ^^

꿈꾸는섬 2010-11-24 00:32   좋아요 0 | URL
희망찬샘니미 맞아요. 책을 읽으며 소유하려는 마음이 함께 커지는데 그걸 자제하기가 힘들어요.ㅜㅜ
즐거운 일요일 아침 보내셨군요. 전 보람찬 일요일을 보냈죠. 일년 먹을 김치를 엄청나게 담그고 왔거든요.ㅎㅎ

2010-11-21 19: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24 0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이조부 2010-11-22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하면 책 사는것도 남편 의식하는군요~

조국 관심생긴 이유에 웃음이 나와요~ 남자가 봐도 그 사람 잘 생겼어요.

외모도 재능이라는 생각에 평범한 저는.....

꿈꾸는섬 2010-11-24 00:39   좋아요 0 | URL
제가 돈 벌어서 사는거라면 상관없겠지만 남편이 번 돈이니 좀 눈치가 보이네요. 이래서 여자도 일을 해야하나봐요. 당당하게 살기 위해서 말이에요.ㅎㅎ

조국..정말 똑똑하고 정말 잘 생겼죠. 남자가 봐도 그런거 맞죠.ㅎㅎ
예전엔 안그랬는데 결혼하고 애들 낳고 살다보니 잘 생긴 남자가 더 끌리네요. 저 너무 웃기죠.ㅎㅎ
근데 매버릭꾸랑님 평범하세요? 그건 본인 생각아니세요? 저 왜 매버릭꾸랑님이 완소남일거라고 생각했을까요? 실물을 보지도 못했는데 말이죠. 이 참에 실물 공개 하실래요? 정말 평범한가 확인 좀 해보게요.ㅎㅎ

2010-11-23 0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24 0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후애(厚愛) 2010-11-23 0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씨가 너무 추워서 밖에 나가기가 싫어요.ㅜㅜ
한국도 많이 춥지요?
감기조심하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꿈꾸는섬 2010-11-24 00:41   좋아요 0 | URL
후애님 감기 나으셨나요?
한국의 겨울은 삼한사온이니 한 삼일 춥다가 사일은 따뜻하네요.^^
후애님도 감기 조심하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2010-11-24 08: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24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산티아고 가는 길>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산티아고 가는 길
세스 노터봄 지음, 이희재 옮김 / 민음사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작가 세스 노터봄의 <산티아고 가는 길>을 받아 들고 처음엔 난감했다. 무려 500쪽이 넘어가는 책을 읽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었고, 성지순례라는 고정관념때문이었다. 하지만 막상 이 책을 읽어보니 단순히 알고 있던 태양의 나라 스페인의 이미지만이 아니라 스페인이 품고 있던 시간과 공간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게 되었다.  

작가는 평생을 스페인을 드나들며 살고 싶다고 한다. 스페인을 사랑하는 이유는 스페인 곳곳에 숨어 있는 작은 마을에 훼손되지 않은 성지와 교회당을 둘러 볼 수 있기 때문이란다. 작가의 여행은 단순히 보고 듣고 느끼는 차원의 여행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를 아우르는 방대한 서사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나는 현재에 발이 묶여 있다. 무수히 많으 창들이 그려진 그림 앞을 지나간다. 전투 장면을 그린 그림이 벽 하나를 몽땅 차지 했는데도 끝이 안 보인다. 이게루엘라 전투를 묘사한 그림이다. 말도 병사와 똑같은 색깔로 그려졌다. (중략) 나는 마치 군대를 사열하는 지휘관처럼 그 앞을 뚜벅뚜벅 지나서 사람들을 따라 왕좌실로 들어간다. 다른 삶들은 다시 자리를 옮기지만 나는 잠시 서서 왕좌를 바라본다. 그저 작은 의자일 뿐이다. 페리페는 거기 앉아서 끝없이 펼쳐진 대지를 바라보며너 자기가 한번도 가 본 적이 없고 또 앞으로도 가 볼일이 없을 머나먼 영토를 생각했을 것이다.(206쪽)  
   
   
    나는 다가서는 길이 가로막힌 세기와 순간을 그대로 지나친다. 어차피 불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단단히 잠가 둔 세계가 어떤 곳인지 한번 맛이나 보라는 것인지 지도, 책, 편지 따위를 추려서 유리 진열장에 넣어 둔 곳이 있다. 날개가 다 해어진 파란 새 한 마리가 찢어진 깃발을 부리에 물고 리오 틴토 강 위로 날아간다. '1730년: 아카풀코 항구 설계'에는 산 디에고 정착민과 주둔군의 현황도 담겨 있다. 지도에는 항구의 수심도 나와 있다. 그래서 이제 나는 1730년 아카풀코가 얼마나 깊었는지를 안다. 그러나 지도의 시간은 1730년에서 멎었으므로 그 다음의 수심은 모른다. (260쪽)  
   

한적한 마을을 둘러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내가 작가의 입장을 느끼려는 것처럼 작가의 그 옛날 스페인을 다스리던 왕이 되어 생각했을 것이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 수 있었던 것은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과 스페인에 대한 열정과 사랑 그리고 관심이 있었을 것이다. 

작가는 미술과 문학에도 조예가 깊음을 알 수 있다. <시녀들>이라는 그림으로 유명한 벨로스케스와 수르바란의 그림 이야기는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이었다. 또한 돈 키호테, 라 만차로 가는 길 부분도 정말 재미있었다. 

   
 

 작가 밀란 쿤데라는 <돈 키호테>는 최초의 진정한 소설이라고 말했다. 소설의 가장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가 이른바 현실이라는 것이 가하는 온갖 제약을 엄어서면서 상상력이 현실을 제압하는 데 있다고 한다면, 천재 세르반테스는 상상력의 위력을 딱 부러지게 보여 주었다. 지금부터 거의 4세기 전에 허구의 인물이 살았떤 집과 그 속에 있는 화덕과 침대와 주방용품을 내가 뚫어져라 바라보는 것부터가 바로 상상력 덕분이 아니겠는가.(171쪽)

 
   

 산티아고는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즐겨 찾는 성지 순례지라고 알고 있다. 까미노를 걸으며 성 야고보가 묻혔다는 그곳 산티아고로 사람들이 찾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걷기를 통해 자신과의 싸움에 도전하고 싶은 욕망일까? 성지를 찾아가다보면 깨닫게 되는 인생의 진리가 있기 때문일까?  

네덜란드의 노작가는 산티아고로 가기 전에 둘러볼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달려 간다. 그리고 그곳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여행을 한다. 나는 그것을 읽으며 대리만족을 하고 있다. 여러해에 걸쳐 쓴 글들을 단숨에 읽는 것은 쉽지 않다. 작가가 들렀던 곳들을 따라가며 작가의 자세한 설명을 귀기울여 듣는 재미가 솔솔한 책이었다.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책이 내게로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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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11-21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책, 다른 느낌의 리뷰 ^^ 네요~
올리신 글을 읽으니 괜찮은 책으로 다가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좀 해봅니다.

가을의 끝자락입니다. 꿈섬님 즐거운 날이 되시길 빌겠습니다.!!

꿈꾸는섬 2010-11-24 00:43   좋아요 0 | URL
다른 느낌...ㅎㅎ
여전히 가을인건가요?
전 요새 겨울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거든요.
바람결님도 즐거운 날이 되시길 빌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