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생각하다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1950년 여름 일흔다섯 살의 한 노인이 아내와 딸을 데리고 3주간 일정으로
취리히에 있는 '돌더 그랜드 호텔'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는 결혼한 지 45년이 되었으며,
슬하에 여섯 명의 자녀를 둔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였다.(26쪽)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사랑을 생각하다>에는 소개되는 첫 문장만 읽어도 그가 누구인지
짐작되는  노작가가 등장한다.  바로 <마의 산> <베니스에서의 죽음> 의 작가 토마스 만이다.
아내의 중요한 수술을 앞두고, 또 중요한 집필과 인터뷰를 위해 호텔에 묵고 있는 이 작가는
어느 날 티타임에 19세의 호텔 웨이터에게 시선을 빼앗기는데......

쥐스킨트는 책의 앞부분에 토마스 만과 함께 모두 세 가지의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도로에서 만난 차 안의  젊은 연인들, 파티에 초대되어 와서도 집어삼킬 듯이 서로만 바라보다
식사도 마치지 않고 택시를 불러 내빼버리는 70대의 연상녀 50대의 연하남 커플.
'그들은 연인에 대한 사랑 이외에는 모든 것을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37쪽)
쥐스킨트는 묻는다.
그렇게 남은 안중에도 없이, 맹목적으로 상대에게 빠져버리는, 이성을 상실한 상태가 사랑인가?
그리고 이어지는 또다른 질문.
사랑과 배설물은 어떻게 다른가?

사랑을 비교할 적당한 말이 없어서 '배설물'을 가져다 썼을까?
쥐스킨트의 이 용어 선택에서 사랑에 대한 그의 극단적이고도 아주 복잡한 심리를 유추해볼 수 있다.
그런데 사랑을 정의 내리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노력인지 그가 모를 리 없다.

--정의를 내린다는 것은 일반화시킨다는 의미가 아니라 보편적인 것과 구별되는
차별점을 찾는 것이기 때문이다.(14쪽)

책의 뒤에는 완벽하고 허점이 없었던 나사렛 예수와 그에 비해 허점이 많고 실수투성이였던
신화 속 인물 오르페우스를 대비시키고 있는데 사랑과 죽음의 화해에 대한 언급이다.
그런데 너무나 인간적이었던, 그리하여 사랑을 되찾는 일에 실패했던 오르페우스에 대한
그의 경도는 이해할 만하지만, 예수를 그와 일일이 비교하며 에로스도 없고 너무나 용의주도하여
실패도 없었던 인물로 몰고 간 것은 좀 무리하고 어색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생각에 이렇다 저렇다 토를 달 생각은 없다.
내게 있어 좀머 씨와 쥐스킨트는  같은 사람이니까.
그는 '나를 제발 그냥 좀 내버려 달라'고 부탁하지 않았는가!

플라톤부터 시작해 스탕달,  괴테,  바그너, 오비디우스 등을 넘나들며 그가 인용하고
자신의 견해와 조합한 부분도 흥미로워 단숨에 읽혔다.

그러나 약간의 아쉬움은 남는다.
옮긴이의 말에 의하면 2005년 1월 독일에서 개봉된 영화 <사랑의 추구와 발견>의
해설서라 할 수 있는, 그리 길지도  않은  쥐스킨트의 에세이를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건 좋지만,
분량에 비해 책값을 너무  높게 책정한 것은 아닌가!
아무리 그의 팬이 많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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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6-02-16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가격은 너무했어요!
저도 샀지만 흐

로드무비 2006-02-16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ng님, 아침에 눈뜨자마자 읽고 단숨에 써버렸어요.
책값에 대한 약간의 심리적인 보상?ㅎㅎ

2006-02-16 08: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urblue 2006-02-16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점에서 보고 안 사기로 결정했어요.

로드무비 2006-02-16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그럴 줄 알았어요.^^

플레져 2006-02-16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생각해도 오르페우스와 예수는 비교당할만한 인물은 아닌데...
쥐스킨트씨, 다시 생각해보셔요! ^^

2006-02-16 1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6-02-16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림받아도 좋아라우. 까짓 개똥이면 어떻고 소똥이면 어떻겠어요. 눈에 뵈는 거 없이 미치게 사랑하고 싶어라우..흐미..@,.@

하늘바람 2006-02-16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책 읽고 팠는데

비로그인 2006-02-16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보았답니다.. 헉! 했지요...;;;

로드무비 2006-02-16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숍님, 정말 헉=3 소리가 절로 나오지요.^^;

하늘바람님, 책 내용은 괜찮아요.
페이지가 얼마 안 되어 양에 안 차는 것뿐.ㅎㅎ

복돌이님, 개똥이 어떻고 소똥이 어떻다고요?
연애할 때 좀 튕기기도 하고 해야 하는데
우리 복돌이님 우째야 쓰까나.=3=3=3

속삭이신 캘린더 님, 와, 기대할게요.^^

플레져님, 저도 그 말이 목구멍까지.
이런, 간섭 안한다 해놓고 결국 했네요.ㅎㅎ

2006-02-16 16: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검둥개 2006-02-17 0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 영화가 더 보고 싶어지는데요. 사랑의 추구와 발견이라!
로드무비님은 보셨나요? :)

2006-02-17 0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2-17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고맙습니다.
땡스투는 언제나 반가워요!^^

검둥개님, 아직 개봉 안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정보 들어오면 님께 잽싸게 알릴게요.^^

로즈마리님, 표지 예쁘죠?
책이 너무 얇아서 읽는 데 한 시간도 안 걸리더라고요.
그것이 불만.^^

캬라멜 라떼님, 아직도 청소 안 끝났나요?
오ㅐ 페이퍼가 안 보이냐고요.^^
 
씁쓸한 초콜릿
미리암 프레슬러 지음, 정지현 옮김 / 낭기열라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틀 전 모처럼 영화를 보러 나가며 차 안에서 읽으려고 이 책을 가방 속에 집어넣었다.
(영화의 제목은 '미 앤 유 앤 에브리원. 이 리뷰의 제목을 가져왔다.)
마을버스 안에서 책을 펼치는데 몇 장 읽지 않아 호흡이 가빠졌다.

교실에서도 체육시간에도 샤워실에서도 자신의 뚱뚱한 몸이 거추장스러워
어쩔 줄 몰라하는 소녀가 나오는데 그건 바로 나의,  모습이 아닌가.

'자연스럽고 당당하게'가 삶의 기치이건만, 웬일인지 나는 항상 자신이 쩔쩔매며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은 깨닫는다.
'쩔쩔매는 병'은 나의 지병이라고.
이 책의 주인공 에바는 너무 뚱뚱해서 이 병에 걸렸다.
소녀는 사람들의 눈에 안 띄었으면 싶다.
그래서 친구들과도 어울리지 않고 하교길에 혼자 으슥한 덤불숲에 숨는다.
학교 앞 분식집에서 산 연어샐러드를 몰래 먹기 위해.

사실 알고보면 에바는 좀 퉁퉁한 것일 뿐, 스쳐 지나는 사람이 뒤돌아볼 정도로는 뚱뚱하지 않다.
머리숱도 풍성하고 얼굴은 자세히 보면 귀염성스럽다.
남자친구도 한 명 생겼다. 미헬.
공부도 잘하고, 부모도 만족스럽진 않지만 봐줄 만하고.
그 정도면 양호하지 않나?!

그러나 감수성 예민한 청소년기에는 자신의 사소한 문제가 세상의 어떤 기막힌 문제보다
더 큰 것으로 해일처럼 덮쳐온다.
어느 순간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감탄하고,  어느 순간 절망한다.
종잡을 수가 없다.
소심한 성격이나 부족한 재능, 성적 문제도 마찬가지다.
 어떤 열등감은 나이 몇 살에 이르렀다고, 결혼을 했다고 해서, 아이를 낳았다고 해서
 "안녕!"하며 감쪽같이 사라져 주지 않는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한두 가지씩 열등감이 있고,  평생 자신만이 아는  열등감 속에서 괴로워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모른다.

야밤이나 새벽에 냉장고 앞에서 문짝도 씹어 삼킬 기세로 아구아구 음식을 먹어치우고 나서
극심한 자기 혐오에 빠져보지 못한 이라면 에바의 슬픔이, 괴로움이 잘 전달되지 않을 것이다.
에바가 남자친구와 첫 데이트를 할 때, 플로어에 나가 춤을 출 때 해방감을 느꼈다.
나 또한 오죽하면 결혼식을 마치고 나서 신혼여행 길에 오르며  만세삼창을 외쳤겠는가!

난생 처음 연분홍 셔츠를 입고 거울 앞에 섰을 때 자기 자신도 깜짝 놀라버릴 정도로
잘 어울렸다는 에바가 조금 부러웠다.

소설이라기보다 텔레비전에서 한 편의 세미 다큐 프로그램을 보고 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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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6-02-15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이 책 리뷰가 계속해서 올라오는군요..^^
평들이 대체로 좋으네요..

blowup 2006-02-15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리뷰를 네 개쯤 보았는데, 읽지 않은 채 이런 말 하는 거 조심스럽지만, 조금 안이한 결말이라는 느낌도 들어요. 열일곱, 여덟 아이들이 이런 결말에 수긍할까요? 이런 긍정이 그애들을 위로할까요?
그런데, 로드무비 님의 결혼은 도대체 어떤 사연을 품고 있는 걸까요? 서재 어딘가에 그 사연이 공개되어 있나요?

로드무비 2006-02-15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amu 님 그렇게 느끼실 수 있겠어요.
사실 에바의 문제는 그리 크지도 않고(본인은 너무도 괴로워 하지만)
대오각성 같은 게 있는 것도 아니고 잔잔하게 펼쳐지거든요.
그렇지만 안이한 결말과는 좀 거리가 있는 듯.
현실을 그대로 이야기한달까.^^

날개님, 효주 나중에 읽게 빌려드릴까요?
몇 권 있었죠?^^

로드무비 2006-02-15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amu 님, 아참, 그리고 별다른 사연 같은 거 없어요.
저렇게 쓰면 좋아들 하셔서 그냥 한 번 더 썼을뿐.^^

blowup 2006-02-15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오각성은 믿지도 않아요. 그 나이에 무얼 크게 깨닫는다고!(이런 말을 내가 할 줄이야~) 현실을 그대로 이야기한다니, 오히려 믿음직하네요. 제가 읽지도 않고 저 이야기에 너무 익숙해졌나봐요. ㅋㅋ

하이드 2006-02-15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서 슬쩍 얘기합니다만, 엠아이 블루와 같은 청소년 소설은 굉장히 와 닿았어요. 뭔가 제가 모르는 세계를 이야기해줬거든요. 근데, 이 세계는 글쎄요. 이야기가 나쁜게 아니라, 제가 너무 나이들었단 느낌 들었어요.

로드무비 2006-02-15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님이 그렇게 느끼셨다면 저는 어땠겠습니까.ㅎㅎ
너무 평이하고 무난한 감이 없잖아 있죠?^^

namu 님, 에바가 약간 자신감을 회복하는 과정이 꽤 설득력 있어요.
대오각성은 이 나이에도 한 번 못해 봤는데!ㅎㅎ

Mephistopheles 2006-02-15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반대의 경우로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한달동안 식음을 전폐함으로써
오는 자학도 만만치 않더라구요..열등감...하니씩은..품고 있겠죠..^^

하루(春) 2006-02-15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리뷰만으로도 재밌고, 끄덕끄덕 하고 갑니다.

mong 2006-02-16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아니 제가 리뷰에 쓸 얘기들을 댓글에 쓰시면
어쩌시자는 거여요~~엉엉
리뷰 어찌 쓸까요 로드무비님~
독자의 취향을 고려하시는 로드무비님의 서비스 문장
오늘도 마음에 들어요 ㅎㅎㅎ

로드무비 2006-02-16 0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ng님, 어떤 책에서도 리뷰의 실마리를 잘 뽑아내시는 분께서
엄살은!!
그런데 솔직히 리뷰 쓰기 조금 곤란한 책이었어요.^^;

하루님, 끄덕끄덕하신 부분이 어딘지?
혹 냉장고 문짝?^^

메피스토님, 식음을 전폐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을 말씀하시는군요.^^


플레져 2006-02-16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바처럼 저도 열다섯살에는 살 찌는 걸 두려워했어요.
특별한 기억은 없지만 사춘기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요...
에바 로드무비님!

비로그인 2006-02-16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을 둘러싼 이야기라면 그게 사회가 주는 부당한 편견이든, 구질구질한 그 무엇이 되든 저도 에바에게 심리적으로 공감하는 건 사실이네요. 가끔 제 벗은 몸을 볼 때 심한 징그러움을 느낄 때가 있거든요. 흐흐.

로드무비 2006-02-16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이님, 그러니까요.
특히 여성의 몸에 대한 우리들의 시각 자체가
얼마나 이상하게 굴절되고 세뇌되었는지!
자신의 벗은 몸은 어떤 때 보면 귀엽고, 어떤 때 보면
님 말마따나 징그럽지요.ㅎㅎ

플레져님, 사춘기 자체가 먹먹하고 막막한 거니까요.^^
(님이야, 뭐, 그렇게 말씀은 하시지만 사실은
살이 붙어본 적 없지요? 흥=3)

검둥개 2006-02-17 0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공감이 너무 잘 되어서 책을 읽기가 두렵나이다, 로드무비님. ^^ "'자연스럽고 당당하게'가 삶의 기치이건만," (저두 그래요) "'쩔쩔매는 병'은 나의 지병이라고." (그러니까 기치만 높이 세우는 건 해결책이 아닌가봐요. 흑. )

로드무비 2006-02-17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둥개님은 가만 보면 이상한 부분에서 저와 일치하더라?!
얼마나 그 부분이 잘 안 되면 저런 기치를 세웠겠냐고요. 흑.

로드무비 2006-02-20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님, 그 무렵 읽었다면 물론 더 좋았겠죠?
따라서 만세삼창을 해주시다니, 고마워라!^^
 

아마추어 비디오 아티스트인 크리스틴의 직업은 노인 도우미 택시 운전사.
어느 날 고객이자 친구인 마이클을 따라  신발가게에 갔다가 손에 붕대를 친친 감고 있는
점원 리차드를 만난다.
그녀의 복사뼈 부근 구두에 쓸린 상처를 보면서 리차드는 이렇게 말한다.
"아무리 작은 고통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마세요!"
크리스틴은 사랑에 빠진다.
그런데 리차드 이 남자 이상하다.
며칠 전 아내가 짐을 꾸려 집을 나가기로 한 날, 아내의 콧노래에 갑자기 발작을 일으킨 건지
문밖으로 달려나가 자기 손에 기름인지 시너를 붓고 불을 붙이는데......
아내가 남겨두고 가는 두 아들에게 마술을 보여주려고 그랬다나?!
살아가다 보면 그렇게 착란을 일으킬 것 같은 날들이 있다.

 



영화 <판타스틱 소녀백서>의 두 소녀를 떠올리게 하는 이 소녀들.
너무 웃기는 건 이 아이들의 머릿속엔 섹스밖에 없는 걸로 나온다는 거다.
리차드의 동급생인 그녀들은 나름대로 멋을 부린 모습으로 동네를 배회하며
누가 더 남자에게 어필하는지, xxxx를 잘해 칭찬받는지 경쟁을 벌인다.
그런데 신기한 건 발랑 까진 것 같기도 하고 백치같기도 한 이 두 단짝친구가
함께 어울리는 모습이 부럽기도 하고 흐뭇하기도 하다는 것이다.
어른들도 깜짝 놀랄만큼 섹스에 통달한 듯이 구는 그녀들, 막연한 욕망일 뿐,
구체적인 욕망이 아니다.

 



리차드네 이웃으로 피터를 마음에 두고 있는 소녀 실비의 혼수상자.
현실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부유하는 듯한 등장인물들 속에 유일하게
현실적이며 야무진 꿈을 품고 또 실천하는 모습으로 보이는데......

 


한 대 패주고 싶었던 리차드.
용기를 내어 신발가게로 찾아온 크리스틴과 주차장까지 걸으며
그 한 블록의 거리를 인생에 빗대어 대화를 잘 풀어나가는가 싶더니.
얼굴빛을 싹 바꿔 크리스틴의 눈에 눈물이 핑 돌게 만든다.
인생에는 그렇게 무안한 순간들이 있는 법이지.
하지만 불쌍한 놈은 리차드! 크리스틴이 아니라......

 



자신의 작품을 출품하러 간 화랑의 복도에서 운좋게 큐레이터와 마주치는데
비디오테이프를 직접 주자 우편으로 보내달라고 한다. 분실위험이 있다며......
아마도 이 장면 때문에 '디지털화된 시대의 인간소외와 파편화된 어쩌고'하는
평들이 쏟아져 나왔나 보다.
밉쌀스러워 보이던 이 큐레이터, 은근히 귀엽다.
컴퓨터로 채팅을 나누다 '환상적인 섹스'를 꿈꾸며 약속장소로 나오는데
그 상대가 리차드의 일곱 살 아들이다.
내가 제일 동일시를 한 인물이 바로 이 여자!

 


어느 날 엄마는 다른 남자를 만나 떠나고 의붓아빠와 살게 된 형제.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고, 세상은 알 수 없는 일 투성이다.

 










 

 

 

 

 

부실하기 짝이 없는, 실낱같은 관계로 보이는 사람과 사람의 사이. 컴퓨터 자판의 부호만으로 표현했다.
그런데 때로는 오려두기와 이어붙이기 기능만으로도 대화가 가능하다.
일곱 살 소년이 채팅상대인 40대의 여인과 공원 벤치에서 만나는 장면처럼......
조금만 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허심탄회하다면, 이 세상에서 친구를 사귀고 연인을 얻는 일이
그렇게 어렵지 않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타인의 SOS 신호를 못 본 것처럼 시치미를 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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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6-02-15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보시러 대학로 다녀가셨군요 ^^
느낌이 좋은데요?

blowup 2006-02-15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XXXX , 이 네 자가 뭘까 궁금한데요.
영화 보고, 왜 로드무비 님이 큐레이터에게 동일시를 했는지 알아내야겠어요.

urblue 2006-02-15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XXXX 이 네자가, 혹시 XXXX가 아닐까 추측.
어흑. 언제 보러 가나...

숨은아이 2006-02-15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 내게 "아무리 작은 고통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마세요!"라고 말해준다면 저도 당장 사랑에 빠질지 몰라요.

로드무비 2006-02-15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네. 님이 추측하신 그 단어 맞아요.ㅎㅎ
영화 무지 좋던데......빨리 가서 보시라요.^^

나무님, 동일시 내용을 뭐라뭐라 썼다가 지웠습니다.
나무님이 한 번 알아내 보세요.
xxxx가 궁금하시면 전에 올린 미란다 줄라이 감독 인터뷰 보시고요.^^

mong님, 땡기는 영화는 다 이유가 있어요.
사람도 그런 것처럼.^^

로드무비 2006-02-15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저도요!
그리고, 상대의 이성적인 매력이 아니라 그의 상처와
인생을 대하는 태도 같은 것에 호감을 품는 주인공들이 좋았어요.^^

플레져 2006-02-15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리뷰는 내일 읽을게요! 저도 내일 보러가요~ ^^
그래도 몇 줄 스크롤 내리면서 봤어요. 한 대 패주고 싶었던 리차드...ㅎㅎㅎ

DJ뽀스 2006-02-15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번 더 볼까 말까..고민중입니다. ^^:
(시네마테크에서 3월초에 한다네요.)

로드무비 2006-02-15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산에도 개봉중인가요?^^

플레져님, 드디어!^^

비로그인 2006-02-16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젤 윗 사진에 담겨진 신발은 고, 고무신인가요? 저런 거 맨발에 신고 촉촉한 흙길을 혼자 산책하고 싶어지네요, 머릿속을 텅 비운 채. 불쑥. 바닥에 흙이 좀 많이 달라붙으려나..영화가 아니 페퍼가 쓸쓸한 느낌이 들어요.

로드무비 2006-02-16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이님, 단화예요.
키만 좀 크면 저런 구두가 딱 좋은데.ㅎㅎ
이 영화 속의 하늘, 햇살, 엷은 빛의 대기......마음에 들어요.
쓰레기 버리러 나갔다가 문득 올려다본 하늘처럼.
저 오늘 꽤 시적이죠?
복돌이님의 예술적인 댓글 때문에...^^

산사춘 2006-02-16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타인의 SOS 신호를 못 본 것처럼 시치미를 뗀다...
그러게요...

동그라미 2006-02-16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볼라고 하다가 울 신랑의 반응 재미없당~~ 재미있는가봐요..봐야겠당 ㅠ.ㅠ

로드무비 2006-02-17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읽어주는 엄마님, 남자들은 대개 별로라고 할 걸요?
이야기라고 할 것도 없이 어느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 펼쳐지니까!^^

산사춘님, 님은 혹시 급한 일 있으면 제게 타전하세요.
제깍 알아모시겠습니다.^^

2006-02-23 0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2-24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호와 공간님, 책은 오늘 도착하지 않을까 싶은데.
저도 누군가에게 받은 것이 있어서 그냥 돌려드리는 것뿐.^^

2006-02-26 0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2-26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여운 살림총서님, 책 정말 귀엽죠?
님도 주말 잘 보내세요.^^
 

언제든지 사람은, 그 마음은,  고립되어 있다.
마음은 이해받지 못하고 전해지지 않는다.
누구에게도 전해지지 않는다. 때로는 전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그것은 다만 이쪽에서 멋대로 상대의 마음을, 이해한 것처럼 상상할 뿐이지,
사실은 결국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할 리가 없다.
그것은 부모든, 친구, 교사, 누구든 예외없이 마찬가지다.
마음은 알 길이 없다.
(...)
아무도 타인의 마음의 핵심에 접근할 수가 없다.
세계에 57억의 인구가 있다면,  57억의 고독이 있고, 
그리고 그 모두가 치유되지 못한 채 죽는다.

                          --후쿠모토 노부유키 <도박묵시록 카이지> 8권 중에서

 

스토리와 그림 연결없이 저렇게 옮겨 적고 보니 좀 썰렁하지만......
만화 <도박묵시록 카이지>를 재미있게 읽고 있다.
빚 때문에 어딘가로 끌려가 별 괴상망측한 짓들을 수행해야 하는 불쌍한 카이지.
이번에는 도심의 마천루, 지상에서 75미터 높이의 빌딩 사이에 걸친 외줄타기이다.
앞사람의 등을 밀어버려야 살아남을 수 있었던 전번  게임보다, 
각자 알아서 혼자 기어야 하는 이번 게임이 더 무시무시하다.

'57억의 고독'이라는 저 부분에서 뜬금없이 시인 함성호의 시집 제목을 떠올려 버렸다.
 <56억 7천만 년의 고독>,  내가 무지 좋아하는 시집. 잠시 보던 만화를 덮고, 시집을 꺼내 펼쳤다.


(......)
나도 뜨겁거나 차지 않은 것들은 모두
내 입 밖으로 뱉아버리겠습니다
당신의 그 지루한 기다림만큼
아무것도 제시할 수 없는 이 위증의 세계에서
나도 그댈 겁나게 기다립니다
당신은 오래 꽃과 비의 정원에서 서 계세요.
나는 넘치는 술잔을 들고 삼독번뇌의 바람을 기다리지요

                            
--함성호 詩  '56억 7천만 년의 고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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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6-02-14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일하시느라고 얼굴 안 비추시는 줄 알았더니, 만화책 보고 계신거였어요?

로드무비 2006-02-14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그러면 안되나요?=3=3=3

숨은아이 2006-02-14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공감하는 순간의 반짝임을 믿어요.

Mephistopheles 2006-02-14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이지를 보고 있으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놈은 아직까지 정신을 못차린 거야...'

치니 2006-02-15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함성호, 보관함으로.

커피우유 2006-02-15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가위바위보 하나에 인생전체의 철학이 담길수도 있다는거..카이지 보고 알았어요 ^^
그림체는 참 거시기한데..이상하게 매력있더라구요.

mong 2006-02-15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년전에 3호선 버터플라이 공연을 보는데
함성호씨가 나와서 시낭독을 했어요
3호선의 분위기와 잘 맞는 시인이네...하면서 혼자 좋아했던 기억이 나요 ^^

이누아 2006-02-15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를 잘 안 읽는데 한번 보고 싶네요. 책대여점 같은 데 가면 빌려 볼 수 있나요? 아니면 따로 구입해야 하나요? 30권이나 되는군요. 1권은 품절이고.

blowup 2006-02-15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함성호 씨랑 성기완 씨가 친하지 않나요?
<도박묵시록 카이지>는 보다 말았는데... 지쳐 나가 떨어졌다고 해야 하나.
심리적으로 힘들지 않나요?
'57억의 고독'에서 함성호 씨의 시를 떠올리시다니. 로드무비 님도 참 멋지세요.

로드무비 2006-02-15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amu님, 단순한 거죠.ㅎㅎ
제가 밑줄 그어가며 읽은 시들이 여러 편 있거든요.
성기완 씨는 음악평론가 아닌가요?
시인과 친한지는 잘 모르겠고.
카이지는 이제 9권 읽는데 아직까지는 재미있어요.^^

이누아님, 대여점에서 빌려 읽으세요. 무슨 수로 30권을 사겠어요.
이누아님이 아주 재밌게 읽으실 만한 만화입니다.^^

mong님, 건축을 전공한 이라 더 좋았던 것 아니에요?
이 시집 읽고 <정신착란의 뉴욕>인가 하는 책을 읽고 싶어
수첩에 적어뒀죠. 건축책인 것 같은데 아시면 좀...^^

커피우유님, 그러니까요.
인간의 극한을 밀어붙이는 힘도 그렇고 카이지 개인의 매력도
무시할 수 없고...재밌어요.^^

치니님, 보관함이 터져나가지 않나요?ㅎㅎ

메피스토님, 저는 대견해 죽겠더만.
그러는 님은, 정신 차리셨는지요?=3=3=3

숨은아이님, 저도요.^^*

Mephistopheles 2006-02-15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요..^^ 애 딸린 유부남이긴 하지만 철은 아직 안들었다고 보고 싶어요..

blowup 2006-02-15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기완 씨 이야기는 몽 님 댓글 때문에 했어요. 이 사람이 3호선 버터플라이라는 밴드를 하고 있거든요. 음악평론가, 시인, 번역가이기도 하죠(재능이 많아서 고민인 사람. 라디오 진행도 하는구나.)
함성호 씨의 아내인 김소연 씨(그이는 이런 표현을 싫어하긴 해요)의 시도 좋아해요. <극에 달하다>는 제가 선물할 때 자주 고르던 시집.(하이텔에 올라오던 그의 예민한 산문들에 열광했었던 시절이.)


mong 2006-02-15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무님, 맞아요 두분이 친하죠 ^^
성기완씨 평론도 꽤 재미있었는데~ㅎㅎ
로드무비님, 정신착란의 뉴욕은 렘 쿨하스라는 네덜란드 건축가가 쓴 책인데요
저도 읽어 보지는 않았는데요 [정신착란병의 뉴욕]이라고 책이 나와 있어요
렘쿨하스는 재미있는 설계도 많이 했구요 일본에서도 좋아라 하는 건축가랍니다
오만방자한 캐릭터에다 강연회도 했어요, 제 선생님중 한분과 막 싸우기도..ㅋㅋ
삼성에서 초빙해다가 리움 메인 디자인도 했어요 ^^

로드무비 2006-02-15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ng님, 글고보니 밴드도 한다는 얘기를 들었던 듯.
씨네21에 한동안 글 썼잖아요.
정신착란병의 뉴욕으로 책이 나와 있다고요?
찾아볼게요. 감사!^^

namu님, 재능이 없어서 고민인 사람도 있는데 세상 참 불공평해요.ㅎㅎ
김소연 시인 시 저도 재밌게 읽은 적 있어요.
<극에 달하다> 읽어볼게요.^^

메피스토님, 나이나 결혼 유무와 '철'은 별로 상관이 없는 것 같아요.
저만 보더라도......^^

날개 2006-02-15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은 진작에 읽었는데, 댓글은 이제 달아요...^^
워낙에 바쁜 몸이라...음하하~ (한 대 맞겠다.....히히~)
열심히 읽고 계시는군요.. 지금쯤 다 읽으셨을라나?^^

숨은아이 2006-02-15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도박묵시록 카이지, 날개님께서 빌려주신 거여요? 그럼 저도 빌려주시려나요? (내가 빌린 것도 아직 다 못 읽었으면서!)

날개 2006-02-15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숨은아이님.. 제가 빌려드린거 아니어요..^^ 이 책은 저도 없어요...

로드무비 2006-02-15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만화는 우리 동네 대여점에서 빌려 보고 있습니다.
날개님이 꼭 보라고 하셔서.^^
(최강전설 쿠로사와를 읽고 이 작가에게 호감도 생겼고...)

날개님, 9권에서 일단 스톱이에요.
책장수님이 오면 빌리러 나가려고요.^^

로드무비 2006-02-15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이 그새 오시다니!^^

숨은아이 2006-02-16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a
 
아르마니 아쿠아 디 지오 오데토일렛 - 여성용 35ml
아르마니
평점 :
단종


요즘의 나처럼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향수를 따로 두고 좀 싼 가격의,  그것도 세일중인 향수를 
사거나  떨어져도 아예 사지 않게 되는 건 확실히 재미없는 일이다.
좋게 말하면 어떤 향의 집착에서 벗어났다는 말이 될 테고, 나에게서 어떤 향이 풍기든  이제
상관없다는 뜻이 될 것이다.

아쿠아 디 지오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향수다.
오래 전, 엷은 산호빛 액체가 담긴 심플한 디자인의 납작한 병을 보았을 때,
첫눈에 반한 남자 앞에서처럼 가슴이 설레었다. 그 신선하고 부드러운 향은 어떻고......

향수는 그 주인의 체취와 결합하여 또 전혀 새로운 향을 발산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렇다면 내가 오래 전 다소 과용하는 기분을 억누르고 계속해서 애용했던  아쿠아 디 지오
"드라이할 것!"을 끊임없이 자신에게 요구하던, 젊음이 조금씩 시들어가던 그 무렵의 나와는
엄청나게 잘 맞았던 것이 틀림없다.

나는 지금도, 그때 나에게서 기분좋게 풍기던 지오의 향기를 생생하게 기억한다.

아쿠아 디 지오의 향기는 향이 거의 다 날아갈 무렵, 늦은 저녁이나 깊은 밤 최고조에 달한다.
그 사람의 몸에서 하루종일 스며나온 땀냄새와 결합하여 숙성된 향의 감미로움이랄까!
거기에는 묘하게도 약간  피로하면서도 슬픈 냄새가 묻어 있다.

오늘 아침 밥상머리에서 향수 이야기가 나와서 남편과 나눈 대화.

"아쿠아 디 지오 향 기억하지? 그게 바로 나의 향기야.(이런 억지라니!)"

"(그리운 표정이 되며) 참,  좋았는데! 그런데 왜 이제 그 향수 안 써?"

"가격이 얼만데!  그리고 이제 남자도 잡았겠다, 향수가 무슨 소용이야!"

어이없는 나의 대답에 순진한 남편은 가까운 시일 내 아쿠아 디 지오를 한 병 사주기로 약속했다.
(화장품 리뷰 이렇게 써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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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2-11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잘 기억나지 않는 향기네요. 원래 제가 향수부분에 넘 약해서 함 맡아보고 싶어요

mong 2006-02-11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저도 이향 좋아라 하는데~
전 향수나 기타 인공적인 향 자체도 싫거니와
조금 진한 향을 맡으면 재채기를 해주시는 (촌스런) 경향이...
리뷰 아조 귀여워요 ^^

니르바나 2006-02-11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화장품에 댓글달기는 처음입니다.
여성의 향기가 향수의 그것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란 적이 있습니다.
선물하신 분에게 좋은 향기로 돌아오니 일석이조의 선물이군요.
또랑치고 가재잡고...

panda78 2006-02-11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쿠아 들어가는 향수와는 상극임에도, 리뷰 읽으니 무지 사고 싶어져요. ^^;;
리뷰 넘 좋은데요-

날개 2006-02-11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어요..^^
화장품 리뷰 잘 못쓴다고 하시더니.. 잘만 쓰시는군요...

2006-02-11 1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야클 2006-02-11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그 향기 너무 궁금하네요. ^^ 민감성 코의 소유자 야클.

로드무비 2006-02-12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 마린 플로라 계열의 향이랍니다.
화려한 향은 아니고 '섹시' 쪽도 아니고...한번 써보세요.
그리고 남자에게는 아니다 싶으면 저에게 주심이...^^

속삭이신 님, 저는 왜 님의 고민이나 튕튕 부은 눈까지
부럽고 사랑스러워 보일까요?
저한테 얘기할 만한 거면 털어놓아 보세요.
아시잖아요, 저 입 무거운 거, 님 좋아하는 거.
오늘쯤은 랄랄라~ 하고 데이트 하러 나가셨을 거야. 그죠?^^

날개님, 제가 뭔 리뷴들 못 쓰겠습니까?!(잘난척=3)
어제 갑자기 집에 있는 모든 화장품의 리뷰를 쓰고 싶더라니까요.ㅎㅎ
사실은 내가 좋아했던 향수에 대한 페이퍼를 쓴다는 것이
그만 리뷰로 변신한 거랍니다.^^

판다님, 아쿠아 쪽이 아니시라고요?
뿌와종 쪽인가요?ㅎㅎ
아무튼 오랜만에 님 칭찬 받으니 너무 기뻐요.
화장품 리뷰 계속 쓸까요?^^*

니르바나님, 귀여워 죽겠어요.
화장품 리뷰 밑에 댓글 다시는 님이.
그런데 아무래도 돈이 아까워 현금으로 달랠까 생각중입니다.ㅎㅎ

mong 님, 저도 싫어하는 향이 너무 많아서.
의리파, 단골파 인생답게 향수라곤 저것만 몇 병 썼어요.
갑자기 어제 그 향이 그립더군요.(그 향이 풍기던 나라는 사람이!)^^

하늘바람님, 가게 가시면 한번 맡아보세요.
마음에 드실 거예요.^^



Mephistopheles 2006-02-12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은 저녁이나 깊은 밤 최고조에 달한다.'
밑줄 좍좍 그었습니다....^^

로드무비 2006-02-12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밑줄만 긋지 마시고.^^
(생략된 말은 뭘까요?ㅎㅎ)

플레져 2006-02-12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로드무비님, 쭈욱 화장품 리뷰 써주세요.
정말 사고 싶어져요! ^^
책장수님께 한 말씀, 참으로 인상적입니다. 남자도 잡았겠다!! ㅎㅎㅎ

반딧불,, 2006-02-12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치겠슴돠. 무비님 리뷰는 마약이라고 ..!!!!(에이 멀리 도망가야지===3333)

로드무비 2006-02-12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저 향수가 좀 땡기시나 봐요?! 헤헤~~

플레져님, 제 화장대에는 로션하고 스킨, 딱분밖에 없는데요?ㅎㅎ
저 말을 내뱉고나서 저도 어이없어 웃었답니다. 한참을!^^

panda78 2006-02-13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저는 쁘아종 중에선 녹색 땅드르 쁘아종파입니다. (그냥 쁘아종은 감당이 안되던데요..;;;) 그린티같은 상큼한 과일향쪽이 제일 좋구요. 연한 꽃향도 좋아하구요.

화장품이랑 향수 리뷰 계속 써주셔요, 독특해요. ^^

2006-02-13 1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2-13 2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2-14 14: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2-14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가그린님, 왜 그런지 저는 알지요.ㅎㅎ

속삭이신 그리운 향님, 아이고 반가워라.
겁나게 바쁘신가요?^^

속삭이신 원고료님, 제가 하나 사고보니 좋아서.
좋아해 주시니 다행입니다.^^

판다님, 전 바이올렛 색이라 하나요?
아무튼 그 쁘와종을 한 번 선물 받아본 적 있는데 향이 무시무시하더라고요.
그린 색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판다님이 좋다시는 거 보면 틀림없겠습니다만...^^

2006-02-14 19: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2-14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망의 밥상님, 깜짝 놀랐잖아요.^^

2006-02-14 1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6-05-04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핫핫핫 리뷰쓰러 들어왔다 님글 보고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