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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맵 - 에너지·기후·지정학이 바꾸는 새로운 패권 지도
대니얼 예긴 지음, 우진하 옮김 / 리더스북 / 2021년 5월
평점 :
<뉴맵>, 대니얼 예긴 지음, 우진하 옮김, 리더스북, 2021
현재 국가들 사이의 갈등 문제에는 에너지가 중심에 있다고 한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석유를 중심으로 그려진 ‘세력 지도’가 미국의
셰일 혁명, 재생에너지 설비 단가 하락, 기후 위기 등으로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고 한다. <뉴맵>은 그 새로운
지형을 설명하는 책이다. 에너지 강대국인 미국, 러시아는
물론 세계의 공장으로 에너지 최다 소비국인 중국의 입장에서 지도를 설명한다. 석유 의존도가 높은 중동
지역의 지도와 함께 석유 산업 전체의 지형을 변화시킬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차, 공유차량서비스와 기후 위기로 변화될 지도를 그려준다. 석유의 흥망성쇠를
담은 석유의 역사서이자, 인류가 당면한 기후 위기를 극복할 에너지 혁명 전망서다.
미국의 지도
미국의 셰일 혁명은 수십 년 동안 석유 시장을 지배해왔던 ‘OPEC과
비 OPEC국가들의 대결’이라는 구도를 미국과 러시아, 사우디아리비아라는 ‘빅 3’의
시대로 바꿨다고 한다. 1998년 셰일 가스 유정 개발 이후 규모 면에서 10년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사우디아라비아에 필적한 만한 석유 자원을 새롭게 개발했고, 40여 년 만에 세계 최대의 석유 생산국 자리를 되찾았다고 한다. 지난
40년 간 미국의 에너지 정책과 외교 정책은 에너지 자원의 부족 및 취약성에 대한 염려로 점철되었는데, 셰일 혁명으로 인해 에너지 안보 불안 해소는 물론 경제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것이다.
2019년 PGC는 미국 내에서 생산 가능한 천연가스의 양을 2002년의 세 배로 추정했다. 생산이 크게 늘어나자 아예 ‘셰일 폭풍(shale gale)’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41쪽)
2009년 1월에서 2014년 12월 사이 텍사스의 총 석유 생산량은 세 배 이상 늘어났다. 이 무렵
텍사스주 한곳만의 석유 생산량은 멕시코를 웃돌았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OPEC 회원국들을
능가할 정도였다.(58쪽)
셰일가스는 미국의 이른바 ‘제조업
부흥’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세계 경제에서 미국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66쪽)
러시아의 지도
러시아는 미국, 사우디아라비아와 더불어 석유 생산국 빅 3이며, 천연가스 생산 세계 2위, 천연가스 수출 세계 1위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국가 예산의 40~50%, 수출
수익의 55~60%, GDP의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천연 자원을 통해 세계 경제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한다.러시아는
유럽 천연가스 소비량의 40% 이상을 공급하고 있어, 유럽
내 지정학적 갈등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한다.
‘에너지 초강대국’이기도
한 러시아는 30여 년 전 소비에트 연방 몰락 이후 천연가스를 둘러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리투아니아와의 갈등과 러시아를 강대국으로 재건하려는 블라디미르 푸틴의 강력한 의지로 러시아와 주변 국가는 불안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한다. 또한 중국과 함께 ‘절대적 주권(absolute sovereignty)’을 행사하며 미국의 ‘패권주의’, ‘일방주의’에 대항하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는 유럽이 소비하는 전체 천연가스의 40%
이상을 공급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유럽에서 일어나는 지정학적 갈등의 주요 원인이라 할
수 있다.(128쪽)
2009년 1월 1일, 러시아는 다시 한 번 우크라이나가 소비하는 천연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 그러면서
푸틴은 서유럽으로 가야 할 천연가스를 우크라이나가 또 다시 중간에서 훔치고 있다고 단언했으며, 아예
우크라이나를 거쳐가는 모든 천연가스 공급 자체를 중단시켜버렸다.(136쪽)
러시아와 중국은 자신들이 “일극
체제”라 부르는 미국이 “절대적 주도권을 쥐고 있는” 국제적 체제는 물론 비정부 기구며 활동가들이 사주하는 체제 변동과 민주주의 확산 운동 모두에 힘을 합쳐 대항하기로
했다. 양국이 중요하게 내세우는 건 다극화 체제, 그리고
무엇보다 자국 문제를 스스로 알아서 하겠다는 각자의 “절대적 주권”이었다.(181쪽)
중국의 지도
중국은 지난 20여 년간 이룩한 경제적, 군사적 성장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 경제대국에 오르고 싶어 한다고 한다. ‘세계의
공장’에서 가치사슬 전반으로 영역을 넓히고, 인공지능, 친환경 관련 산업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석유 제품 수입 의존도가
75%에 달하는 중국은 남중국해의 영해 주장과 ‘일대일로’를 통해 안전하고 안정적인 에너지 루트를 확보하려 한다. 중국을 세계의
중심에 놓겠다는 ‘일대일로’를 통해 제공된 중국의 차관을
갚지 못해 ‘빛의 함정’에 빠지는 국가도 생기는 등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석유 문제와 관련해서 미국과 중국의 차이는 분명하다. 중국은 석유 제품의 7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 입장에서
이 문제는 자국의 중요한 약점이자 전략적 정책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 중 하나다.(203쪽)
G2의 경쟁은 두 가지 영역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다. 하나는 말 그대로 일반적인 지도에서
볼 수 있는 남중국해이며, 다른 하나는 세계 경제 지도를 다시 그리려는 노력을 나타내는 이른바 ‘일대일로’다.(205~206쪽)
중동의 지도
중동은 세계의 화약고라고 불릴만큼 많은 분쟁에 시달렸다. 식민
제국주의 영향이 가장 크다. 민족을 고려하지 않고 제국주의 국가 사이에 협의한 국경선이 분쟁의 씨앗이다. 중동에서도 1차 세계대전 후 오스만 제국이 무너지자 영국과 프랑스가
분할 점령을 협의한 ‘사이크스-피코’ 협정을 체결한다. 하지만 ‘다양한
언어와 민족으로 구성된’ 특수성은 고려하지 않고 임의로 선을 그어 나눔으로써 오늘날까지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중동지역은 수니파를 대표하고 아랍 민족으로 구성된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를 대표하고 페르시아 민족인 이란은
중동지역의 주도권을 놓고 다투고 있으며, 범아랍 민족주의와 정치세력으로서의 이슬람교, 이스라엘 반대 세력들, ‘이슬람 민족 국가들’의 칼리프 지배하의 제정일치 국가를 꿈꾸는 ISIS 같은 이슬람 원리주의자들까지
복잡하게 얽혀있다고 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전 세계의 석유 수요 정점을 우려해 석유에 의존한 경제에서
탈피하고자 노력하고 있고, 이란은 미국의 경제 제제로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석유 수출을 늘리고자
한다.
이란 혁명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질서를 뒤흔들었으며 오늘날 이 지역을 관통하는
깊은 갈등의 골들을 만들었다. 호메이니의 새로운 헌법은 이란 혁명이 단지 이란뿐 아닌 ‘전 세계 단일 공동체’ 구성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충분할 정도로 분명히
드러낸다.(304쪽)
2003년 사담 후세인이 몰락하자 두 나라는 이제 더 이상 공동의 적에 의한 위협을 느낄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기 후 수니파와 시아파로 갈라진 이라크가 내전 상태에 돌입하면서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도 서로 충돌했고, 이란이 이라크에 대한 지배권을 가지려 시도하면서 양국의 갈등은 더욱 커져갔다.(321쪽)
중동 지역에서 벌어지는 모든 크고 작은 갈등들 중 상당수는 이 지역의 패권을
놓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벌이는 더 큰 규모의 다툼으로 형성된 것들, 즉 이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냉전’의 결과물들이다. 이란은 자신들이 이룩한 혁명 전신을 수출하고 미국과 이스라엘 및 아랍 왕정에 대항하는 ‘저항 세력’을 지원하겠다고 공공연히 선언함과 동시에 자국의 이슬람
혁명을 끝까지 사수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328쪽)
또 다른 지도
향후 석유 관련 지정학적 지도를 새롭게 바꿀 수 있는 요소들로 ‘석유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전기자동차, 빌려 쓰고 공유하는 서비스로서의 이동 수단,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는 자율자동차’를 꼽는다. ‘자동차 관련 기술’이 산업 주도권을 놓고 치열하게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다가올 미래에 사람들이 어 이상 차를 ‘생산된
제품으로서의 이동 수단’으로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실체가
없는 서비스로서의 이동수단’으로만 활용하게 된다면 자동차와 석유 산업은 큰 변화를 겪을 것이다.(514쪽)
전기자동차의 수요는 2030년까지
1,800%가 늘어나 전 세계 자동차 수요의 85%를 차지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또 다른 핵심 재료인 코발트의 수요는 1,400%가 늘어나게 된다. 전 세계에서 소비하는 코발트의 50% 이상은 지구상의 단 한 곳, 콩고 민주공화국의 카탕가에서만 생산된다.(483쪽)
기후 지도
세계의 에너지 지정학적 지도는 셰일 가스 등 공급량 증가, 석유
수요 정점과 함께 ‘기후 위기’, ‘기후 재앙’으로 인한 화석연료 사용 규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설치 단가 하락으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고 강조한다. 다만
탄소 순배출 제로를 위한 해결책이 뚜렷이 보이지 않고, 개발도상국의 빈곤 해소를 위한 경제성장이라는
문제로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어려움을 지적한다.
‘기후 변화의 통제가 불가능한 상태’로 이어질 ‘결정적
순간’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그렇게 커져가는
공포는 단어나 용어에도 반영이 되어 ‘지구 온난화’나 ‘기후 변화’와 같은 표현들을 아예 ‘기후
위기’ 혹은 ‘기후 비상’이나
‘기후 재앙’ 같은 말로 바뀌었다.(537쪽)
태양광 전지판의 가격은 2010년에서
2019년 사이 무려 85%나 떨어졌고 그렇게 되기까지는
중국의 제조 업체와 엄청난 생산량 및 기술 발전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셰일 혁명의 출현과 마찬가지로
이 정도 규모의 가격 하락은 결국 에너지 자원의 혁명으로 이어지게 된다.(554쪽)
3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하루 1.25달러 이하의 돈으로 살아가고 있는 국가 입장에선
빈곤과 경제성장 문제를 에너지 자원 문제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568쪽)
미국과 중국의 갈등,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 중동 국가의 분쟁 관련 뉴스는 사건을 중심으로 표상적으로 다뤄지고 있어 깊이 이해하기 어렵다. 에너지를 중심으로 각 국가들의 지정학적 역학 관계를 들여다 보니 사건의 내면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중동 국가의 역사와 분쟁의 근원을 이해할 수 있었다.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