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마리 까마귀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2
그림 형제 글, 펠릭스 호프만 그림, 김재혁 옮김 / 비룡소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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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형제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그려 둔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시리즈다. <<행복한 한스>>를 그린 그림작가의 작품이다.

이야기 구조는 아주 간단하다.

일곱 아들을 둔 부모님은 딸이 태어나길 빌었고 귀하게 여덟 번째 예쁜 딸을 낳았지만, 몸이 너무 약했다. 그래서 죽기 전에 세례라도 받게 해 주고 싶어 마을 우물에 가서 물을 떠 오라고 했는데, 오빠 일곱이 서로 자기가 하겠다고 하다가 병을 우물에 빠뜨리고 만다. 아무리 기다려도 아들들이 나타나지 않자 아버지는 너무 꽤심하여 까마귀나 되라고 저주의 말을 퍼부었는데 그것이 그대로 실현 될 줄이야. 다행히 여자 아이는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랐는데... 어느 날 우연히 자기에게 오빠가 일곱이 있었고, 그 오빠들이 자기 때문에 불행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오빠들을 찾아 길을 떠나게 된다. 걷고 걷고 걷다가 뜨겁고 무서운 해를 피해, 차갑고 으스스한 달을 피해, 상냥하고 친절한 별을 찾아 가게 된다. 그곳에서 유리산 속에 있는 오빠들을 구하기 위한 병아리 다리를 얻게 된다. 그것이 바로 그 유리산의 열쇠라는 것이다. 유리산에 도착은 했지만, 병아리 다리를 오는 중에 잃어버린 것을 알고는 소녀는 자기 새끼 손가락을 잘라 열쇠구멍에 밀어넣고 다행히 그걸로 문을 여는데 성공한다. (에고 무서워~) 오빠들이 먹는 음식에 집에서 가지고 나온 엄마의 반지를 숨겨 두고, 그것을 알아차린 오빠가 "아, 여동생이 왔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우리 마법이 풀릴 텐데..."하고 이야기 한다. 숨어서 듣고 있던 여동생이 모습들 드러내자 오빠들은 다시 사람의 모습이 되어 함께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그런 이야기다.

부모의 자식에 대한 차별적인 발언은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이 책을 읽으며 생각했다. 하지만 진한 형제애는 그 아픔을 치유할 힘도 가진다는 것을. 하나 아쉬운 점은 이 그림책의 소녀의 모습이 옛이야기의 그림에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복장이었다는 것. 그림이 이 이야기의 느낌을 조금 못 살렸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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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스쿨버스 3 - 아널드, 버스를 삼키다 신기한 스쿨버스 3
조애너 콜 지음, 브루스 디건 그림, 이연수 옮김 / 비룡소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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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신기한 스쿨버스를 처음 읽고, 참 읽기 편하고 간단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오늘 이 책을 읽고는 '키즈'라는 말이 붙은 것과 붙지 않은 것은 차이가 많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시리즈는 적어도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서 읽어야 할 것 같다. 아이들의 과학적 호기심을 상당부분 충족시켜 줄 수 있으리라 보여진다.

아널드의 몸 속으로 들어간 스쿨버스는 우리 몸의 소화기관을 차례차례 지나가고 호흡기관, 순환기관에 대한 여행도 한다. 나는 몸을 다 돌고 난 버스가 똥구멍으로 나올 줄 알았는데, 아널드의 재채기로 바깥세상으로 나온다. (덜 지저분해서 다행이다. ^^)

프리즐 선생님의 옷에 그려져 있는 그림, 귀걸이, 신발 등을 그냥 지나치지 말라고 친구들의 대화주머니 속에는 "선생님의 옷 좀 봐, 구두 좀 봐."하는 대사가 나온다.

이 책을 읽으려면 참 눈이 바쁘다. 그림 하나하나도 그냥 넘길 것이 없다. 기본을 이끄는 이야기와 아이들의 대화 주머니, 그리고 좌우에 배치 된 이론적인 지식들까지. 하나하나 읽다보면 이 책에서 주고자 하는 액기스 과학 정보를 다 받아 들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인 세포에 대해, 여러 가지 세포의 모양을 그려두어 이해하게 했고, 혀에서 느끼는 맛감각, 음식물이 지나가는 길, 작은창자의 융털이 하는 일, 모세혈관에서 적혈구와 백혈구, 혈소판들이 하는 일, 허파에서의 산소공급, 심장 운동, 뇌에서 하는 일, 척수, 신경다발, 근육들이 하는 일들을 설명하고 있는데...

정말 프리즐 선생님 반 아이들처럼 조그만해진 버스와 함께 조그만해져서 몸 속 탐험을 마친다면 우리 몸에 대해 더 조사해 보는 숙제가 지겨운 숙제가 아닌, 무척이나 행복한 탐구 과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에게 과학을 새로운 방법으로 소개해 주는 신기한 스쿨버스의 오랜 생명력의 비밀은 읽어보면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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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 아내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6
아카바 수에키치 그림, 아가와 수미코 지음, 김난주 옮김 / 비룡소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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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색이 짙은 그림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자꾸자꾸 떠오르는 책이 있다. 솔거나라 시리즈 중의 한 권인 <<그림 그리는 새>>가 그것이다. 내소사 단청에 얽힌 전설을 그림으로 그려 둔 책인데, 새의 목숨을 구해 준 스님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아가씨의 모습으로 나타난 가룽빈가의 이야기, 그리고 절대 들여다 보지 말라고 했건만 들여다 보는 바람에 마지막 단청을 칠하지 못하고 날아가 버린 그 이야기가 두루미 아내와 너무나도 닮아 있어 정말 깜짝 놀랐다.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그림 그리는 새>>도 꼭 읽어 봤으면. 일본의 이야기와 우리의 전통 이야기를 비교 해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요헤이라는 가난한 청년은 날개에 화살을 맞아 버둥거리는 두루미 한 마리를 구해 준다. 그 날 밤늦게 아리따운 아가씨가 요헤이의 집으로 와 아내로 맞아 달라고 하고. 요헤이와 아내는 부족한 가운데서도 행복하게 살았다. 하지만, 겨울이라 일거리가 부족해서 살 일이 막막하기만 하다. 아내는 자신도 베를 짤 테니 그것을 내다 팔라고 한다. 대신 자기가 베를 짜는 동안은 절대로 들여다 보지 말라고 하고. 그 베는 아주 아름다워 비싼 가격에 팔렸다. 하지만, 이내 돈은 떨어졌고 다시 아내는 베를 짜게 된다. 베는 처음보다 더 고왔지만, 아내의 모습은 더욱 야위었다. 이웃 마을 사람이 요헤이네 살림이 넉넉해진 것을 알고 그 베의 값을 아주 비싸게 받을 수 있도록 부자집에 다리를 놓아줄 테니 베를 한 번 더 짜라고 한다. 아내는 더 이상 짤 수 없다고 하지만, 남편의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보고 끝내 베를 짜 주겠다고 약속을 한다. 그리고 절대로 들여다 보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처음에는 사흘, 두 번째에는 나흘 걸리던 그 일이 닷새가 되어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요헤이는 실도 없는데 고운 베가 짜 지는 것이 너무나도 이상하여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들여다 보고 말았다. 방에서는 두루미 한 마리가 자기 깃털을 뽑아 고통스럽게 베를 짜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은혜를 입은 두루미가 그 은혜를 갚기 위해 사람의 모습으로 요헤이를 찾아 온 것이다. 그리고 두루미 아내는 떠난다. 뒤늦은 후회는 소용없는 법.

아이들은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남에게 친절을 베풀면 그 보답이 있을 거라는 것, 지켜야 할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그 댓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 그러한 것들을 알아가게 되지 않을까? 옛날 이야기 형식이라 글이 참 재미있게 읽힌다. 두루미 아내가 남기고 간 마지막 베의 은은한 빛에 눈이 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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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가 집을 나갔어요 소년한길 유년동화 1
호세 루이스 코르테스 지음, 아비 그림, 나송주 옮김 / 한길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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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에서 이제 그만 자자고 하면 책 안 읽고 주고 자라 한다고, 아님 조금 읽어 주면서 자라 한다고 울어버리는 눈물이 무기인 우리 찬이. 찬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는 아주아주 이름 난 그림책을 가지고 아이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찬이는 어린이집에서 선생님이랑 함께 읽은 책을 너무 좋아하고, 집에서도 선생님이 그러셨던 것처럼 엄마도 제목부터 짚으면서 천천히 읽으라고 이야기 한다. 우리 찬이가 어린이집에서 읽었던 이 책이 무척 맘에 들었나 보다. 제목을 말하고는 낄낄낄 웃곤 해서 찬이의 그 기쁨이 집에서도 계속 되라고 책을 사 주었다.

집에 온 책을 누나가 먼저 읽고는 한다는 말이 "에이, 좀 시시해. 같은 말만 반복되고." 참 뜨아~ 한 반응이다. 희망이는 내가 봐서 아주 재미없어 보이는 모든 책들에 후한 점수를 주는 편인데... 이 책에는 냉정하다.

어제 잠자리에서 찬이에게 처음으로 이 책을 읽어 주었다. 그림풍은 만화같다. 내용은 말 안 듣는 개구쟁이 짓을 하며 사고를 칠 때마다 엄마에게 두 대씩 맞는 엉덩이가 절대로 착해지지 않을 것 같은 세사르에게 집을 나가겠다고 이야기 하고는 짐을 싸 들고 모자를 쓰고 퉁퉁 부어서는 길을 떠나 버리고 만다는 것. 그 상황이 대수롭지 않을 것 같았는데, 엉덩이가 없어 의자에도 앉지 못하고 재미있는 자전거, 그네, 회전목마, 미끄럼틀도 탈 수 없음을 알고 세사르는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된다. 그리고는 착해져야겠다 맘 먹고 울다 잠이 드는데.. 다음 날 엉덩이가 다시 집으로 돌아 와 있는 것이다. 세사르의 예쁜 짓에 엄마는 이제 엉덩이 두대 찰싹이 아니라 "아고, 귀여운 내 강아지!"하시며 엉덩이를 토닥여 주신다는 그런 내용.

시시하다고 하는 희망이와는 달리 나는 이 책이 무척 재미있었다. 사실 이 책 살 때 다른 분들이 쓰신 리뷰 보고 살까말까를 조금 망설였다. 제목 말고는 볼 것이 없다, 엉덩이라는 말에 아이들이 후한 점수를 주는 것 같다...고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은 책이란 어른을 만족시키는 것에도 성공하면 좋겠지만, 아이들이 열광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족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찬이를 열광시켰으니. 책 산 것에 후회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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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메시의 마지막 모험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21
루드밀라 제만 지음, 정영목 옮김 / 비룡소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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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아름답다는 생각보다는 무섭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하지만, 이 그림은 길가메시의 모험을 아주 잘 묘사하고 있다.

욕심많은 지배자가 영생을 구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정의롭고 지혜로운 위대한 왕인 길가메시가 영생을 구하러 가서, 힘들게 구한 꽃을 자신의 백성(노인)을 위해 쓰고, 자신도 늙어지면 먹겠다는 생각은 참 고차원적인 사고다.

다른 이의 방해로 영생을 얻는데 성공하지 못했으나 진정한 영생이란 죽지 않고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에 고귀하게 살아 남는 것이라는 점에서 길가메시는 모험을 하지 않아도 이미 영생을 얻어 누리고 있었다고 보아도 되겠다.

영생을 얻기 위해 길가메시는 여러 모험을 한다. 모험의 여정을 따라 가 보자.

먼저, 태양신을 찾아 나서는 그는 온갖 짐승을 용감히 물리치고 오로지 태양을 따라잡겠다는 마음으로 전진을 하는데 살려달라는 작지만 간절한 외침을 듣고 친구가 자신을 구해 주었던 것처럼 어린 사자를 구해준다. 그 모습에 감동한 거대한 전갈들은 길가메시를 태양신에게 가는 길로 안내해 준다. 태양신은 영생의 비밀을 아는 유일한 인간은 우트나피슈팀임을 가르쳐 준다.

우트나피슈팀에게 가기 위해서는 죽음의 물을 건너야 하는데 노가 닿기만 하면 부서져 버려 성공한 사람이 없다. 하지만, 길가메시는 장대 백이십개를 배에 싣고 가 죽음의 물을 건넌다. "가질 수 없는 것을 구하려 하지 마시오. 오직 신만이 영원히 살 수 있다오."라는 말도 길가메시를 포기하게 하지 못한다. 그래서 여섯 낮 일곱 밤을 자지 않고 깨어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으면 자신이 슈룹팍의 왕으로 있을 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이야기의 구약성서의 '노아의 방주'와 통한다. 하지만, 그 이야기가 이어지는 동안 길가메시는 깨어있지 못한다.

하지만, 한 번 더 영생의 길을 구하는 길가메시를 위해 우트나피슈팀은 영생의 꽃이 있는 곳을 가르쳐 준다. 길가메시는 다시 죽음의 바다를 건너 영생의 꽃을 구하게 된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아름다운 것은 길가메시의 모험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앞부분이 아니라, 뒷부분이었다. 그 보물을 지고 자기 나라의 백성들에게 가져다 줄 생각을 하다 잠이 든 길가메시의 손에는 영생의 꽃이 들려 있었지만, 뱀 한 마리(길가메시에게 청혼했다가 거절 당한 적이 있다는 이슈타르)가 그 꽃을 삼켜 버리고 마는 것이다.

길가메시가 길을 떠났던 것은 사랑하는 친구와 연인의 죽음을 보고 나서였는데, 울고 있는 길가메시에게 친구 엔듀카가 천사의 모습으로 나타나 길가메시를 등에 태우고 길가메시가 지배하던 나라 위를 날아 오른다. 그리고는 길가메시가 보여 준 용기, 선한 일들이 사람들의 마음 속에 영원히 살아 남아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영생임을 알려 준다.

길가메시는 죽을 때까지 자신의 백성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우루크를 다스렸고 그의 용기와 위대한 업적은 5,0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우리 곁에 살아 있다는 것으로 책의 내용이 마무리 된다.

영원한 생명을 구하려고 불로초를 찾아 헤매던 진시황제도 오늘날로 치면 아주 젊은 나이에 죽었다는 사실을 알려 주면 아이들은 깜짝 놀라면서 웃는다.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아 헤매기 전에 백성들을 위하는 진정한 왕으로서의 업적을 이루는데 최선을 다했더라면 오늘날 성군으로 이름을 남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길가메시가 보여 준 용기와 그의 따뜻한 맘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것이다.

*근데, 우리 아이 보고 이 그림책 보라고 하면 그림을 보고 무섭다고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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