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층 할머니, 아래층 할머니 비룡소의 그림동화 100
토미 드 파올라 글 그림, 이미영 옮김 / 비룡소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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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풍이 낯익다. 그래서 살펴보니 <<오른발, 왼발>>의 작가다. 그려지는 이야기도 비슷한 느낌.

위층에 사시는 증조할머니는 아흔 네살, 토미는 네 살!

토미가 어렸을 때(작가의 이름이 토미 드 파올라다.), 토미에게는 할머니와 증조할머니가 있었고, 토미는 두 분을 무척 사랑했다. 매주 일요일마다 할머니댁에 가면 토미는 위층 침대에 누워 있는 증조할머니에게 가서 할머니의 바느질 상자에서 박하 사탕을 꺼내 먹는다. 그리고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눈다. 토미에게는 그 시간이 정말 좋은 시간이다.

어느 날 아침, 토미가 잠에서 깨자 엄마가 위층 할머니(증조 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한다. 네 살 꼬마가 그 뜻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까? 엄마는 "돌아가셨다는 건 위층 할머니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뜻이야."라고 말씀해 주신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별똥별을 보고 엄마에게 달려가 말씀 드리니 위층 할머니가 입맞춤 하시는 건가 보다 이야기 해 주신다. 그렇게 토미는 위층 할머니와 이별을 한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토미는 어른이 되었고 아래층 할머니는 위층 할머니처럼 나이가 들어 돌아가셨다. 옛날에 그랬던 것처럼 또 별똥별 하나가 떨어지고, 토미는 두 분 모두를 위층할머니라고 생각한다는 것에서 이야기가 끝난다.

갑자기 엄마가 없어진다면 얼마나 슬플까 생각이 들면서 할머니가 된 엄마도 엄마의 엄마(나의 할머니)가 이 세상에 안 계셔서 참 보고 싶으면서 쓸쓸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 때 엄마가 날 보며 피식 웃었다.

그런데, 올해 갑자기 엄마가 아프지도 않으시고 (물론 항상 아프셨지만, 병상에 하루도 있지 않으시고) 갑자기 하늘나라로 가셨다. 엄마를 생각하면 가슴이 뻥 뚫리면서 싸한 느낌이 들고 우울해진다. 우리 딸은 엄마가 아프다거나 죽는다는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난다면 울먹울먹 울먹이다 그냥 울어버리고 만다. 생각만 해도 슬프다며.

주위의 어른들이 자꾸 아프시니,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죽음은 무엇인지... 하는 것을 새롭게 생각해 보게 된다.

이 책을 딸아이에게 주면서 "참, 슬프다."고 이야기 해 주었다.

정말 슬픈 책이다. 하지만, 세상사 다 그런 것. 그 슬픔 뒤에 남은 자들은 가슴에 별똥별을 안고서 내일을 살아가야 하리라. 우리 모두 나이 들면 다 그렇게 가겠지만, 누군가의 가슴에 남을 사람으로 살다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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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위니의 요술 지팡이 비룡소의 그림동화 119
코키 폴 그림, 밸러리 토머스 글, 김중철 옮김 / 비룡소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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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 서야 할 위니는 무대 의상을 고른다. 하지만, 실수로 옷에다 빨간 젤릴르 엎지르는 바람에 많은 것들을 넣고 세탁기를 드르르르 돌리는데, 그 많은 옷가지들 틈에 요술 지팡이까지 돌리고 만다. 그만 그 속에서 심한 수난을 겪고 꼬부라지고 만 요술 지팡이.

'꼬부라지면 어때, 요술만 부릴 줄 알면 되지.' 그런데 그게... 영 말을 듣지 않는다. 사과를 오렌지로 바꾸려고 하니 사과 나무가 되어 버리고 사과 나무를 다시 사과로 바꾸려고 하니 큰 애플파이로 바뀌고 마니... 요술쇼를 해야 할 시간은 다 되어 가고 일은 제대로 되지 않고... 걱정스러운 위니 얼굴을 보다 못한 고양이 윌버가 요술지팡이를 찾아 거리로 나서는데... 온 가게를 다 뒤지다 한 장난감 가게 앞에서

장난감 지팡이 공짜 그냥 가져 가세요. 친구와 가족에게 웃음과 재미를! 한 번만 툭 흔들면 놀라운 일이 생겨요! 공짜로 가져 가세요. 라고 적혀 있는 걸 보고는 한 개를 들고 한다. (여러 개를 탐내 왕창 들고 가는 다른 마녀의 모습. 마녀랑 사람이랑 똑같네!)

위니는 윌버가 구해 준 요술 지팡이를 들고 딱 맞춰 그 장소에 도착하고

까만 고양이 윌버를 초록 고양이로 바꾸겠다고 말하며 수리수리 마하수리 얍!을 외친다. 그리고 요술 지팡이 끝에서 팡 하고 터져 나오는 꽃다발! 윌버는 초록 고양이로 바뀌지 않았지만, 뜻하지 않은 장면에 모두들 열광한다. 사실, 그런 요술(윌버의 색깔 바꾸기) 쯤이라면 그 자리에 모인 다른 마녀와 마법사라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 아니겠는가! 요술이 제대로 안 되면 어쩌나 하는 (어린) 독자들의 고민도 마지막 장면에서 확~ 날아 가리라. 그리고 함박 웃음 짓는 다른 이들과 함께 미소 지으며 책을 덮으리라.

좌충우돌 마녀 위니, 실수를 해서 더욱 친근한 캐릭터다. 실수 투성이 위니를 마녀로 입력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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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8-11-10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니와 윌버는 보는 내내 즐거워요~~~.
 
쥐돌이와 팬케이크 비룡소의 그림동화 142
우에노 노리코 그림, 나까에 요시오 글, 고향옥 옮김 / 비룡소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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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서도 시리즈인가 보다.

먼저 읽은 <<그건 내 조끼야>> 보다도 이 책의 내용이 더 기발하고 잔잔한 미소를 남긴다.

<<그건 내 조끼야>>의 쥐돌이는 늘어나지 않은 몸에 꼭 맞는 빨간 (엄마가 짜 주신) 빨간 조끼를 입고 있다. 아직 친구들이 빌려 입지 않았나보다. 장 보고 오는 쥐순이의 짐을 들어 주는 맘씨 고운 쥐돌이. 쥐순이는 팬케이크를 만들테니 친구들이랑 함께 먹으러 오라고 한다. 쥐순이의요리를 기대하며 코끼리는 바나나를, 야옹이는 생선요리를, 다람쥐는 호두요리를, 토끼는 당근 요리를, 그리고 쥐돌이는 치즈 요리를 먹고 싶어 한다. 그 옆에서 삐질삐질 땀을 흘리고 있는 쥐순이. '난 팬케이크를 만들 건데 모두 자기가 먹고 싶은 것만 말하네...." 그리고는 그 작은 몸보다도 큰 그릇에 팬케이크 가루를 넣고 더 많은 땀을 삐질삐질 흘린다.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그리고 만들어 낸 것은?

바나나 모양, 물고기 모양, 호두 모양, 당근 모양, 치즈 모양의 팬케이크. 눈이 동그래진 친구들, 달아나는 쥐순이.

그리고 미소짓는 친구들 모습. 쥐순아 모두 너무 맛있어. ]

전편처럼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면 작가소개 등과 함께 안도의 한숨을 휴우~ 내 쉬는 귀여운 쥐순이를 만날 수 있다.

쥐순이, 쥐돌이를 그려진 부분에는 여백이 많다. 그 여백 덕에 쥐순이가 얼마나 작은지 실감을 할 수 있다.

함께 나누는 넉넉한 마음, 그리고 모든 것들을 안아줄 수 있는 따뜻한 마음, 그래서 우리는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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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내 조끼야 비룡소의 그림동화 24
나까에 요시오 글, 우에노 노리코 그림, 박상희 옮김 / 비룡소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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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생쥐에게는 엄마가 짜주신 멋진 빨간 조끼가 있다.

어때, 정말 멋지지!

오리가 나타나서는

정말 멋진 조끼다!/나도 한번 입어 보자./그래./조금 끼나?/

그리고는 원숭이, 물개, 사자, 말, 코끼리가 차례로 등장해서 위와 같은 대화를 반복한다.

앗! 내 조끼! 그리고 화들짝 놀라 폴짝 뛰어오르는 조그만 생쥐, 그리고 침울해진 모습으로 터덜터덜 걸어가는 뒷모습은 나누면서도 씁쓸함을 느끼게 해 뒷맛이 개운치 못하다. 게다가 조끼를 한 번만 입어보자고 한 동물들이 모두 자기들보다 힘세고, 큰 동물들이었으니... 하지만, 마지막 뒷페이지(책에 관한 기본 정보들이 적혀 있는)에 조그맣게 그려져 있는 그림을 보며 이내 마음이 개인다.

코끼리 코에 늘어난 조끼를 매달아 그네를 타고 있는 조그만 생쥐의 얼굴 표정은 읽을 수 없지만 틀림없이 이 생쥐는 웃고 있지 않을까!

도서관에서 읽어보고는 반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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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소의 그림동화 1
레이먼드 브릭스 글.그림, 박상희 옮김 / 비룡소 / 199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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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서점에 처음 아이의 전집을 하나 사 주러 갔을 때 책높이가 가지각색이어서 참 의아했던 적이 있다. 우리 어릴 때는 전집이라면 다 똑같은 키높이를 가지는 책이었는데, 그래서 그 가지런함에 또 한 번 뿌듯해지곤 했는데. 책 파는 분 말씀이 요즘 전집들은 다 이렇게 나온단다. 이렇게 해 주는 것이 아이들의 공간 지각력을 키워 줄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고 얘기 해 주었던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풍덩>>이나 <<눈사람 아저씨>>, <<곰>>같은 책을 한 번쯤 보여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유난히 큰 이 책은 커다란 곰 속에 파묻혀 있는 아이처럼 우리 아이를 책 속에 파묻어 버린다.

<<눈사람 아저씨>>에서 이미 익은 그림풍은 이 책을 더욱 친근하게 느끼게 한다.

말주머니 속에 들어가 있는 대화 글을 읽는 것은 부담스럽지 않지만, 본문 중의 일부 글들은 글자도 작고 또 많아서 우리 아이 또래의 아이가 읽기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다. 아이가 글자 수가 작아도 글자 크기가 작으면 그 책을 잘 안 읽르려는 경향이 있어서 그렇게 생각했는데, 조용히 책에 코를 박고 읽는 폼이 이 책이 무척 마음에 드는가보다.

아이들 책을 읽다보면 아이들의 끊임없는 상상력의 세계를 인정하라고 어른들에게 말 걸어주는 작가들이 있다. 레이먼드 브릭스도 바로 그러한 작가 중 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곰 인형을 유난히 좋아하는 틸리에게 엄마는 항상 잠자리에 곰인형을 안고 잘 수 있게 가져다 주면서 잠자리 인사를 한다. 그렇게 잠든 틸리에게 정말정말 커다란 진짜 북금곰이 찾아온다. (틸리가 안고 자는 곰인형에게 찾아 왔나?) 틸리는 아이라서 그 곰을 보고 으르렁 거리는 모습을 보고도 하품을 한다고 그러고, 예쁘다 그러고... 그래서 곰이 화낼 틈이 없다. 그리고 영차영차 침대에 곰을 눕히기까지. 그런데, 곰은 침대에 제대로 올라갔고, 틸리도 그 품 속에서 따뜻하게 잠이 들었지만, 곰인형이 바닥에 내동댕이 쳐져 있어 맘이 조금 불편했다. 애지중지 하던 인형인데... 아이들도 이 장면을 보고 맘이 아프진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행히 마지막 장면 근처에서는 틸리가 곰인형을 안고 곰의 품에 안기어서 그나마 맘이 풀린다.

이 대단한 사건은 즉각 엄마, 아빠에게 보고된다. 세상의 모든 엄마, 아빠의 반응은 아마 틸리 부모님 같은 반응이 아닐까?

적당히 "그랬니?" 하다가, "이제 그만 상상의 세계에서 나오렴."하고 이야기 해 주는.

하지만, 틸리는 열심히 곰의 응가도 치워주고, 쉬야도 치워주면서 화도 내면서... 그렇게 곰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틸리의 집은 곰이 평생 머물 장소는 분명 아니다. 곰은 엄마, 아빠가 틸리의 마음에 맞게 곰을 제대로 인정해 주기 시작할 무렵 자기가 머물러야 할 곳으로 떠난다.

틸리에게는 뭐든지 다 아는 곰돌이 인형만 남았지만, 그와 함께 틸리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해 주는 부모님도 계시니 외롭지 않다.

이렇게 커다란 곰에게 안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을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하지 않을까? 하지만, 조금 불편할 수도 있겠지! 응가도 치워 주어야 하고, 쉬야도 치워 주어야 하고, 그리고 집을 엉망으로 해 놓으면 그 뒷감당도 해야하니.

아이들에게 무한상상 세계를 선사할 참 좋은 책으로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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