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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키고 싶은 비밀 ㅣ 신나는 책읽기 5
황선미 지음, 김유대 그림 / 창비 / 2001년 12월
평점 :
황선미 선생님 작품이니 재밌을거야. 작품을 대할 때마다 하는 생각이다.
이 책은 최근에 읽은 <<엄마 몰래>>랑 무척 비슷하다. 엄마 몰래 돈을 슬쩍했다는~
은결이는 엄마의 낡은 지갑에서 돈을 하나씩 빼서 친구들에게 인심도 쓰고, 군것질도 실컷 한다. 엄마는 형아가 게임 시디 사달라고 해도 돈 없다, 은결이가 롤러블레이드 사달라고 해도 돈 없다 그러시면서 찬장문에 둔 빨간 색 낡은 지갑에 돈을 한푼두푼 모으시는 거다. 한결이가 거기서 하나를 슬쩍 해도 눈치를 못 채신다. 하지만, 엄마가 찬장 문을 열 때마다 한결이 가슴은 콩닥콩닥이다.
어느 날, 지갑에서 돈을 꺼내다 그 앞에 늘어서 있던 크리스탈 잔을 하나 떨어뜨려 깨뜨린다. 유리를 치운다고 치우다 하나가 그만 발에 콕 박혀 아프다. 하지만, 그 일은 엄마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이니. 발은 점점 부어 오르고, 때마침 함께 어울리던 경석이도 은결이를 피하기만 하고 경석이 엄마는 집에 전화를 걸어 엄마를 찾는데, 그것 또한 맘이 불편하다.
은결이는 엄마는 왜 컵이 하나 없어진 걸 모르는지, 돈이 없어지는 걸 모르는지... 말할 용기는 안 나지만, 엄마가 알아채고 야단을 치면 그 야단을 듣고 속 시원하게 털어버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욱신거려 오는 발뒤꿈치와 함께 마음도 점점 무거워만 진다.
결국 엄마는 경석이 엄마를 통해 은결이가 무언가 수상한 일을 했다는 것을 눈치채고, 그 돈이 바로 은결이의 롤러 블레이드 사 줄 돈이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아빠는 시합에서 진 한결이보고 뽑기에서 꽝맞은 기분이라는 얘기를 해 준다. 잘못을 반성하기는 커녕 자기 합리화를 하는 아이들. 작가는 어떻게 이렇게 아이들 맘을 잘 헤아려 글을 쓸 수 있는지... 한결이는 케이오패 당하고 운 것이 억울하고 분해서가 아니라 아파서라 그러고, 은결이는 엄마 지갑에 손 댄 것에 대한 벌로 몇 대 맞을거냐고 묻는 엄마에게 한 대 맞겠다 했다가 세 대나 맞아 약간 억울한 기분도 든다. (짜식, 잘못을 했으면 제대로 반성을 해야지. ㅋㅋ~)
한없이 어리기만 한 아이들이지만, 그래도 아빠의 잇몸 수술하는 날, 학원보다도 소중한 아빠를 찾아 형, 아우 손 꼭 잡고 병원으로 향하는 모습은 아이라서 그래서 참 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