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 속 내 친구 일공일삼 49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지음, 김영진 옮김, 유타 바우어 그림 / 비룡소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안톤이 처한 상황이 답답했다. 안톤이 선택한 길이 답답했다. 이 책은 조금 가슴 아픈 책이다.

부모는 있으되 부모가 자신들의 싸움에 바빠 자식을 돌볼 수 없다는 것이 비극이다. 안톤의 부모가 바로 그런 부모이며 안톤이 바로 그런 비극의 주인공이다.

대개의 경우, 부모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요즘 아이들이 택하는 것은 ‘컴퓨터 게임’과 ‘TV시청’이다. 우연히 TV를 보다가 리모컨을 떨어뜨려 숨겨져 있던 파란 단추를 발견한 안톤은 그 단추를 눌러 텔레비전 속의 칼 아저씨를 만나게 된다. 칼 아저씨의 특이한 점이라면 텔레비전 속에 있지만, 일방적이지 않고 쌍방향의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 안톤은 이 신기한 경험을 통해 칼 아저씨와 친구가 되고, 칼 아저씨는 안톤의 부모를 대신하여 그의 모든 고민을 해결해 주고, 공부도 가르쳐 준다. 학교에서도 마음 의지할 곳 없는 안톤은 점점 칼 아저씨에게 모든 것을 맡기게 된다. 아무에게도 발설할 수 없는 이 중대한 사건을 안톤은 할머니에게 알려서 공동의 비밀을 갖게 된다.

안톤이 문제를 일으키자 부모를 대신하여 칼 아저씨가 텔레비전 속에서 나와 그 문제를 해결 해 준다. 대신 밖에서 생활한 댓가로 아저씨의 몸은 점점 줄어들고... 그러다가 엄마가 지지직 거린다는 이유로 안톤에게 새 텔레비전을 선물해 주는 바람에 그리고 낡은 리모컨도 치우는 바람에 밖에 나가 있던 칼아저씨가 TV 속으로 들어갈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만다. 점점 줄어들고 있는 칼 아저씨를 위해서는 파란 단추가 있는 리모컨을 찾아야만 하는데, 안톤이 버려진 물건이 있는 곳을 찾아보았을 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결국 할머니께 말씀 드려 의논을 한다. 할머니는 또 다른 곳에 있을 파란 단추가 있는 리모컨들을 찾아 동네의 집집을 돌아다니고 결국 그 리모컨을 찾아 칼아저씨와 함께 텔레비전 속으로 들어가기로 맘먹는다. 왜냐하면 할머니의 행동은 경찰신세를 져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안톤의 부모가 헤어져도 안톤을 돌보아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기도 어렵고... 그래서 칼 아저씨를 따라가기로 결심을 한 거다. 안톤도 그 때 할머니의 옷자락을 잡고 그곳으로 따라 들어가야겠다고 맘먹는다. 그리고 남겨진 것은, 할머니와 손자가 실종되었다는 기사! 그 할머니는 정신이상 증세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것.

안톤의 부모는 과연 안톤을 찾게 될까? 조금 극단적이긴 하지만, 이 책은 부모, 자식 간에 보이지 않는 두꺼운 벽이 있고, 그 벽으로 인해 우리 자녀가 한없이 외로운 아이가 되어서 사라지고 싶은 맘을 먹을 수도 있으니 부모는 경계하라는 그런 메시지를 주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현실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텔레비전 속으로 ‘도피’해 버린 안톤은 과연 행복해졌을까? 아직도 그것이 의문으로 남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한 파스타 만들기 일공일삼 50
샤론 크리치 지음, 김영진 옮김 / 비룡소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정상아 로지와 볼 수 없는 장애아 베일리의 진한 우정을 만났다. 한 편의 감동 드라마다.

이 책이 정말 좋은 점은 장애를 가진 베일리를 불쌍하게 묘사하지 않았다는 거다. 로지 또한 베일리에 대한 연민의 정 같은 것은 없다. 그 둘은 친구일 뿐.

일주일의 생일 차이를 두고 태어난 두 아이는 어린 시절부터 줄곧 같이 자라고 같이 생활한다. 그 속에는 정말 진한 무엇인가가 흐른다. 가령 학교에 입학 할 때 로지는 베일리랑 같이 학교에 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로지의 입학날은 엉망이 되고 만다. 그리고 베일리를 위해 로지는 일 년여의 공을 들여 힘겹게 점자를 배운다. 그들 사이에는 질투의 감정도 싹트지만 그 어떤 것도 그들의 우정을 무너뜨릴 수는 없다.

함께 등장하는 토렐리 할머니. 로지는 할머니와 함께 수프를 만들면서 또, 할머니와 베일리랑 같이 파스타를 만들면서 베일리에게 섭섭하고 토라졌던 마음을 다독일 수 있다. 많이 산 자의 축척 된 삶의 지혜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할머니. 훈계조의 타이름이 아니라, 요리를 하시면서 할머니의 어린 시절에 대해 툭툭 한마디씩 던지시는데... 그것이 너무 적절한 조언이었우며 로지에게 대단한 위로였다는 것. 인상적이었다.

할머니의 말씀 중에 기억하고 싶은 대목은

토렐리 할머니가 말하길, 누구한테 화가 날 때면, 너무너무 화가 나서 아주 못된 생각이 들고 심지어 그 사람을 막 때려 주고 싶은 마음마저 들 때면, 그럼 그 사람의 좋은 면을 생각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 사람이 했던 좋은 말을 기억하고, 내가 그 사람을 왜 좋아했는지를 생각하라고.

이 책은 참 경쾌한 책이다. 장애아와 정상인의 우정이라하면 신파조의 무언가가 있을 법한데 전혀 그런 억지스러움을 찾을 수 없다.

거슬리는 것 하나가 있다면 이탈리아어를 중간중간 끼워 놓은 것. 이것 또한 번역자의 숨은 뜻이 있겠지만, 그리고 첫장에 미리 낱말 뜻을 다 풀어 두었지만, 그리고 문맥상으로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책을 읽어나가는데 조금 껄끄러움을 느끼게 한다. 이 책에서 찾은 옥에 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건방진 도도군 - 2007년 제13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일공일삼 48
강정연 지음, 소윤경 그림 / 비룡소 / 200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름에 얽힌 이야기

이 책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어른 ‘야’

-아이들의 독후감을 읽을 때 난 ‘야’가 그런 뜻인줄 몰랐다. ‘야’에게는 두 가지 이름이 있다. 밖에 나가면 ‘사모님’. 집 안에서 남편이 부를 때는 ‘야’

그리고 그의 남편 ‘그 인간’

-밖에서 사람들이 부를 때는 ‘사장님’, 집에서 ‘야’가 부를 때는 ‘그 인간’이다.

저녀석, 도도, 건방진도도, 초롱이

-이 책의 주인공 이름이다. ‘그 인간’은 나를 ‘저녀석’이라 불렀고, ‘야’는 나를 도도라 불렀다. 김기사의 ‘어머니’집에서 만난 미미는 도도에게 도레미파솔라시도의 ‘도도’에서 딴 이름이라 가르쳐주지만(‘야’가 키우다 버린 개로 라라, 파파, 미미가 있었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도도는 한사코 자신을 ‘건방진 도도’로 하고 싶다.

이렇게 건방진 도도는 변덕맞은 ‘야’의 집에서 호강하며 살다 변덕맞은 ‘야’에 의해 김기사 어머니의 집에 버려지고, 또 다시 ‘야’의 변덕에 집에 불려 가지만, 스스로 건방진 삶을 살기로 맘 먹은 이상 탈출을 꿈꾸게 된다. 그렇게 해서 휘청거리의 뭉치와 누렁이를 만나게 되고, 그리고 미미가 그랬던 것처럼 동반자를 찾아 사람들 사이를 헤매게 된다. 그러던 중에 편의점 아가씨에게 잡혀서 팔려 갈 뻔한 위기도 맞지만 무사히 탈출하여 동반자로 상자 할머니(상자를 주워서 팔아 먹고 사시는)를 동반자로 선택해 나름 만족한 삶을 살게 되는데... 그러던 중 비오는 날 할머니의 리어카와 오토바이가 부딪히는 바람에 정신을 잃고 마는데, 깨어보니 동물 보호소다. 삶을 자포자기한 채 죽을 날만 기다리던 도도는 휘청거리에서 만났던 뭉치를 한 번 더 만나는 행운을 얻는다. 뭉치의 조언으로 무언가 새로운 삶에 도전해야 함을 느끼고 자신을 돌보기 시작하는 도도에게 정말이지 새 삶이 열리게 된다. 보청견으로 선택되어 훈련을 받게 된 거다. 그곳에서 초롱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가지고 되고 그리고 새로운 동반자로 수진씨 가족을 만나게 된다. 수진씨와 엄마의 귀가 되어 주는 거다. (이 책을 통해 농아자가 아기의 울음 소리를 듣지 못해 아이가 울다가 귀에 눈물이 자꾸 들어가면 그 아이도 부모처럼 농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보청견을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도와줄 수 있단다. 아이가 울면 엄마에게 달려가 그 사실을 알려 주는 거다.) 그리고 그들은 동반자에서 진정한 가족이 되었다.

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책 속의 말을 조금 옮기자면

미미 덕에 내 처지를 정확하게 안 것도 행운이고, ‘어머니’를 만난 것도 행운이고, ‘야’에게서 무사히 탈출한 것도 행운이고, 누렁이와 뭉치를 만난 것도 행운이고, 상자 할머니를 만난 것도 행운이고, 동물 보호소에서 다시 뭉치를 만난 것도 행운이고, 지은씨 눈에 보청견 후보로 띈 것도 행운이다. 이 모든 게 행운이다. 나는 정말 행운의 개다! (이 말이 무슨 말인지는 책을 읽어보면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나는 건방진 도도군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읽어볼 만한 책으로 추천하다.

*잠깐, 버려지는 개들에 대한 애도의 맘도 잠시 가져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릴라 비룡소의 그림동화 50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은수 옮김 / 비룡소 / 199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참 좋아하는 작가의 참 좋아하는 책이다.

앤서니 브라운의 책에는 숨은그림찾기가 있어서 좋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키우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서 좋다.

이 책의 내용은 아이들과도 무척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수업 내용에 활용도 해 보았다. 이 책을 소개 해 주었을 때 반 아이 하나가 “선생님 앤서니브라운이 지은 책에 킹콩이라고 있어요.”해서 찾아 본 기억이 있다. 그렇게 해서 작가의 이력을 살펴보니 킹콩을 보고 감동한 이후 고릴라를 작품 속에 등장시키고 있다고 되어 있었다. 앤서니 브라운에게 있어 고릴라는 아주 특별한 의미고, 그래서 특별한 이름(윌리)을 가지고 작품 속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이 책에는 바쁜 아버지의 사랑에 목말라 하는 딸아이가 나온다. 생일날 고릴라를 선물 받고 싶은 고릴라 열광팬 한나는 결국 고릴라 인형을 받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고. 바쁜 아버지는 이런 한나의 마음을 돌볼 여유가 없다. 그런데 던져 둔 고릴라 인형에게서 기적같은 일이 벌어진 거다. 고릴라 인형이 점점점점 커지더니 정말 고릴라가 된 거다. (함께 그 모습을 바라보던 인형의 놀란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한나는 그 고릴라와 함께 많은 여행을 한다. 아빠랑 함께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었던 일을 고릴라가 다 해 주는 거다. 그리곤 아침. 한나는 환상적인 꿈을 꾸었고!!! 흥분과 아울러 실망도 찾아 왔겠지. 하지만, 이런 한나를 정말 기쁘게 해 주는 일이 있었으니, 아빠와 함께 동물원 나들이가 이루어졌다는 것. 가족간의 의사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부모들은 자녀들의 말에 얼마나 귀를 기울여야 하는지, 이 책을 통해 잘 배웠다. 그리고 이 책은 우리 아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지금도 받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셜리야, 물가에 가지 마! 비룡소의 그림동화 108
존 버닝햄 글 그림, 이상희 옮김 / 비룡소 / 200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존 버닝햄의 책이다. 이 책-내게는 어려웠다. 작품 해설을 보고서야 아하~ 했다. 존 버닝햄은 책에서 우리 어른들의 행동을 꾸짖을 때가 많이 있다. 이 책도 그런 꾸짖음이 가득한 책이다.

<<엄마 학교>>라는 책을 읽고 건진 한 마디가 있는데, 그게 무엇인고 하니 아이가 엄마를 찾으면 열일 다 제쳐 두고 당장 달려가야 한다는 거였다. 나는 항상 “잠깐만, 이것만 하고.”라고 말하는데, 이 책을 읽고는 그걸 참 많이 반성했다. 그래도 아직 완전히 고치진 못했지만.

이 책도 이런 마음을 담고 있는 것 같다. 아이는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부모는 아이의 그런 마음을 전혀 살피지 못한다. 한 마디로 아이와의 눈높이 맞추기에 실패한 부모의 이야기이며 이것은 바로 나 자신의 이야기라 뜨끔하게 한다. 아이의 무한한 상상력을 감당하기엔 어른의 그릇이 너무 작은 걸까?

요즘 우리 작은 아이는 한창 만화책 제작에 열중하고 있다. 아이가 그린 추상화 수준의 그림을 맞추기란 쉽지 않을 때가 있지만, 아이의 눈높이에서 알아보려고 애쓰면서 아이가 불러주는 “옛날에 옛날에~”로 시작하는 대사를 열심히 적어주고 있노라면 이런 것도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작은 기쁨이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셜리의 엄마, 아빠가 좀 쉬고 셜리와 놀아주지 말고, 쉬기 전에 놀아주면 참 좋겠다. 그러다가 예쁜 딸이 상상의 나라로 완전히 사라지면 안 되니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