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의 천국 - 서울대 교수진이 추천하는 통합 논술 휴이넘 교과서 한국문학 20
이청준 지음, 이진우 그림, 방민호, 조남현 감수 / 휴이넘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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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준의 책을 처음 만난 것은 영화 '밀양' 덕이었다.

그 영화는 웬만해선 책이나 영화의 감동에 울지 않는 나를 울려 버렸고, 원작을 찾게 만들었다. 원작과 영화는 많은 부분이 달라져 있었지만, 또 비슷했다. 일단 얄팍한 책의 두께에 마음이 푸근해 졌고... 하지만, 영화와 책을 통해 한 번 더 느낀 것은, 감동적인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 것도 참 맘을 씁쓸하게 하지만, 좋은 영화를 보고 책을 봐도 마음의 불편함은 마찬가지구나 하는 거였다.

그리고 이청준 작가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는(누군가가 그렇게 표현했다.) 이 책 <<당신들의 천국>>을 최근에 읽었다. 이 책 읽느라 지하철을 4구역이나 지나쳐 버려서 돌아가는 쓰라림을 겪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중에 작가의 타계 소식을 들었다. (YES 24에 들어가서 작가의 명복도 잠깐 빌고.) 덕분에 책도 좀 더 경건한 맘으로 읽게 되었다.

책을 다 읽고 난 다음, 내가 하는 많은 일들이 남을 위하는 일인양 하면서 결국 나를 위한 일들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하며 자신을 한 번 돌아보게 되었다. 주정수 원장과 조백헌 원장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이 책이 지어진 때가 1976년. 박정희 정권 하에서 핍박받는 민초들의 삶을 소록도의 환우들의 고통에 대응시킬 수 있다는 작품 해설에 그럴 수도 있겠구나 생각해 보았다.

소록도라는 공간적 배경 덕에 자꾸만 나병 환자들 속에서 그들과 하나 되어 살아가다 결국 나병에 걸려 돌아가신 다미안 신부님의 얼굴이 겹쳐졌다. 신부님 따라 다미안이라는 세례명을 가지게 된 우리 찬이도 생각하면서, 찬이가 커서 훗날 다미안 신부님의 전기와 이 책을 읽을 때의 맘은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다르겠다는 아주 먼 거리의 이야기도 혼자 그려본다.

이 책은 다 읽은 후 읽을 동안의 긴장감과 재미와 아울러 무언가 빠진 듯한 허전함이 많이 느껴졌다. 그 이유가 뭘까? 가만 생각해 보니 책이 너무 친절했다는 거다.

교과서 한국문학이라는 이름을 달고 기획 된 이 도서는 논술을 염두에 두고, 본문의 내용 중 일부를 따서 문제도 만들어져 있고, 책을 읽기 전에 등장인물들을 비롯하여 책의 대강의 내용이 설명 되어 있다. 독자가 책을 따라 그려 보아야 할 이미지들, 그리고 독자가 새겨 보아야 할 제목의 의미들을 너무나도 친절하게 다 설명 해 두고 있다는 거다. 그런 부분이 책의 앞머리에 떡 버티고 있으니 읽기 전에 책의 김을 확실하게 빼 버린다고나 할까? (너무 친절한 거 별로 좋지 않은 거 같다.) 다음에 이 시리즈를 다시 접하게 된다면 다른 글 일체 읽지 않고, 본문부터 읽기 시작할 생각이다.

하나 더, 무언가 사건을 하나 만들어 낼 것만 같았던 이상욱, 윤해원, 서미연의 관계가 아무 일도 없었던 일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는 것. 물론 해원과 미연은 정상인과 환우간의 결합이라는 의미로 어울려 살아감으로써 나환자들에게는 새로운 희망 하나를 제시해 줄지는 모르지만(이것도 의문이다.) 어떤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뉘앙스만 풍긴 채 그냥 다른 일들에 묻혀 가 버린 점들은 조금 의아스러웠다.

당신들의 천국을 꿈꾸는 자들은 좀 더 넓은 시야로 세상을 보고, 다른 사람들의 말을 귀 여겨 들어서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깊이 따져 보아야 할 일이다. 보다 더 큰 대의는 무엇인가 하고 말이다.

교과서 한국문학 시리즈-휴이넘에서 나온 이 책들을 차근차근 만나 보는 것도 문학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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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9-01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청준 책읽기 만만치 않죠? 딱딱하고 문체는 거칠고(?) 하여간 깊이 있는 주제 때문인지 문학상은 많이 받았지만 독자 입장에서 읽기 쉬운 책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나만 그런지 모르지만...^^ 난 열림원에서 나온 이청준 시리즈로 만나거든요~ 논술을 내세운 책들은 별로 땡기지 않아요. 물론 청소년에겐 큰(?) 도움될지 모르지만...너무 친절한 해설은 독자의 몫을 빼앗는 횡포를 범하죠.ㅜㅜ
 

  

비매품 아침독서 사례집 

http://www.morningreading.org/nbbs/read.html?id=notice&num=260&new_num=207&page_num=1

목차

1부. 아침독서운동과 학급문고
1장. 아침독서운동
모두가 행복한 아침독서운동 _ 한상수 8

2장. 학급문고(교실도서관)
교실도서관 만들기에 참여하세요 _ 한상수 23
책 읽는 교실 만들기 _ 여희숙 28
아침독서 성공의 지름길, 학급문고 꾸리기 _ 황정원(전주 서곡초) 40
고등학교에서 학급문고 성공하기 _ 송승훈(남양주 광동고) 45


2부. 아침독서운동 사례
1장. 초등학교 사례
학교 사례
아침독서! 그 소중한 시간을 갖기 위해 우리는… _ 남현순(서산 언암초) 48
책과 함께 아침을 여는 즐거운 학교 _ 김수희(경산 하양초) 57
밥 먹듯이, 똥 누듯이 하는 아침독서 _ 조의래(김해 수남초) 63

학급 사례
나, 너, 우리에게 좋은 아침독서 _ 김서영(부산 위봉초) 70
책 읽는 교실, 책 읽는 아이들 _ 황정회(원주 구곡초) 84
새싹처럼 조금씩 자라는 아이들 _ 이지영(철원 토성초) 91

학생글
내게 큰 변화를 가져온 작은 운동 _ 이윤주(원주 북원초 6학년) 95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10분 _ 이다빈(안산 청석초 4학년) 97
(동시) 나에게 주어진 시간 10분 _ 임수빈(원주 교동초 6학년) 99
(동시) 아침독서 _ 홍은진(동해 북평초 3학년) 99

2장. 중학교 사례
학교 사례
진주동명중학교의 행복한 아침독서 이야기 _ 강원구(진주 동명중) 100

학급 사례
독서를 통해 옹골차게, 당당히 나아가는 아이들 _ 송수진(구리 동구중) 111
숨을 쉬듯 자연스럽게 인생을 바꾸는 생활혁명 _ 이정희(남양주 금곡중) 120
우리반은 아침독서운동 원조반 _ 곽인경(남수원중) 124
교사가 줄 수 없는 희망까지 주는 아침독서운동 _ 송태명(서울 성덕여중) 129

학생글
책의 즐거움을 알 수 있는 시간 _ 조환희(김포 통진중 2학년) 134

3장. 고등학교 사례
학교 사례
가치 있는 도전, 인문계 고교의 아침독서 _ 임영환(서울 우신고) 136

학급 사례
아침독서 시행착오, 이렇게 해 보세요 _ 송승훈(남양주 광동고) 142
우리 반은 독서의 천국 _ 김중기(부안여고) 147
방법만 알면 아이들은 책과 사귑니다 _ 성지현(과천 중앙고) 152

학생글
나의 모든 것을 바꾼 아침독서 _ 김황래(서울 화곡고 2학년) 157
책을 읽는 즐거움과 신비한 아침 _ 강수진(온양 용화고 2학년) 159
짧은 시간이 가져다 준 큰 변화 _ 장미경(경북여자정보고 2학년) 162

부록 ㈔행복한아침독서에서 하는 일 164
㈔행복한아침독서가 걸어온 길 166
아침독서신문 홀씨 날리기 캠페인, 단체구독 안내 167

 

아침독서 총서 2
<<선생님, 우리도 아침독서해요!>>를 읽었습니다.
매일 조금씩 읽어야지 했는데...
읽다보니 책을 놓을 수가 없네요.
정말 4년간의 귀중한 보고서라는 말이 손색이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한민국 희망 1교시 아침독서 10분, 책이 좋은 아이들, 그리고 이 책. 모두 조금씩 참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개인적으로 너무 감사하고 무한한 영광입니다.

이 책에 대한 느낌은 뭐랄까?
잘 정제 된 엑기스 정보로 가득 찼다는 느낌이랄까요? 정말 처음 아침독서에 대해 준비를 하는 선생님들 마음에 굳은 의지를 불어넣고도 남을 그런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책을 읽으면서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고, (사)행복한 아침독서가 해 온 일이 얼마나 가슴을 뜨겁게 하는 일인지 한 번 더 생각 해 보았습니다.

많은 선생님들께서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침독서에 대해 몰라서도 읽고, 알아서도 읽고... 그리고 책 읽은 후 옆에 계신 분에게 책을 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책을 만드는 중에 참 많은 일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그 힘들었던 시간이 이 한 권에 다 녹아 있다는 생각에 감동이었고, 그리고 그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며 큰 박수를 보내 드립니다.

책 만든다고 고생하신 모든 분들께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
책, 정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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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인생을 바꾸는 독서법
크리스 토바니 지음, 이원식 옮김 / 리앤북스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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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무척 매력적이다. 이 책을 읽으면 정말 무언가 하나는 꼭 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막연히 들었다.

이 책이 어떤 경로로 내 맘에 들어 와 사게 되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책꽂이에 제법 오랜 시간 고독하게 꽂혀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몇 가지 사실은, 토바니 선생님의 발문법이 무척이나 확산적이며 이상적이라는 것. 나도 이렇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거였다. 그리고 저자는 글을 잘 못 읽었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단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가를 잘 짚어나감으로써 나를 위로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진도 나가지 않던 책을 읽으면서 무척이나 책읽기가 힘들어 그냥 덮어 버렸던 나의 경험도 떠올랐고, 아이들이 무작정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곤혹감을 느끼고 있는지를 새롭게 알게 되었다. 책을 본다고 해서 읽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질문할 수 있는 요령을 익힐 수 있게 교사가 어떻게 도와 주어야 하는지를 잘 가르쳐 주고 있다. '눈속임 독서의 달인들'인 아이들을 어떻게 제대로 된 독자로 이끌 수 있는지 하나하나 짚어 주신다.

글을 잘 읽는 사람들의 책읽기 전략은 무엇이 있을까? 책 속에서 줄친 말들을 따라가 보자.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을 책을 잘 읽는 사람으로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사인 나 자신이 먼저 책을 잘 읽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옳소, 옳소!)

-독서 수업을 시작할 때마다 나는 아이들에게 자기의 삶에 영향을 준 책을 한 권씩 적어내게 한다. (책에 대한 기억은 긍정적일 수도 있고, 부정적일 수도 있다.):책읽기 시작하면서 한 번 꼭 같이 해 보고 싶은 활동이다. 먼저 선생님에게 있어 무척 특별한 책을 하나 보여주면서 아이들 이야기를 들어 보는 거다. 항상 활동을 하기에 앞서 아이들이 막연하지 않게 교사가 그 형식에 맞추어 미리 시범 보여 주는 것! 토바니 선생님 방식이다. 따라 볼 중요 사항이다.

-책읽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은 결국 부족한 독서 때문에 스스로 발목이 잡히는 일을 피할 수 없게 된다.:수능 논술에 직면해서 아무리 가슴을 치고 후회해도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다는 것을 조만간 알게 되겠지! 책은 분명히 어릴 때부터 읽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아이들이 나이나 독서 능력에 상관없이 자기가 읽은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지 않으면, 우리의 똑똑한 아이들은 아무리 많은 책을 읽어도 결국엔 아무 것도 얻지 못하는 불행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 : 많이 읽어도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면 그런 비극도 없겠지. 많이 읽으면서 그것들을 제대로 소화 해 내는 것, 바른 독서법, 읽기법에 주목해야 한다.

-독서를 잘 하는 사람들의 일곱가지 전략(by 데이비드 피어슨)

*새로운 정보를 이해하기 위해 기존의 지식 활용

*끊임없는 질문하며 읽기 : 질문하며 책을 읽으면 책에 더 집중할 수 있단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스스로에게서 찾을 수도 있고, 다른 자료를 통해 얻을 수도 있고, 책 속에서도 찾을 수 있고! 이것은 곧 생각하며 글읽기와도 통하는 내용이라 생각된다.

*논리적인 결론 이끌어 내기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수시로 확인하기 : 책을 읽다가 다른 생각이 나를 지배한다면 활자는 공중에 둥둥 떠다니게 될 것이다. 떠다니는 활자를 제대로 붙잡아야 한다

*글의 의미를 파악하기 힘들 떄는 다른 독서 전략을 활용하기 : 독서 전략이라. 이것이 문제다. 책읽기에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책 내용이 전혀 이해가 안 될 때 내가 쓰는 독서 전략은 "그냥 책을 덮어라."이다. 근데, 이건 썩 권장해야 할 방법은 아닌 것 같다. 이번에 토론 연수를 받으면서 실제 경험을 통해 어려웠던 책이 얼마나 쉽게 다가오던지... 토바니 선생님도 그러한 예를 들어 주신다. 책 속에서.

*글 내용 중 중요한 것을 판단하기

*알고 있는 모든 정보를 종합해서 새로운 사고에 응용하기

-아이들의 독서능력을 눈에 띄게 향상시키는 방법

*선생님이 좋아하는 책을 아이들에게 읽게 하기(선생님이 직접 뽑아낸 멋진 읽을거리야말로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선물) : 나도 많이 활용한다. 내가 재미있게 읽은 책들을 중심으로 아이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까를 고민해 본다. 그리고 권해 본다. 아이들도 거의 다 재미있다고 이야기 한다.

*글을 잘 읽는 사람은 어떻게 글을 읽는지 보여주기

-어떤 목적을 갖고 글을 읽게 되면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하기가 쉬워진다. : 목적있는 책읽기. 이것도 좋겠다.

-책읽기를 방해하는 여섯 가지 신호 : 이런 적신호가 오면 다른 독서 전략을 반드시 생각 해 보아야 한다. 몇 번이나 되돌아 가서 읽어도 모를 때는 이 책을 계속해서 같은 방식으로 읽어서는 절대로 안 되는 것이다. 책을 덮더라도 마지막으로 하는 말은 다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머리 속의 목소리와 읽고 있는 글이 따로 논다. : 크~ 많은 경험이 있다.

*머리 속에서 돌아가던 비디오 카메라가 꺼진다.

*딴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이제까지 읽은 것이 생각나지 않는다.

*자기가 던진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한다.

*어떤 등장인물이 언제 처음 나왔는지 기억이 안 난다.

-의미를 놓쳤을 때 해야 할 일

즉각 읽기를 멈추고 해결책을 찾아라.

-글을 읽는 동안 우리의 머리 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낭독하는 목소리, 대화하는 목소리(공감하는 목소리, 분산하는 목소리)의 의미 : 공감하는 목소리가 제일 좋은 것이란다.

-독자는 자기가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 스스로 모니터할 수 있어야 하고, 의미 파악이 잘 안 될 때는 어떤 방법으로든 잘못 이해한 부분을 복구할 수 있어야 한다. : 잘못 이해한 부분의 복구! 제대로 되면 책을 제대로 읽을 수 있다.

-독자가 글을 읽는 동안 찾아내거나 생각해내는 연관의 유형(by 콜린 버디)

*자기와의 연관, 세상과의 연관, 다른 글과의 연관 : 광동고 송승훈 선생님의 서평쓰기가 생각난다. 아이들에게 독후감을 쓰라고 하면 처음은 너무 쓰기 싫은데 선생님이 쓰라 해서 쓴다. 이거 안 쓰면 수행평가 점수 안 준다고 해서 쓴다. 억지로 읽었지만, 읽어보니 재미있다로 시작해서, 가운데는 책의 줄거리 쭉 쓰고, 끝부분에는 정말 유익한 책이다. 참 재미있다. 감동적이다로 끝나는 천편일률적인 독후감을 쓴다는 말씀을 하셨다. 어쩜 아이들은 초딩이나 고딩이나 그렇게 똑같을까! 그래서 독후감이라는 용어는 이미 그런 식으로 굳은 것 같아 서평쓰기라는 용어로 지도하고 있다고 한다. 책 속에서 꼭 기억하고 싶은 것들 5가지, 책과 연관되는 세상 일 3가지, 책과 관련된 자기의 경험 3가지, 모두 11가지를 생각해 낸다. 즉 개요짜기다. 이렇게 해서 나온 11가지의 소주제목록을 잘 조합하여 모두 4가지의 소제목을 정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각각 A4 한 장씩을 쓴 다음 글 앞뒤로 A4 반쪽씩의 들어가는 말과 맺음말을 완성하여 모두 5장의 서평을 쓰게 하신단다. 선생님의 블로그에 들어 있는 아이들의 서평글의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 이 방식으로 해서 나도 <<연을 쫓는 아이>>서평을 이번에 써 보았다. 연관의 유형과 송승훈 선생님의 서평쓰기는 결국 맥이 통하는 것이라 여겨진다.

-글을 잘 읽는 사람은 자기가 읽는 글에 관해 끊임없이 질문을 한다. 그 질문은 글을 읽기 전이나 읽는 도중은 물론이고 글을 다 읽고 난 뒤에도 쉴 새 없이 튀어나온다.

-질문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하는 네 가지 이유

*자기가 읽고 있는 글과 교감을 나눌 수 있게 된다.

*글을 읽어야 하는 동기를 스스로에게 부여하게 된다.

*6하 원칙에 의거한 질문을 할 줄 알게 된다.

*눈에 보이는 글 뒤에 숨어 있는 의미를 추론할 수 있게 된다.

 이상이 이 책에서 건진 것들이다.

글을 잘 못 읽는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 전략을 통해 조금이라도 독서의 재미를 알게 해 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교사들이 해야 할 참으로 많은 일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교사는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지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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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8-28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쁘셨나봐요~ 오타가 눈에 띄어요.^^
책꽂이 군침 흘리는 중이란 말씀~~ㅎㅎㅎ 어여 주소와 연락처 적어주세요.

희망찬샘 2008-08-29 06:29   좋아요 0 | URL
졸았다고 봐야겠지요. 수정 들어갑니다.글이 덕분에 많이 보충되고, 훌륭해졌습니다. ^^
 
토론하는 교실 - 여희숙 선생님의 토론지도 길라잡이
여희숙 지음 / 노브16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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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관련 연수에서 참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 말이 하나 있었다. 강사님 이름은 생각이 안 나지만... 사회과 교과서 작업도 하셨다는 그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토론을 하라고 하면 아이들은 동시에 어떤 소리(환청)를 듣는다는 거다. "얘들아, 지금부터 놀아봐봐봐봐~~~~" 그러면 아이들은 그 소리에 응답하느라 열심히 논다는 것이다. 아! 바로 그거였구나. 나는 지금까지 아이들에게 토론은 어떻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전혀 알려 주지 않은 채 그냥 토론 해 보라고만 했구나, 하면서 가슴을 친 기억이 있다.

그리고 이 책을 보았다. 토론에 관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전반적인 이야기가 넘쳐 나지만, 찬반토론의 형식과 절차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아 책의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그러다가 서울쪽 초등 토론 대회의 동영상을 보았다. 논제는 "초등학교에서의 한자 교육이 필요한가?"라는 것이었고, 아이들의 찬반 토론과 질의응답을 보면서, 아 이렇게 하는구나. 작전시간은 이래서 필요한 것이구나. 하는 것을 아주 어렴풋이 깨달았다. 여전히 진도가 나가지 않는 책의 진도를 이제는 좀 빼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 경험이었다.

그러다가 독서토론 지도교사 직무연수에 참여하게 되었다. 실제로 토론에 참여하도록 구성되어 있는 교육과정 속에서 참으로 많은 것을 배웠다.

먼저, 바람직한 독서교육의 구체적인 방법들이라는 논제로 피라미드 토론을 실시하였다. 세 개의 카드를 준비하여 나의 의견을 쓰고, 두 사람이 만나서 1:1 토론을 하였다. 그 결과 여섯 개 중 세 개를 버리고 다시 2:2로 만나 세 개 버리고 세 개 선택... 4:4로 반복하여서 남겨진 세 개를 가지고 전지에 종이를 붙이고 제목 붙이고 꾸미는 거다. 아이들과 사회과 수업 하면서 적용 해 볼만한 방식이다. 역피라미드 토론법.

그리고 원탁모둠 토론을 거쳐 패널을 선정한 후 직소우 토론 형식으로 책에 대한 자유 토론을 실시하였다. <<연을 쫓는 아이>>라는 할 말 많은 소설을 선정하여 실시한 패널 토론은 패널들이 많이 나와서 3분씩 모두 3회를 실시하는 바람에 조금 지겨운 감은 있었으나, 독서토론이 이렇게 진행되나 보다는 감을 확실히 잡게 해 주었다.

<<유진과 유진>>을 읽고서는 찬반토론 형식의 'CEDA토론'을 실시하였는데, 논제는 '건우가 큰유진과 사귀려 할 때, 건우 엄마가 취한 태도는 자식을 위한 올바른 선택이다.'였다. 이 때 찬성, 반대는 자기 의사가 아니라 주어지는 거라는 것이 묘미가 있는 것 같다. 반대를 하고 싶지만, 찬성을 하게 된 경우 토론 진행을 위해 자신과 다른 입장을 이해 해 보는 것, 이것이 바로 토론이 주는 교육적 효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토론이라는 것은 경쟁해서 이기자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의 의견을 이해하면서 남의 의견을 수용하여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는 강사님의 말씀에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 책에서는 서울대 이병민 교수의 말을 빌어 토론의 전제를 '타인에게 설득당할 자세를 갖추는 것'이라 했고, 여희숙 선생님은 다른 말로 '토론할 준비가 된 사람'이라고 옮기셨다. 토론을 시작하기 전에 아이들에게 꼭 가르쳐야 할 덕목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왜 여희숙 선생님의 책 이야기를 하다가 토론 연수를 끄집어 냈냐면, 솔직히 참 좋은 책일거라는 기대를 하면서 잡은 책이었지만, 내가 가지고 있던 배경 지식이 부족하여 책에 몰입하기가 힘들었다. 그러다 토론 연수를 받고 나서 책을 계속 읽으니 책에서 이야기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아주 쉽게 이해가 되어 진도가 쑥쑥 나갔기 때문이다. 책을 이해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 다 충족 된 상태에서 읽는 것이 책의 이해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참 많이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은 모두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토론 학습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2장은 토론의 기초와 기본 내용을, 3장은 토론 지도의 실제 내용을, 4장은 토론 수업 따라하기로 정리 해 두었다. 그리고 후기와 토론하기 좋을 논제와 수업 지도안 등이 실려 있는 부록까지.

토론을 지도할 때는 여희숙 선생님처럼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주장으로 만드는 6가지 원칙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평소 토론 가능한 주제의 안건에 대해 *자신의 결론을 내리고, 그 결론에 이르게 된 *이유를 찾아 그것을 제시하고, *이유의 옳음을 설명하고, 즉 논증을 하고 *나의 결론에 반대 또는 대조되는 의견(반론)이나 생각을 고려하여 내 생각과 견주어 그것이 비논리적임을 보여주거나 잘못됨을 지적하고 *예외를 정리하여 보여준다.

이를 쉽게 다시 적으면, 안건, 결론, 이유, 설명, 반론에 대한 고려(반론꺾기), 정리가 되겠다. 아이들에게 이것부터 지도하면 참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책에서 제시 된 토론의 절차는 이번 연수에서 받은 토론의 절차와 조금 차이가 있다. CEDA토론에서 그 순서는 찬성 토론자가 시작해서 찬성 토론자가 마무리 한다는 것, 또 상대측에 질문(교차심문)을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작전시간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 시간을 엄수해야 한다는 것은 같다. 물론 토론의 유형과 형식은 진행자가 잡기에 따라 그 모형이 정해지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번에 안내 받은 교실 CEDA모형이 맘에 들어 잠깐 옮겨 본다.

*토론자는 찬성, 반대 각 4명이며 교실수업 모형으로 총 소요시간이 40분 주어지면 순서는 다음과 같다.

긍정측 1토론자의 입론(2분)--->부정측 3, 4 토론자의 교차심문(5분)--->작전타임(2분)--->부정측 2토론자의 반론(2분)--->긍정측 2 토론자의 반론(2분)--->긍정측 3 토론자의 입론(2분)--->부정측 1, 2 토론자의 교차심문(5분)--->부정측 3토론자의 입론(2분)--->긍정측 1, 2 토론자의 교차심문(5분)--->작전타임(2분)--->부정측 4 토론자의 반론(2분)--->긍정측 4 토론자의 반론(2분)   ================복잡하다!!! 하지만, 이 순서에 맞게 실제로 한 번 해 보면 감이 확실히 잡힌다. 정해진 시간과 순서를 지켜서 찬반토론을 할 경우 논제만 잘 잡으면 참 재미있는 토론이 될 수 있을 거라 여겨진다.

참으로 막연한 토론을 이 책을 통해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었다. 참고할 만한 도서도 많이 소개 되어 있다. 그리고 독서 지도로 무언가 부족하다는 목마름에 대한 약간의 갈증 해소가 되었다. 독서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논술까지는 나아가지 못하더라도 제대로 된 토론 지도는 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많이 공부해야 할 영역이 되겠다.

여담이지만, 여희숙 선생님을 개인적으로 두 번 뵈었는데, '참 따뜻한 분이시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곱고 단아한 외모와 잔잔한 미소, 그것과는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허스키한 중성적인 음성이 묘한 매력을 내는 분. 남을 먼저 배려하고, 그리고 말 한 마디에도 큰 친절이 배어나는 분. 보고만 있어도 참 편안한 그런 분. 이 책에는 여희숙 선생님의 사인도 들어있어 더욱 값지게 보관하고 있다. 이 다음에 토론을 정식으로 하게 될 때 참고하느라 책을 많이 열어 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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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8-28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이 책 봐야겠군요~~~ ^^

bookJourney 2008-08-29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 이런 책이 어린이용으로도 있으면 좋겠어요. ^^

희망찬샘 2008-08-29 06:47   좋아요 0 | URL
혹시 그런 책 먼저 발견하심 제게도 꼭 알려 주세요.
 



학기초 해 보면 좋을 활동

1. 미리 종이를 잘라 둔다.

2. 책갈피에 들어갈 내용은 책 제목에 자기 이름 녹여내도록 하면 좋다.

(예) 아낌없이 주는 나무--->아낌없이 주는 유빈!!!

3. 재미있게 꾸미고, 코팅해서 책갈피로 사용토록 한다.

잇점

1. 책의 소중함을 아이들에게 이야기 해 준다. (함부로 접거나 구기지 않는다.)

2. 독서에 대한 아주 작으나마 동기유발이 된다.

3. 아이들이 생각보다 재미있어 한 활동-놀이로서의 접근! 중요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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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세상에 하나뿐인 책갈피
    from 파피루스 2008-09-12 02:52 
    *희망찬샘이 아이들과 만든 책갈피를 올려줘서 나도 따라해 봤다. 종이가 너무 작으면 초등저학년들이 꾸미기 어려울 것 같아 A4용지를 4등분 했더니, 모양새가 책갈피라 하기엔 좀 넓지만 그래도 열심히들 했다. 방학동안 독후활동 하느라 수고한 아이들이 부담없이 즐겁게 참여한 놀이였다. 방학이 끝나면 항상 아이들과 펭귄 책갈피를 만들었는데, 그것도 매년 하려니까 민망스러워 이번에 자기들 마음대로 꾸미게 했다. 물론 책과 혹은 독서와 관련지어 꾸미게 했더니
 
 
순오기 2008-08-27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매번 색종이로 펭귄을 접어서 했는데 이런 방법도 좋겠네요~~ 개학하면 바로 해봐야겠어요.
읽은 책에서 좋은 귀절을 적어 넣어도 좋겠고...그러면 앞뒤로 볼 수 있겠네요. 좋은 아이디어 감사합니다!!

희망찬샘 2008-08-27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펭귄접기! 예쁘겠네요. 어떤 모양일지 궁금합니다. 종이접기책에 나오는 펭귄접기인가요?

순오기 2008-08-28 00:35   좋아요 0 | URL
종이접기 전시회에 갔다가 배워왔는데 제가 다른 용도-책갈피로 개발했죠.ㅎㅎ
제 페이퍼에 사진이 들어있는데~ 카테고리 '이벤트'에 보면 일본문학기행에 올려진게 가장 최근일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