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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를 싫어하는 아이들아
김은영 지음, 김상섭 그림 / 창비 / 2001년 7월
평점 :
지은이가 우리 언니 이름과 같다. 당연히 여자인줄 알았다. 그런데, 사진을 보니 남자 선생님이다.
뒤를 살펴보니 16쇄이다. 시집인데 16쇄라면 이 시집은 정말 많이 팔린 것 아닐까? 그리고 2001년에 나온 책이니 지금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책인가 보다.
글을 참 잘 지었고, 그리고 글이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웃게 하는 장면도 몇 장면이 있었고. 그리고 이건 아름답게 시를 꾸미기 위한 그런 글들이 아니라 생활 그 자체가 곧 시가 아닐까, 그래서 이렇게 예쁜 글이 나오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산골에서는 개들도 학교에 다닌단다. 시골 학교 운동장 모습을 한 번 그려보라. 누구든지 와서 머물다 가는 그곳!
산골 학교에는 그리고 가슴 아픈 사연을 안은 아이들도 많은 듯하다. 부모가 외면하여 조부모의 손에 키워 지거나 아버지가 술만 드셔서 슬픈 아이들~ 그런 아이들의 이야기가 가슴 아프다.
<농약>에서는 아름다운 것들(풀벌레, 지렁이, 개구리, 뱀, 들꽃... 즉 자연)은 다 떠나가고 사람들이 먹고사는 곡식들만 살아 남았다고 이야기 하는데, 그저 띵~ 하고 얻어 맞은 기분이다. <엄마와 찔레.에서는 아침나절 아버지가 풀 죽이는 농약 친 것을 엄마가 모르시고 연초록 찔레 새순을 껍질 벗겨 아이 입에 넣어주시며 어린시절을 회상하는 엄마의 이야기도 그저 슬프다.
훼손되고 있는 자연에 대해, 먹거리에 대해 시인이 풀어낸 이야기는 군더더기가 없다.
이 시에는 가슴 아픈 이야기도 많지만, 생각거리 또한 많고, 그리고 자연 속에서 지어진 글이라 읽는 내내 참 좋은 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