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다 썩은 떡 초승달문고 14
송언 지음, 윤정주 그림 / 문학동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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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처럼 학교 현장에는 가슴 아픈 사연을 담은 아이들이 많이 있다. 그 마음을 헤아리면서, 그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은 선생님의 마음을 유쾌한 이야기로 담아내시는 분~ 

그림에 나오는 선생님의 모습은 언뜻 보면 할아버지 같다. 콧수염을 기른 선생님은 잘 없으니. 게다가 머리까지 하얀 색이라서 2학년 꼬맹이의 눈에는 선생님의 나이가 한없이 궁금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선생님에게 포기하지 않고 나이를 물어보는 아이가 있었으니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인 '썩은 떡'이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별명을 지어 주시는 것을 즐기시는 것 같다. 친구에게 나쁜 말을 했으니 앞으로 썩은 떡이라 부르겠다 하시자, 이 유쾌한 꼬마 소녀는 그 별명을 맘에 들어 한다. 으앙~ 하고 울어버리기라도 한다면 그 별명은 그렇게 불려지기 어려웠을텐데, 다행히 아이가 잘 받아들여서 친구들 사이에서도 그렇게 불리게 된다. 하지만, 선생님은 이 사랑스러운 아이를 그냥 ...떡이라고 부르시는 걸 좋아하시는 것 같다.  

선생님을 위해 놀이터에서 놀다가 떨어져 있는 보약을 주워서 달려가서 갖다 드리는 아이, 선생님이 태워 주신다는 뭉게구름을 철떡같이 믿는 아이... 강의 시간에 아이들의 동심에 대해서 열강하시던 송언 선생님의 모습이 떠오른다. 선생님은 아이들의 동심을 키워 주시는(동심을 믿고 사랑하시는) 그런 멋진 선생님이셨다.  

선생님의 하얀 거짓말에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상처 받지 않고 무사히 위기를 모면할 수 있을지 무척 걱정스러웠는데, 썩은 떡이 전학가기 전날 드디어 선생님은 자신의 약속을 지키시겠노라 선언하신다. 아이들에게 뭉게구름을 태워 주신겠다는 약속을 말이다. 약속을 어떻게 지키는지는 진짜 중요한 내용이니 직접 책을 읽어 보시길... 아이들은 이 경험을 통해 우리 선생님을 거짓말쟁이 선생님이 아닌, 150살 난 멋진 도사 할아버지 선생님이라고 확실히 믿게 될 것 같다.  

유쾌한 책읽기 뒤에 남는 찜찜함이 하나 있다. 무언가 하면 책을 다 읽으면 정답이라는 글이 나오는데, 분위기상 십자말 풀이다. 정답이 있다는 말은 문제가 있다는 말인데, 책을 아무리 뒤져도 정답에 어울릴만한 문제가 나오지 않는다. 그 문제를 찾느라 얼마나 여러 번 뒤졌는지 모른다. 문제가 있나? 없다면 이렇게 만들어 둔 작가의 의도는 뭘까? 내가 산 책이 새책같은 중고인데, 책을 찢은 흔적은 없는데.... 이 일의 비밀을 아시는 분이 계시다면 제게 연락 좀 해 주세요. 000-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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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9-01-03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궁금해요. 뭉게구름....목마 태워주시나요? 멋진 선생님 이시네요.

희망찬샘 2009-01-03 16:55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정말 멋지신 분이더라구요.
 
보리 국어사전 - 남녘과 북녘의 초.중등 학생들이 함께 보는
토박이 사전 편찬실 엮음, 윤구병 감수 / 보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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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산 최초의 제대로 된 사전이다. 그리고 한 권의 책으로서는 가장 큰 액수의 책이기도 하다.  

보리에서 심혈을 기울여 만든 사전이 나왔다는 말을 듣고 군침을 흘리던 차에 알라딘에서 마이리뷰가 당선되었다고 준 귀한 적립금으로 이 책을 사게 되었다. 그리고 혼자서 좋아서 끌어 안았다.  

사전이라 함은 잘잘한 글자들의 조합으로 재미하고는 거리가 먼 듯한데, 이 책은 세밀화와 함께 되어 있어 그냥 수시로 들춰 보고 싶은 맘이 들도록 구성 되어 있다. 그리고 어떤 단어의 경우 그 단어와 관계 된 대략적인 설명들을 다양한 세밀화 컷과 함께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는데, 가을이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가을하면 떠오르는 것들로 큰기러기, 코스모스, 붉은배잠자리, 두점박이고추잠자리, 개미취, 벼베기, 감, 배, 도깨비바늘 씨앗, 밤, 도꼬마리 씨앗, 잣, 은행, 도토리, 호두, 무궁화 열매와 씨, 찔레 열매, 느티나무 등의 세밀화를 만날 수 있다.  

또한 '남녘과 북녘의 초중등학생들이 함께 보는' 이라는 말처럼 우리말에서는 '미장이'를 표준어로 보지만, 북녘에서는 '미쟁이'라고도 쓴다는 식의 표기를 해 두었다.   

뒷 부분에는 나라이름과 국기, 그 나라의 수도를 정리 해 두어 사전을 보면서 한 번씩 눈도장 찍으면서 쉬엄쉬엄 익혀갈 수 있도록 해 두었다.  

가까이 두고 언제든지 펼쳐보고 싶은 친근한 사전으로 우리에게 새롭게 다가 온 보리국어사전. 국어사전을 사려고 하는 초등 중학년의 경우 이 사전을 아이들에게 선물하면 좋겠다. 사전과 좀 더 친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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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1-01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훌륭하지요? 무척 감탄했어요. 조카 하나 선물하고, 친구 딸 선물하고, 이번에 개똥이네 놀이터 정기구독하면서 사은품으로 또 골랐어요. 내년에 학교 들어가는 친구 딸 선물하려고 해요. ^^
희망찬샘님, 금년에도 희망차게 시작해요~

희망찬샘 2009-01-02 05:23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도 아자예요.^^

순오기 2009-01-02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망찬샘. 문자른 늦게 봤어요~
잎싹님께 보내는 거였는데 제가 그 아래에 있던 님의 주소를 쓰는 실수를...ㅋㅋ
이것도 님의 복이니 책은 그냥 보시와요~ 이해인님의 '엄마'예요.
잎싹님께는 다시 주문했어요.^^

희망찬샘 2009-01-03 06:36   좋아요 0 | URL
복이 뎅구르르 굴러 들어 오네요. 너무 감사합니당~
 
아기도깨비와 오토 제국 웅진책마을 2
이아무개 (이현주) 지음, 소윤경 그림 / 웅진주니어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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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옷을 갈아입으면서 지은이 이름이 이아무개로 바뀌어 있다. 이현주 목사님의 필명을 이아무개로 바꾼 건가? 

제법 묵직한 책들을 읽고 난 뒤라 이 책은 정말 가볍게 휘리릭 읽을 수 있었다.  

아기 도깨비 루루와 치과 의사 선생님 오치구 아저씨가 펼치는 꿈속 같은 이야기다. 책을 읽으면서 사건이 복잡해지면 그 결말을 어떻게 마무리 지을까 걱정스럽기도 한데, 그럴 때 가장 손쉽게 취하는 방법이 꿈이다. 이러한 방식은 조금 식상한 감은 있지만, 참 많은 작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이 이야기도 오토제국에서 자신의 존재를 모두 망각 해 버리도록 조정 당하는 오치구 선생님 무리들을 구출해 내는 것은 꿈이었다. 아니, 그건 루루가 용감하게 오토 태양을 향해 자기의 몸을 날렸기 때문이었는데, 모험의 세계에 함께 있었던 이소리 여사에겐 그건 잠꼬대 같은 소리라니, 나 이것 참!!! 

이 책에서 보내는 복잡한 메시지(그런 거 없나?)는 따져 생각해 보지 않기로 했다. 그저 오치구 박사와 루루를 따라 오토 제국에서 힘차게 탈출하면 된다. 어느 곳에서나 자신의 색깔을 잊지 않고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면 그 희망은 우리에게 반드시 미소지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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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읽기, 책 읽기
조월례 지음 / 사계절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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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를 소개하는 책을 제법 많이 읽었다. 그 책들을 통해 자꾸자꾸 언급 되고 있는 책들을 귀하게 맘 속에 담았다. 그리고 읽으면 읽을수록 비슷비슷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느낌이 있어 이제는 더 이상 이런 류의 책은 그만 읽어야지 하면서도 어느 새 나도 모르게 이런 종류의 책을 또 선택해 읽곤 한다. 이것이 나 나름의 공부라 생각하고 있기에.  

이제 제법 많이 식상해져서 이런 책읽기가 많이 시들해졌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 느낌이 들면서 정신이 말똥말똥 해진다. 저자는 어린이도서연구회를 통해 책읽기와 인연을 맺었다고 하며 이런 류의 책을 이미 여러 권 펴 낸 것 같다.  

내가 접수해야 하는 책목록들이 질서정연하게 머릿 속에 다시 줄을 서는 느낌이 들게 무척 잘 정리 된 책소개들. 그리고 어른들이 아이들의 책읽기를 돕고자 하면서 범하기 쉬운 우를 Q&A를 통해 하나하나 풀어 쓴 것들은 정말 하나같이 피가 되고 살이 될 내용들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책 목록을 정리할 수 있어 좋았고, 그리고 나는 좀 제대로 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들어 약간 우쭐해졌고, 덕분에 기분이 상쾌해졌다.  

한 가지 남는 의문은, 이런 류의 책 가격이 왜 이리 비싼가 하는 거다. 책 소개를 하면서 삽입되는 책표지들, 책 장면들이 칼라로 삽입되기 때문일까? 아니면 책 소개를 하면서 책을 싣는 나름의 댓가를 치뤄야 하는 걸까?(아마 이건 아닌 것 같다. 이런 방식으로 책을 소개 해 준다면 출판사로서는 쌍수 들고 반길  일일테니 말이다.) 하여튼 만만찮은 책 가격이었다. 하지만, 그 가격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책이 가치롭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의 책읽기가 고민인 교사, 학부모라면 이 한 권의 책으로 참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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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파울로 코엘료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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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유명한 작가란다. 하지만, 작가의 책을 한 권도 읽지 못헀다. 알라딘 메인에 여러 차례 떴지만, 작가에 대한 관심도 없었고(잘 알지 못해서) 이 책을 읽을 마음도 별로 없었다. 그런데, 후배가 이런저런 이유로 고맙다고 이 책을 선물 해 주었다. 고마울 일 한 것 하나도 없이 덥썩 선물 받기가 참 뭣했지만, 참 좋은 책이라는 소문이 있어서 샀노라 수줍게 전하는 그 손길이 너무 고마워 책을 만나게 되었다. 

잔잔한 감동. 어디선가 만난 듯한 이야기,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 자신의 묵상으로 얻은 이야기 등... 감동적인 짧은 이야기들이 여러 편 있었다.  

그 중 '연필 같은 사람'이라는 글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연필이 가진 다섯 가지 특징 중 쓰던 걸 멈추고 연필을 깎기도 해야 한다는 것, 항상 흔적을 남긴다는 것, 연필심지처럼 마음의 중심을 잡고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것 등이 기억에 남는다.  또, 칭기즈 칸과 매의 일화에서 알려 준 '분노로 행한 일은 실패하게 마련이다.'와 '설령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하더라도, 벗은 여전히 벗이다.'는 것도 마음에 한 번 더 새겨 본다. 남의 정원이 엉망인 것을 간섭하느라 바쁜 사람은 그 일 때문에 너무 바빠 자신의 정원의 꽃과 나무를 돌볼 틈이 없다는 것은 자신의 결점에는 관대하고 남의 작은 티에는 매서운 모순 된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여러 이야기 중 다시는 펼쳐지지 않을 책에 대한 소유욕을 버리고 책을 여행시키고 있다는 말이 오래도록 맘에 남았다. 자신의 서가의 책을 400권으로 제한하고자 한다는 저자는 자신이 품고 있는 것 보다 더 가치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책을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지역 공공도서관에 기증하거나 한다고 한다. 샘물처럼 끝없이 샘솟고 있는 책에 대한 욕심을 주체할 수 없는 현재의 나를 돌아보게 하는 말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그 죽음의 순간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하는 나름의 준비가 있어야 함을 이 책을 통해 묵상할 수 있었다. 특이했던 작가의 이력, 그 이력과 함께 풍요로운 노년의 봄을 맞이하고 있는 작가가 무척 아름다워 보였다. 그가 썼다는 소설들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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