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하고 아름다운 패션의 역사 아찔한 세계사 박물관 2
리처드 플랫 지음, 노희성 외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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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찔한 세계사 박물관 02편

01편에서 만났던 특이하고 기이한 정보들 때문에 은근히 기대를 하면서 책을 보았다. 기이한 정도는 전편보다 많이 약했지만,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시대와 장소에 따라 미의 기준이 다를 수 있었다는 것. 고대(책에서는 석기시대로 나온다.)에는 다산이 중요했기 때문에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가 중요했다는 사실 등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정보일 수 있겠다. 벽화 등에서 살펴 본 고대 의상들의 특징도 하나하나 짚어 주고 있고, 사치 금지법이나 복장 금지령 등도 나에게는 새로운 정보였다. 1680년대 중국에서는 황제의 친구들과 가족들을 제외하고는 노란색 옷을 입지 않았다는 사실도 새롭다.

머리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 나무로 만든 틀에 머리를 올려놓고 잠을 잔 게이샤, 불편하기 그지없었던 크리놀린(19세기 서양 여자들이 스커트를 부풀게 하기 위하여 버팀살을 넣어 만든, 스커트 밑에 받쳐 입은 속치마), 가는 허리를 만들기 위해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조아대었던 코르셋(변비, 소화불량, 호흡곤란을 넘어 장기파열로 목숨을 앗아가기도 했다니, 세상에나~), 납작한 뒤통수를 만들기 위해 사용된 미국 원주민들의 크레이들보드(지게 모양의 아기 받침대 정도로 해석하면 될까?), 전족으로 인해 겪은 끔직한 고통들(1000년 전 중국 남성들은 전족을 하지 않은 여성과는 결혼도 하지 않았단다. 전족을 한 여자들은 동여맨 끈 때문에 발가락이 부러지고, 발이 기형으로 변하며 불구가 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그것을 미와 부의 상징으로 알았다고 하니, 정말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그리고 높이 75cm의 초핀(구두), 성형과 피어싱(온 얼굴, 머리, 귀 등에 175개의 피어싱을 한 사람의 사진을 보면 에구머니나 할 일이다.)... 화장이 살인 무기로 사용했다는 사실 등. 흥미진진하고 오싹 소름이 돋는 이야기들로 가득한 이 책은 페이지에 비해 비싼 가격이지만, 정말 신기한 이야기들이 많이 들어 있어 그 값을 충분히 한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통해서 세상에는 참 별난 사람도 다 있구나, 역사 속에 신기한 일들도 다 있구나... 하면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겠다. 으~~~ 하는 말도 책을 읽으면서 제법 하게 되겠지만, 색다른 경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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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튼동물기 세트 - 전5권 - 전학년용
어니스트 톰슨 시튼 지음 / 논장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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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알라딘 반값 도서에 떴길래 평소 군침을 흘리던 것이라 얼른 샀다. 그리고 혼자서 좋아서 싱글벙글. 전 권이 다섯 권이지만, 한 권의 두께가 그렇게 두껍지 않아(150쪽이 조금 넘는 분량) 읽는 것은 그렇게 힘들지 않다. 사실, 탐이 나서 사긴 했지만, 내용이 지겨우면 읽기 힘들텐데... 하고 은근히 걱정 했더랬다. 그런데, 정말 쓸데 없는 걱정이었다. 이 책이 고전으로 꼽히는 이유는 다 책 속에 들어있지 않겠는가. 이 책은 아이들이 읽는 책이라 시튼 동물기에서도 가장 많이 읽히는 몇 가지 이야기들로 엮어 구성되어 있는 것 같다. 아마 제대로 된 시튼 동물기를 찾아보면 그 분량이 제법 되지 않을까 하는 계산이 나온다.

책에서 시튼이 밝히고 있는대로 모든 동물들의 이야기는 비극이다. (아니, 몇 편의 이야기는 비극으로 끝나지는 않았다.) 그래서 가슴을 아리게 하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권당 서너개의 이야기로 구성 되어 있는데, 많은 동물들이 덫 사냥꾼에 의해서 비참하게 죽거나, 사냥개나 더 힘센 동물들, 그리고 사람들에 의해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된다.

다 재미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다음의 이야기가 특히 재미있었다. 1편에서는 산토끼의 영웅 리틀워호스, 2편에서는 어미 여우 빅스의 마지막 선택, 3편에서는 비들기 아노스의 마지막 귀향, 4편은 그냥 넘어 가고(하도 띄엄띄엄 읽어서 독자의 자세가 불량한 관계로 이야기가 잘 접수 되지 못했다.), 5편에서는 빈민가의 고양이가 맘에 남는다. 이 중에서도 한 가지를 꼽으라면 2편의 <어미 여우 빅스의 마지막 선택>을 꼽고 싶다. 동물의 모성이 이렇게 지극할진대 사람의 모성이야 말해 무엇하랴 싶다가도 어쩜 모성이라는 것은 동물과 사람을 구분할 필요가 없는 고귀한 그 무엇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책 속의 그림도 시튼이 직접 그렸다고 하니 그것 또한 무척 인상적이다. 동물들의 생활습관을 잘 버무려 하나의 이야기로 맛깔스럽게 엮어 내면서 그 속에서 기쁨과 슬픔을 읽어 나가도록 만든 위대한 작품 시튼 동물기를 이렇게나마 만나게 되었음을 흔적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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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삶의 리듬을 잇는 학급운영 지혜로운 교사 5
박진환 지음 / 우리교육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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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학급경영에 관한 책이다. 이런 종류의 책들은 교사라면 가끔씩 읽어주어야 한다고 항상 생각한다. 매일 하는 일이 똑같다고 느껴질 때, 아이들과의 생활이 재미없다고 느껴질 때, 하는 일이 많이많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 이런 책을 읽으면 약발 떨어질 때 약 하나 먹는 느낌. 힘이 딸려 일 년에 한 약 한 재씩 꼭꼭 먹어야 아이들을 가르칠 기운이 난다는 분들도 계신데...(우리 하는 일이 워낙 에너지 소모가 많으니!) 몸에는 보약을 마음에는 학급경영서를!!! 이렇게 2박자를 맞추어 나가면 참 좋을 것 같다.

이 책을 펼쳐들고 처음 읽은 문구가 참 맘에 와 닿아서 책 내용을 읽기도 전에 나는 이 책이 무척 맘에 들었다. 조그만 책 한 권에 7,000원, 게다가 종이도 똥종이(?)라 가격을 너무 세게 매긴 것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혜로운 교사> 수익금의 일부는 교육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데 쓰입니다. /<지혜로운 교사>시리즈는 모두 재생지로 만듭니다./불필요한 면지는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라고 적혀 있어서 이 책이 참 수준 있어 보였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최근 <<엄마 학교>>라는 책을 읽으면서 아이가 엄마를 부르면 "잠깐만, 엄마, 이것만 하고."하고 말하지 말고 당장 달려가야 한다는 말이 무척 맘에 와 닿았다면, 이 책에서 가장 크게 건진 것 하나는 학교에 가서 컴퓨터부터 켜고 화면만 들여다 볼 것이 아니라, 교실을 죽 돌아다니며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말도 건네보라는 것이었다. 나는 이 하나만으로도이 책을 읽은 가치를 충분히 건졌다. 나도 이 선생님이 했던 것처럼 아이들을 살펴 보리라.

아침에 교실에 들어서면 컴퓨터에게 먼저 인사를 하던 모습에서 교실을 한 바퀴 도는 습관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1년의 흐름을 잘 살려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런 학급살이의 예를 잘 보여 주어 참 반가웠다. 물론 나는 평범한 교사이기 때문에 이 선생님이 하신 일을 다 따라 할 수는 없고, 따라하다 쉽게 지칠 수 있기에 성급하게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좋다고 생각되는 것은 하나하나 천천히 꼭 따라 할 생각이다. 저자 또한 이 책에 소개 된 것이 자기만의 생각이 아니라, 먼저 실천하신 선생님들의 지혜를 빌렸음을 밝혀 두고 있다.

책으로 혹은 강연장에서 만났던 이호철, 강승숙, 최은희 선생님의 이야기를 만난 것도 반가웠다. 실제로 이 책의 저자는 많이 쫓아다니고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서 이런 책을 낼 수 있었다고 본다. 책 속에는 다른 곳에서 배워 왔다고 소개 해 둔 여러 정보들이 가득했다. 환경게시에 관련 된 여러 가지 TIP들이 소개 되어 있어 응용해 보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읽어 보면 좋을 많은 책들이 소개 되어 있어 새로운 책 목록을 작성하게도 한다.

1년 학급살이는 단절이 아니라 어떤 연속선 상에 놓여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추구하는 교육목표는 일관되어야 하며 아이들의 삶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저자가 사용하고 있는 아이들 삶의 리듬을 잇는 학급경영에 제시 된 단어들. 만남, 소통, 관계, 평화, 세상, 협동, 나눔, 노동, 감사... 아이들과 함께 나누고 새김질 하면 좋을 그런 단어들을 내 입맛에 맞게 잘 씹어 소화해서 사용해 보아야겠다.

이처럼 살려면 참 바쁘고 힘들겠다. 하지만, 새로운 에너지들이 계속 끊임없이 나와서 재충전 되리라. 그리고 박진환 선생님의 열정 덕에 많은 아이들이 살아날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을 하며 책 속의 소중한 정보들을 하나하나 밑줄 그어 둔다.

이런 책 약발 떨어지면 가끔 꼭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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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의 아이 일공일삼 26
구드룬 멥스 지음, 로트라우트 수잔네 베르너 그림, 김라합 옮김 / 비룡소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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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 반 아이가 친구들이랑 함께 읽고 싶다고 학급에 일 년간 기증한 책이다. 아이들이 쉽게 보는 책과 비교해 볼 때 아주 조금 두께가 더하다고 아이들 손을 거의 타지 않았다. 사실 따지고 보면 200쪽을 조금 넘는 책이니 6학년 수준에서 두꺼운 책도 아니다. (아이들은 책의 두께를 페이지로 판단하지 않고 만져보는 느낌으로 판단하기도 한다. 종이 재질에 따라 책의 두께는 결정되는 것이라고 여러 번 이야기 해 주지만, 그게 잘 와닿지 않는 것 같다.)

읽어보니, 큰 긴장감도 없고, 반전도 없고... 하지만, 이 잔잔한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 아이의 마음을 잘 읽어 내려 갈 수 있어서 참 괜찮은 동화로 읽혔다.

주인공 '나'(이름이 본문 중에 나왔었는지... 잘 기억이 안 나서 찾아보다가 찾는데 실패했다.)는 일요일에 태어나서 일요일의 아이다. 일요일의 아이들에게는 늘 행운이 따른다고 하지만, 나는 행운과 거리가 먼 것 같다. 내가 사는 고아원의 아이들은 거의 대부분 주말부모를 가진다. 진짜 부모는 아니지만, 주말이 되면 맛있는 것을 사 주거나 좋은 곳에 데려가 구경을 시켜 주면서 부모 노릇을 대신 해 주는 사람들을 주말 부모라고 하는데, 고아원에서 나와 바보같은 카를리를 제외하고는 거의 주말부모가 있다. 그런데, 내게도 어느 날 주말 엄마가 생기게 된다. 하지만 동화 속 주인공과 같은 운명은 내게 펼쳐지지 않는다. 나의 주말엄마는 돈 많은 부자집 마나님이 아니라, 차도 없는 가난한, 그리고 얼굴도 예쁘지 않은 너무나도 평범한 젊은 여자라서 엄마의 이미지랑도 너무 거리가 멀다. 하지만, 특이해서 더욱 좋은 주말엄마는 나를 일요일의 아이라 불러 준다. 그리고 여러 차례의 만남을 통해 나를 입양할 것을 남자 친구와 함께 의논하고, 그 전에 두 사람이 결혼을 먼저 결정한 후 입양절차를 밟으려고 한다. 드디어 가족이 생기게 된 주인공 아이는 바보같은(?) 카를리에게도 친절히 대한다. 그리고 자신의 집에 카를리를 초대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카를리의 주말 누나가 되어 줄 것을 약속한다.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못해서 서툴지만, 나의 주말엄마는 내가 얼굴이 예뻐서 좋은 것도 아니고, 불쌍해서 좋은 것도 아니고... 그저 이유없이 내가 맘에 들어 가족이 되려 한다. 이것이야말로 참 가족이 될 수 있는 진정한 조건이 아닐까. 이유없이 마음에 드는 것.

일요일의 아이가 고아원에서 어떤 사람의 관심도 받지 못하는 한 아이의 진짜 누나가 되어 주려고 하니 참 반가운 일이다. 피를 나누지 않은 사람끼리도 자연스럽게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이런 서양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조금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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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10-13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요일의 아이가 이런 내용이었군요. 제목만 알고 있었어요~~ 서양인들의 저런 사고방식은 참 본받을만 하지요.^^
 
왕치와 소새와 개미 우리 작가 그림책 (다림) 4
최민오 그림, 채만식 글 / 다림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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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치와 소새는 내겐 낯선 동물들이다. 표지 그림에 세 동물이 모두 나와 있는데, 새는 새라는 글자가 들어가니까 소새라고 외우고, 풀벌레에 해당하는 것이 왕치이구나 하며 넘어갔다.

개미가 허리가 잘록해 진 이유, 소새의 부리가 길어진 이유, 그리고 왕치의 머리가 벗겨진 이유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쳐 보면 된다.

반 아이들과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었는데 도서관에 있길래 반가운 맘에 우리 아이 읽으라고 빼 들었다.

허풍쟁이 왕치, 그 왕치가 얄미운 소새, 그리고 맘 착하고 부지런한 개미가 한 집에 살았더란다. 놀고 먹는 왕치가 보기 싫어 소새는 사흘 잔치를 제안한다. 음식은 하루씩 혼자서 차리기로 하고, 제일 먼저 개미가 새참을 내어가는 아주머니의 넓적다리를 물어 그 음식을 얻어 와서 잔치를 벌인다. 둘째 날은 소새가 잉어 한 마리를 잡아다가 거한 잔치를 벌인다. 아무 걱정없이 벗들이 차려준 음식을 잘 먹은 왕치는 자기 차례가 되어 음식을 찾으러 다니지만, 음식을 구하기란 쉽지 않고 자기 작은 몸은 생각지 않고 잉어를 잡겠다고 잉어 콧등 위에 앉았다가 그만 꼴깍 통째로 잡혀 먹고 만다. 아무리 기다려도 왕치가 오지 않자, 소새는 자기가 너무 심했나를 반성하며 찾아 나선다. 그러다가 밤은 깊어지고 왕치는 보이지 않고.. 소새는 돌아오는 길에 잉어 한 마리를 잡아 오는데... 개미랑 열심히 잉어를 먹는 중에 잉어 뱃 속에서 나온 우리의 주인공 왕치군 하는 말

"휴! 더워! 어서들 먹게! 아, 이놈의 걸 내가 잡느라고어떻게 앨 썼던지! 에이 덥다! 어서들 먹게!" 하는 게 아닌가.

이것이 못마땅해 입을 뚜우 내밀던 소새의 부리는 쭉 길어지고, 이런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땀 꽤나 흘렸을 왕치는 이마의 땀을 쓱쓱 딱느라 머리가 훌러덩 벗겨지고, 이를 본 개미는 너무 웃다 그만 허리가 잘록 부러지고 말았단다.

왕치가 잉어의 뱃속에서 나오는 장면은 길쭉한 그림으로 그려져 있는 것도 색다른 맛이다. 읽어보면 무척 재미있다는 것을 모두 알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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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10-13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이 책 오늘 리뷰 쓰고 내일 도서관에 내야지 했는데~ 희망찬샘도 올리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