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언 直言 - 죽은 철학자들의 살아 있는 쓴소리
윌리엄 B. 어빈 지음, 박여진 옮김 / 토네이도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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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직언(윌리엄 B. 어빈: 토네이도, 2012)

철학적인 삶을 위해 실천해야할 기본적인 심리 기술

 

  "당신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인생의 원칙을 가지고 있는가?"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하며,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것들을 신념으로 삼았던 이들을 만나본 적이 있나요? 가난하지만 부끄러움이 없는 자족생활을 실천했다는 디오게네스는 알렉산더 대왕과의 만남에서 아무것도 필요 없으니 햇빛을 가리고 서 있지 말라고 말했다는 일화로 유명합니다.

  몸소 가난하지만 부끄러움이 없는 자족생활을 실천한 디오게네스는 오늘 우리에게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구를 가장 쉬운 방법으로 만족시키는 방법을 몸소 실천한 현자입니다. 세상의 절반을 얻고도 행복하지 않았던 알렉산더 대왕 그리고 작은 통 하나에서 행복을 누리고 살았던 디오게네스. 비록 육신은 떠났지만 남아 있는 그들의 철학적 개념이 담긴 죽은 철학자들의 살아 있는 쓴소리의 직언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면 이 책을 펼쳐 보시길 바랍니다.

<그들은 삶의 가치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방법을 알고 있다.>

 

  <직언>의 저자 윌리엄 B. 어빈은 인간 욕망에 대해 파헤치며 미국 철학계의 주목을 모았던 라이트주립대학교의 교수입니다. 저자는 <직언>에서 삶에 바로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도 생생한 인생의 기술을 말합니다. 이 책은 "인생을 낭비하지 말것"을 주문하면서 이를 위한 "스토아 철학"의 실천적 적용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철학 사상 가운데 저자가 설명하는 철학적인 삶을 위한 기본적인 심리 기술은 스토아 철학을 기초로 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스토아 철학이 현대인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다루고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생각은 다음과 같은 스토아 철학에 관한 설명에서도 확인됩니다.

 

  "스토아 철학은 계속되는 전쟁으로 혼란스럽고 미래가 불확실해진 시대에 무기력하고 무능하진 ‘개인’이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한 몸부림에서 시작되었다. 스토아학파의 인생철학은 서양철학에서는 처음으로 남녀노소, 빈부귀천의 차이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으로 통하는 문을 열어주었으며 그렇기에 그 어떤 인생철학보다 현실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들의 철학은 행복이 물질적인 소유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영감에서 탄생되는 것임을 강조한다." p.13

 

  현대인들의 삶은 날마다 치열한 전쟁과도 같다는 말을 합니다. 미래가 불확실하고 현실의 벽앞에서 무기력하고 무능해져버린 사람들을 찾는건 어려운일이 아닙니다. 저자는 현대인의 삶과 과거 스토아 철학이 시작되고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의 사람들의 삶의 주변환경이 비슷하다는 점을 주목합니다.

 

  <직언>에는 네명의 스토아 철학의 대표자들이 나옵니다. 세네카, 디오게네스, 에픽테토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이들 네 사람은 스토아 철학의 공통된 특징인 "평정심"을 가장 잘 유지하고 구사하는 사람들이라고 소개합니다. 현자로 불리워지는 네 사람으로부터 배우는 삶의 철학을 오늘날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가? 에 대한 물음에 대한 해답을 담고 있는 것이 바로 <직언>입니다. 직언은 단순히 그들의 사상을 이해하고 깨닫는데 목적을 두는 것이 아닌 실천적 삶의 적용점을 지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현실의 문제에 대해 직설적인 스토아 철학에 기초한 삶의 실천을 제시합니다. 부정적인 상황 설정과 통제의 3분법 그리고 운명론적인 태도와 자기 부인이라는 심리기법들을 일상생활에서 끊임없이 적용하여 부정적인 정서 가운데서 자족의 의미와 만족을 발견하라고 말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잊거나 간과하고 있던 삶의 가치와 목적을 다시 돌아보고 새롭게 인식하여 다음을 향한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스토아 철학'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현대 생활의 용어로 풀어본다면 자족함과 만족을 가져오는 생각의 기술과 평정심을 위한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오래전 고대로 불리워지는 사람들의 생각의 기술이자 삶의 원칙이었지만 오늘날 우리의 삶의 원칙으로도 적용 가능하다고 저자는 생각합니다. 우리는 오늘날 삶의 자족과 만족을 누리지 못하는 불행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삶의 원칙도 없고 지향점도 없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저자가 말하는 삶의 원칙을 위한 축을 세우는 작업을 얼마만큼 우리가 실천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저자의 글을 읽다보면 우리 자신이 얼마만큼이나 원칙이 없는 불만족스러움의 삶을 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의 파악은 해결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우리에게 분명 의미있는 성찰을 더해주고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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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엄마가 왕따 아이를 만든다 - 아이가 친구를 잘 사귀고 우정을 유지하도록 돕는 비결
프레드 프랑켈 지음, 김선아 옮김 / 조선앤북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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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무심한 엄마가 왕따 아이를 만든다(프레드 프랑켈: 조선앤북, 2012)

아이들의 교우 관계 개선에 관한 효과적인 단계별 가이드 라인

 

  "그렇게 힘들면 말을 하지 그랬어?"

 

  왕따로 인한 피해학생이 자살한 것을 두고 묻는 경찰에게 남긴 가해학생의 진술입니다. '왕따' 다른말로는 사회적 병리현상인 '집단 따돌림'이라고 합니다. 얼마전 아이돌 그룹에서도 문제가 되어서 화제가 되었던 '왕따'는 다수가 특정인에게 심리적, 물리적 폭력등을 행사하는 것을 말합니다. 얼마전에는 카카오톡에서 집단 언어 폭력을 당한 여고생이 자살을 하기도 했답니다.

  따돌림은 어느 시대 어느 문화권에서도 있어 왔습니다.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이라면 일정 정도는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학자들은 말합니다. 문제는 따돌림의 정도가 지나칠 경우 피해 학생이 경험하게 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일상적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데미지를 입는다는 점에서 그냥 넘어가서는 안될 문제입니다. 우리나라의 처벌위주의 양육태도의 가정환경과 통제위주의 학교환경은 집단 따돌림을 유발하고 그 정도 또한 심각하게 나타나는 환경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캘리포니아 임상사회연구학회 실비아 스털츠 박사는 부모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부모는 라이프 스타일이 아무리 바바진다 할지라도 아이가 진정한 우정을 쌓아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며, 이것은 분명히 가치가 있는 부모의 과제이다"

  우리는 부모로서의 과제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나요? 왕따는 엄마의 책임으로 제한해서는 안됩니다. 자녀의 대인관계 문제에 관해 아빠 또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UCLA의 아동 교우 관계 개선 프로그램은 누구나 공감할 만한 내용이다.>

 

 <무심한 엄마가 왕따 아이를 만든다>의 저자 프레드 프랑켈 박사는 UCLA의 의학심리학 교수이자 자녀 양육및 아이들의 교우 관계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의 책임자입니다. 이 책은 UCLA의 아동 교우 관계 개선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155회 이상의 임상 실험을 토대로 한 교우 관계 개선에 관한 효과적인 기술들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이 책이 돕고자 하는 대상은 부모입니다. 교우관계에 있어 어떻게 도움을 줘야 할지 모르는 부모들에게 저자는 초등학교 1학년 부터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과 실험에 적용된 단계적 계획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책의 교우관계 프로그램의 진행 순서는 '고민', '배경', '고민해결', '다음단계'로 진행이 됩니다. 먼저 고민은 각 step에서 다룰 문제를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배경'은 각각의 문제에 대한 원인과 해결방법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설명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고민 해결에서는 실제로 아이에게 적용할 수 있는 단계적인 해결 방안이 제시되고 다음 단계에 이르러서는 다음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현재의 이슈와 관련된 정보를 찾아보고 다음 스텝을 찾아갈 수 있도록 알려주고 있습니다.

 

  저자는 책의 구성을 설명하는 말미에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오늘날에는 자녀가 친구를 사귈 수 있도록 도와주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며, 부모가 감내해야 할 책임도 엄청나다. 하지만 시간을 내서 이 책에 소개된 전략들을 적용해 본다면 자녀가 좋은 친구와 유대관계를 쌓는데 큰 도움이 될것이다."

 

  자녀가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을 경험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할 때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와 소통을 하지 않거나 혹은 하더라도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는 한국이나 외국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공통점과 다른 차이점을 찾으라면 따돌림에 대한 문제와 이를 해결하고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이 우리나라보다는 외국의 경우 보다 폭넓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다는 점일 것입니다.

 

  <무심한 엄마가 왕따 아이를 만든다>는 제목을 얼핏 보면 자녀의 교우관계에 있어 책임을 져야할 사람은 엄마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부모의 역할이 매우 크다는 것과 부모 모두가 함께 노력하는 프로그램이 많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 부모의 무관심이 문제가 커지도록 만든다면 반대로 부모의 관심과 개입이 문제를 방지하고 해결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문제를 해결할때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 책과 같은 가이드라고 생각합니다.  

 

  문화권이 다르다는 이유로 망설이는 부모가 있을듯 싶어서 혹시라도 하는 마음에 글을 남겨봅니다. 아이들의 문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동소이합니다. 오히려 동서양의 교육방식에는 상호 호환되거나 보충이 될 유용한 정보가 많답니다. 학교 폭력으로부터 피해학생이 가해학생이 되고 다시 가해학생이 피해학생이 되는 악순환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우리 아이를 아프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고 비록 삶이 바쁘고 힘들지라도 자녀의 교우관계에 대한 책임있는 부모의 역할을 모두가 함께 감내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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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의 여인들 - 역사를 바꿔버린
엘리자베스 케리 마혼 지음, 김혜연 옮김 / 청조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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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스캔들의 여인들(엘리자베스 케리 마혼: 청조사, 2012)

남성중심의 역사의 이면의 주인공들을 만나다.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 또는 불명예스러운 평판이나 소문을 가리켜 스캔들이라고 합니다. 남성중심의 역사관에서 스캔들이 역사의 전환점이라고 말할만한 사건을 골라내기란 쉬운듯하면서도 어려운일입니다. 왜냐하면 남성중심의 역사를 기술하는 사람들은 남성보다 뛰어난 역량과 영향력을 가진 여성을 솔직히 기술해놓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을 꿈꾸는 대한민국의 박근혜,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힐러리 미국방장관과 오프라윈프리는 많은 여성들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남성중심적 사고관을 가진 이들에게 그녀들은 전통적 여성관을 거스른 부담스러운 여성들일 뿐입니다.  

<에밀리 뒤 샤틀레의 소망대로 이 책은 그녀 자신의 장점만으로 그녀를 평가한다.>

 

   저자 엘리자베스 케리 마혼은 2007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Scandalous Women이라는 시리즈를 연재해 많은 팬을 확보한 아마추어 역사광입니다. 그녀의 블로그는 매달 평균 일만명의 독자가 방문중이며 역사광들이 애독하는 대표 역사 블로그 중 한곳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스캔들의 여인들>에서 저자는 계몽주의 시대 여성 중 가장 아름답고 영리한 여성이자 프랑스 이론 물리학파에 생기를 불러 넣은 에밀리 뒤 샤틀레의 '자신의 장점만으로 자신을 평가해 달라는 요청'에 대한 응답을 하듯이 역사 속 여성들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접근과 평가를 시도합니다.

  <스캔들의 여인들>은 총 29명의 여성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그녀들을 다루기 힘든 아내들, 재기 넘치는 유혹녀들, 싸우는 여왕들, 분투하는 숙녀들, 서부의 거친 여성들, 요염한 예술가들, 멋진 모험가들로 구분해서 독자들에게 소개합니다. 남성중심적인 역사 속에서 의존적이고 불안정한 삶의 위치와 저평가된 여성들의 능력은 저자의 글을 통해 독립적이고 완전하며 능력있는 인물로 다시 재평가됩니다.

  저자는 스캔들의 여인들을 가리켜 관습을 무시하고 역경을 물리치고 세계적 사건의 흐름을 결정했던 순간들 속에서 여자들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하나의 예로 작가는 프랑스의 위대한 사상가인 볼테르의 정부로 알려진 에밀리 뒤 샤틀레에 대해서 당대의 모든 사람들도 인정한 여성이자 평균 남성들의 키인 168cm을 넘어 175cm를 가진 그녀는 사회적 관습과 대우에 대항했던 선구자이자 지성인인이었다고 주장합니다. 역사의 기록에서 누락되고 저평가되며 남성들의 부속물로 여겨졌던 여인들이 <스캔들의 여인들>에서 다시 평가되고 있는 것입니다.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눈앞에 두고 남성들은 여전히 전통적인 여성관을 내세우며 많은 여성들을 불안정한 존재로 낙인 찍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은 고대로부터 이어져온 남성중심사관에서 쉽게 발견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남성중심사관과 사회적 인식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는 점을 이제는 외면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예컨대 오늘날 <미실>, <명성황후>, <황진이>, 와 같은 여성 중심의 작품들이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전환점에서 많은 이들의 환영과 주목을 받는다는 점을 눈여겨 보아야 할것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들 가운데 여성들이 대거 약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장벽을 넘어 확고부동한 자기 영역을 구축하는 여성들은 이제 드문일이 아닌 보편적인 현상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페미니스트 관점의 역사에서 다시 부활한 여성들의 이야기는 오늘날 남성중심의 역사에서 고인물처럼 변해버린 역사의 흐름에 새로운 활력소이자 매력적인 이야기를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아직도 남성중심의 역사관에 사로 잡혀서 여성의 나약한 모습과 한계만을 인식하고 있다면 <스캔들의 여인들>속의 여인들을 만나보시면 새로운 인식과 안목이 넓혀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멈추지 않는 도전정신으로 끝나지 않는 비행을 하고 있는 '아멜리아 에어하트'를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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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엄마, 그림책을 읽다 - 당신에게 보내는 메시지
이와타 미쓰코 지음, 정숙경 옮김 / BF북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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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시각장애인 엄마, 그림책을 읽다(이와타 미쓰코: BF북스, 2012)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의 연결고리를 만나다.

 

  "시각 장애인으로부터 배려를 받아 보신적이 있나요?"

 

  지하철 4호선 수유역은 한빛맹학교로 가는 마을 버스의 종점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저는 한빛맹학교 학생들을 자주 만납니다. 학생들은 지하철이 한빛맹학교와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기에  마을 버스를 자주 이용합니다. 하얀색 긴지팡이를 들고 있는 학생들은 마을버스가 오면 소란스러운 주변 상황에도 불구하고 능숙하게 버스에 올라탑니다.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 가운데는 자리에 앉기 위해 끼어들거나 서둘러서 타다 대기하는 사람과 부딪히는 사람도 있지만 한빛 맹학교 학생들이 끼어들거나 피해를 입히는건 본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옆에서 버스가 왔다고하면 그들은 웃으면서 말합니다.

 

  "먼저 올라타세요."

 

  우리는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세상을 배웁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세상을 배우는 사람들도 우리와 함께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와 같은 공간안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답니다.

<지금은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바른 이해와 장애인의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시각장애인이 그림책을 읽는 모습은 비장애인의 입장에서 언뜻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비장애인들에게 그림책은 눈으로 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림을 보기 위해서는 시각에 의존해야 하고 그림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더더욱 그림을 잘 관찰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있어 관찰이란 시각을 이용하는 신체적 활동입니다.

 

   <시각장애인 엄마, 그림책을 읽다>의 저자 이와타 미쓰코 씨는 현대 두 아이의 엄마이자 점역 그림책을 대출하는 대표입니다. 이 책을 소개하는 출판사의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엄마의 멋진 그림책"

 

   저자는 시각장애인입니다. 그녀의 소망은 비장애인들인 사람들과 이상적인 마음으로 소통하는 교제입니다. 그리고 그 희망의 메시지가 이 책에 담겨져서 비장애인인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비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의 조심스러운 만남은 자연스럽게 그리고 지극히 평범하게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작고 아담한 책이 우리의 손에 들려지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함께 했습니다. 저자가 원고로 글을 쓰면 옮긴 원고를 테이프에 녹음을 하여 재생하고 그것을 듣고 다시 저자가 수정하면서 원고의 분량은 현재의 책의 3배 분량이 되었답니다. 그리고 많은 분량들이 다시 정리되어 200쪽 하지만 작고 아담한 문고판 책으로 나와 우리 곁에 오게 되었습니다.

 

  책의 내용을 한줄로 요약하자면

 시각장애인으로서의 삶의 태도와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간다는 즐거움 그리고 비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의 보이지 않는 장벽을 허물기 위한 노력들입니다.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답니다.

  1장에서는 자녀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기 위한 시각장애인용 그림책을 만들다 자원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많은 점역 그림책을 내게된 과정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2장은 점자책에서 시각장애인으로서 양재를 하게된 인연과 과정 가운데 얻게된 자신감이 그리고 마지막 3장에서는 장애른 가진 사람으로서 자신과의 만남을 가진 다양한 인연들에 관한 이야기를 합니다.

 

  저자는 시작하는 말에서 "장애인이 일반 사람들 사이에서 지극히 평범하게 살아가려면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바른 이해와 장애인의 노력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합니다. 장애인에 대한 배려와 관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장애인을 바르게 이해하고 장애인 스스로도 매우 많은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그 말은 언제나 주는 입장과 받는 입장의 비역학적인 관계에 사로잡힌 잘못된 사고관을 가진 제게 많은 깨달음을 주었답니다.

 

  마을 버스 정류소에서 만나는 한빛맹학교 학생들, 먼저 타라고 권면하는 모습과 타인에 대한 배려로 스스로 '흰지팡이'를 접는 모습, 언제나 밝은 목소리로 운전기사 아저씨와 자신을 도와준 사람들에게 인사하는 목소리가 귓가에 맴돕니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하나의 좁은 공간에서 마주 하는 모습을 떠올리면서 <시각장애인 엄마, 그림책을 읽다>는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소통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배웁니다.

  우리와 그들의 관계가 주고 받는 관계에 있어서 일방적 방향이 아닌 쌍방향적인 관계에서 이뤄져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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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악의 얼굴 - 인문학과 과학의 눈을 통해 보는 선과 악의 진실
스티븐 배철러 지음, 박용철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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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선과 악의 얼굴-스티븐 배철러

인간의 본성인 선과 악을 깊이 있게 탐구하다.

 

  인간의 본성은 선인가? 악인가? 오랜 시간에 걸친 이 논쟁은 인간의 삶의 근원을 파헤치고 답하는데 많은 답변을 제공해 왔습니다. 인간의 본질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이해를 위해 저자 스티븐 배철러는 불교적 관점을 중심으로 인문학과 과학 그리고 고대종교와 유일신교를 예로 고통의 근원을 바라봅니다. 삶의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중도적 입장에서 전하는 깊이 있는 성찰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많은 변화와 '깨달음의 길'을 제시하고 있는지를 잠시 살펴 봅니다.

<고통과 쾌락이 주는 삶의 악마적 딜레마가 선과 악의 얼굴에서 발견된다.>

 

   스티븐 배철러는 영국 출신의 불교 명상 지도자이자 자유 저술가입니다. 저자는 한국 삼보 사찰 가운데 승보사찰의 방장 구산 스님 문하생으로 4년간 선불교를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저자는 <선과 악의 두 얼굴>에서 불교적 무신론자의 입장에서 중도적 자세를 잃지 않고 인간 존재의 본질을 피력하고자 노력한다고 말합니다.

  저자의 입장은 특별히 어느 종파와 종교성에 구애 받지 않는다를 우선적으로 하되 종교적 이해와 인문학과 과학적 개념에서의 수반되는 선과 악의 개념은 수용한다입니다. 이를 위해 먼저 저자는 각각의 종교의 구별하되 하나의 통합적 개념인 고대 종교관을 수용하고 이를 통해 선과 악의 개념이 각각 어떻게 이해되고 발전되어 왔는지를 성찰합니다. 저자의 이러한 노력은 선과 악의 특징을 형상화 시키고 인격이 반영된 '마라'와 '사탄'의 특징 가운데서 선악의 개념이 우리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를 가져온다고 봅니다. 이는 단순히 선과 악을 추상적 개념으로만 이해하는데서 오는 선악의 개념 이해에 대한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독자로서 저자의 이러한 비교종교학 및 사상의 통합과 인간의 본질에 대한 탐구 정신은 미처 삶의 본질과 개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독자들에게 폭 넓은 개론적 의미로서의 선악의 개념을 배우는데 매우 유용하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고대종교로부터 그 뿌리를 모두 연결시키는 작업은 종교적 특징과 더불어 각 종교의 고유한 발상에 대한 이해를 연결하는데 있어 무리함이 따르는 부분이라는 점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하나의 예로 욥기의 욥의 고난과 선과 악의 대화 목록에서 욥기의 전체적인 주제와 사상적 반응보다는 이를 하나의 인간적 딜레마에 미치는 선악의 영향력으로 축소한것은 종교적인 주제에 대한 이해와 접근이 부족한 부분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숙명' 혹은 '운명론'에 대한 믿음과 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인간의 본질은 악하다'라는 생각에 근거한 '선과 악의 의미'와 인간의 고통의 근원에 접근하는 색다른 접근법이 흥미로운 재미있는 책입니다. 오랜 세월 동안 선과 악을 이분법적으로 생각한 극단적 위치를 고민하면서 이 둘이 서로 공존하는 것임을 증명하기 위한 다양한 주장들은 '악'을 수용하고 살아야 하는 인간의 한계가 결국 또 다른 인간의 삶의 지평으로의 시작점이라는 사실에 대한 근거가 된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인간의 고통과 이를 벗어나기 위한 인간의 노력은 행복을 추구하는 요즘의 시대적 삶의 소망과 어느정도 맞는 부분이 있습니다. 한권의 책이 모든 삶의 근본적인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악'과 '인간'의 관계와 이것을 어떻게 우리가 극복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는데 많은 생각의 길을 열어 준다는 점에서 한번쯤 읽어 봄직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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