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싹 내인생의책 그림책 5
스티브 브린 지음, 강유하 옮김 / 내인생의책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기분좋은 그림책을 만났다. 마음이 소란하고 복닥거리면 그림책 처방을 권한다. 단순한 글과 그림이 주는 정신적 위로가 생각보다 크다. 간결하고 꼭 필요한 말과 글, 장식을 벗고 소박하면서도 개성이 뚜렷한 그림과 색채가 유쾌한 웃음을 자아낸다. 그리고 좀 더 단순해지라고 그러면 웃을 일이 많다고 “오잉~” 하고 까불어주는 것 같다. “오잉”은 이 그림책의 마지막 장면에서 나오는 어린 개구리의 대사다. 번역부터 아주 재미있게 옮겨 놓았다. 주인공 ‘찰싹’의 개구쟁이 성격이 그대로 드러난다.

 원제는 ‘Stick’. ‘찰싹’은 잘 어울리는 우리이름이다. 개구리 ‘찰싹’은 뭐든지 자기 힘으로 혼자 하겠다고 설치고 나오는 서너 살 아이의 모습이다. 위험한 짓은 못 하게 해도 꼭 해보고야말고 아무 거나 못 먹게 해도 아무 거나 입으로 먼저 가져가는 아이. 그걸 일일이 통제하려다보면 엄마는 늘 아이와 전쟁을 치르듯 하루를 보내야한다. ‘찰싹’의 엄마는 느긋하게 앉아서 미소 짓고 바라본다. 가장 바람직한 엄마의 모습이다.

 ‘찰싹’은 혼자 해 보려는 시도를 하지만 아직은 서툴다. 뜻밖의 시도로 뜻밖의 모험을 떠나게 되는데, 어린 아이가 무작정 호기심에서 집을 나가 앞만 보고 걷다보면 집과는 더욱 멀어지는 일들이 흔히 있다. 내 가출 사건이 떠오른다. 세 살적에 이런 일이 있었는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엄마에게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더란다. 내가 집 전화번호를 외우고 있었던 덕에. 

 ‘찰싹’은 낯선 세상으로 모험의 길을 떠나 전혀 두려움이 없어 보인다. 예상치 못한 모험만큼 그 교통수단이나 가는 곳이 흥미롭다. 늪의 풍경과 갖가지 동물들이 멋지게 그려져 있고 그곳을 벗어나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모험을 하게 되어서도 다음 장에 벌어질 장면이 늘 예상을 뒤엎는다. 전체적으로 ‘찰싹’의 빠른 이동을 보여주기 위해 속도감이 느껴지는 일러스트레이션이 생동감 있다. 속도감을 더 강조해야할 부분은 장면을 분할하여 그려 넣었다.

 이런저런 위험한 일도 잘 피하고 하루 동안의 모험이 끝났다. 해가 저물 무렵, 찰싹은 이제 홀로 되었다. 어린 ‘찰싹’에게는 처음 마주하는 낯선 장소, 낯선 시간이다. 차분한 인상을 주면서도 활기를 잃지 않는 색감이다. 여기서도 글은 거의 없고 호들갑스럽지 않다. 놀을 바라보는 ‘찰싹’의 뒷모습이 클로즈업 되어 있는데 그 덩치가 아주 커 보인다. 이제 ‘찰싹’은 모험을 떠나기 전의 어리기만 한 개구리가 아닌 것처럼 보일 정도다.

 그러나 정말 ‘찰싹’은 다 컸을까. 겨우 하루 동안의 모험으로? 돌아온 ‘찰싹’은 여전히 개구쟁이, 고집불통이다. 이 그림책에게 눈여겨볼 점이라면 촐싹대는 ‘찰싹’의 곁에 든든히 붙어있는 대상이다. 기다리고 있다가 포근히 맞아준 엄마개구리와 낯선 곳에서 방황하는 어린 영혼의 귀가를 도와준 타인. 모험과 성장은 자신의 힘만으로 되는 건 아니다. 우리를 키워준 어떤 대상에게 직접적인 보상을 할 수 없어도 그 힘으로 우리는 자라는 것이다. 우리를 키우는 건 불안정한 시간과 공간, 예상치 못한 사건만이 아니라 무엇보다 그 속에서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타인의 보살핌이다. 누군가 나를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확신으로 우리는 자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말을 작가, 스티브 브린은 직접 하지 않는다. 얼마나 유머러스하고 지혜로운 방식인지, 마지막 장면을 보면 느낄 수 있다.

 마지막 장면은 정말 흐뭇한 웃음을 준다. 돌아온 ‘찰싹’에게서 어떻게 그런 환한 빛이 나게되는지. 작가는 엉뚱한 척, 모르는 척, 돌려서 농담을 거는 것 같다. 사람은 모두 한 사람 한 사람 그렇게 빛나는 존재다. 결코 혼자서는 될 수 없지만. 아이들에게 나는 그렇게 빛을 주는 존재로 배경이 되어도 좋겠다.

 

 

 

 그림도 글도 유쾌한 그림책이다. 그림만 재미있게 봐도 상관 없지만 그림독해력이 있는 아이라면 글이 적으니 그림에서 많은 이야기를 꺼낼 수 있다. 그림을 좀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미를 더해서 볼 수 있는데, 가령 거울이나 그림자를 이용하여 '찰싹'이 날아가는 모습을 한 번 더 반영해 준다. 하물며 자동차 타이어의 스틸 부분에 그 모습이 다 비칠 정도다. 섬세한 시선이다. 그런 부분에서 그림책을 보는 이는 '찰싹'이 혼자 가고 있지만 누군가가 늘 따라다니며 보살핌과 관심의 눈을 떼지 않고 있다는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안도감! 이건 그림책을 보는 사람(아이건 어른이건)이 얻고자하는 가장 큰 미덕이다. 사람들의 표정과 동물들의 표정 또한 특징을 살려 재치있게 그렸다.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속도감이 중후반까지 이어지는 점은 아이들의 성미와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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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12-03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쾌, 상쾌 그림책! 좋지요~ 보관함에 넣었어요^^

순오기 2007-12-03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인생의 책이라~~~~ 출판사 이름이 정말 짱이야요!
참 재미있을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나는 그렇게 빛을 주는 존재로 배경이 되어도 좋겠다." 아주 감동입니다!

프레이야 2007-12-03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찰싹'이 한테 찰싹 마음이 붙게 될 거에요^^
순오기님, 출판사이름 좋지요. '소녀의 눈동자'로 처음 알게 되었어요.^^
 


  • 우리집 목욕탕 타일은 누가 붙였나? 




  •  




  • “우리집 목욕탕 타일은 누가 붙였을까?” 아침에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다 문득 궁금해졌다.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이 관련돼 있을 경우, 얘기는 좀 달라진다. 예컨대 그 사람이 창문을 닦았을 때 궁금증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바쁜 사람이 왜 창문을 닦았을까? 창문을 떼서 닦았을까? 위험하게시리 그냥 매달려 닦았을까? 못 쓰는 자동차 윈도 브러시로 닦으면 좋은데 그걸 알기나 했을까? 고무장갑은 끼고 닦았나?….

    무관심은 질문을 공허하게 만드는 반면 사랑은 질문조차 해답으로 만든다. 사랑은 도구다. 그 사람의 형상을 만들어내는 조각도가 되며 내 꿈을 매다는 풍선이 되고 사랑하는 이의 꿈 속으로 태워다 주는 배가 되기도 하며, 사랑하는 이를 나의 기다림으로 초대하는 초인종이 될 때도 있다. 사랑이 조각도라 하여 꼭 날카로울 필요는 없다. 또 풍선이라 하여 반드시 커다랗고 화려할 필요도 없다. 마음에서 우러나 세상을 향해 미소를 보내는 사랑이라면 소박한 만큼 더 아름답다.

    따뜻한 눈으로 세상을 보고 다정한 마음으로 사람을 보자. 사랑은 그렇게 시작된다. 분노는 자신을 할퀴고 증오는 타인에게 상처를 입힌다. 아침에 들리는 새소리, 등교하는 학생들의 재잘거림과 갓 구운 빵을 진열하는 흰 모자 쓴 빵집 아가씨의 콧노래를 감상하자. 세상에 이로운 것은 발명, 발견이라기보다는 감사하는 마음이다. 숲을 거닐며 나무들에, 바닷가를 거닐 때 파도소리에 감사하고, 거리에서 마주치는 행인, 상점들, 심지어 포장된 길과 가로등에 친절한 인사를 던지면 당신의 하루는 행복해진다.

    대선을 앞두고 사회 전체가 분열과 대립으로 치닫는 요즘, 파당(派黨)과 지역에 따라, 또 가진 사람과 못 가진 사람들이 대결과 갈등의 양상을 보이며 불협화음을 연주한다. 이해와 연민으로 감싸인 방패는 내던진 지 오래다. 주장이라는 칼과 모함이라는 총만이 그들의 손에 들려 있을 뿐이다. 마음속에 사랑을 내보내고 받아들이는 창을 닫았으니, 그들이 보는 세상은 암흑과 같다. 대상을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나 자신을 볼 수도 없다. 상대방을 인정하는 일이 곧 나를 부정하는 일이니 그들에게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요즘 역이나 터미널 인근 식당의 풍경. TV에서 뉴스가 나오면 사람들은 금세 두 패로 갈린다. 뉴스가 마음에 드는 사람과 갑자기 인상을 쓰며 숟가락질을 거칠게 하는 사람들. 택시를 타도 그렇다. 예민한 사안에 대한 기사 아저씨의 질문에 대꾸를 잘 해야 친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저마다 자신들의 관점과 이익에 따라 목청을 돋워, 사회 전체가 낙찰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경매장처럼 소란스럽다. 모든 요구와 요구들이 칼끝이 무뎌질 때까지 부딪치고 있다. 그 와중에 세상은 갈수록 힘을 잃고 기진맥진한 상태로 쓰러질 것만 같다.

    그러나 두려워할 것 없다. 우리에게는 사랑이라는 용광로가 있다. 갈등과 분열, 증오와 분노는 어떻게 보면 새로운 세상을 빚어내는 과정에서 존재해야 하는 필요악일지 모른다. 내가 나의 일상에 대답할 수 있고, 스스로 나의 어설픔을 껴안을 수 있으며, 결국 나를 사랑할 수 있다면 타인과 빚게 되는 반목과 갈등도 결국은 커다란 의미의 사랑으로 진화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일상의 소소한 풍경과 장면에 대한 관심은 사회를 평화롭게 만드는 큰 사랑의 첫걸음이다. 우리 집 목욕탕에 타일을 붙인 그 사람도 분명, 어느 집의 사랑 받는 아버지일 것이며, 또 사랑 받는 아들일 것이다. 아니 어쩌면 딸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분명한 건, 그 사람도 누군가를 사랑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      김창완 가수·방송인


  •  

    오늘 아침 내 생각..

    우연한 기회에 이 글을 읽게 되었다. 가수 김창완의 글이다. 어느 누구 문인의 글보다 마음을 울리는 글이다. 내 갈등에 힘이 된다. 요즘 나는 몇가지 일 때문에 마음이 무척 소란스럽다. 유야무야 덮고 넘어갈까, 생각도 해 보았지만, 그런 방법이 결코 좋지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자꾸 흔들렸다. 결론을 내렸다. 따질 건 따지고 넘어가자. (내가 따지기 좋아하는 성격이라고 말씀하신 어느분의 말이 거슬리는데, 참, 따지기 좋아하는 게 내 힘이다. 왜? ㅎㅎㅎ) 늘 방법이 서툰 나지만, 지금의 갈등이나 분노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를 이끌 것이라고 믿는다. 아닌 것에 타협하는 것은 포용이 아니다. (뱀꼬리: 옆에서 역성 들어주며 앞뒤 맥락도 모르는 소리 하는 어느 나이 많은 분에게 더 화가 난다. 나이 먹어 가는 것과 힘 있어 보이는 쪽에 붙어 콩고물이라도 얻어먹으려는 것이 동일어가 되어가다니,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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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호인 2007-11-28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관심은 질문을 공허하게 만드는 반면 사랑은 질문조차 해답으로 만든다." 라는 말.
    너무나 철학적이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군요.
    역시 싱어송라이터답게 얽혀있는 사람의 마음을 타협하도록 만드는 군요. 타협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도 사랑의 일환이 아닐까요?

    프레이야 2007-11-28 11:30   좋아요 0 | URL
    얽혀있는 사람의 마음을 타협하도록 만든다는 전호인님의 말씀도
    참 좋습니다. 지금 제 마음에 딱 들어맞는 말이에요.
    타협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도 사랑의 하나, 맞습니다.^^

    네꼬 2007-11-29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찜했어요, 저 이거. (^^)

    프레이야 2007-11-29 09:34   좋아요 0 | URL
    네꼬님, 굿모닝!!
    김창완씨 글이 참 좋지요. 역시 사람이랑 글은 닮아있나 봐요.^^

    씩씩하니 2007-11-29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김창완의 그런 면 좋아요...자전거를 타는 김창완이 딱 그려지는 그런 글인걸요..
    님 그리고 저도 따질껀 따져야하는 성격인데..예전엔 저의 그런 모습 자체를 고민했지만,
    이제는 나는 따지지 않으면 그 사람을 보구 웃을 수 없구 그거 자체가 스트레스 되서 못견디는 사람이니..아 별꺼 있냐,세상 일단 내가 편하고 봐야지.하면서,,따집니다!!!
    님도 편하게 따지시구..그래서 더 편안해지시길....
    턱없이 나이 만으로 모든 것을 자기 기준에 맞춰주길 바라는 분 그런 분 제일 힘들지요..
    님 힘내세요~~~~~~~~~~~~~~~~~~~~

    프레이야 2007-11-29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니님, 따져서 이야기하고 상황에 대한 잘못된 해석 지적해 드리고
    그래도 젊은 사람이 덤벼서 죄송하다고 하고 그렇게 웃고 넘겼어요.ㅎㅎ
    고마워요, 신경써주셔서요. 상대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들면 뭐 못할 게 있나요. 그래도 아닌 건 아니거라고 못 박았드렸답니다. 잘했죠.ㅎㅎ

    마노아 2007-12-01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창완님의 푸근한 미소가 떠올라요. 원래도 좋았지만 더 좋아집니다.
    혜경님 문제는 잘 해결되었나봐요. '얘기'해야할 때를 포착하는 타이밍에 대해서 생각이 많은 요즘이에요. 말을 해도 고민이 되고 안 해도 고민이 되고, 그런 갈등 속에서 하는 게 더 나을 때가 있는데 귀찮다며, 혹은 불편해질 것을 두려워하며 넘어갈 때가 많아요. 그래놓고 또 불편해 하죠. 이 악순환을 빨리 끊어야 할 텐데요. 앗, 나의 주저리가 너무 길었습니다..ㅜ.ㅜ

    프레이야 2007-12-01 09:11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어제 마이클 클레이튼 영화 보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진실을 숨기고 조작하고 다들 같은 꿈을 꾸면서도 이야기하지 않는 부분들,
    터뜨려야할 '때'를 놓치지 않는 감각, 말하지 않고 불편한 것보다는 말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김창완님 참 좋지요.^^
     
    우리들의 마지막 여름 고학년을 위한 반딧불 동화 3
    유타 리히터 지음, 이지영 옮김, 문지현 그림 / 해와나무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그래도 뭔가 믿을 만한 게 필요하잖아. 그런 게 없다면 어떻게 살아가란 말이야!”(p132)

     주인공 안나가 유일한 남자친구 다니엘에게 하는 말이다. 열셋의 나이에 생각지도 못한 슬픔을 맞아야 하는 친구와 그 모습을 보며 많은 변화를 겪는 안나. 그 변화는 아무런 표정 없이 잔잔히 흘러가는 강물처럼 물밑에서 은근하고 깊게 일어나는 변화다.

     책제목 <우리들의 마지막 여름>은 주제를 함축하고 있는 3개의 단어로 조합된다. 그것을 키워드로 보고 책을 읽어도 좋다.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말하는 ‘우리들의’, 죽음을 말하는 ‘마지막’. 그리고 길게만 느껴졌던 유난히 더운 ‘여름’은 호된 열병과도 같이 사람을 단련시키는 시련으로 읽을 수 있다. '마지막'이란 말은 역설적으로 희망적이란 것을 책을 다 읽고 나면 느낄 수 있다. 드러나는 아픔과 드러나지 않는 아픔이 자연스러운 감동으로 이어지고, 제목에서 느껴지는 서정성이 돋보인다. 아름다운 풍경묘사와 함께 계절을 읽을 수 있는 미려한 문장이 잔잔한 감흥을 준다. 하지만 마냥 감상적이지 않고 새로운 인식으로 이끌어주는 점이 마음에 든다.

     안나와 다니엘은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예견하며 그것을 받아들이기까지 좀 다른 모습을 보인다. 막연한 두려움으로 죽음을 앞에 둔 사람 곁에 가기조차 꺼리는 안나와는 달리 죽음 앞에서 분노하고 그것을 이겨보려고 애쓰는 다니엘은 결국 신에 대한 생각에 이른다. 두 사람이 나누는 하느님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는 해답이 있는 건 아니지만 정신적 성장에 의미있는 대화다. 하느님이 없다면 기도를 해도 소용없는 것이고 우리가 믿거나 안 믿거나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면 다니엘의 말처럼 수호천사도 기적도 없는 것이다.

     그래도 뭔가 믿을 만한 게 필요하다는 안나의 말에 다니엘은 창꼬치를 내세운다. '꼬맹이들 동화 속에 나오는 이야기일 뿐인‘ 수호천사나 기적 따위에 매달리느니, 창꼬치 신에게 도전해 보겠다고, 창꼬치를 잡기만 하면 분명 엄마는 건강해질 것이라고 믿는 다니엘. 창꼬치를 잡고 칼로 머리를 찌르고 심장을 꺼내 한 손에 쥐어도 펄떡대는 그 물고기의 생명력을 믿고 싶은 다니엘을 점점 이해하게 되는 안나는 자신도 모르게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생생하게 살아있는 캐릭터와 미려한 문장에 실은 인물들 내면의 움직임이 마음으로 전해지는 책이다.


     결말 또한 식상하지 않다. 현실적으로 공감되며 가슴 뻐근한 감동이 절제된 감정으로 전해온다. 6학년 아이들과 함께 읽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어른들과의 심적 갈등, 이성친구와 동성친구 등 교우관계,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과 죽음 그 자체에 대한 생각, 그리고 호된 시련을 두고 관계가 개선될 수 있는 마음의 조건들. 아이들이 미처 깨닫지 못하는 어른들의 세계와 어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세계가 조금은 좁혀져가는 순간의 기쁨 또한 한 인간을 성숙하게 하는 경험이다.

     역시! 우리는 뭔가 믿을 만한 게 필요하다. 그런 게 없다면 어떻게 살아가란 말인가. 하지만 다니엘이 다시 창꼬치를 잡을 일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해 여름 그 이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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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뽀송이 2007-11-22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타 리히터'의 작품중에 <내 이름은 개>와 <눈깜빡이 인형 아나벨라>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음... 독특한 느낌의 작가라고 생각했었답니다.
    이 책도 관심이 갑니다.

    프레이야 2007-11-23 08:59   좋아요 0 | URL
    뽀송이님, 많이 읽으셨네요. 아주 멋진 작품이더군요^^

    소나무집 2007-11-23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세 살에 마지막이라니...
    제목을 보는 순간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안 들었는데 역설적으로 희망을 이야기하는 거였군요.

    프레이야 2007-11-23 10:26   좋아요 0 | URL
    여기서 '마지막'은 성장의 전환점이란 의미로 보여요.
    인생의 터닝포인트 같은 것이요. 그러니 희망이지요.
    열세살 아이가 죽는 건 아니구요..
     
    나를 찾아 줘 작은걸음 큰걸음 4
    은이정 지음, 김경희 그림 / 함께자람(교학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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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이정이라는 이름을 다시 본다. 중학교 교사의 이력이 있다. 참 깔끔하니 좋은 동화 한 편을 만났다. 제목 ‘나를 찾아 줘’와 우울한 색감의 책표지가 잘 어울리는데 노란색 스포트라이트 한가운데에 한 소년이 서 있다. 역시 어딘지 어두워 보이는 그 아이는 방향을 잃고 주춤하니 슬픈 눈을 하고 있다. 제목도 표지도 호기심 끌기에 충분하다.

     등장인물의 배치에 가장 매력을 느꼈다. 주인공 영민이는 열한 살의 깔끔하고 감수성 풍부한 남자아이다. 영민이의 대척점에는 송복만이라는 뻥쟁이가 있다. 야릇한 행각을 벌이고 지저분한 그 아이를 아무도 말릴 수 없다. 그렇다고 누구와 친하게 지내는 것도 아니다. 이야기는 이 두 아이의 갈등을 주로 다루고 그것이 해결되는 과정을 그린다.

     이렇게 단순한 구조라면 이야기는 더 이상의 매력을 끌기에는 부족하다. 여기에 김진수라는 ‘미귀가자’가 끼어있다. ‘미귀가자’란 목요일 방과 후로 집에 들어오지 않은 진수의 실종신고 수배 광고지에 적힌 용어다. 진수의 실종사건을 두고 추측과 억측이 난무한다. 그 와중에 영민이의 눈을 따라다니는 글귀가 ‘나를 찾아 줘’다. 그 글귀는 교문 옆 기둥에서 처음 발견되어 점점 영역을 넓혀간다.

    이야기는 이렇게 복선을 깔며 몇 개의 가지를 쳐두고 점점 미궁 속에 빠져든다. 그것은 미귀가자인 진수에 대한 의혹으로 더 심해진다. 중후반으로 가면서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하는데 영민이와 복만이의 생활이 조금씩 드러나고 놀라운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이야기의 흐름에 억지가 없고 인물들의 감정에도 반감이 일지 않는다. 인물들의 캐릭터가 잘 살아있어 경쾌하다. 문장도 간결하고 전개도 산뜻한 편이다. 이야기는 영민의 일기형식이다. 그러니까 12월7일 일요일의 일기에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22일 월요일의 일기로 맺는다. 길지 않은 기간의 결코 짧지 않은 이야기다. 숨기지 않고 쓰는 일기를 빌어 영민이의 비밀이자 아무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은 약점을 들춰낸다.

    이 책은 조금은 다른 가족의 형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입양가족, 소년소녀가장, 재혼가정... 이런 주제를 담고 있는 동화는 여럿 있다. 대개는 비슷한 스토리라인을 갖는다. <나를 찾아 줘>는 각각의 가정에서 부모가 감당해야할 몫에 대한 생각은 축소시키고 모두 아이들의 입장에서 그 가족의 의미를 해석하려고 한다. 그 시선이 독특하고 집중력을 잃지 않게 한다. 문제는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 자신의 처지를 인정하고 그것을 약점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이 우선이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 책은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방향을 찾으라고 권한다. 생각보다 가까이, 단순한 것에 있다.

    이 책이 말하는 더 근본적인 문제는 거짓말과 자기정체성에 대해서다. 없는 말을 꾸며서 하는 것만이 거짓말일까. 감추고 말하지 않는 것도 소극적 의미의 거짓말이다. 둘의 공통점은 약점을 감추려는 의도로 하면 할수록 거짓말은 늘고 그럴수록 진짜 자기 모습은 잃어간다는 점이다. 나를 찾아 줘!  애원 같기도 하고 주문 같기도 한 이 다섯 자가 유령처럼 곳곳에 떠돌아 다닐 때 영민이는 자기의 정체성에 의구심을 품기 시작한다. 상처 받았던 지난 일이 다시 일어날까봐 두려워서 말하지 못하는 자신의 약점, 그것이 드러날 때 받을 타인의 편견과 무시를 이겨낼 용기가 없는 것이다. 결국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길 자신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언제나 진솔하고 의외로 사려 깊다. 성규처럼, 타인은 자신의 약점이나 비밀에 생각만큼 지대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응, 그래?” 그 정도다. 아이들은 그렇다. 그들의 명랑한 방식이 서로가 서로의 진실한 거울이 되어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들의 세계에서보다 훨씬 믿음직스럽고 순한 방식으로 약점이라고 생각한 것들도 흐려지고 더욱 마음이 자라는 사람이 될 것이다. 결말의 방식도 도식적이지 않고 잔잔한 웃음을 머금게 한다. 전체적으로 걸림이 없이 잘 읽히는 책이다.

     4학년 아이들과 함께 읽었다. 아이들에게도 자신의 약점이나 고민, 그 해결방법을 써보게 했다. 비싼 게임기가 사고 싶은데 엄마와 의견이 맞지 않아 고민하는 남자아이, '박지성'이란 이름 때문에 놀림을 받아 속상했지만 좋은 쪽으로 생각하게 된 여자아이, 공부하는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 고민인데 “점을 보니까 넌 대기만성 형이래. 그러니까 꾸준히 열심히 하는 거야.” 라고 말해준 엄마의 말에 힘을 얻은 아이도 있었다. 제일 재밌는 글은 “내 털을 더 자주 보일 거야.”라고 쓴 여자아이. 팔에 너무 길고 새카만 털이 나 있어 여름에도 반팔을 잘 안 입으려고 했고 원숭이라는 별명도 있었는데 어느 날부터 과감하게 팔을 내놓는다고 했다. 앞으로는 털을 더 많이 보이겠다고 당당히 말하는 아이, 얼굴만큼이나 어찌 예쁜지. ^^

     

    '제1회 소천아동문학상 신인상 수상작'이라는 띠지를 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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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은 도시를 하나 세울까 해 VivaVivo (비바비보) 2
    O.T. 넬슨 지음, 박중서 옮김 / 뜨인돌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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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인돌 청소년소설 시리즈 Viva Vivo(에스페란토 어로 살아있는 삶) 제 2권이다. 비교적 독특한 상황 설정과 인간성에 비춰볼 때 대체로 그럴 법한 사건이 위기를 넘나들며 펼쳐진다. 결말은 안정권으로 맺으면서 다소 열려 있는데 어느 정도 독자에게 맡겨두면서도 방향은 정해주는 쪽이다. 원제는 'The girl who owned a city'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여자아이가 도시를 하나 세우고 자기 소유로 하여 그것을 지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이렇게 단순할까. 일단 열두 살의 리사가 그런 야심을 갖게 된 동기는 현실에서 일어난다면 아주 끔찍할 수도 있는 일에서 출발한다. 미래에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을까. 아무튼 그 동기는 자의가 아니라 재해다.

     열두 살이 ‘기성’세대가 되어야하는 어느 나라(혹은 도시)는 지구상 과거, 현재, 미래에 있었지도, 있지도, 있기가 쉽지도 않을 공간이다. 하지만 그 공간은 과거와 현대의 어느 시간에나 속해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폐쇄된 공간에서 열두 살 미만의 아이들이 펼치는 사건에서 많은 부분 현실 속의 이야기로 읽히는 부분과 깨닫게 되는 점들이 있다. 절정 부분에서 직접적으로 들리는 교훈조의 구절이 좀 걸리긴 한데 리사가 다섯 살 동생에게 들려주는 침대머리맡의 이야기 식으로 풀어놓아 그나마 그런 부분을 좀 요령있게 넘어가려는 것 같다.

     삶의 가치를 획득해야 행복을 이룰 수 있다는 것!  삶의 가치란 개개인의 기준이 다를 수 있겠지만 리사를 통해 작가가 말하는 삶의 가치는 ‘도전’과 ‘생각’으로 요약된다. 생필품이 없어 굶어죽을 수도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 리사만은 다른 아이들과 다른 생각으로 다른 행동을 선택했다. 자신과 동생을 지키고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가장 중요한 점은 두려움을 몰아낸 것이다. 아이들이 만든 갱단에 맞서 도시를 탈환할 수 있었던 힘도 두려움 없이, 얻은 것들을 지키려는 의지 덕분이었다.

     눈여겨 볼 점은 리사가 많은 아이들의 리더가 되어 회의를 열어 논의를 모으고 강력한 힘과 부드러움을 적절히 발휘하는 능력이다. 책임감이 투철하고 힘든 일에 솔선하며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은 구체적인 보상을 해서 얻어냈다. 다섯 살 어린 아이들에게도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맡기고 자립심과 자생력을 길러주었다. 그저 나누어주는 식의 도움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찾고 키운 것(도시)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자 다른 아이들은 비난했지만 리사는 자신의 소유권을 논리적으로 납득시켰다. 소유권의 문제는 어린 아이들이 ‘정말로 자기 것이라고 할 수 있는 장난감’을 하나라도 가지고 싶어 하는 심리를 리사가 읽어내는 것으로 다시 독자로 하여금 생각하게 한다.

     리사는 모든 일에 ‘계획’을 세우고 ‘생각’을 하는 자신과 달리 ‘생각’을 하지 않는 다른 아이들을 이상하게 여겼다. 물론 연날리기에 좋은 5월을 그냥 넘겨버린 건 아깝지만 지금은 더 중요한 일이 코앞에 있으니. 갱단에 맞서 싸우고 성을 지킬 의용군을 짜고 협력과 전략으로 3개의 갱단을 무릎 꿇리는 리사가 이 책이 보여주는 멋진 리더상이다. 여자라고 얕보면 큰일 나는 광경을 여러 군데서 볼 수 있어 통쾌하다. 감상적이거나 동정심을 유발하려는 장치는 아예 없다.

     리사가 농장이 아니라 학교를 도시의 근거지로 삼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특히 넓은 도서관이 있다는 점을 무척 기뻐했다. 아이들만 사는 도시 글렌바드를 세운 리사는 ‘좋은 걸 얻었을 때는 어떻게 하면 그걸 지켜나갈까’를 궁리한다. 그리고 도저히 바꿀 수 없는 부분은 잊어버리려고 한다. 대신 나쁜 일이 생겼을 땐 그걸 어떻게 좋게 바꿀까를 생각할 것이다. 지도자 리사의 행보에 두근거린다. 권력의 중심에 있는 리사가 어떻게 권력을 분산하여 참다운 행복의 도시를 꾸려갈지. 리사 혹은 리사의 도시는 현실의 아이들이 흔히 겪는 학교(폭력)문제를 이길 수 있는 ‘용기와 지혜’에 대한 알레고리이기도 하다. 또한 갱단의 두목과 그 수하에 있는 애들의 심리 또한 두려움에 근거한다는 걸 알 수 있다. 간간히 만화처럼 들어가 있는 삽화와 지도가 결코 가볍지 않은 사건과 주제의 무게를 덜어준다.

     읽으며 아쉬웠던 점을 몇 꼽아야겠다.

     1. 위기를 극복하고자 동분서주 하는 리사는 자신을 일찍이 미국 식민지 정착민에 빗댄다. 순례자라고 칭하는 그들에 비해 내이티브 아메리칸들을 인디언이라고 칭하며 서술하는 아래의 구절은 거슬린다.

     - 그들 역시 우리처럼 고생을 했다. 인디언들의 침략에도 대비해야 했을 것이다. 그 인디언들은 아마 탐 로건의 유치한 협박보다 훨씬 더 끔찍했을 것이다. 순례자들이 자유를 찾아 바다를 건넌 이유는 왕과 독재자들에 짓밟혀 살아가는 것보다는 차라리 배고픈 자유가 더 낫다는 생각 때문이었으리라. (p75)

    2. ‘사실은/사실’이란 말이 유행어처럼 번진 건 근래 들어서다. 이 책이 쓰인 건 30여년 전이지만 우리나라 초판 1쇄는 올해 10월10일이다. 그래서인지 ‘사실은’이란 말이 자주 발견된다. 나는 이 말에 과민하게 두드러기가 돋기 때문에, 원문에도 ‘사실은’에 해당하는 단어가 있었던 것인지 역자의 언어습관으로 들어간 것인지 의문이 난다.
     예를 들면,

     - 장난감이 몇 개 없었기 때문에 자기가 좋아하는 걸 차지하려고 항상 싸우곤 했다. 질조차도 사실은 그 때문에 종종 화를 내곤 했다. ...... ‘나눔? 어쩌면 그거야말로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일지도 몰라.’ 리사는 어느 날 아침에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리사는 이 생각을 바탕으로 뭔가를 행동으로 옮기기로 했다. 사실 장난감 개수만 따져보면 한 명당 두세 개는 가질 수 있을 정도로 충분했지만,..... (p145) 

    ---> ‘사실은/사실’을 빼고 읽어도 내가 보기엔 아무런 지장이 없고 오히려 깔끔하다.

    3. p221 중간쯤

     - 리사는 아까 집어던진 책을 다시 집어서 순환계를 그린 화보를 살펴보았다. 리사는 책과 리사의 팔을 번갈아서 보고 또 보았다.

    ---> 내용상 밑줄 친 ‘리사는’은 ‘질은’의 명백한 오역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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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오기 2007-11-13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뜨인돌의 이 시리즈는 청소년을 위한 책이군요.
    보물창고의 클래식 시리즈 같은... ^^

    프레이야 2007-11-14 07:43   좋아요 0 | URL
    네 청소년 소설 시리즈라고 해요. 중1정도부터 보면 될 것 같아요.
    소개되지 않았던 소설을 번역하고 있어 참신하구요.. 이것도 재생용지
    냄새 팍팍 풍겨요~~ 가벼워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