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rainy > 오늘 저녁이 먹기 싫고 <최승자>

 

오늘 저녁이 먹기 싫고


오늘 저녁이 먹기 싫고 내일 아침이 살기 싫으니

이대로 쓰러져 잠들리라

쥐도 새도 모르게 잠들어 버리리라

그러나 자고 싶어도 죽고 싶어도

누울 곳 없는 정신은 툭하면 집을 나서서

이 거리 저 골목을 기웃거리고,

살코기처럼 흥건하게 쏟아지는 불빛들.

오오 그대들 오늘도 살아계신가.

밤나무 이파리 실뱀처럼 뒤엉켜

밤꽃들 불을 켜는 네온의 집 창가에서

나는 고아처럼 바라본다.

일촉즉발의 사랑 속에서 따스하게 숨쉬는 염통들.

그름처럼 부풀어 오른 애인들의 배를 베고

여자들 남자들 하염없이 평화롭게 붕붕거리지만

흐흥 뭐해서 뭐해, 별들은 매연에 취해 찔끔거리고

구슬픈 밤공기가 이별의 닐니리를 불러대는 밤거리

올 늦가을엔 새빨간 루즈를 칠하고

내년엔 실한 아들 하나 낳을까

아니면 내일부터 단식을 시작할까

그러나 돌아와 방문을 열면

응답처럼 보복처럼, 나의 기둥서방

죽음이 나보다 먼저 누워

두 눈을 멀뚱거리고 있다


<최승자>



시동을 걸려고 하는데

어설프게 헛손질만 되풀이될 뿐

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다.

중언부언 찌질한 소리는 더 이상 내뱉고 싶지 않다.

아니면 나는 한번도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한 건지도..

최승자의 시에선 기둥서방이란 말이 종종 나온다.

그녀는 외로운가 문득 멍청한 생각이 든다. 

기둥서방 한 놈 있으면 가을을 지내기

훨씬 따스할까 더 지랄스러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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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6-10-17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가 외로운 건 가을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시기는 가을인데 오늘 아침도 반팔 옷을 꺼내 입고 학교 가는 딸아이 앞에서 가을이라 말하기가 머쓱해집니다.

프레이야 2006-10-17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이면 왜 유독 더 외로워지는 걸까요? 이거 한 번 곰곰이 생각해봐야겠어요. ^^
낮엔 아직 좀 덥죠?

2006-10-18 0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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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Mephistopheles > 야생마



Владимир Высоцкий (블라지미르 뷔이소스키)
Кони привередливые(야생마)

도처에 절벽이 있다. 가장자리를 따라
나는 내 말을 채찍으로 때리며 달린다.
어쩐지 나는 질식할 것만 같다. 바람을 마시고 안개를 삼킨다.
파멸 앞에서 환희를 느낀다. 떨어진다. 떨어진다.
말들아, 좀 천천히! 좀 더 천천히!
너희들은 내려치는 채찍을 따르지 말아라.
왜 나에게 이러한 야생마들이 주어졌을까?
끝까지 못 살았고, 나는 마지막까지 노래를 부를 수 없었다.
나는 말들을 노래하리라. 못다한 노래를 부르리라.
절벽 끝에, 단 한 순간이라도 멈추어서서...

나는 사라지리라... 폭풍이 나를 쓸어버리리.
아침에 눈 위를 썰매를 따라 끌려가리라.
나의 말들아, 천천히. 서두르지 말고 달리자.
비록 얼마만이라도, 마지막 안식처에 이르기까지 길을 계속하라!
말들아, 좀 천천히. 좀 더 천천히!
너희들에게 명령자는- 채찍과 회초리가 아니다.
왜 나에게 이러한 야생마들이 주어졌을까?
끝까지 못 살았고, 나는 마지막까지 노래를 부를 수 없었다.
나는 말들을 노래하리라. 못다한 노래를 부르리라.
절벽 끝에, 단 한 순간이라도 멈추어서서...

우리는 성공했어요. 하느님 초청으로 가는 손님이 늦을 수 없어요.
왜 천사들이 저런 흉한 소리로 노래를 부를가요?
내가 통곡할 때, 새종 너는 왜 울고 있느냐?
나는 왜 말에게 썰매를 빨리 끌지 말라고 소리치는가?
말들아, 좀 천천히! 좀 더 천천히!
너희들은 내려치는 채찍을 따르지 말아라.
왜 나에게 이러한 야생마들이 주어졌을까?
끝까지 못 살았고, 나는 마지막까지 노래를 부를 수 없었다.
나는 말들을 노래하리라. 못다한 노래를 부르리라.
절벽 끝에, 단 한 순간이라도 멈추어서서...

몇년전인지도 기억이 안나던 어느 해...마음에 큰 상처를 받고 이 노래를 들으면서 통곡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가사의 내용도 모르고 그냥 절규하는 듯한 이 남자의 음색과 처절한 노래 멜로디가 귀를 후벼팠는데...가사를 보니...그 가사 내용 또한 속을 뒤집어 놓는구나....

가사출처 : 나라별 장르별 악기별 아름다운 음악 블로그
(
http://blog.naver.com/kty00kty00.do?Redirect=Log&logNo=70006897923)

뱀꼬리 : 가을 타는 흉내 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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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노란우산 > [퍼온글] 가족신문 만들어 보기

학습문제 : 이번 방학 동안엔 무엇을 할 건가요? 평소 만들지 못했던 가족 신문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가족 신문 만들기

초급


♥ 가족 신문의 이름은 무엇으로 할까요? 우리 가족의 분위기를 잘 나타내주는 이름을 정해 멋지게 꾸며 보세요.

♥ 우리 가족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나요? 가족 사진을 각각 예쁘게 오려 붙이고 가족을 소개해 봐요.

♥ 우리 가족은 이번 여름에 어디로 휴가를 가나요? 방학 동안 있었던 특별한 일을 6하원칙에 의해 써 보세요. 사진을 찍었으면 사진 설명을 써도 좋아요.

♥ 우리 가족의 자랑거리는 무엇인가요? 가족을 자랑하는 광고로 만들어 보세요. 신문의 그림이나 글자, 사진을 이용하면 더욱 좋지요.

♥ 방학 동안 있었던 재미있는 일을 4 장면 만화로 그려 보세요.

도움말 - 위에서 한 활동을 잘 정리하여 가족 신문으로 만들어 보세요. 신문을 만들 용지는 4절지를 준비하고 색연필이나 사인펜으로 멋지게 꾸미세요. 물론 모든 기사에 커다랗게 제목을 다는 것도 잊지 마세요.



학습문제 : 이번 방학 동안엔 무엇을 할 건가요? 평소 만들지 못했던 독서 신문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독서 신문 만들기

중급


♠ 도서관이나 서점은 현장 취재하기에 아주 좋은 장소랍니다. 집 주변의 도서관이나 서점을 찾아 현장을 취재한 후 6하원칙에 의해 보도 기사를 써 보세요. 사진도 찍고 사진 설명도 다세요.

♠ 친구들이 재미있게 혹은 유익하게 읽은 책은 무엇인가요? 다른 친구에게 소개하는 글로 써 보세요.

♠ 독서에 대한 친구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혹은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다른 친구들이 책을 읽는 모습이나 태도 중에 고쳐야 할 점은 없었나요? 독자 투고로 써 보세요.

♠ 친구들이 만나고 싶은 작가나 책 속의 주인공은 누구인가요? 가상 인터뷰 기사를 써 보세요. 질문을 먼저 생각하고 인터뷰 한 다음 문답 형식으로 쓰세요.

♠ 친구들이 가장 좋아하는 책을 소개하는 광고를 만들어 보세요. 신문의 그림이나 글자, 사진을 이용하면 더욱 좋아요.

♠ 책과 관련된 만화를 그려 보세요. 읽은 책의 내용을 만화로 그려도 좋고 책에 관련된 친구들과의 재미있?B던 일을 만화로 그려도 좋아요.

도움말 - 위에서 한 활동을 잘 정리하여 환경 신문으로 만들어 보세요. 신문을 만들 용지는 4절지를 준비하고 색연필이나 사인펜으로 멋지게 꾸미세요. 물론 모든 기사에 커다랗게 제목을 다는 것도 잊지 마세요.



학습문제 : 이번 방학 동안엔 무엇을 할 건가요? 평소 만들지 못했던 환경 신문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환경 신문 만들기

고급


♣ 친구들이 환경 신문을 만든다면 신문의 이름은 무엇으로 하면 좋을까요? 자연 생태계, 환경 오염, 쓰레기, 이상 기후 등 관심 분야를 생각하여 신문의 이름을 정한 다음 멋지게 꾸며 보세요.

♣ 주변의 산이나 강, 혹은 오염이나 개발 문제로 이슈가 되고 있는 곳을 찾아가 보면 어떨까요? 현장을 찾아 취재를 하고 6하원칙에 의한 보도 기사를 써 보세요. 사진도 찍고 사진 설명도 다세요.

♣ 현장에 찾아가 보니 어떤 문제점이 있었나요? 문제점에 대한 해결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친구들의 생각을 주장하는 글로 쓰세요.(사설)

♣ 환경 전문가는 어떤 사람을 알고 있나요? 혹은 환경을 지키기 위해 애쓰시는 분들은 누구인가요? 만나고 싶은 사람을 정해 인터뷰 기사를 써 보세요. 질문을 먼저 생각하고 인터뷰 한 다음 문답 형식으로 쓰세요.

♣ 환경과 관련된 공익 광고를 만들어 보세요. 신문의 그림이나 글자, 사진을 이용하면 더욱 좋아요.

♣ 환경에 관련된 만화나 만평도 그려 보세요.

도움말 - 위에서 한 활동을 잘 정리하여 환경 신문으로 만들어 보세요. 신문을 만들 용지는 4절지를 준비하고 색연필이나 사인펜으로 멋지게 꾸미세요. 물론 모든 기사에 커다랗게 제목을 다는 것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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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10-14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담아갈게요 혜경님

다솜 2006-10-14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 저도 담아갈게요.

꽃임이네 2006-10-15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담아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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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가 되었다가 난쟁이가 되었다가 좋은책 두두 29
이성자 지음, 김진화 그림 / 도서출판 문원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동시를 무척이나 싫어하는 5학년 여자아이가 있다. 비유적인 표현도 이거 말이 되는 거냐고 따지고 낭송을 하게 하면 몸을 배배 꼬며 간지럽다는 시늉을 한다. 자기는 동시가 너무나 싫다는 말로 일축한다. 그 아이는 논설문과 설명문을 썩 잘 쓴다. 학교성적도 좋다. 그런데 동시를 싫어한다고 하며 동시수업을 시작하려는 찰나, 이런 반응을 과민하게 보이는 걸 보고 당황스러웠다. 아니 걱정이 되었다. 도대체 감성은 어디로 가고? 느낌이란 게 없단 말이냐. 눈으로 보이는 게 모두가 아니라 마음의 눈으로 보아야 보이는 것들에 주파수를 맞추어 보라고 타일렀다. 그리고 낭송을 하며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보고 입으로 노래 부르듯 박자에 목소리를 실어보라고 일렀다. 시인이 말하고 싶은 게 뭔지에도 귀기울여보라고 덧붙였다.

<키다리가 되었다가 난쟁이가 되었다가>는 하나의 시화집이다. 손에 잘 쥐어지는 얇은 책이다. 가는 선으로 단순하게 그린 그림에 맑은 수채화로 색을 입힌 그림들이 책장을 넘길 때마다 마음을 곱게 물들인다. 그림이 참 좋지 않니?, 하고 눈을 빛내며 물어보니까 너무 못생기게 그렸다고 일축한다. 그런 아이와 이 동시집을 보고 낭송하고 감상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시 한 편을 골라 보라고 하니까 제일 짧은 동시를 고르던 아이가 나중엔 자기의 경험을 글감으로 시 한 편을 써보기도 했다. 역시 이 아이는 지나치게 많이 다니는 학원의 스트레스를 글감으로, 막힌 가슴이 뚫렸는지 술술 써내려갔다. 평소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는 증거다. 원래 글을 쓰는 기량이 있는 아이라서 생동감 있는 표현으로 재미있게 썼다. 그렇게 함으로써 분명 스트레스가 해소되었을 것이다. 잘 썼다고 칭찬해주었다.

이성자님의 이 동시집은 3부로 나뉜다. 우리는 서로 안고 산다(제1부)에서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동식물간의 마음 나누기,  참 좋을 거다(제2부)에서는 가족의 끈끈한 애정, 그리고 풀잎에도 귀가 있어(제3부)에서는 자연의 친구들과 진실된 교감을 하는 동시들이 묶여있다. 하나같이 시인의 깊고 따뜻한 마음의 눈이 엿보인다. 그 눈과 살짝 눈인사를 나누고 싶다. 그런데 3부로 나누었으니 각 부의 주제를 두고 볼 때, 약간은 이질적인 내용과 느낌의 동시가 군데군데 섞여있는 게 흠이다. 그냥 별다른 기준 없이 묶었을 수도 있는데 내가 너무 민감하게 나누어 생각한 것일 수도 있겠다. 그래도 그렇게 타이틀 동시제목까지 써서 나누었다면 비슷한 내용으로 묶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할머니를 글감으로 하는 두 가지 동시는 아이가 겪었음직한 할머니와의 기억을 가지고 꾸밈없이 써내려갔다. 아마도 시인의 유년시절 기억이 밑그림으로 작용했을지도 모른다. 둘 다 가슴이 뜨뜻해지는 동시다. 마지막 장의 동시 '사전 속 낱말들'은 일종의 산문시인데 3연으로 나누어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해주면서 전체적으로 간결하고 단정하다. 다른 시들도 군더더기 없는 표현과 참신한 비유가 신선하다.

눈이 크고 깡마른 그 아이에게 말해주었다. 학원 다니느라 스트레스 받고 머리 아플 때 화장실에 앉아 이 동시집을 아무 쪽이나 펼쳐서 보라고. 복잡한 머릿속이 말끔해질 것이다. 사물을 보는 눈이 투명해지고 사람을 대하는 마음에도 더욱 온기가 생길 것이다. 갑갑하던 가슴에 여유도 생겨날 것이다. 특히 너희처럼 엄마의 잔소리가 귀에 쟁쟁대는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는 동시에서는 까르르 웃음이 날 것이다.

나도 베란다 한 구석에 나란히 꽂아둔, 잊고 있었던 동시집들을 종종 펼쳐봐야겠다. 마음이 사정없이 엉킬 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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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2006-10-12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지친 아이와 시를 읽느라 고생하셨네요.
그래도 아이 가슴에 잔잔한 파문이 일었을 거에요.^^

프레이야 2006-10-12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은 그래도 참 밝은 것 같아요.

치유 2006-10-13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의 달인

아름다운 책방
닉네임 : 배혜경(mail), 리뷰 지수 : 42670

나는 한 송이 꽃, 상쾌함을 느낀다. 나는 하나의 산, 견고함을 느낀다. 나는 잔잔한 물, 사물을 그 모습 그대로 비춰본다. 나는 공간, 자유로움을 느낀다. -


프레이야 2006-10-14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배꽃님, 감사드려요. 편히 주무시길...

파란여우 2006-10-31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사정없이 엉킬 때는 그저 지상의 천사들 야그가 최고죠.
동시도 좋고, 동화도 좋고 그림도 좋고 동요도 좋고. 또 뭐가 있더라
발자국을 남긴지 오래되었어요
슬쩍 몰래 읽는것에 재미 붙이다 보니 이리 되었군요.
참, 단정하신건 여전하세요^^

프레이야 2006-11-01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님, 발자국이 넘 정겨워요^^ 저 오늘 모임 갖고 좀 놀다 왔어요. 흐트러지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되는 게 한계에요.^^ 편히 주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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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해콩 > 핵, 무섭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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