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봄 여름 가을 겨울 - 감성 발달을 위한 사계절 그림책
린리쥔 지음, 린리치 그림, 린리치웅 미술편집, 심봉희 옮김 / 베틀북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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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출생의 세자매가 글과 그림, 기획과 편집을 맡아 보석같은 그림책이 나왔다. 감성발달을 위한 사계절 그림책이라는 부제가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이 책의 미덕은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운 그림과 시적인 글에 있다. 우선 일러스터레이션을 보는 순간 단번에 유혹된다. 너무나 섬세하고 따뜻하며 맑고 풍부하다. 생태적으로도 정확한 세밀화를 그렸을뿐만 아니라 상상력이 가미된 그림도 아름답고 수채화풍의 풍경 그림은 아주 맑은 기억을 들추어준다. 색감이 손에 묻어날 것처럼 선명하며 신선하다.

아버님은 간혹 중국의 세자매가 나오는 영화에 대하여 이야기 하신다. 내가 두 자매를 키우고 있는 걸 빗대어 딸 하나를 더 낳아 훌륭한 세자매를 배출해보라는, 어찌 들으면 우습기도 한 말씀을 하시곤 했다. 이 그림책을 낳은 세자매는 '나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서정적인 글과 그림으로 잘 그려냈다.

나래이션 격인 주인공 아이는 그림속 어느 곳에서도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다만 목소리만으로 그 아이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아이를 숨겨놓아, 그 아이는 철저히 내가 될 수 있고 또다른 아이인 '너'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다더 계절마다 느껴지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들 수 있게 했다. 대신 아이의 모습을 상상해보게 하고 성품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소품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때그때 변하는 아이의 살아있는 표정이 마음 속에 그려진다.

봄에 발견한 새집, 그 새집 안에는 새 대신 꿀벌들이 둥지를 틀고, '봄이 왔나요?' 하고 묻는 것처럼 생긴 연한 고사리도 봄에 만난 친구다. 아침 햇볕을 즐기고 있는 무당벌레를 소개하는 대목에서도 생태학적인 면과 함께 시적이면 다정다감한 말투를 잊지 않는다. 새싹을 기다리며 씨앗을 심었지만 조바심만 나는 아이에게 엄마가 들려주는 한 마디는 아이를 자라게 한다. 그건 바로 한 가지가 빠졌기 때문이라는데 바로 '인내심'이라지. 민들레는 토끼 몫으로 남겨두라는 엄마의 말을 듣고 민들레를 동물들에게 양보하겠다는 아이의 마음은 또 얼마나 예쁜지.

여름이면 여러가지 종류의 나비들을 관찰한다. 민들레 홀씨를 불며 소원을 말하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와 함께 그림으로 그려진 아이의 소원이란 게 정말 깜찍하다. 거창한 게 아니라 말하자면 달콤한 케이크 한 조각과 아이스크림 같은 것이다. 아이의 보물상자를 들여다보면 아이가 대자연 속의 보물찾기를 얼마나 재미있어하는지 알 수 있다. 솔방울, 열매들, 조개껍질들, 조약돌, 깃털 한 장, 몽당연필까지 아이들의 마음이 어쩜 이리 아가자기하게 담겨있는지. 바닷가 소라껍질을 귀에 대고 파도소리를 들을 수 있는 감성과 상상력까지 갖춘 아이가 사랑스럽다.

가을이면 계절의 변화를 몸으로 확연히 느낄 수 있다. 바람은 차가워지고 나무는 옷을 갈아입는다. 갖가지 버섯들을 발견하고 독버섯도 세밀하게 관찰한다. 도토리를 모으는 다람쥐를 만날 수 있다. 도토리를 숨겨두고 잊어버리는 다람쥐를 엄마는 이해한다. 잘 잊어버린다는 공통점을 꼭 집어낸 게 유머러스하다. 숨겨두고 못 찾아먹은 열매에서 싹이 나고 작은 나무로 성장할 수도 있다는 점이 신기하기도 하다. 그 꼬마나무가 귀여운 다람쥐에게 보낸 감사의 편지도 따스하다. 숲속 우체국 소인이 찍힌 그 편지에는 "내가 자라거든 열매를 아주 많이 선물할 테니까, 꼭 나를 찾아와야 해!" 라고 적어두어 생명의 순환과함께 나누는 것의 미덕까지 느끼게 해준다.

겨울이면 강에 찾아온 겨울철새를 관찰할 수 있다. 가을에 모아둔 자연의 보물을 가지고 예쁜 화관을 만들어 추운 겨울밤을 따뜻하게 보낸다. 화관이 정말 아름답다. 붉고 푸른 열매들의 색감이 풍성하다. 맑은 겨울날, 먹을 것을 찾아다니고 옮기느라 바쁜 개미들의 행렬도 놓치지 않는다. 크리스마스의 푸근한 기억과 함께 아이는 아이다운 상상의 세계로 마술빗자루를 타고 날아간다. 신비한 자연 속의 여행을 하고 싶어하는 아이를 태워줄 마술빗자루는 마른가지와 솔잎만 있으면 가능하다.

마지막 장, 마술빗자루를 타고 이야기가 스물거리는 무채색의 겨울숲을 날아오르는 아이를 어떻게 그려놓아나 꼭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귀염둥이가 내지르는 호이~ 호이~ 기합소리도 들어보시길... 아이는 다람쥐, 토끼, 고양이, 나비, 강아지, 꿀벌, 고니 한 마리도 될 수 있다. 끝까지 주인공아이 얼굴이 나오지 않아서 보는 이가 그 아이가 될 수 있게 여백을 둔다.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어디로든 날아갈 수 있게 해주는 마술빗자루를 타고 자연의 신비로운 세계로 호이~호이~~  생태그림책이면서도 한권의 풍경화집 같기도 하고 사진집 같기도 한 이 그림책을 덮는 순간 마음이 참 풍성해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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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2006-08-27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마술빗자루 타고 동화 속 세상으로 가고 싶네용
호이~ 호이~
오늘은 '작은아씨들'한테 가 볼까나~~~~~~

바람돌이 2006-08-27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로 아름다운 그림책이네요. 우리 아이도 좋아하겠어요.

프레이야 2006-08-27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1학년 아이와 함께 보았는데요.. 정말 아름다운 그림책이에요. 보면서 엄마랑 함께 나눌 이야깃거리도 아주 많지요.

비자림님, 호이~호이~ 해보니까 정말 기분이 좋아지죠. 가볍게 날아오를 수 있을 것 같아요.. ^^ 몸무게 땜에 아니되려나..ㅎㅎ

속삭님, 마법에 걸리면 신나겠죠..^^

푸훗 2006-09-11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림동화책을 참 좋아해요. 가끔 구입하기도 하고 친구들을 협박해 책을 얻어 내는데 이 그림책도 참 좋을 것 같네요. 요즘엔 유리 슐레비츠에 완전 빠져서 그의 그림책을 보며 마음을 가다듬고 있어요. ^_^

프레이야 2006-09-11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훗님, 유리 슐레비츠의 그림책을 보면 마음이 차분해져요. 저도 마음결을 다듬고 싶으면 그림책을 보는데 글도 그림도 좋은 그림책이 참 많죠..^^
 
 전출처 : 水巖 > 아이의 성공을 위해 부모가 바꿔야 할 습관들


아이의 성공을 위해 부모가 바꿔야 할 습관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아이의 방학이 시작되면 엄마의 홈스쿨링은 개학을 맞는 셈이다. 아이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더 많은 사랑을 주고 싶지만, 오히려 더 자주 잔소리를 하게 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지는 않았는지. 아이를 바꾸고 싶을 땐 부모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그 노하우를 알아보았다.  


첫 번째 - 아이 탓을 하지 않을 것

아이들이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대부분의 엄마들은 아이 탓을 한다. “엄마가 이렇게 하지 말랬지, 왜 말 안 들어!”라고 화를 내는 순간, 아이들 역시 남 탓하는 것을 배운다. 화를 낼 때 내더라도 지금 내야 할지, 아니면 좋게 타일러야 할지를 생각해야 한다. “실수했구나, 쏟아진 우유가 아까우니까 다음부터는 조심하자”라고 얘기하는 것이 보다 좋은 방법이다.


두 번째 - 끝을 생각하고 행동할 것

매일 화내면서 살고 싶어하는 부모는 이 지구상에 없다. 나는 정말 어떤 엄마이고 싶은지,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은지 글을 써보자. 그 뒤에 아이와 함께 여름방학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방학이 끝났을 때 어떤 것들을 이뤄놓으면 좋을지를 함께 얘기해본다. 짧게는 방학, 길게는 1년 또는 인생이 될 수도 있다. 컴퓨터 앞에서 방학을 모두 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세 번째 - 소중한 것을 먼저 할 것

인생에는 급하고 중요한 일, 급한데 안 중요한 일, 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일, 급하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은 일, 이렇게 4가지의 일이 있다. 아이가 무엇을 빠뜨리고 갔을 때 부리나케 큰일 날 것처럼 가져다주는 부모들이 많지만, 사실 그것은 급할지는 몰라도 중요한 일은 아니다. 오히려 책임지는 것을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다.


네 번째 - 아이의 뜻을 존중할 것

방학 동안 보낼 영어캠프나 학원 등 유명하다는 곳을 다 알아두었다 해도 그것은 부모가 마음대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아이가 원치 않는다면 방학 동안 집은 거짓말과 싸움의 장이 되고 만다. 아이가 원하는 것을 먼저 물은 후 부모에게도 좋은 방향을 선택해야 한다.


다섯 번째 - 칭찬을 약으로 쓰지 말 것

아이에게 칭찬을 자주 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부모의 뜻대로 움직이기 위한 칭찬은 결코 좋지 않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잘했는지를 칭찬하되, 예전 모습의 이야기를 꺼내며 비교하는 것은 피한다. 잘못했던 일을 부모가 계속 기억하고 있는 듯 보이는 것은 좋지 않다.


여섯 번째 - 아이의 태도를 이해할 것

만약 아이가 느리게 행동한다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원래 아이의 성격이 그러려니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의 느린 행동은 자신의 뜻을 강한 부모에게 바로 표현하지 못해서 생긴 소극적인 태도이다. 이런 아이에게는 혼내고 잔소리하면 할수록 더 관계가 나빠진다는 점을 유의하고 아이의 우울증이나 분노를 이해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일곱 번째 - 부모 혼자 괴로워하지 말 것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굉장한 기쁨인 동시에 심적 부담이 뒤따르는 것이기도 하다. 다른 아이들과 또는 옆집 부모들과 비교하며 자신을 괴롭히는 것은 옳지 않다. 부모를 위한 카페( www.bumocafe.net)나 부모교육 강사들의 상담소를 찾아가 도움을 청해보자. 부모가 힘겨워하면 아이 역시 정서적으로 불안해한다.


알|아|두|세|요

부모를 위한 7계명

1_ 부모는 자녀를 진심으로 사랑하되 절제 있는 사랑을 한다.
2_ 부모는 서로 협력하여 일관된 철학으로 교육한다.
3_ 부모는 일등이 되라고 가르치기보다는 자기 맡은 일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가르친다.
4_ 부모는 공부를 대신 해주기보다는 공부하는 방법을 알려주어 스스로 하도록 도와준다.
5_ 부모는 자녀가 가장 좋아하는 것, 그리고 가장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관찰하여 진로 결정을 도와준다.
6_ 부모는 말로 하기보다 본인 스스로가 실천해 보임으로써 좋은 본을 보인다.
7_ 부모도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계속 공부하고 성장해가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내용 중 발췌)

여성조선
진행_김혜인 기자  사진_조원설  모델_이효진
도움말_정명애(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부모교육강사),
부모상담실(02-414-8119 www.kac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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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6-08-26 0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학이 끝나는 마당에 반성을 하게 되는군요.

프레이야 2006-08-26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나무집, 저도 반성해요.. 역시 부모의 정서가 안정되어있고 마음이 편하면 아이도 닮는 것 같아요. 부모가 모든 일에 조바심 내면 아이는 금방 그걸 알아채고 더욱 조바심을 내죠. 우선 나부터 편안한 마음을 먹는 게 좋은 듯해요..

프레이야 2006-08-27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휴일 잘 쉬세요.. 전 좀 있다 가족과 함께 식사하러 나갑니다.. 비가 잠시 그쳤네요^^
 

 

모든 것에 자기 시간이 있다

 

                                                                                                             안셀름 그륀   
 

       

 


 
모든 것에 자기 시간이 있다


“너희에게는 시계가 있지만, 우리에게는 시간이 있다.”
이것은 인도의 한 노인이 굉장히 바쁜 백인 사업가에게 한 대답이다. 여기에는 우리가 삶의 요구와 가능성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겨 있다. 또 이 대답에는 시간에 대한 기계적인 이해와 정신적인 이해가 얼마나 크게 대립하고 있는지도 분명히 나타난다.


그리스인들은 크로노스chronos와 카이로스kairos를 구분한다. ‘크로노스’는 계량할 수 있는 ‘시간’, 즉 세월이다. 시계와 같은 크로노미터(측시기)가 이 단어에서 나왔다. 서구인들은 계량할 수 있는 시간에 구속되어 있다. 우리는 분 단위로 약속을 잡고 끊임없이 시계를 보며, 상대가 약속시간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지, 우리 자신이 약속시간에 제대로 도착할 수 있을지 생각한다. 모든 것이 정해진 시간 내에 해결되어야만 한다. 계량할 수 있는 시간은 우리에게 인생을 좁은 코르셋 안에 꼭꼭 쑤셔 넣으라고 강요한다. 크로노스의 신은 폭군이다.


인도인들은 카이로스의 신을 더 숭상한다. 카이로스는 좋은 순간, 환영받는 시간이다. 크로노스가 양적인 시간을 의미한다면, 카이로스는 시간의 특별한 품질을 일컫는다. 카이로스는 내가 나에게 몰입하는 순간, 내가 완전히 나로 존재하는 순간이다. 인도인들은 시간을 ‘결정적인 순간’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들은 스스로에게 시간(여유)을 준다. 그들은 시간을 즐긴다. 그들은 시간을 경험한다. 크로노스의 명령을 따르는 사람은 시간을 기쁘게 맞이하고 싶은 것, 즐거운 것이 아니라 폭력적인 것으로 경험한다. 인도인들은 시간을 인지한다. 내가 완전히 ‘순간’에 존재한다면, 나는 시간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면 시간은 종종 멈춘다. 그리고 나는 ‘지금’이 바로 멈추어야 할 가장 적절한 때라는 것, 일을 해야 할 때라는 것, 생명을 번성시켜야 할 때라는 것, 무엇인가를 결정해야 할 때라는 것을 경험한다.


구약성서의 현자는 그리스 지혜와 이스라엘 지혜를 결합한 <전도서>에서 이러한 시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무엇이나 다 정한 때가 있다.
하늘 아래서 벌어지는 무슨 일이나 다 때가 있다.
날 때가 있으면 죽을 때가 있고
심을 때가 있으면 뽑을 때가 있다.
죽일 때가 있으면 살릴 때가 있고
허물 때가 있으면 세울 때가 있다.
울 때가 있으면 웃을 때가 있고
애곡할 때가 있으면 춤출 때가 있다.” (전도서 3,1-4)


시간을 느껴라

 

“모든 사람이 시간 죽이기쪰를 시도한다. 하지만 죽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다.”
이것은 역설적인 내용을 담은 프랑스 격언이다. 우리는 시간을 죽인다. 그러나 우리는 시간을 죽이면서, 죽음 자체에서는 벗어나길 원하는 모순을 드러낸다. 죽음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시간을 죽이고 있는 것이다. 어떤 이는 텔레비전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시간을 죽이고, 다른 이는 자신의 시간을 헛된 일로 꽉 채우면서 시간을 죽인다. 어떤 이는 잡담을 하면서 시간을 피한다. 사람들은 사소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시간이 흘러가길 바란다. 그들은 시간과 있으면 시간의 한계를 인지하기 때문에 시간을 느끼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다. 한계를 지닌 죽음은 우리의 시간을 들여다본다. 죽음은 우리에게 부여된 시간에 대한 본질적인 경계선이다. 우리는 죽음을 대면하느니 차라리 시간을 죽인다. 하지만 죽음을 대면하는 자만이 시간을 의식적으로 인지하고 체험하게 된다.


죽음은 우리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우리는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다. 우리의 성공도, 우리의 재산도, 우리가 사랑한 사람들도. 우리는 단지 우리의 텅 빈 손을 뻗어 사랑하는 이의 품에 안길 수 있을 뿐이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산다면, 우리는 사물들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차분히 살 수 있다. 우리의 일, 우리의 재산, 우리 주변의 사람들, 이 모든 것에는 각기 적당한 한계가 있다. 죽음과 함께 산다는 것은, 의식적으로 그리고 완전히 현재에서 산다는 것을 의미하고, 인생이란 결국 선물이라는 점을 느낀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우리의 업적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생명의 시간은 죽음을 인지하는 사람에게만 주어진다.
죽음이 억압당하면 시간은 죽게 된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의역된 의미는 ‘아무것도 안 하며 시간을 낭비한다’는 뜻이지만, 본 글에서 그륀 신부는 ‘시간을 죽인다’는 단어 그 자체의 의미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시간’과 ‘죽음’의 관계를 가르치고 있다.

 

번역 / 이온화(이화여대 독문과 강사)   http://blog.daum.net/desertgo 에서 담아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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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5 07: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8-25 07: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리포터7 2006-08-25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정말이지 인도인들은 우리와는 다른 생각을 하며 다른 시간대에 사는 사람같아요..늘 우리에게 생각이 번쩍뜨이게 하는 말을 하죠...

비자림 2006-08-25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사한 글이네요. 얻어 가옵나이당^^

해적오리 2006-08-25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셀름그륀의 책들은 대부분 다 괜찮은것 같아요.. . 수도생활의 깊이가 사람에 대한 이해로 나타나는 게 참 좋아요. ^^ 퍼갈께요.

프레이야 2006-08-25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들, 오늘도 온몸으로 부르는 매미노래소리에 가슴이 싸아해집니다.. 어제 심야로 김기덕의 '시간'을 보고 들어와 시간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해 보았드랬어요. 오래된, 어려운, 상대적인 주제 앞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는 게 또 사람인가봐요^^ 영화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랑 거의 맞닿아 있는 글이라 생각되었어요..

잉크냄새 2006-08-25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도인에게는 다음 이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현재와 순간을 감지하고 즐길수 있다고 하더군요. 시간과 죽음에 대하여 생각해볼수 있는 글이네요. 저도 추천하고 퍼갈께요.^^

프레이야 2006-08-25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냄새님, 네.. 저도 그런 생각으로 저를 다시한번 돌아보는 시간이었어요. 다음,이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온전히 지금에 몰입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아요^^
 
클래지콰이 - 2집 Color Your Soul [재발매]
클래지콰이 (Clazziquai) 노래 / 윈드밀 이엔티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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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얼마전 우연히 날짜변경선이라는 노래를 듣게 되었다. 이들을 처음 본 건 더 오래 전 텔레비전의 모 음악프로그램에서였는데 혼성 2인조의 음색이 아주 좋았다. 여자는 강한 인상에 자신감있어 뵈는 외모와 강렬한 눈빛에 음색이 섹시했다. 그리고 남자는 눈꼬리가 조금 쳐진 아주 귀염성스럽고 다감해보이는 인상이었는데 노래하는 내내 눈웃음을 보내며 부드러운 음색을 흘렸다. 우선 외모에서부터 호감이 갔지만 무엇보다 노래로 승부하는 무대매너가 자연스럽고 풋풋하니 마음에 들었다. 

날짜변경선이라는 제목이 좋아 2집을 찾게 되었다. 1집은 들어보지 않았는데 3집이 기대되는 음반이다. 우선 자켓 디자인과 문양이 고급스럽다. 고전적인 느낌을 주면서도 은은하고 밝은 올리브톤에 뭔가 상상력을 꿈틀대게 하는 문양이 이야기가 꿈틀댈 것만 같은 판타지의 세계로 초대하려는 것 같다.  앨범 디자인과 곡들은 모두 클래지콰이의 남자보컬이 꾸미고 자작한 것들이다. 재능이 무척 많은 젊은이 같다. 

영어로 된 제목들이 많고 가사 중에도 영어가 많이 들어가 쉽게 기억되거나 무난하게 따라부르기에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곡의 선율이 모두 마음에 든다. 나른한 여름 한낮의 백일몽처럼 빠져들다가도 비트있는 박자로 활력을 주기도 하고, 다시 스윙재즈풍으로 낭만적이며 부드럽기까지, 전체적으로 화사한 분위기가 환상적인 하모니를 이루는 이들 보컬의 음색과 잘 어울린다.

날짜변경선 이외에도 Fill this night, Be my love, Color your soul이 귀에 익는다. 다른 곡들도 리듬을 타며 들으면 기분좋은 휴식이 된다.

날짜변경선의 가사를 음미하면 아련한 사랑의 기억과 함께 행복한 기운이 온몸으로 번진다.

길게 드리운 지난 시간은 마치 한가닥의 그림 조각같이 내게 다가와 이제 이곳에 우릴 축복하며 웃음 짓고 있네. Looking back when I was hurt in pain 늘 그곳에선 미소 잊었지만 and I know if you come and smile 나는 다시 시작하지. 매일 그댄 나와 늘 함께 춤을 추고 어제를 추억하고 내일을 기대하며 사랑하네. and the star will shine on days of our time 그 하루 세상이 우릴 위해 멈춰 있듯 Date line has smiled at us now . Our love is real at us now. The time has come and free us now. 문득 다가와  내게 말 걸며 이제 한걸음 앞으로 나가라고 날짜 변경선 선을 넘어서 우리 사랑하며 웃음 짓고 있네.  - '날짜 변경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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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또유스또 2006-08-24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 들어 봐야 겠네요..
님이 좋아하신 다는 음악,...^^

비자림 2006-08-24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목에 혹하게 되네요.
아~~~~~~~~~~~~ 여기서 봄으로 간다면 무엇을 하고 있을까나?

씩씩하니 2006-08-24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가사,,좋아요~ 노래 들으면서,,시원한 선풍기 앞에 누워서..쉬고 싶어져요

프레이야 2006-08-24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씩씩하니님, 근데 선율이 부드러우면서도 발랄해서 몸이 자동으로 흐느적거리며 가볍게 흔들거리게 되요.^^ 누워계시다가 일어날 걸요. ^^

비자림님, 제목들이 우선 근사하더군요 ㅎㅎ

2006-08-24 2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8-26 2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푸훗 2006-09-11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1년 클럽에서 클래지콰이를 처음 들었었는데 독특하고 세련된 음악을 구사하더라구요. 최근들어 cf에도 나오고 짝짓기 프로에도 나오는 알렉스를 보면서 잠깐 놀랬었죠. ㅋㅋ 2집이 나왔었군요. 들어보고 싶네요.

프레이야 2006-09-11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훗님, 그랬군요. 정말 세련된 음색과 선율이에요. CF와 짝짓기 프로그램은 못 봤네요. 알렉스가 그 남성보컬이군요. 인상이 참 좋더군요.. 2집 노래 다 좋아요..
 
 전출처 : 비자림 > 작은 戀歌

작은 戀歌

                               

                                              박 정 만

 

사랑이여, 보아라

꽃초롱 하나가 불을 밝힌다.

꽃초롱 하나로 천리 밖까지

너와 나의 사랑을 모두 밝히고

해질녘엔 저무는 강가에 와 닿는다.

저녁 어스름 내리는 서쪽으로

流水와 같이 흘러가는 별이 보인다.

우리도 별을 하나 얻어서

꽃초롱 불 밝히듯 눈을 밝힐까.

눈 밝히고 가다 가다 밤이 와

우리가 마지막 어둠이 되면

바람도 풀도 땅에 눕고

사랑아, 그러면 저 초롱을 누가 끄리.

저녁 어스름 내리는 서쪽으로

우리가 하나의 어둠이 되어

또는 물 위에 뜬 별이 되어

꽃초롱 앞세우고 가야 한다면

꽃초롱 하나로 천리 밖까지

눈 밝히고 눈 밝히고 가야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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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2006-08-24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즈음 파란여우님의 서재에서 박정만에 관한 글들을 읽으며 그의 시를 찾아 읽고 있어요. 참 지독한 사랑이고 슬픔이다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