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이매지 > 2006 세계보도사진전



- 8월3일 ~ 9월4일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신관
- 50여 년의 역사, 세계 최고 권위의 보도사진전


순간의 선택, 영원한 기록. 그리고 인간에 대한 애정. 사진기자들은 보도사진을 이렇게 표현한다. 전세계 사진기자들과 보도 사진 계 최대의 축제이자 40개국 85개 도시에서 순회 전시 중인 ‘2006 세계보도사진전(World Press Photo)’의 서울 전시회가 83일부터 9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신관에서 열린다. 

50여 년의 역사로 사진기자들에게 ‘꿈의 무대’로 통하는 최고 권위의 ‘세계보도사진전’이 국내에서 전시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제3회이다. 올해는 122개국에서 4,448명의 사진기자 및 사진작가들이 83,044장의사진을 출품했으며, 1월28일부터 2월9일까지 암스테르담에서 100% 디지털로 심사가 이루어졌고, 엄선된 인간애 넘치는 200여 점의 사진이 전시된다.



49회 세계보도사진전의 심사위원들은 로이터(Reuter) 소속의 캐나다 사진기자 핀바 오레일리 (Finbarr O’Reilly)의 사진을 2005 세계보도사진전 대상작품으로 선정했다.

비상급식소에서 한 살배기 남자아기의 야윈 손가락이 엄마의 입술을 누르고 있는 장면을 포착한 이 사진은 수십 년에 걸친 최악의 가뭄과 엄청난 규모의 메뚜기 떼의 습격으로 수백만 명이 기아선상에서 허덕이는 니제르(Niger) 서북부 타우아주(Tahoua)에서 2005년 8월1일 촬영됐다.  세계보도사진전 심사위원장인 제임스 콜튼(James Colton)은 수상작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나는 2주전 이 작품을 처음 본 뒤로 단 한 순간도 잊을 수가 없었다. 심지어 심사대상에 오른 수천 장의 다른 작품을 보고 난 뒤에도 이 사진은 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이 사진은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다. 아름다움, 공포, 그리고 절망. 이 사진은 단순하면서 우아하며, 또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이라크 전쟁 발발 이래, 미 콜로라도주의 버클리 공군기지에 주둔하고 있는 미 해군은 16명의 전우를 잃었다. 그리고 이들은 슬픔에 빠진 그 가족들을 돌보는 어렵고 힘든 임무를 지게 됐다. 제임스 제프리 캐시 소위도 고국에 묻히기 위해 이라크에서 돌아온 전사자 중 한 명이었다.
당시 임신중이던 그의 아내 캐서린은 뱃속 아들의 이름을 제임스 제프리 주니어로 짓고 장례식 전날 밤 남편 곁에서 밤을 지새며 그와의 추억이 담긴 노래를 들었다.
사진은 동료들이 캐시의 관을 성조기로 덮고 있는 가운데 그의 유해를 고향인 네바다주 리노로 실어온 여객기의 승객들이 캐시의 가족과 동료들이 활주로에 모여 있는 모습을 내다보고 있다.



태국 카오락의 방니앙 해변에서 5천개의 콩밍 램프가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다. 2004년 12월에 발생했던 쓰나미를 기념하기 위해서다. 5천개의 램프들은 쓰나미에 희생된 태국인들을 상징한다. 이 지역에서는 이 램프가 영혼을 하늘로 인도한다고 믿는다. 카오락 국립공원은 태국에서 쓰나미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이다. 이 쓰나미는 인도양 주변 12개 국가에서 20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내고 수백만 명의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다양한 문화를 반영한 기념 행사들이 이 지역 전역에서 열렸다.



콜롬비아 서부 메델린시의 라 마카레나 투우 경기장에서 벌어진 투우 경기에서 황소가 말을 공격하고 있다. 말 위에 탄 투우사가 성난 황소에게 창들을 꽂아 피를 흘리게 함으로써 약하게 만들면 그 뒤 땅 위의 다른 투우사가 마지막으로 황소와 대결을 벌인다. 이 말은 500kg에 이르는 이 황소에게 다리 한쪽을 받혔지만 다행히 뿔에 꿰뚫리지는 않았고, 경기장 밖으로 옮겨졌다.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그랑프리 수영대회에서 세계기록 보유자인 아론 페어졸이 200m 배영 예선 경기를 끝낸 뒤 물속에서 벽을 차고 몸을 쭉 뻗고 있다. 페어졸은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2주 뒤 열린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자신의 세계기록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전시회를 주관하는 세계보도사진재단은 네덜란드 왕실의 후원으로 1955대중들의 보도사진 관심 증진을 목표로 비영리재단으로 설립됐다. 이 재단은 사진전뿐 아니라 사진기자들을 대상으로 세미나와 토론회를 열고 마스터클래스등 교육기관을 운영해 새로운 형태의 보도사진을 연구하는 등 사실상 전세계의 포토저널리즘을 주도하는 단체다.

입장료는 성인 8000, 학생(,,) 5000원이며, 동아닷컴 (www.donga.com)에서 일부 수상작의 볼 수 있다
.

주한네덜란드 대사관, 한국사진기자협회 후원.

문의 : World Press Photo 2006 in Seoul OLC (서울전시 서울사무국)

전화 : 세계보도사진전 서울사무국 (02-736-2260), 세종문화회관 전시운영부 (02-339-1153)

출처 : http://news.jungle.co.kr/designnews/exhibition/exhibition_view.asp?idx=3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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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삽사리 곰이와 몽이 쪽빛문고 1
임인학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곰이와 몽이는 지금 독도에 도착했다. 이 책은 이렇게 출발한다. 곰이와 몽이는 1998년부터 독도 지킴이 개의 역할을 한 동돌이와 서순이에게서 태어났다. 이들이 이제 울릉도로 쉬러 하고 곰이와 몽이가 그 역할을 이어 할 예정이다. 곰이와 몽이, 귀엽고 순하게 들리는 이 이름의 주인공들은 천연기념물 제 368호로 지정되어있는 삽살개 혈통이다. 오랜 세월을 우리 민족과 동고동락한 토종개이자 우리나라의 민간 외교관 격이다.

이 책의 저자 임인학님은 15년간 전국의 삽살개를 찾아다니며 그 모습을 사진에 담아두었다. 이 책을 보는 즐거움은 뭐니뭐니해도 삽살개의 이모저모를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다. 삽살개는 삽살이, 삽사리, 사자개 라고도 불린다. 청삽사리, 황삽사리, 백삽사리, 여러가지 사진으로 만나보는 삽살개는 풍모가 의젓하고 온순해보이면서도 친근하고 귀염성스러운 외모다. 눈을 다 덮을 정도로 긴 털이 트래드마크인데 이 털 때문에 앞이 잘 안 보이는 건 아닐까, 하는 염려는 붙들어매어도 된다고 한다. 햇빛을 적당히 가리는 발처럼 긴 털이 그런 역할을 해준다고 하는 재미난 설명도 있다.

요즘 애완견을 많이들 기른다. 그리고 아이들의 소망 중에도 집에서 강아지 한 마리를 기르면 좋겠다고 하는 예가 많다. 우리 토종개 삽살개가 사라진 이유를 이 책에서는 일제의 탄압과 우리의 무관심으로 요약해두었는데, 정말 외국종의 애완견이 더 예쁘고 고급스럽다고 여기는 경우가 흔하다. 이 책은 삽살개와 우리 겨례의 밀접한 정서와 생활, 삽살개의 우수성, 전국에 8마리밖에 없었던 삽살개를 지금 3천마리 정도로 늘려놓은 분의 노고까지, 삽살개에 대한 거의 모든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다. 모두 6장으로 나누어두고 각 장마다 삽살개에 대해 더 알고 싶은 것과 삽살개에 얽힌 전설(옛이야기)도 곁들여놓아 읽어가기에 흥미진진하다. 삽살개라는 이름에 담긴 뜻에서부터 시작하여 개들이 사람들을 위해 하는 일까지, 친구처럼 가족처럼 지내온 삽살개와 다른 개들에게서 느끼는 친근함과 소중함을 잘 살려주고 있다.

덤으로 삽살개가 들어가는 고분벽화와 문배도, 민요, 속담까지 엿보게 하며 토종개도 우리 문화 유산의 하나라는 관점에서 우리 문화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돕는다. 3학년 아이들과 함께 보았는데, 조금은 어려워하며 보았지만 재미있어했다. 활자도 크고 아기자기한 편집이 보기에도 좋다. 삽살개의 사진들이 워낙 매력적이라 그 사진만 쭉 보아도 가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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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8-12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어람미디어에서는 책 한권을 내도 의미있는 책을 내는 것같아요

프레이야 2006-08-13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참 좋은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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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류

 -이건청-

거기 나무가 있었네.
노을 속엔
언제나 기러기가 살았네.
붉은 노을이 금관 악기 소리로 퍼지면
거기 나무를 세워두고
집으로 돌아오곤 했었네.
쏟아져 내리는 은하수 하늘 아래
창문을 열고 바라보았네.
발 뒤축을 들고 바라보았네.
거기 나무가 있었네.
희미한 하류로
머리를 두고 잠이 들었네.
나무가 아이의 잠자리를 찾아와
가슴을 다독여 주고 돌아가곤 했었네.
거기 나무가 있었네.
일만 마리 매미 소리로
그늘을 만들어 주었네.
모든 대답이 거기 있었네,
그늘은 백사장이고 시냇물이었으며
삘기풀이고 뜸부기 알이었네.
거기 나무가 있었네
이제는 무너져 흩어져버렸지만
둥치마저 타버려 재가 돼 버렸지만
금관악기 소리로 퍼지던 노을
스쳐가는 늦 기러기 몇 마리 있으리
귀 기울이고 다가서 보네.
까마득한 하류에 나무가 있었네.
거기 나무가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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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6-08-11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재적소에서 묵묵히 서 있는 나무가 되고 싶어집니다.

balmas 2006-08-11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시 좋네요.
요즘은 시골에서도
저런 아름드리나무 보기힘들죠? ...

하늘바람 2006-08-11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건청 교수님 이분은 저를 모를테지만 전 남다른 기억이 있는데^^ 수업을 듣기도 햇구요

프레이야 2006-08-11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고마워요. 비춰줍니다...^^

씩씩하니 2006-08-13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전 이런 시가 좋아요,,,,그냥 모랄까,,,마음이...따스해지고,,그리고 아름다운 시....단순해서그런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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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구하는 경제책 봄나무 밝은눈 1
강수돌 지음, 최영순 그림 / 봄나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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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경제책이 부쩍 많이 나오기 시작한 건 좀 되었다. 그 책들은 경제의 기본원리에서부터 올바른 경제관념, 경제활동의 주체로서 올바른 습관과 행동 같은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게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돈에 대한 이야기가 필수이고 경제는 돈이라는 등식과 함께 돈을 어떻게 모을까, 에 촛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돈을 모은 어린이 사례를 담은 책도 있다.

<지구를 구하는 경제책>은 이런 어린이 경제책의 흐름을 완전히 바꾸어놓은 이야기다. 여기서 지구를 구한다는 점은 지구에 사는 우리 모두의 살림살이를 바꾼다는 말이며 지구의 환경을 바꾼다는 말을 함께 담고 있다. 이 책은 저자의 머릿말에서도 단적으로 알 수 있듯이, 돈벌이 경제를 가르치기 위함이 아니라 살림살이 경제를 가르쳐주기 위함이 궁극의 목표다. 그렇다보니 지은이의 어조는 아주 나긋하고 친절하다. 조근조근 알아듣기 쉽게 눈을 마주하며 아이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너무 깊지도 얕지도 않은 내용이 아이들이 읽기에 전혀 걸림이 없으며 흡수될 것이다.

어느 공익광고에서 " 공부는 왜 해야되나요?" 라고 부모님에게 묻는 학생의 목소리를 들었다. 다 너를 위해서야, 라는 부모님의 대답에 아주 답답해하며 "그러니까 공부는 왜 하냐구요?" 라고 반문하지만 그 답을 얻지 못한다. 이 책은 그런 질문에 깊이있는 대답이 될 것이다. 하나하나 껍질을 벗겨가며 본질을 파고들어가는 화법으로 아이들의 눈에 이상하게 보이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에 현명한 답을 해주고 있다.

5학년 아이들과 함께 읽었는데 아이들이 궁금해할 만한 질문이 각 장의 제목이다. 내용은 그 질문들을 아주 반가워하며 인내심을 가지고 설명해주는 의식있는 경제학 박사의 답변이다. 글을 읽어내려가면 자상한 아버지 같기도 하고 삼촌 같기도 한 인상이다. 누구나가 돈벌이에만 급급한 경제가 아니라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세상에 대한 작은 노력을 담은 '살림살이 경제'를 누차 강조하고 있다. 어렵고 딱딱한 경제용어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우리말로 풀어서 쓴 단어를 선택했고 실례를 설명할 때도 쉽게 이해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돈벌이만을 강조했던 70년대 우리경제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국민총행복'이라는 수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부탄이라는 나라를 소개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의미있는 이야기들이 술술 전개된다. 중국이 왜 무서운 나라인가?, 에 대한 답변도 새겨볼 만하다.

제한된 자본과 영토에서 경쟁만 부추기는 돈벌이 경제에 대한 관념을 이제는 벗어나야한다고 생각한다면, 지구를 살리며 함께 잘 살 수 있는 살림살이 경제에 관심을 기울여야한다고 생각한다면, 아이들과 함께 눈높이를 맞추어 어른도 함께 보기를 권한다. 좋은 책이다. 진지한 이야기 중간 중간에 있는 만화는 잠깐 숨을 돌리고 넘어가는 코너로 아이들이 재미있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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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야 인도야 나마스테! - 세상을 잘 알게 도와주는 소중애의 인도 여행기
소중애 지음, 남정훈 그림 / 어린른이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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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를 떠올리면 동전의 양면 같기도 하고 빛의 각도에 따라 다채로운 색깔을 보인다는 타지마할 같기도 하다. 평화와 구도의 나라, 지저분하고 가난한 나라. 모두가 어느 한 부분만 보고 단정한 결과라고들 한다. 인도에 대한 막연한 동경도 그런 것과 다르지 않다.

이 책은 소중애님의 인도여행기다. 초등 5, 6학년 정도의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어 작가 특유의 통쾌 발랄한 말투와 행동이 퍽 친근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작가도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기대와 설렘으로 인도를 향해 떠났던 것 같다. 한 달간의 여행기를 이모가 조카에게 깔깔거리며 들려주는 것처럼 이야기가 쉽고 흥미롭다. 읽다 보면 에피소드 하나 하나에 웃음과 눈물이 묻어나며 점점 빠져든다.

6학년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보았는데 아이들은 인도의 남다른 풍습들에 고개를 내젓고 신기해했다. 작가는 17명의 동행(나이도 성별도 각각.. 작가의 나이가 제일 많았다고 함)과 함께 인도 여행을 하면서 점점 그들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적응해가는 모습을 보인다. 적어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이 조금은 바뀌어간다. 하지만 이 책의 장점은 작가의 솔직함에 있다. 그래도 너무나 받아들이기 어려운 문화는 솔직히 그렇다고 말하고 있다. 문화 상대주의를 내세우며 권위적인 말투로 무게 잡지 않고, 눈앞에서 벌어지는 믿지 못할 광경들에 솔직한 감정을 드러낸다. 그런 점이 아이들로 하여금 간접적으로나마 실감나는 재미를 주는 것 같다.

여행을 떠나기 전의 준비과정에서 출발하여 공항에서 마지막으로 먹은 자장면을 먹으며 어린시절 값싼 자장면 외식으로 행복해했던 시간을 떠올리며 여행기는 시작한다. 머릿말 부분에 인도의 지도 위에 여정을 간단히 그려놓았다. 델리에서 출발하여 자이살메르, 우다이푸르, 아그르, 카주라호, 바라나시, 캘커다, 푸리, 하이데라바드, 아루랑가바드, 엘로라 아잔타 그리고 뭄바이까지.. 각 여행지에서의 특징적인 인상을 작가의 재치와 함께 따뜻한 감성으로 엮어낸다. 복잡한 설명은 줄이고 간단하게, 거창한 부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인도 곳곳에서 느낀 단상과 사람들의 사는 모습, 그들만의 풍습과 거리의 스케치를 꾸밈없이 그려낸다. 이것저것 사소한 것(먹고 자고 싸고)에서부터 작가다운 맛이 느껴지는 짧지만 깊은 한 마디 한 마디의 글귀들이 여운을 안겨준다.

사람들의 부끄러움은 자기 몸을 가릴만한 크기다.

그림자처럼 삶의 무게를 얹고 사는 것은 사람뿐만이 아니다.

지친 삶들은 서로를 알아보고 말없이 서로를 위로할 줄 안다.

궁궐에 가면 죽은 왕보다 살아있는 가난한 내가 행복하다.    (내용 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것은 신들의 사원이다. 힌두교 신만 해도 4억8천만이라고 하니 그 신을 위한 사원에 다른 종교의 사원까지, 인도는 정말 신들의 나라같이 보인다. 돌로 정교하게 조각한 석상과 이름 모를 사원의 기둥들에서 부터 유명한 사원들까지, 그리고 삶과 죽음이 함께 있는 갠지즈강에서의 스케치는 그저 아름답고 고귀한 느낌으로 그려내기보다는 작가 특유의 솔직함으로 그려내고 있어 흥미롭다. 우리나라에도 신도가 2만명 쯤 있다고 하는 바하이교의 사원에 대한 이야기도 솔깃하다. 흰색의 연꽃잎이 수많이 펼쳐져있는 것 같은 바하이 사원, 종교와 국가를 초월한 평화를 기원하는 사원에서 작가도 두 손 모아 기도를 올리는 모습이 진지하다. 충분하진 않지만 사진도 적절히 배치되어 볼거리를 주고 삽화는 만화가가 담당하여 작가의 유머러스한 문체에 걸맞게 아주 재미있다.

'나마스테'란 '안녕하세요?' 와 같은 인도의 인사말로 '지금 이 순간 당신을 존중하고 사랑합니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 말은 인도에서뿐만 아니라 네팔에서도 쓰는 인사말이다. 두 손을 합장하며 고개를 약간 숙이며 말이다. 나마스테! 이 말이 담고 있는 뜻이 참 좋다. 신들의 나라 인도는 사람들의 나라임에 틀림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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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08-09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학년 책들 소개하시는 것 보면 참 대단하시다 싶습니다.

비자림 2006-08-10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마스테, 배혜경님!!!
인용한 구절도 참 가슴에 다가오네요.
언젠가 가고 싶은 나라. 네팔, 터키, 인도...
저는 그런 나라가 왜 끌릴까요?

프레이야 2006-08-10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비자림님, 나마스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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