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비연 > 여행갈 때 짐 꾸리기^^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변하지 않는 진리가 하나 있으니 그것은 바로 짐을 가볍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들뜬 마음과 기대로 그 무게를 가늠하지 못한 채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게 되지만 여행지에 도착해 비 맞고 잘 곳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되면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됨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다. 배낭과 왠수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초반부터 군기를 확실히 잡아야 한다.

무겁고 가볍게 느끼는 정도는 개인차가 있으니 여기에 또 하나의 정설을 보태자면 배낭은 일단 한 번 꾸려본 후 거기에서 아까워하지 말고 반으로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아낌 없이 덜어내야 하는 것들을 꼽으라면 너무 많은 옷가지와 화장품일 것이다. 이 두 가지 모두 여행을 크게 즐겁게 만들어주지도 않으며 후에 버리고 싶어지는 것들의 목록 1 순위에 해당된다.


세수나 제대로 할 수 있으면 다행일껄?

 

그렇게 반으로 줄인 배낭을 메고 하루쯤 시험 삼아 고궁 같은 곳에 가서 밥도 사먹고 구경도 하고 이리저리 하루 종일 다닌 다음 집에 돌아왔는데도 전혀 부담이 되지 않는다면 OK. 그거 메고 출발하면 된다.

현지에 도착해서 정 옷이 필요하다면 간단한 티셔츠 몇 개 사 입어 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다. 물론 지금 떠나려고 하는 곳이 알래스카라면 해당 사항 無다. 바리바리 싸 들고 떠나라.

제발 너무 힘주지 말고 가비얍게 떠나라. 그렇게 할 수 있는 당신은 벌써 여행 계획 세우는 단계에서 80 점 이상 먹고 들어가는 것이다. 모조리 짊어지고 떠났을 때 낭비하게 되는 체력과 그래서 누리지 못하고 놓쳐버린 여행의 즐거움은 돈으로 결코 보상받을 수 없는 것들이다.

 

* 항공사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개 항공 화물은 20kg 까지 무료이며 비행기 안에 들고 탈 수 있는 수화물은 핸드백을 제외하고 한 개(세 변의 합계가 115cm 이내)로 제한된다.


1. 가방이냐 배낭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그냥 일반 가방이라고 한다면 들어 옮길 수도 있고 끌 수도 있는 하드케이스나 소프트 케이스 등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이다. 이 두 가지 중에 딱히 무엇이 더 좋다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해외 여행을 떠나면서 작은 꾸러미들을 가득 짊어지고 가는 바보 같은 짓을 피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들이다. 공항이나 숙소 등 이동할 때 편히 소지할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면 된다.

그리고 배낭은 만약 처음 떠나는 여행이고 새로 구입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자신의 신체 사이즈, 여행 일수나 가져갈 짐의 양을 잘 생각해서 배낭의 신체 사이즈, 즉 용량을 정해야 한다. 아주 커도 40L 가 넘지 않는 것이 좋다.

배낭은 크게 나누어 배가 터지는 것(배낭 앞 전면이 지퍼로 열리는 것)과 머리가 터지는 것(일반 등산용)이 있는데 각각 장단점이 있고 개인별 취향이 있지만 추천하고픈 건 배가 터지는 배낭이다.

배가 터지는 배낭은 시간이 촉박할 경우 맨 밑에 깔려있는 짐도 손쉽게 꺼낼 수 있고 숙소에서 지퍼를 열어 놓아 눅눅해진 짐들을 통풍시킬 수 있어서 좋다.

배터지는 배낭 중에도 애기배낭을 업은 것은 둘이 지퍼로 연결되어 있어 보조배낭으로 유용하다. 동대문이나 남대문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고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찾아보기 쉽다. 배낭 여행 정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이트들에서도 공동구매 행사를 진행하니 이 때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자유여행이 아닌 단기 패키지 여행일 경우는 배낭이 아닌 가방을 더 선호하게 된다. 이때 가방은 크게 소프트 케이스와 하드 케이스로 나뉘게 되는데, 밀고 끌기가 가능한 바퀴달린 가방을 생각하면 되겠다.

하드 케이스의 경우 무게가 많이 나가지만 내용물이 훼손될 염려가 적다는 점이 강점이겠고, 소프트 케이스의 경우 부드러운 재질로 되어있기 때문에 무겁지는 않으나 항공기 수하물이 되었을 때 내용물의 파손 가능성이 있다. 본인에게 맞는 가방의 선택은 여행 준비의 가장 기초단계이면서 편한 여행으로의 지름길 입구쯤 되시겠다.

나에게 맞는 배낭, 가방 보러가기
 

2. 반드시 챙겨야 할 것

 

1) 옷가지

이미 말했듯이 최대한 간소화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아무리 더운 여름이라도-이상해진 하늘이 한여름에 우박이 내리는 판이니- 긴 팔 하나 정도는 필요하고 아무리 저 예산 배낭 여행이라도 아쉬울 상황에 대비해 깨끗한 옷 한 벌이면 충분하다. (산에 올라가거나 별을 보며 자야 할 때, 야간 열차를 탈 경우에 긴 팔이 필요하고 뮤지컬 등의 각종 공연을 관람할 때, 기습적인 데이트가 있을 때 등등에 깨끗한 옷이 필요할지도 모르니)

아열대성 기후의 영향을 받는 동남아 지역은 특히 스콜이라는 변수가 늘 존재하고 있으니 젖게 되더라고 금새 마를 수 있는 옷감으로 된 옷이 착하고 좋은 옷이라고 할 수 있겠다.

 2) 카메라

 필카라고 불리우는 필름 카메라의 오랜 독재 이후 디카라는 새로운 종족이 나타나서 바야흐로 사진계는 혼돈의 시기를 맞고 있다. 필카의 종류도 여러 가지가 있으니 전문적인 조작을 필요로 하는 수동 카메라와 버튼 하나로 조작되는 자동 카메라가 그것이다. 이쯤에서 두 가지 정도를 제안하고 싶다.

하나는 가져가게 될 카메라는 손에 익숙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과 또 하나는 총알 준비를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필카의 총알은 당연히 필름이며 디카의 총알은 또 당연히 메모리 카드 되시겠다. Tip 한 개 더 넣자면 필름은 외국보다 한국이 더 저렴하다.

 추가로 요즘 일회용 수중카메라도 저렴한 가격으로 많이 판매되고 있으니 이를 구입해 가면 스노클링이나 스쿠버 다이빙을 할 때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바다가 있는 동남아로 간다면 스노클링이나 스쿠버 다이빙 한번쯤 안한다는 게 이상할 정도다. 또 이것은 현상 후엔 케이스를 분리해서 소품 정리함 따위로도 쓸 수 있는 멋진 아이템이 된다. 방수용 아쿠아팩도 요긴하다.


요로케...

 

방수용 아쿠아팩 보러가기

3) 세면 도구

치약 새로 큰 거 장만해서 떠난다면 그건 몇 개월씩 장기 여행 떠나는 사람들이나 하는 짓이다.

집에서 쓰던 거, 그것도 그냥 작은 거 하나 들고 가면 된다. 비누도 마찬가지고 수건은 적게 가져가서 그때 그때마다 빨아 사용할 생각을 하는 것이 좋겠다. 만약 호텔에서 묵게 된다면 이게 왠 떡인가 싶게 샴푸, 린스, 수건이 준비되어 있는 경우가 많을 테니 그냥 막 사용하면 된다.

 

4) 보조배낭

 

여행시 항상 큰 배낭을 매거나 케이스를 들고 다닐 수 없는 노릇이므로 가이드 북과 지도, 중요한 소지품, 카메라 등을 넣을 수 있는 작은 배낭은 필수품이다. 엄마배낭은 숙소나 락커에 안전하게 두고 아기배낭만 들고 다니면 된다.

보조가방 보러가기 

 

5) 기타

알람 시계, 구급약, 다용도칼(맥가이버칼), 필기도구, 나침반, 메모장 등등 스스로 잘 생각해보고 챙기기!

여행 지역에 상관 없이 가장 기본적이고 우선적인 사항은 돈 아까워하지 말고 되도록이면 물은 미네랄 워터를 사서 마시자는 것이다. 국가에 따라 마실 수 있는 현지 수도물도 있으나 물 갈아 마셔 배탈나는 건 사실 가장 간단히 막을 수 있는 질병이면서도 가장 많은 여행자들이 곤욕을 치루는 원인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설사약을 반드시 준비하고 스위스나 오스트리아 같은 국가가 아니라면 되도록이면 사서 마시자. 웬만큼 적응한 다음에 수도물을 마셔보고 상관 없을 때 그때부터 마셔도 된다. 특히 동남아 국가들의 경우는 물갈이 잘못했다가 여행을 아예 망쳐 버리기도 한다.

그리고 구급약의 경우 집안에 상비되어 있는 약통을 통째로 들고 갔다가는 짐만 된다. 감기약과 해열제 그리고 밴드 정도만 준비하고 그 이상으로 아플 경우에는 현지에 있는 병원으로 가는 게 제일 좋다. 물론 개인적인 투병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약을 투약해야 한다면 이야기가 다르지만 말이다.

 약을 가지고 갈 때에는 상표가 표기된 알약 상태로 갖고 가는 것이 좋다. 여러 종류의 약을 가져갔다가 이게 무슨 약인가 싶어서 고민하지 않기 위해서 또 공항에서 마약으로 오인 받지 않기 위해서이다. 특히 가루약은 마약으로 오인받기 쉬우므로 되도록 가지고 가지 않는 게 좋지만 꼭 가져가야 한다면 약사에게 그 성분을 적어달라고 해서 약봉투에 담고 약종이로 싸거나 당의정 캡슐에 담는 것이 좋다.

또 하나 더 렌즈를 착용해서 식염수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당분간 쓸 것만 챙겨가도록 하자. 어디든 사람 사는 곳인데 식염수 정도는 쉽게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걸 끙끙대며 싸가지 말기를... 마실 수도 없고 말이다.


가이드 북도 하나쯤은 챙겨가자!

6) 더운 나라로 간다면

동남아 대부분 국가들은 아열대성 기후에 속한다. 특히 유명 여행지로 간택받은 곳들의 공통점은 연평균 기온이 높고, 바다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준비물도 이에 걸맞아야함은 너무도 지당하신 말씀이다. 선블락이나 선크림, 수영복, 모기약 등과 더불어 여유가 있다면 개인 파라솔이나 비치 타월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연평균 30 ° 정도의 동남아국가를 여행할 때 필요한 물품 체크 리스트>

품명

필요도

비고

귀중품

여권

유효기간 6 개월 이상 남았는지 확인

여행자수표

사인은 해두었는지?

현금(외화)

미 달러의 소액지폐가 편리함 (다음 여행시 사용 가능)

현금(한화)

도착 후, 귀가시 필요함

신용카드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1 개
정도
의류

셔츠

여름용 티셔츠 3 ~ 5 장,
긴팔 남방 또는 점퍼 1 개

속옷, 양말

적당량 준비

썬크림

낮 시간 활동시 자외선을
막아준다

모자, 썬그라스

낮 시간 활동시 필요

수영복, 비치샌들

해변에서 해수욕이나 호텔 내의 수영장 이용시

바지, 스커트

짧은 스커트는 피할 것
잡화

가방

튼튼한 것으로 준비해야 물건 파손 예방

긴 끈 달린 손가방

여행 중에 소지품을 보관할 수 있는 편한 가방 (사선으로 멜 수 있는 것 - 도난방지)

약품류

평소 복용하시던 약은 필수!!
지사제나 김기약 및 일회용
밴드, 연고 등 비상약

생리용품

한국 제품이 최고!!

화장품

평소 사용하던 것으로 소량씩 준비

소형 드라이기

꼭 필요한 사람만 준비
(가끔 없는 호텔이 있음)

세면도구

수동 면도기 등 필요한 것.
피부가 예민한 사람은 평소
사용하던 것으로 준비.

필기도구

잃어버리기 쉬운 것들을
메모해 둠

카메라, 필름
밧데리, 메모리
충전기, 콘센트

필름은 한국이 저렴하니 넉넉히 준비할 것.
디지탈 카메라는 밧데리와 메모리가 중요하다. 그렇다고 노트북을 가져갈수도 없으니 넉넉한 메모리와 충전기, 다용도 콘센트가 필요하다. 엄청무거워지니 마음의 준비를

가벼운 슬리퍼

얇고 가벼운 것으로

예비용 사진

여권 분실의 사고를 대비해
2 ~ 3 장 정도. 여권에 끼워넣지 말고 별도로 보관

국제전화카드

한국으로 전화할 때 저렴
(또는 수신자 부담으로)

기타 개인용품

기타 개인적인 것들
(간식거리 등)

 

신개념 여행미디어 그룹 노매드(www.nomad21.com) 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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퀼트 할머니의 선물
게일 드 마켄 그림, 제프 브럼보 글, 양혜원 옮김 / 홍성사 / 2002년 11월
평점 :
품절


와, 이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에 완전히 매혹되었다. 한편의 아름다운 이야기못지않게 볼거리 또한 풍성하고 아름다워 눈을 어디에 둘지 모를 정도다. 꽃과 나비가 현란한 자태를 뽐내는 장면과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어두운 곳의 장면이 대조적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또한 욕심많은 임금의 탐욕스러운 얼굴과 훗날의 행복하고 넉넉한 표정이 극적으로 대조를 이루어 임금의 마음이 변해가는 과정을 읽어낼 수 있다.

퀼트는 못 쓰는 천조각을 일일이 손바느질로 이어붙여 탄생된 하나의 작품이다. 물론 섬유산업의 발달로 다양한 문양의 퀼트작품이 나오고 그 용도도 다양해졌지만 역시 퀼트는 자투리천으로 만들어야 일품이다. 퀼트를 한동안 배운 친구 말이, 눈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꽤 힘든 일이란다. 바느질 한 땀이라도 어긋나지 않게 시침핀으로 고정을 해가며 일일이 손으로 정성을 들여야하는 일이다.

이런 일을 하는 할머니가 옛적에 살았단다. 할머니의 퀼트는 세상에 둘도 없는 예술품이다. 하지만 원칙이 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만 나눠주는 할머니의 퀼트가 욕심 많은 임금에게 바쳐질리가 없다. 임금은 할머니에게 고난을 준다. 자신이 손에 쥐고 싶은 것에 안달이 난 임금은 할머니에게 견디기 힘든 벌을 내리지만 번번이 참패한다. 할머니의 한결같은 친절과 나눔의 심성이 하찮아보이는 동물들의 마음까지 녹인다. 사랑의 선물을 받은 곰과 참새들이 할머니의 생명을 구해주고 임금은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할머니와 거래를 한다.

임금이 가진 보물들을 사람들에게 하나씩 나누어줄 때마다 퀼트를 하나씩 이어가겠다는 약속이다. 할머니는 받기만 하려는 임금에게 나누어주는 행복의 맛을 느끼게 해주고 싶은 것 같다. 임금은 점점 이 매력에 빠져든다. 처음엔 아깝다고 여겼던 행동이 점점 자신에게 기쁨을 가져다주었기 때문이다. 임금은 이제 이 나라에서 그치지 않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자신이 가진 보물들을 모두 나누어준다.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누어주는 건 물건만이 아니다. 병상에 있는 환자를 위해 침대맡에 앉아 책도 읽어주고 싸우고 있는 사람들을 중재하기도 한다.

임금은 이제 누더기를 걸치고 발가락이 다 보이게 떨어진 신발을 신고 돌아왔다. 그와 동시에 임금과 약속한 퀼트는 완성이 되었고 할머니는 커다란 퀼트 이불로 임금의 어깨를 감싸준다. 욕심이 더덕더덕 붙어있던 예전의 임금님 얼굴은 간데 없고 느긋하고 행복해보이는 임금의 얼굴이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환하게 해 준다. 가진 건 아무것도 없지만 나누어줄 때의 행복했던 기억을 많이 가지고 있는 임금은 세상에서 제일 가는 부자라고 자부한다.

이 그림책은 그림 구석구석에 돋보기를 대고 들여다보듯 하면 정말 많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 전체적인 색감이 주는 풍부함은 내용의 풍부함 못지않다. 화려하고 섬세하며 밝고 따스하다. 마치 작가가 그려내고 싶은 희망의 세상이 퀼트로 펼쳐지는 듯하다. 으르릉대던 곰에게, 베고 잘 수 있는 베개 하나 없이 사는 너이니 그렇게 마음이 거칠어질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하며 폭신한 베개를 만들어주는 할머니의 마음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무척 풍요로운 느낌의 일러스트레이션이다.

돌아올 임금을 위해 만든 퀼트 조각을 하나하나 보면 별별 것이 다 들어가있다. 왕의 파란 반지(아마도 사파이어?)를 비롯해서 세상의 모든 소소한 것들이 다 들어가있다. 할머니의 퀼트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세상의 은유다. 퀼트에 쓰이는 천조각처럼 한 사람 한 사람의 작고 미흡한 마음이 모이고 모여서 아름다운 세상이 만들어진다는 희망의 바느질이다. 내가 바라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내가 내어놓는 것도 있어야한다는 것도 배울 수 있다. 마음의 부자는 내어주는 게 많은 사람일 거라 생각한다. 임금이 가진 것을 나누어 주러 온세계를 두루 돌아다녔다는 점도 아이들과 짚고 넘어가면 좋겠다.

2학년 아이들과 함께 보았다. 아이들과 함께 그림조각들을 자세히 찾아보며 그림만 다시 감상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이다. 책의 앞뒤 속지에 할머니의 퀼트작품들이 전시되어있다. 작품마다 이름지어놓은 제목도 의미심장하다. '진정한 사랑의 매듭'이 기억에 남는다. 작은 종이에 아이들의 퀼트를 꾸며보고 제목을 달아보라고 하니 상상력을 발휘하여 멋진 작품을 그려내기도 했다. 재미있게도 월드컵을 주제로 꾸민 아이도 있어 함께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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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7 2006-06-22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그림이 좋은책 참 좋아라 합니다.. 특히 퀼트는 색감도 독특하구..참 보고싶네요.

또또유스또 2006-06-22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쩜.. 이리도 아름다운 리뷰를 쓰시는지요..
투명한 수채화 같은 느낌입니다..
이 동화책을 투명한 수채 물감으로 그리듯 쓰시니 어찌 아니 볼수 있답니까...
바로 담습니다...

프레이야 2006-06-23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님 그림이 좋은 책이란 반하기 마련이죠. 좋은 하루 시작하세요~

또또님, 님의 표현이 더 멋있네요. 감사합니다.^^

인터라겐 2006-06-23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 오면서 느끼는 행복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것 같아요.. 내가 알지 못하는 세상을 만날 수 있는 다리가 든든하다는 것이요.. 저도 바로 담아요..^^

씩씩하니 2006-06-23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 있네요,,,빌려가서 아이들과 읽어주는 착한 엄마 노릇 좀 해야겠어요,.오늘~혜경님..책을 들여다보시는 알찬 시선에 감탄해요,,,어쩜 이렇게 세심하게 들여다보실 수 있는지...전 언제 이런 경지에 도달할 수 있대요????
 
 전출처 : 알라딘도서팀 > [알립니다] 어린이책 '구석구석 재미있는 세상' 서평단 모집합니다

안녕하세요 ^^

절찬리 판매중인 어린이책 <구석구석 재미있는 세상>에 서평 써주실 분을 찾습니다.
1, 2, 3, 4 권 각각 10 분씩, 총 40 분입니다 (확률이 높겠지요? 많이 많이 신청해주세요 ^^)

책내용이 궁금하시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1780164

유치원생부터 초등저학년까지 폭넓게 볼 수 있는 책입니다.
6월 22일 목요일 오후 5시까지 댓글을 통해 신청해주시면 됩니다. 서평은 도서를 받으신 후 15일 이내에 써주시면 됩니다.

한 분이 한 번씩만 신청해주시면 좋겠구요, 관련하여 궁금한 사항 있으시면 알라딘 편집팀 이예린, yerin@aladin.co.kr 로 연락주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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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6-23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권에 모집되었다. 받고 15일 이내 리뷰마감..

치유 2006-06-23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뽑히신것 보면서 괜히 제가 기뻤어요..축하드려요..

프레이야 2006-06-23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 호호호.. 옛날사람들의 생활편이네요. 금상첨화네요^^

프레이야 2006-07-04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월 15일까지 리뷰 올릴것
 
무서록 범우 한국 문예 신서 13
이태준 지음 / 범우사 / 1999년 12월
품절


사람의 울음소리... 새들의 그것보다 얼마나 불유쾌한 소리인가!

죽음을 저다지 치사스럽게 울며불며 덤비는 것도 아마 사람밖에 없을 것이다. 죽음의 주위는 좀더 경건하였으면 싶었다.-18쪽

산, 그는 산에만 있지 않았다. 평지에도 도시에도 얼마든지 있었다. 나를 가끔 외롭게 하고 슬프게 하고 힘들게 하는 모든 것은 일종의 산이었다.-22쪽

자연은 신이다. 이름 없는 한 포기 작은 잡초에 이르기까지 신의 창조가 아닌 것이 없다. 신의 작품으로서 우리 인간이 손을 대지 않으면 안 될 만한 그러한 졸작, 그러한 미완품이 있을까?-25쪽

파초는 언제 보아도 좋은 화초다. 폭염 아래서도 그의 푸르고 싱그러운 그늘은, 눈을 씻어줌이 물보다 더 서늘한 것이며 비오는 날 다른 화초들은 입을 다문 듯 우울할 때 파초만은 은은히 빗방울을 퉁기어 주렴안에 누웠으되 듣는 이의 마음에까지 비를 뿌리고도 남는다. 가슴에 비가 뿌리되 옷은 젖지 않은 그 서늘함, 파초를 가꾸는 이 비를 기다림이 여기 있을 것이다.-28쪽

차라리 눈보다 입보다 더 몇 배 고마운 것이 발이다. 어떤 때는 돌뿌리를 차고, 어떤 때는 가시나 그루에 찔리고, 찬물에, 풀숲에, 늘 먼저 들어서며 뱀에게도 먼저 물리는 것이 저 발이 아닌가!-32쪽

생각하면 돌은 동양인의 놀라운 발견이다. 돌을 그리고 돌을 바라보고 이름까지 즐겨 돌로 부른 동양 예술가들의 심경은, 찰나적인 육체에 붙들린 서양인의 그것에 비겨 얼마나 차이 있는 존경함인가!-35쪽

그러나 그도 잠시 꺼지는 석양일 뿐 아무것도 아니다. 고요히 바라보면 지나가는 건 그저 바람이요 구름뿐이다. 있긴 있으면서 아무것도 없는 것, 그런 것은 생각하면 이런 옛 성만도 아닐 것이다.-42쪽

가을꽃들은 아지랑이와 새소리를 모른다. 찬 달빛과 늙은 벌레 소리에 피고 지는 것이 그들의 슬픔이요 또한 명예이다.-45쪽

인생의 외로움은 아내가 없는 데, 아기가 없는 데 그치는 것일까. 아내와 아기가 옆에 있되 멀리 친구를 생각하는 것도 인생의 외로움이요, 오래 그리던 친구를 만났으되 그 친구가 도리어 귀찮음도 인생의 외로움일 것이다.-49쪽

책은 세수를 할 줄 모르는 미인이다.

책에만은 나는 봉건적인 여성관이다. ...... 덮어놓으면 떠들리거나 구김살이 잡히지 않고 이내 고요히 제 태로 돌아가는 인종忍從이 있기를 바란다고 할까.-62쪽

먼저 자신을 알면 모든 일에 있어 현명한 일이다. 작품은 개인의 뿌리에서 피는 꽃이다. 평론가는 여론에 무서움을 탈 경우가 많으리라. 그러나 작가에겐 여론이 어쩌지 못할 것이다. 자기를 한번 정확하게 진단한 이상은 자기의 것을 자기의 투로 써서 천하에 떳떳이 내어놓은 것이다.-65쪽

내가 불안을 갖는 평자는 작품을 가능성이 무한한 감성으로 느끼려 하지 않고 다만 고정된 개념만으로 정리하는 평자다.

작가의 욕심으로는, 평론가는,
첫째 창작에 다소 경험자일 것,
둘째 인생관에 남의 것도 존중하는 신사일 것,
셋째 개념보다는 감성에 천재이기를 바라는 것이다.-70쪽

감식은 모든 비평의 기초일 것이다. 문학도 감식에 어두워선 작자와 작품의 정체를 포착치 못할 것이다. 비평가가 읽기만 하고 얻기 쉬운 것은 애매한 인상일 것이다. 한번 그 작품을 모사, 베껴본다면 그 작품은 그 평가評家에게 털끝만한 무엇도 가리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모방에 이처럼 미덕의 일면이 있음은 놀라운 일이다.-94쪽

잃어버리면 울지 않고는, 몸부림을 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그런 작품을 써야 옳을 것이다.-105쪽

'내 문장'을 쓰기보다는 될 수만 있다면 '그 작품의 문장'을 써보고 싶다. 우선은 '그 장면의 문장' 부터 써보려한다.

아마 조선문단 전체로도 이대로 3년이면 3년을 나가는 것보다는 지금의 작품만 가지고라도 3년 동안 퇴고를 해놓는다면 그냥 나간 3년보다 훨씬 수준 높은 문단이 될 것이라 믿는다.-109-110쪽

그러다가도 그 소낙비 같은 변조와 정열! 더구나 그 열이 또한 급행열차와 같이 지나가버린 뒤의 밤중의 적막, 연정처럼 비등沸騰하고 연정처럼 냉각하고 연정처럼 고독한 것이 '미스 말라리아'다! 그의 스피드, 그 스피드로 냉각지대와 염열지대의 비행. 그리고 나중의 빈 그라운드와도 같은 적막, 이것은 병을 앓았으되 한 연정과 한 스포츠를 게임하고 난 것과도 흡사하다.-119쪽

매화란 고운 꽃이기보다 맑은 꽃이요 달기보다 매운 꽃이라 그러므로 색 있는 것이 그의 자랑이 못 되는 것이요 복엽이 그에게는 무거운 옷이라 단엽백매를 찾으러 꽃이 피기 전부터 다닌 것이 도리어 탈이었던지,......

절개란 무릇 견디기 어려움에서 나고 차고 가난한 데가 그의 산지라 인정이니 생활이니 복이니 함도 진짜일진댄 또한 고절의 방역을 벗어나 찾기는 어려울 줄 알러라.-138쪽

자동차를 몰아 '호텔'로 가듯 그것이 아니라 죽장망해竹杖芒鞋로 산사를 찾아가는 심경이 아니고는 고전은 언제든지 써늘한 형해일 뿐, 그의 따스한 심장이 뛰어주지 않을 것이다. 완전히 느끼기 전에 해석부터 가지려 함은 고전에의 틈입자임을 면하지 못하리니 고전의 고전다운 맛은 알 바이 아니요 먼저 느낄 바로라 생각한다.-142쪽

시대가 오래다 해서만 귀하고 기교와 정력이 들었다해서만 완상할 것은 못 된다. 옛물건의 옛물건다운 것은 그 옛사람들과 함께 생활한 자취를 지녔음에 그 덕윤이 있는 것이다.

고완 취미를 돈 많은 사람이나 은자의 도일거리로만 보는 것은 속단이다. 금력으로 수집욕을 채우는 것은 오락에 불과한 것이요, 또 제 눈이 불급하는 것을 너무 탐내는 것도 허영이다. 직업적이어선 취미도 아니려니와 본대 상심낙사(완상하는 마음과 즐거운 일)란 무위와 허욕과 더불어서는 경지를 같이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157쪽

고전이라거나, 전통이란 것이 오직 보관되는 것만으로 그친다면 그것은 '죽음'이요 '무덤'일 것이다. 우리가 돈과 시간을 들여 자기의 서재를 묘지화시킬 필요는 없는 것이다.

청년층 지식인들이 도자를 수집하는 것은, 고서적을 수집하는 것과 같은 의미를 나타내야 할 것이다. 완상이나 소장욕에 그치지 않고, 미술품으로, 공예품으로 정당한 현대적 해석을 발견해서 고물古物 그것이 주검의 먼지를 털고 새로운 미와 새로운 생명의 불사조가 되게 해주어야 할 것이다. 거기에 정말 고완의 생활화가 있는 줄 안다. -163쪽

가장 즐거운 것은 천진하게 마음 속에서부터 이쪽을 신뢰하며 쏠리도록 내어미는 어린이의 손이다. 이것은 마치 동물의 앞발과 같아 전적으로 친애의 표시기 때문이다.-1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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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einsusun 2006-06-28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hanks to!^^
 

 

사랑스런 추억

                                                                   윤 동 주

 

봄이 오던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거장에서 희망가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 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 가고-

동경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가차운 언덕에서 서성거릴 게다.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스파피필름님 서재에서 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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