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앙 보뱅의 책 세 권째.
가볍고 폭신하고 따뜻하다.
오늘,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고 또 잘해내자!
_ 아버지가 두번째 직업을 가진 이후 나는 묘지에 자주 드나들었고 그곳에서 문학에 대한 취향을 갖게 되었다. 묘지의 석판은 책 표지와 흡사하다. 직사각 형태에 약력이 쓰여 있는 데다가 이따금 ‘영원히 당신을 기억하며’라고 적힌 짧은 문장을 광고 문구를 적은 띠지 같다. 가족의 성은 망자를 위한 책 제목이다. 성은 모든 걸 요약해준다. 내가 원했던 삶은 요약할 수 없는 삶이었고 대리석이나 종이가 아닌, 음악 같은 삶이었다.
- 가벼운 마음, 30-31p
찻잔세트도 마음에 든다. 모닝커피 한 잔은 늦잠 자고 있는 작은딸을 위해 남겨뒀다가 내가 다 마시는 중. ㅎㅎ 할아버지 첫 기일 맞아 엊저녁 귀향한 작은딸. 기차가 만석에 입석 승객도 많더라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민음사 편을 처음 본 건 여러 해 전 점자도서관에서였다. 다른 봉사자가 선점해 녹음 기회를 놓쳤더랬다. 표지가 이뻐 혹했다가 구매는 여태 미루고 있었는데 이번에 영접. 우양산과 찻잔세트 중 망설이다가 찻잔으로 들였다. 차근차근 읽어볼 생각에 기쁨. ^^
마지막 사진은 엄마 습작품. 집에 걸어 놓았길래 찍어왔다. 잔꽃을 잔뜩 피워올리고 싶은 마음이 전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