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케루악이 영향을 받은,
잭 런던의 자전적 호보 생활 이야기
1907년 출간.

호보로 성공하려면 예술가가 되어야 한다. 무의식적으로 그리고 순간적으로 이야기를 창조해야 한다. 자신의 상상력에 의존한 이야기가 아니라 문을 열어준 사람의 표정에서 보이는 이야기를 말이다. 그 사람은 남자일 수도, 여자나 아이일 수도있다. 친절할 수도, 떽떽거릴 수도, 관대할 수도, 인색할 수도, 선할 수도, 심술궂을 수도 있다. 유대인이나 이교도일수도, 백인이거나 흑인일 수도, 인종차별주의자이거나 사해동포주의자거나 배타적이거나 아주 열린 사람이거나, 그무엇도 될 수 있다. 내가 이야기꾼으로 성공한 것은 떠돌이시절의 이런 훈련 덕분이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 살아갈 음식을 얻기 위해 나는 진실성이 느껴지는 이야기들을 지어내야 했다. 나는 남의 집 뒷문에서 권위 있는 평론가들이 단편 소설의 미학적 요소라고 평가하는 진정성과 현실성을 키울 수 있었다. 이런 냉혹한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서였다. - P15

앞으로 반 마일 안에 터널이 없기를 간절히 빌면서 차량 지붕 위를 여섯 칸이나 걸어 내려갔다. 이런 위험한 이동을 할 때는 절대 겁을 먹지 말아야 한다. 객차 지붕은 한밤의 산책에 적당한 곳이 아니다.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 해보시라고 하고 싶다. 잡을 데라곤 시커먼 허공밖에 없는, 요동치며 흔들리는 기차 지붕 위를 걸어보시라고. 밤이슬에 온통 젖어 미끄러운 지붕 끝 경사진 곳에서 뒤 차량으로 건너가기 위해 빨리 달려보라고. 장담컨대 심장이 조여오고 눈앞이 아찔해질 것이다. - P47

나는 작전을 바꿨다. 어떤 사람이 당신 머릿속을 꿰뚫고 있을 때 그를 따돌리려면 이전 사고 방식을 깨고 새로운 방법을 써야 한다. 그것이 내가 한 일이다.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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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2-09-13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에세이입니까?

프레이야 2022-09-13 21:32   좋아요 1 | URL
넵. 자전 에세이입니다.
호방하고 명쾌하고 재미있어요. ^^
잭 런던이 떠돌이 노동자 생활을 하며 세상에 몸으로 부딪힌 경험.

scott 2022-09-13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오래전 어린이 용으로 읽었는데
다시 읽기롱 찜👆^^

프레이야 2022-09-13 16:30   좋아요 0 | URL
흥미롭네요. 잭의 실제 경험이 마틴 에덴에서는 적게 표현되었는데 그 이전의 경험들이 눈앞에 그려지듯 활달합니다. 이렇게 세상의 폐단과 거짓, 허위를 일찌기 몸소 보고 겪은 잭. 마틴 에덴의 심리적 사회적 지적 배경을 알 수 있어 좋으네요^^ 어린이용으로 나온 게 있었나용? 내용이 어린이용으론 아닌듯요 ㅎㅎ
 

가엾은 영혼, 병든 삶…
엔딩이 강렬하다.

77쪽 터무니없는 오자 하나, 옥의 티!
좋는—-> 좇는

삶을 너무나 사랑해서
희망도 공포도 놓고
우리는 짧은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어떤 신이시든
어느 생명도 영원히 살지 않게 하심을,
죽은 자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심을,
아무리 느리게 흐르는 강도
구불구불 바다에 꼭 닿게 하심을.

그는 열려 있는 창문을 다시 쳐다보았다. 스윈번이 열쇠를 주었다.
삶은 병든 것, 아니 오히려, 진작부터 병들어 있던 것이었다. 참을 수 없는 것이었다. ‘죽은 자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심을!‘ 그 시행이 그에게 깊이 감사하는 마음을 일으켰다. 그것이 우주에서 유일한 선행이었다. 산다는 것이 고통스럽도록 고단해졌을 때, 죽음이 영원한 잠으로 달래 줄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니 그가 무엇을 기다리겠는가? 이제 갈 때였다. - 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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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09-12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저도 읽어보고 싶긴한데 굳이 이렇게 두 권으로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싶기도 하더군요. 책이 예쁘긴한데...ㅋ

추석 잘 지냈죠?^^

프레이야 2022-09-12 14:53   좋아요 1 | URL
날씨가 너무 좋아요
오늘 연휴 마지막 날이네요. ^^
책 안 나눴더라면 두께가 좀 두꺼워졌을 것 같긴 해요. 녹색광선 다른 책들과 두께가 비슷하도록 한 건지. 잭 런던, 이 작품 내고 7년 후 세상을 떴어요.

페크pek0501 2022-09-13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때로는 죽음으로 영원히 잠들 수 있음이 위안을 줍니다. 영원히 죽지 않는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프레이야 2022-09-13 13:17   좋아요 0 | URL
조용히 자는 듯이 갈 수 있다면^^
 

허버트 스펜서 이론을 추종하며 지식인의 자기모순과 허위의식에 항변하는 마틴. 선을 벗어나는, 무례한 태도를 보이는 마틴이 두려워지는 루스. 아직은 사랑이 감싸는 듯하나 내면의 갈등이 강화되는 장면.

당신은 강자의 생존과 강자의 지배를 인정하는 척합니다. 나는 실제로 인정합니다. 그게 차이입니다. 내가 좀 더 젊었을 때, 그러니까 몇달 더 젊었을 때는 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보시다시피, 그때의 나는 당신의 연설에 감명받았습니다. 그런데 상인과 무역업자들은 기껏해야 비겁한 지배자들입니다. 그들은 허구한 날 돈벌이라는 여물통에 주둥이를 박고 꿀꿀댑니다. 그래서 나는, 당신이 믿기 힘들겠지만, 귀족주의로 회귀했습니다. 이 방에서 나만이 개인주의자입니다. - P139

나는 국가에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습니다. 강자를, 국가를 그 헛된 도로에서 구해 낼 말을 탄 강자를 기다릴 뿐입니다. 니체가 옳았습니다. 니체가 누구인지 당신에게 설명하느라고 시간을 끌지는 않겠지만, 그가 옳았습니다. 세상은 강자의… 고상할뿐더러 장사와 교환이라는 돼지 여물통에서 허우적대지 않는 강자의 것입니다. 진정한 귀족이, 위대한 금발 짐승이, 절대로 타협하지 않는 자들이, 인생을 긍정하는 자들이 세상을 가집니다. - P140

당신이 스펜서의 책을 열 페이지라도 읽어 봤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당신보다 유식하리라고 짐작되나 당신보다 스펜서를 더 읽은 것 같지도 않은 비평가들이 그의 추종자들에게 그의 전 저작에서 단 하나의 사상을 끌어내라고 윽박지릅니다. 과학 연구와 현대 사상의 모든 분야에 걸쳐 자신의 천재성을 각인해 놓은 사람, 심리학의 아버지, 오늘날 프랑스 농민의 자식들이 그가 확립한 원칙에 따라 교육을 받고 있을 정도로 교육학에 혁명을 일으킨 사람, 허버트 스펜서의 모든 글에서 말입니다.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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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9-12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틴 에덴 처럼
잭 런던,,,가난과 고통의 노동 시간동안 거의 모든 활자를 흡수 해버리고
작가로 이름을 날렸을때는 신인 작가지망생들 글 고스란히 베꼈다고 합니다
[인생을 긍정하는 자들이 세상을 가집니다]

프레이야님의 마지막 휴일, 온전한 자유를 달롸!^^

프레이야 2022-09-12 01:49   좋아요 0 | URL
치열하게 살다간 사람입니다 정말.
펄펄끓네요. ^^ 루스가 이해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얄밉고요. 실제론 부르조아 여성이랑 결혼도 랬는데 말이죠. 에고 눈이 너무 힘드네요 요즘
 

마틴의 내적 외적 갈등과 자성이 본격적으로…
모순적이나 호쾌한 독설도 자주.

위대한 영혼들, 위대한 남자와 여자들은 어디에 있는가? 그의 비좁은 방에 환영으로 호출된 경망스럽고, 조야하고, 멍청한 지식인들 속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그는 키르케가 돼지들에게 느꼈을 법한 혐오감을 느꼈다. 마지막 환영을 쫓아내고 혼자 남은 줄 알았는데, 기대하지 않았고 부르지도 않은 한 사람이 뒤늦게 들어왔다. 그는 뻣뻣한 테두리, 각진 더블 브레스트 외투, 건들거리는 어깨를 보았고, 한때 자기 자신이었던 어린 깡패를 알아보았다.
"너도 다른 사람들과 같았어, 젊은 친구" 마틴은 비웃었다. "너의도덕성과 지식은 그들과 마찬가지였어. 너는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았지. 너의 의견은, 너의 옷처럼 기성품이었어. 너의 행위는 대중의 찬사에 맞춰진 거였고. - P64

루스는 영민하게 연인의 주장에 내재한 모순으로 제 반대 의견을 보강했다.
"그런데 마틴, 만약에 그렇다면, 자기가 단정 지었듯이 모든 문이닫혀 있다면, 위대한 작가들은 어떻게 출현할 수 있었을까?"
"그들이 불가능한 것을 해냈기 때문이지." 그는 답했다. "그들은반대하는 자들을 불살라버릴 만큼 맹렬하고 찬란한 작품들을 써냈어. 그들은 기적적으로 천 대 일의 내기에서 이긴 자들이야. 칼라일이 말한, 절대 굴하지 않는 상처투성이의 거인 전사들이야. 절대굴하지 않는 것, 그게 내가 해야 할 일이야. 나는 불가능한 일을 해내야만 해."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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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장 습관에 대해, 그리고 기존의 법을 쉽게 바꾸지 않는 것에 관하여.

뒤로 가면서 몽테뉴는 바뀐 생각을 첨가하여 썼다.

사람마다 지혜로운 금언을 듣는 즉시 신과 관련이 있는지를 생각한다면, 누구나 그 금언이 그저 좋은말이 아니라 자신이 지닌 판단의 일상적 어리석음을 후려치는 매운 채찍질임을 알게 되리라. 그러나 사람들은 진리의 충고와 교훈들이 사람들 일반에게 한 말이지 결코 자기에게 한 말은 아니라고 여긴다. 그래서 그것을 자기 행실이 아니라 어리석게도, 또 아무 쓸모 없이, 기억 속에 새겨 둔다. 다시 습관의 제국으로 돌아가자.
어려서부터 자유에 익숙하고 스스로를 다스리는 데 습관이 된 나라 사람들은 다른 형태의 정치 체제를 기괴하고 자연에 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왕정에 익숙한 사람들은 또 그들대로 같은 생각을 한다. 백성을 괴롭히던 군주를 어렵사리 겨우 쫓아낸 뒤 이제 얼마든지 쉽게 정치 체제를 바꿀 수 있는 호기(好期)가 와 있는데도 사람들은 똑같이 고약한 인물을 새로이 군주로 앉히기 위해 동분서주하니, 이는 누구도 권위 자체를 증오의 대상으로 삼을 생각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124

124
1595년판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덧붙여진다. "습관의 중재 덕분에 사람들은 누구나 자연이 마련해 준 지역에 만족하며 산다. 스코틀랜드의 야만인들은 투렌 지방에 아랑곳하지 않고 스키타이족은 테살리아 지방을 먼 산 보듯 한다." - P222

‘세상을 바꾸겠다는 쪽은 훨씬 힘든 처지에 놓여 있다. 누구든지 무엇을 선택하고 바꾸는 일에 끼어드는 자들은 판단하는 권위를 찬탈하는 자이기 때문이며, 자기가 추방하려고 하는 것이 지닌 단점과 도입하려고 하는 것이 가진 장점을 확연히 알고 있다고 스스로 확신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평범한 고려가 내 입장을 굳혀 주었고, 보다 무모했던 젊은 시절에도 나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었다. 즉 그토록 중요한 지식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떠맡아 내 두 어깨를 너무 무겁게는 하지 않을 것이며, 내가 교육받은 적이 있는 가장 쉬운 학과, 성급한 판단을 해도 전혀 무해한 그런 학과에서 건전한 판단력을 가지고서도 감히 하지 못할 일을 이 분야에서 나서서 하려 들지는 않겠다는 것이었다. - P232

하느님은 아신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신구교 논쟁에는 빼거나 바꿀 조항이, 그것도 방대하고 심각한 것으로 백 가지나 되는데, 양쪽 파당이 제시하는 이유와 논거를 정확하게 이해했다고 우쭐거릴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 것인가? 몇이 있다 한들 그수는 미미하여 우리를 동요시킬 정도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 그들 말고 나머지 이 많은 군중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어떤 깃발아래로 뿔뿔이 흩어지는 것일까? 그들이 주는 약은 효과 없고 잘못 쓴 다른 약들이나 마찬가지가 되어 버렸다. 그 약으로 우리 몸에서 씻어 내려 했던 체액은 열을 받고 격화되어 갈등으로 악화된 채 몸 안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 P233

"믿을 수 없는 인간에게 믿음을 주는 것은 해칠 무기를 쥐여 주는 꼴이다."(키케로) 더욱이 건전한 상태에 있는 국가의 일상적인 규율은 이 같은 비상 사태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다. 국가의 규율은 그 주요 부분과 기능이 한 몸 안에 잘 결합되어 있고, 그 규율을 인정하고 순종하는 데 대해 누구나 동의하는 상태를 전제로 한다. 법을 준수하며 가는 길은 냉철하고 신중하며 억제된 길로서, 고삐 풀린 무법의 태도에는 맞설 수가 없다. - P234

법이 원하는 것을 법 스스로 할 수 없는 상태라면, 법으로 하여금 할 수 있는 일을 원하게 만드는 것이 나으리라. -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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