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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걸이 열쇠 ㅣ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30
황선미 지음, 신은재 그림 / 시공주니어 / 200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정말 외롭다고 느껴본 적이 있나요? 나를 인정해주고 마음을 그대로 읽어주는 사람이 한사람도 없다는 생각이 들 때면 그런 느낌이 들겠지요. 12살 소녀였을 적을 돌이켜보면, 작은 일에도 서럽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같은 마음이 될 때가 있었지요. 목걸이 열쇠는 아니더라도, 내게 진정으로 말걸어주는 사람이 없을 때, 예민한 내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될 때, 외로운 마음이 자꾸 마음의 빗장을 걸어잠그게 하였지요.
'목걸이 열쇠'를 걸고 다니는 12살 향기는 분노로 변한 외로움을 이웃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으로 승화시키군요. 진정으로 마음을 나누는 친구, 진주를 알게되고, 부당하게 무례한 취급을 받았다는 생각으로 증오했던 미화원 아저씨와도 감동어린 정을 나누지요.
빈집을 들어서면 늘상 향기를 반겨주는 건 수탉, 삼삼이. 말 못하는 짐승에게서 위로를 받던 향기는, 애지중지 기른 삼삼이를 병들고 외로운 미화원 아저씨에게 보내지요. 몰래 가출할 것을 결심하고 진주를 따라 비행기를 타려다가 마음을 돌려, 삼삼이가 있는 시골로 갑니다. 그곳에서 향기를 오랜만에 본 삼삼이의 예상치 못한 태도가 향기를 섭섭하게 하지요. 그러나 그런 이별의 과정을 겪고 성장을 거듭하게 되는 것이지요. 결국 사람은 사람과 부대끼며 미운정 고운정 나누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기도 하구요.
향기가 없어지자, 아빠와 엄마는 향기를 찾아 난리가 납니다. 역시 자식은 둘도없는 존재이지요, 부모님에게는. 자신이 그렇게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되면 더이상 부모님을 원망하지 않겠지요. 외로움도 결국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숙제이며, 남을 이해하려들면 의외로 쉽게 풀리기도 하지요. 향기는 자신을 애타게 기다리는 부모님 곁으로 발길을 돌리며 이런 걸 어렴풋이 깨달은 것 같군요. '왜 나보고만 이해하라'는 거냐고 진주에게 소리치며 울부짖던 향기는, 이제 씩씩하게 자기의 삶을 사랑하며 살아갈 것 같아요.
하지만 세상의 엄마, 아빠! 이렇게 착한 딸이 오늘도 외로워 울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자는 아이의 뺨을 쓰다듬으며 다짐해봅니다. 언제라도 외로울 때면 내게 와 기댈 수 있는 엄마가 되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