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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 뭔가 다른 선생님들의 가슴 찡한 실화들
에스더 라이트 엮음, 유시주 옮김 / 푸른나무 / 2000년 5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절반쯤 읽으면서 이상하단 생각이 자꾸 들었다. 어디선가 본듯한 이야기들이 너무 많아서... 데자부(기시현상)인가 하다가, 어느 순간 번개가 지나갔다. 찌-리릿-- 출판년도를 보니 2000년. 3년 전에 내가 읽어 보고 너무 좋아서 혼자만 갖고 있기 아쉬워 아들 녀석 담임선생님께 선물한 적 있던 바로 그 책이었다. 3년 전에 그리도 감명 깊게 읽었다던 그 책을 다시 밑줄 치며 읽는 맛도 깊었다. 정말 교사가 아니라면 공감하기 어려운 말들이 가슴에 새겨진다. 서늘한 샘터에 고인 샘물을 연상시키는 예쁜 이야기들.
십여년도 더 전에 읽은 중국 소설, '텐진의 아이들'에서 기억에 남는 '사랑과 인내'의 교육은 여기서도 강조된다. '교사가 되라는 부름을 받았다면 하느님이 여러분을 신뢰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기 바란다'는 저자의 무리한 부탁도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서늘한 이야기 모음.
'독서 노트'
교직은 단순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존재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교사가 되라는 부름을 받았다면, 하나님이 여러분을 신뢰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길 바란다. 교사라는 직업이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의 연속
한 아이를 가르치기 위해서는 수업계획서나 커리큘럼 이상의 것이 요구된다. 가르침은 인내, 열정, 그리고 사랑을 필요로 한다.
어떤 운동이나 과제를 배우고 해결하기 위해 애쓰다 보면, 그에 익숙해지고 그것을 통제할 수 있는 순간이 온다. 교육이란 그러한 순간들을 하나로 엮는 것, 그 모든 순간들을 한데 엮어 한 걸음 또 나아가는 것이다.
아이들은 애정과 열의 , 인내에 목말라 하고 있었다. 너희들은 똑똑하고 훌륭한 아이들이며 너희들을 맡게 되어서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우리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가르침은 때로는 전혀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또 엉뚱한 모습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교실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처리할 때 나 스스로의 행동과 잘못을 돌이켜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나는 교실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교사들은 종종 학생들의 의무와 책임만을 따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 경험은 모든 아이들은 배울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실제로 배운다는 나의 교육철학을 더욱 확고하게 해 주었다. 고맙게도 그 경험에 힘입어 나는 한 아이를 도울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 자세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었다. 배움이라는 기계 장치를 가동시킬 수 있는 단추는 언제나 거기 있다. 우리들 교사들은 그것을 찾아 내서 부드럽게 눌러 주기만 하면 된다.
전혀 다른 인식 방법 - 사물을 바라보는 전혀 새로운 방법- 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는 모름지기 그 모든 가능성을 향해 마음을 열어 놓아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교사라면, 언제든지 배울 자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우리 교사들은 과연 어린이들에게 감화를 주고 있는가. 그렇다 우리는 그렇게 하고 있다. 우리가 가르치는 과목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아서가 아니다. 아이들을 보살핌으로써, 우리가 얼마나 어린이들의 성공과 미래를 위해 마음을 쏟고 있는지를 아이들에게 보여 줌으로써 그렇게 하는 것이다.
낙담하고 절망한 상태에 놓여 있는 아이들이 아직도 많다. 그런 아이들에게는 훌륭한 삶이란 자신이 처한 개인적 현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딴 세상일 뿐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가르치는 일은 겸허한 것이며, 도전을 무릅쓰는 정신, 책임감 그리고 고유한 특권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가르친다는 것은 삶을 살아가는 좋은 방법이다.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자기 자신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왕궁을 지키는 문지기가 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비웃음 받는 자리에 앉아 있는 것보다 문지기가 되는 편이 훨씬 낫다고 단언할 수 있다.
가장 최근까지 하느님과 함께 살았던 사람들 속에 있다는 것은 특권이요 영예이다.
이하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