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살 1 - 꽃이 지기 전, 나는 봄으로 돌아갔다 샘터만화세상 3
다니구치 지로 지음 / 샘터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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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살로 돌아간 아저씨. 사라진 아버지와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만, 아버지를 잡지는 못하고... 그 마음을 이해하고 다시 돌아온 세상에서... 스치듯 만나는 아버지의 뒷모습... 인생의 나그네에게 주는 다니구치 지로의 따스한 내민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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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시로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7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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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시로라는 이름은 '따로(첫째)'나 '지로(둘째)'에 비하면 평범한 이름이다.

셋째나 넷째를 지칭하는 '아무개'처럼 들린다.

중국 성어중에 '장삼이사'가 아무개인데 중국에 흔한 성 장씨네 셋째나 이씨네 넷째처럼 그저 그런 이름이다.

 

주인공 산시로는 후쿠오카 촌놈으로 도쿄로 간다.

기찻간에서 만난 여인에게서 얻은 <당신은 참 배짱이 없는 분이로군요>라는 말은

촌놈의 경험없음을 단적으로 지적한 말이다.

 

대학에 간 산시로는 요지로라는 독특한 인물을 만난다.

대학의 강의를 재미있게 듣고 있는데, 요지로는 '멀리 구름 걸린 하늘의 두견새'라는

뜻모를 하이쿠를 선생의 그림 옆에 적어 두었다.

 

이 하이쿠는 이 소설에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ひさかたの くもいの そらの  ほととぎす

소세키와 도쿄대를 같이 다니고, 후에 <호토토기스>라는 문집을 같이 낸

<시키>를 한자로 쓰면 <子規>가 되는 것이다.

자규 子規는 친구 '시키 子規'이면서 '호토토기스(소쩍새,子規)'의 호명이다.

 

'우미인초'를 읽다 보니

<꾸모이 くもい>가 담배의 일종이라는 해설이 나온다.

그렇다면, 저 하이쿠는

머얼리 담배연기 하늘에 시키 생각이...

이럴 수도 있으리란 상상을 한다.

 

子規と漱石の往復書簡集

 

 

 

결국 이 소설집의 표지에 바친 저 하이쿠는

친구 시키에게 바치는 노래라는 헌사다.

 

도시의 여자 미네코가 계속 <구름> 이야기를 하는 것도 이 하이쿠와 연결된다.

스트레이 십이라는 길 잃은 양 이야기는 시키에 대한 그리움을 반추하는 화자의 마음이기도 하다.

 

나른한 우울감과

숨길 수 없는 쾌활함의 통일(82)

 

소세키의 대학 생활은 그러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늙은 교수의 강의'나 들으러 가야 했던

윤동주의 시선을 느꼈다.

'무덤'이나 '무성한' 이라는 단어를 만나면,

윤동주가 읽었을 소세키는 얼마나 슬픈 것이었을지를 느끼게 된다.

 

그들에게는 희망찬 시절이었을 20세기 초,

문명세계의 불안감이라고는 전차에 치어 토막사체가 된 여인의 모습 정도.

윤동주 같이 조국 잃은 청년에게 이런 소설은 청춘 소설이라기보다는

우울한 소설이고, 스트레이 십의 슬픔을 반추시킨 소설이었을 게다.

 

전 아까부터 저 하얀 구름을 보고 있었어요.(117)

 

미네코의 구름은 밝고 투명하다.

성장 소설이자 청춘 소설의 빛깔이다.

 

소세키에게도 <머언 구름 너머 하늘의 소쩍새 소리>처럼

나른하고 아련한 것이 젊음의 추억이었을지 모른다.

 

그 소쩍새 소리는 절친 <시키>의 죽음을 떠올리게 하는 슬픔이 내재되어 있다.

 

소세키와 시키는 둘다 1867년 생으로 동갑이지만,

시키는 1901년 서른 다섯의 나이로 세상을 뜨고 만다.

도회지와 시골의 차이도 어린 나이의 친구들에게는 아무 것도 아닌 것.

 

1908년에 연재된 산시로에서

시키의 그림자에 대한 회상이 그득했던 것은

시키와의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남기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번역이 궁금한 곳 하나.

 

"오가와, 자넨 메이지 몇 년 생인가?"

"난 스물 셋이네."(97)

 

아마도... 메이지 23년 생이란 이야기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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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봉감별곡 : 바람에 실려 온 사랑, 가을날 노래가 되어 국어시간에 고전읽기 (나라말) 5
조윤형 엮음, 김은정 그림 / 나라말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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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책의 제목은 <달빛 아래 맺은 약속 변치 않아라>인데

새 책의 제목은 <바람에 실려온 사랑, 가늘 날 노래가 되어>이다.

채봉이 부른 노래가 추풍감별곡임을 생각할 때 새 제목이 낫다.

 

고전 소설은 조선조때 읽던 소설인데,

방각본, 딱지본으로 일제 강점기에도 유통이 되었다.

일제 강점기에도 사람들의 머릿속은 봉건적이었을 터이니...

이런 봉건적인 책이 맞았을 것이다.

 

채봉은 장필성과 혼약을 맺지만,

아버지가 늙다리 허판서의 첩으로 주기로 하고 벼슬을 산다는 갈등에서부터...

아비를 구하려 기생이 되고, 다시 평양 감사의 비서가 되어 장서방을 만난다는 해피 엔딩.

 

채봉의 적극적인 행보는

오히려 신소설에 나오는 <무정>의 영채보다도 낫다.

 

조선의 양반 문화를 읽노라면,

요즘의 <내부자들>의 행태랑 똑같다.

한국 사회는 아직도 봉건적 구태를 벗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근대도 없이 현대의 질곡만 사는 현실에서는

이런 고전을 읽는 일도 새롭다.

새로이 읽을 줄 알아야한다.

 

김은정의 그림이 참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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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 소리 마마 밀리언셀러 클럽 44
기리노 나쓰오 지음 / 황금가지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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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노 나쓰오의 '아웃'에서 캐릭터에 매료되어 이 책도 읽었다.

이 책에는 특이한 사람들도 많이 등장하고,

엽기적 연쇄 살인도 등장하는데

범인인 아이코는 죄의식이 전혀 없다.

 

인물이 계속 텅 비어있는 느낌이어서,

소설이 박진감이나 재미는 덜하다.

그렇지만,

그 밑바닥 삶의 휑한 그림이

마음에 서늘한 바람처럼 전해 온다.

 

엄마나 오까~상이 아닌, 마마.

요즘 엄마들은 담임에게 문자를 보낼 때도 00맘이란 말을 쓴다.

그 말이 뭔가 맘에 안 들었는데,

이 책에서처럼,

아이를 낳기는 했지만

애정도 없고 책임감도 없을 때 딱 어울리는 호칭이란 생각이 들었다.

 

일본 뉴스에 27세 남성이 9명의 여성 시신을 토막낸 사건이 실렸다.

일본은 특이한 심리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스산한 소설이다.

읽고 나니 감기 기운이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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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7-11-01 16: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막가는 정서가 있죠. 이 정도면 좀 과하다 싶은데 나쓰오는 보다 더 막가서 서사를 좀 망가뜨리는 경향이 있습니다..ㅋㅋ
오히려 저는 그게 박진감이 있어서 좋더군요..

글샘 2017-11-02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쓰오를 몇권 읽었는데 이책은 주인공과 인물들이 형상화가 덜 됐더군요. 아웃은 정말 박진감 넘쳤습니다. 다마 모에도 재밌었고요.
 
위안부 리포트 1 - 나는 고발한다
정경아 지음 / 길찾기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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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대...로 시작한 문제는

이제 '일본군 위안부(또는 성노예) 제도'의 피해자... 문제로 조금씩 명확해져가고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를 참칭한 박근혜 일당의 졸속 협상 타결 선포로

이 문제는 얼마 남지 않은 피해자들을 국가가 방기하는 형태로 시간을 끌고 있다.

당사자가 남지 않기를 바라는 치졸한 연막전이다.

 

이 책은 2006년에 나온 책인데,

기획에 따르면 2,3편도 나와야 하는데... 아직인 모양이다.

 

'조센삐'라는 말의 어원을 처음 알았다.

'삐'는 여성의 성기를 가리키는 중국말로

조선 여인을 '조센삐'라고 불렀다.

 

위안부는 조선뿐만 아니라,

자바 섬이나 동남아, 대만, 중국, 심지어 일본 여성들까지 전쟁의 희생자가 되었다.

이스라엘의 <수용소 피해>는 상업화되어 건국에 정당성의 이미지를 덧씌우지만,

일본의 위안부 문제는 쉬쉬하면서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어차피 미국의 이해에 연관된 것이어서 일 것이다.

 

위안부로서 지옥도를 경험한 여성들의 이야기,

국가가 위로해주고 다독여줘야 할 차원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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