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조이스 전집 - 전2권
제임스 조이스 지음, 김종건 옮김 / 어문학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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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은의 매닝트리를 듣다가, 제임스조이스 전집을 산다. 본래 여정은 이것이 아니었다. 반대 방향에 가까웠다. 인생은 그런가.. 500부 한정판 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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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시본의 노래
게리 폴슨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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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피시본이 단순히 이야기만을 들려준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나를 위해서 지도를 만들어 주고,

앞으로 나아가고,

알고 배울 방법을 알려준 것이다.

그리고 어느덧 나 스스로 그렇게 하고 있다.(125)

 

이런 것을 '기능론'에서는 '사회화'라고 한다.

가장 큰 사회화는 어른을 동일시하는 데서 생긴다.

그러니, 아이들을 나무랄 일이 아니다.

어른의 사회가 폭력적이지 않으면, 아이들은 폭력적으로 변하지 않는다.

 

숲, 삶, 날씨, 음식, 영혼 - 살아가면서 이 모든 것이 다시 너에게 돌아오게 돼.

들어오고 나가고, 흔적조차 남지 않는다.

칼날로 물을 가르듯이, 화덕연기처럼.

그 자리에 있었음을 드러내는 흔적도, 주름도 없다.

남아서 버리는 것도, 모자라는 것도 없다.

누구에게도 무엇에게도 해가 되지 않는다.

네가 거기에 있지만, 거기에 없는 거야.

우리가 여기에 있는 까닭은, 무슨 까닭일까?

거기에 없기 때문이지.

우리가 보이기도 하고, 보이지 않기도 하고.(103)

 

고뇌는 욕심에서 나온다.

모든 번뇌의 핵심에는 내가, 인간이, 우리가 너보다, 동물이나 자연보다 더 고귀하다는 판단이 들어있다.

 

거미가 나보다 더 나은 사냥꾼이에요.

나은 게 아니야. 같아. 너랑 같고, 나랑 같고.

거미가요. 벌레가, 우리랑 같아요.

모든 게 그렇지. 뭐든 필요한 건 똑같아. 먹이, 공기, 집 같은 곳. 우리처럼(130)

 

시간이 흐르면서, 실체는 사라졌지.

그림자만 남았지.

그런 것들이 네 머릿속을 채우고 네가 보는 것들을 이해하고 알고 생각하게 해 줄거야.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을.

너만의 특별한 도구를 갖추는 것하고 비슷하지.

어디를 가든 늘 지니고 다니는 것.

그림자 기억이 거기에 들어 앉아 쓰일 때를 기다리고 있는 거야.(133)

 

그림자 기억...

이건 교육이고, 훈련의 결과다.

추상이 생기고, 사고가 생긴다.

 

이 책을 읽었더라도, 이야기들은 다 스믈스믈 손가락 사이로 흐르는 모래처럼 빠져버린다.

그렇지만, 피시본이라는 이름과 함께

훈훈한 기억이 남을 것이다.

그림자 기억이...

 

두런거리는 달빛에 담긴

은은한 소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만나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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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에 별이 뜨다 - 소설가 방현석과 함께 떠나는 베트남 여행
방현석 지음 / 해냄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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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음악가 예후딘은 20세기를 요약했다.

"인류가 품어온 희망 중 가장 큰 희망을 낳고는, 모든 환상과 이상을 파괴해 버렸다."(17)

 

20세기는 전쟁의 세기였다.

동방의 가난한 나라 한국은 그 전쟁에 휘말리기도 하고,

베트남에 가서 가증스런 짓을 하기도 했다.

 

자유와 독립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37)

 

마오쩌둥의 동상 앞에 세웠다는 베트남의 자존심.

 

미국 국방장관 맥나마라가 호치민에 왔을 때

폭탄을 설치했다가 사형을 선고받은 전기공의 사진.

사형집행 직전 눈가리개를 벗어던지고 '호치민 만세', '베트남 만세'를 외치고

스물 네살의 나이에 총살당한 노동자, 우옌반쪼이.(95)

 

 

오래 전 사람의 소식이 궁금하다면

어느 집 좁은 처마 아래서 비를 그어 보라, 파문

부재와 부재 사이에서 당신 발목 아래 피어나는

작은 동그라미를 바라보라

당신이 걸어온 동그란 행복 안에서

당신은 늘 오른쪽 아니면 왼쪽이 젖었을 것인데

그 사람은 당신과 늘 반대편 세상이 젖었을 것인데

이제 빗살이 당신과 그 사람 사이에

어떤 간격을 만들어 놓았는지 궁금하다면

어느 집 처마 아래 서 보라

동그라미와 동그라미 사이에 촘촘히 꽂히는

저 부재에 주파수를 맞춰 보라

그러면 당신은 오래된 라디오처럼 잡음이 많은

그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파문(파문 /권혁웅)

 

주파수가 다른 두 나라.

그렇지만 비루하지 않게 살려는 자존심들은 대단하다.

 

살려고 한 명씩 꽁무니를 빼면 모두 죽지만

모두가 죽기로 싸우면 일부는 살아 남죠.

전투는 곧 결속력이에요.

한국군은 스스로 온 군인들이었나요?

우린 모드 스스로 산에 올라간 사람들이었어요.(227)

 

 

오랜만에 다시 읽어도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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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바꾸는 영어
해리 고 글 / 삼인행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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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좀 떨떠름 하다마는,

제대로 영어교육하는 법이 나와있는 책으로 보인다.

 

한국인이 영어를 그렇게 오래 배우고,

그리 돈을 많이 투자하면서도 잘 하지 못하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못하는 수준인 이유를 잘 알고 있어서,

영어가 운명을 바꿀지는 모르지만,

영어 공부법을 바꾸는 계기는 될 수 있다.

 

국어 시험을 잘치르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한국어를 말하지 못하는 이는 없듯,

영어도 시험을 못치지만 말을 잘하는 사람들이 원어민들이다.

그런데 우리는 말을 배우지 않고 글을 배우니 영어가 안 되는 것은 당연지사.

그렇다고 자국어가 있고, 자국의 글자가 있는데, 영어를 공용어로 쓰는 일도 난감하다.

 

공적 영역에서 영어 교육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수준은 아니고,

개인이 영어를 잘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읽으면 도움이 되겠다.

 

그런데 내용은 좀 실망스럽기도 하다.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에서 뭐 얼마나 발전한 것도 아니고,

이야기가 그닥 잼나지도 않다.

 

 

영어 9등급 통역사 된 이야기랑도 비슷하다.

 

우리와 다른 언어, <강세 언어>라는 특성을 이야기한 것은 좋다.

<음절 언어>를 쓰는 우리 언어가 가지는 약점을 짚은 사람은 드물다.

 

영어의 강세와 인토네이션을 잘 공부하는 일은 중요할 듯 싶다.

장문을 암기하라고 시키는데,

그런 부분의 설명은 <외워봤니?>가 낫다.

 

전 세계의 공용어는 정통 영어보다는 '브로큰 잉글리시'라는 점도 맘에 든다.

결국,

시간을 투자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모든 어학 공부의 공통점이다.

다만, 학교에서 헛된 시간을 보내고 나면,

영어가 멀어지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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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당은 마음속에 있다 만화 최창조의 풍수강의 1
최창조 지음, 김진태 만화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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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라는 것이 있다.

장풍득수라고도 하는데,

바람을 잘 가두고 물을 얻는 것이 농사의 기본이라는 삶에서 나온 말이리라.

 

풍수는 무덤을 쓰는 것과 살 집에 관한 것도 있는데,

조상의 무덤을 잘 쓰면 후손과 감응한다는 이론이라 한다.

 

구미에 있는 박정희 선영은 명당의 여러 조건을 갖추었다는 평을...

증조모 묘 하단에 커다란 암석 덩어리가 후손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평가도...(57)

박근혜 아버지 박정희 묘는

국립묘지가 보기에는 좋으나

한강 물길이 터를 감싸주지 못하고 휘어져 돌아간 것이

풍수적으로 흉하다는 이유...(60)

 

이 책은 2015년에 출판되었으니 2014년쯤 쓰였을 것이니,

박근혜의 당선만 그렸지, 탄핵과 구속에 이르기까지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후손들이 다 약쟁이거나 또라이거나 멍충이에 가깝다면 안 좋은 영향을 미친 듯도 싶다.

 

어떻든 풍수는 전통적 내용이지

도시에 사는 현대인들과는 좀 거리가 있다.

 

그렇지만 기분 좋은 집이 있고, 좀 찜찜한 집이 있다.

 

명당은 찾아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만들어 가야 할 대상(156)

 

명당은 없다고 할 수도 없고, 절대적으로 있다고 할 수도 없다.

현대인의 명당이라면

교통이 편해야 할 것이고,

그렇다고 너무 대로변이어서 시끄럽거나 먼지가 많으면 좋지 않을 것이고,

어린 아이가 있다면 학교가 가까워야 좋고,

중장년에게는 산책로나 뒷산이 있는 곳이 명당이 아닌가 싶다.

 

이런 곳이라면 집값도 오를 것이고,

살기도 편할 것이니 명당이라 볼 수 있겠다.

 

전국민의 상당수가 찍어낸듯 유사한 구조의 아파트에 사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명당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생활 패턴과

스스로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는 삶의 지혜가 필요한 시절이 아닌가도 싶다.

 

 

고칠 곳...

1권 63쪽. 무덤이 파내져 능지처참을... 능지처참은 소위 말하는 찢어죽이는 거열형과도 다르다. 칼로 살을 저며 천천히 죽음에 이르게 하는 잔인한 형벌이다. 죽은 뒤 무덤을 파내 유골을 흩어버리는 것은 '부관참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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