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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쇼쇼니 부족’의 외로운 투쟁
"미국 정부가 조상의 땅 훔치고, 죽음의 땅으로 만들어"
지오리포트 <georeport@georeport.net>
          
잊혀져 가는 사람들,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땅을 찾기 위한 투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시절인 1863년 미국 정부와, 오래 전부터 아메리카 대륙에 살고 있던 쇼쇼니 부족이 어떤‘협정’을 맺었다.

그 후 한 세기 반이 지났다. 수 많은 다른 원주민 부족들처럼 쇼쇼니 부족들 또한 조상들이 살아오던 땅에서 죽임을 당하고 내몰렸다. 미국은 '협정'을 근거로 내세웠다.

미국 정부와 법원은 쇼쇼니 부족의 땅이 협정에 의해 미국 정부에 신탁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쇼쇼니 부족은 1863년의 협정은 미 정부에 제한적인 접근만 허용했을 뿐 땅에 대한 권리를 준 것은 아니라고 항변해 왔다.

쇼쇼니 부족 대표들은 지난 2월,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를 방문, “미국 정부가 조상의 땅을 훔쳤다”며 도움을 요청했으며, 유엔 측은 쇼쇼니 부족의 주장이 경청할 가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쇼쇼니 부족은 또한 네바다, 아이다호, 유타, 캘리포니아 주에 방대하게 걸쳐 있는 조상의 땅이 핵 실험, 무분별한 탄광 및 금광 개발로 인해 땅과 물과 공기가 오염돼 죽음의 땅으로 변해 가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미국 정부로부터 갖은 채찍이, 때로는 당근이 내려졌다. 지난 2004년 조지 부시 대통령은 1억4천500만 달러를 나눠주겠다며 쇼쇼니 부족을 회유하기도 했지만, 이들은 거부했고 땅을 찾기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고 있다.

국제 독립언론 매체인 <인디미디어(independent media center)>는 최근 ‘서부 쇼쇼니와 나바호 부족의 연대 투쟁(Western Shoshone and Navajo, Solidarity in Resistance)>란 글을 실었다.

‘유엔 옵서버 앤 인터내셔널 리포트’에서 활동하는 아메리카 원주민 전문 기자인 브렌다 노렐이 쓴 이 글은 지난 18~19일 쇼쇼니와 나바호 부족의 연대 투쟁을 다지기 위해 열린 ‘쇼쇼니 국가 정보 회의’에서 나온 생각과 말들을 담고 있다.

“당신의 집을 데워줄 나무에 대해 감사드리세요”
그 모임에서 쇼쇼니 부족들이 부른 노래가사 중 한 대목이다.

자연을 노래하고, 자연과 대화를 나누며, 자연 앞에 겸허한 아메리카원주민들이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금도.<편집자>



▲ "우리는 성스러운 어머니의 땅을 당신들에게 줄 수 없다고 말해야 합니다" (사진은 쇼쇼니 강) / 사진 출처 www.terragalleria.com  

서부 쇼쇼니(Shoshone) 부족과 나바호(Navajo) 부족은 미국 정부가 감추고 싶은 ‘유산’을 공유하고 있다. 그것은 아메리카 원주민의 땅과 광물과 물을 착취하기 위해 미국 정부 후원 아래 저질러진 '테러'의 역사이다.

금광 채굴, 핵실험, 그리고 가축과 땅의 약탈에 맞서 싸우고 있는 서부 쇼쇼니 부족 중 한 사람인 캐리 댄(Carrie Dann)은 미국은 원주민을 인간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캐리 댄은 지난 18~19일 엘코 밴드 체육관에서 열린 ‘쇼쇼니 국가 정보 회의’에서 말했다.
"우리들은 미국 정부로부터 인간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인간과 땅과 물에 대한 존경심이 없습니다.”

매리 댄(Mary Dann, 동생인 캐리 댄과 함께 쇼쇼니 부족의 권리를 위해 투쟁한 운동가. 지난해 4월 목장 울타리 보수작업을 하던 중, 사고로 숨졌다: 역자)을 추모하며 헌정된 다큐멘터리 ‘우리의 삶, 우리의 땅’이 상영됐다. 다큐멘터리에는 매리 댄, 캐리 댄 자매가 울타리를 수리하고, 목장에서 일하는 장면이 나왔다.

다큐멘터리는 또 미국 토지관리국이 댄 자매의 가축들을 야만적으로 강탈한 장면, 그리고 자매의 동생 클리포드 댄이 연방 요원들로부터 습격을 받고 체포되기 전 자심의 몸에 석유를 끼얹은 장면 등을 담고 있다.

토지관리국이 댄 자매의 말들과 크레센트 밸리의 야생마들을 무자비하게 몰아넣는 장면을 보여주는 ‘우리의 삶, 우리의 땅’은 말들의 강탈, 그리고 쇼쇼니 부족의 신성한 땅에서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는 금광이라는 숨겨진 어젠다를 드러낸다.

“우리는 아직은 존재하지 않는 일곱 번째 세대에 대해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의 삶, 우리의 땅’은 금광 개발로 인해 환경이 극심하게 파괴되고, 소량의 금 채굴을 위해 인해 산들이 잘려나가고, 다량의 쓰레기들이 쌓여가는 현장을 고발하고 있다. ‘우리의 삶, 우리의 땅’은 제작한 ‘게이지 앤 게이지 프로덕션’의 베스 게이지와 조지 게이지는 이 다큐멘터리를 공개할 예정이다.

캐리 댄은 후세들이 이어받게 될 지구와 물과 땅에 대해 존경심을 갖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댄은 또 누구든지 어떤 결정을 내릴 때는 그것이 후세대들에게 좋은 일인지를 자문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아직은 존재하지 않는 일곱 번째 세대에 대해 생각해야 합니다.”
댄은 미국 정부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이리저리 흘러 다니며 살아가는 비루한 존재로밖에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들은 권리가 없습니다. 우리는 법정에서조차 하나의 인간으로 존중받지 않습니다.”

댄은 ‘교황의 교서와 신대륙 발견 독트린’(the Papal Bulls and Doctrine of Discovery, 1493년과 1506년에 내려진 로마교황의 교서와 신대륙 발견 독트린은 비기독교 세계에 대한 점령과 약탈을 정당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 역자)으로 아메리카 원주민에 대한 공격과 식민화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들은 원주민들을, 어슬렁거리고 다니는 코요테와 다를 바 없는 이방인으로 여겼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더 이상 설 땅이 없을 때까지 몰아댔지요.”

댄은 원주민공동체에 ‘식민지’란 말을 ‘공동체’ 또는 ‘원주민 캠프’로 바꾸자고 했다.

▲ 옛 쇼쇼니 부족의 캠프 모습. 출처 www.legendsofamerica.com  

“우리의 고통은 점점 커져가고 있습니다. 미국은 모든 힘을 동원해 우리를 어머니의 땅에서 쫓아내왔습니다. 그 땅은 바로 서부 쇼쇼니 부족의 땅입니다. 우리의 유일한 책임은 땅을 보살피는 것입니다. 땅은 삶 그 자체입니다.”

댄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자신들의 역사와 근원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댄은 쇼쇼니 부족이 아메리카 대륙 남부에서 북부로 이동했다가 다시 남부로 되돌아갔다고 말했다.

댄은 미국 병사들인 쇼쇼니 부족을 몰아낸 잔혹한 역사를 기억했다. 할머니는 댄에게 임신한 여성들이 칼에 찔려 죽은 것 등에 대해 말해줬다.

“그게 인간이 할 짓입니까, 짐승이 할 짓입니까?”

그 시절, 쇼쇼니 부족의 98%가 죽임을 당했다. 미국 학교는 결코 그 역사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다고 댄은 말했다.

“노란 스카프가 서부 쇼쇼니 부족들에게 선물처럼 건네졌습니다. 그들은 천연두에 감염됐던 것이지요. 사람들이 파리처럼 죽었다고 합니다. 오늘날에도 금광이 있는 곳이면 사람들이 파리처럼 죽습니다.”

댄은 크레센트 밸리를 거론했다.
천연두에 걸린 쇼쇼니 부족들은 바위의 갈라진 틈으로 뛰어내린 뒤 바위 깊숙이 스스로를 집어넣었다고 댄은 말했다. 가족들에게 전염시키지 않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사막에서 사는 사람들은, 사막의 조건에 맞춰서 살아야 합니다”

“미국은 오늘날 우리에게 빵 부스러기를 주고 우리의 땅과 우리의 삶을 뺏으려고 합니다.”

댄은 ‘루비 계곡 협정’(the Treaty of Ruby Valley, 1863년 쇼쇼니 부족과 미국 정부 사이에 이루어진 일종의 '강요된 평화협정'. 미 정부는 쇼쇼니 부족의 땅이 이 조약에 의해 미 정부에 신탁됐다고 주장하고 있고 미 대법원은 1979년 판결에서 미 정부의 손을 들어 줬다. 그러나 쇼쇼니족은 이 조약은 미 정부에 접근만 허용했을 뿐 땅에 대한 권리를 준 것은 아니라며 땅을 되찾기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 역자)은 효력이 없다면서, 쇼쇼니 부족은 땅을 잃은 것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댄은 쇼쇼니 부족은 이른바 ‘점차적인 잠식’으로 땅을 잃어가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미국 정부에 맞서 ‘안 돼!’라고 말해야 합니다. 우리는 성스러운 어머니의 땅을 당신들에게 줄 수 없다고 말해야 합니다.”

땅과 공기와 물과 태양에 대해 말하면서, 댄은 지구를 생명의 어머니라고 불렀다.
그러나 땅을 파고, 채굴을 위해 물을 사용하면서 지구는 병들고 있다. 현재 네바다의 핵실험 지역에서 오염된 바람이 불어오고 있으며, 먹이 사슬은 수은에 물들어 있다.

“우리는 공기가 오염되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습니다. 우리의 후손들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이지요.”

댄은 라스베가스가 수영장과 휴양시설을 위해 네바다의 물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막에서 사는 사람들은, 사막의 조건에 맞춰서 살아야 합니다.”
댄은 사막에서 사는 사람들은 그들의 이웃에 대해, 사막의 거북이들에 대해, 그리고 사막에서 사는 방법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1863년 미국 정부와 쇼쇼니 부족이 협정을 맺는 광경을 묘사한 Charles Nahl의 그림.
출처 http://encarta.msn.com  

애리조나 주 빅 마운틴 격리수용에 저항하고 있는 나바호 부족인 루이스 베날리는 피바디 석탄회사가 나바호 및 호피 부족 정부와 석탄 채굴 협정을 맺고 석탄 슬러리(slurry, 고체와 액체의 혼합물)를 위해 대수층(帶水層) 물을 사용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그녀는 자신들이 30년에 걸쳐 벌여온 투쟁과 강제 수용에 대한 저항운동에 대해 증언했다.

베날리는 현재의 애리조나, 뉴 멕시코, 콜로라도가 포함된 ‘4개의 신성한 산’들이 나바호 땅을 둘러싸 보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신성한 산들에서 나바호 부족의 전통 약초들이 자란다.

베날리가 청소년이었을 때, 미국 상원의원들이 나바호 부족 원로들로부터 의견을 듣기 위해 블랙 메사로 왔다. 그러나 나바호 부족 원로들은 부족 말을 사용했고, 그들의 의견은 의원들에게 정확하게 통역되지 않았다. 그 후 베날리는 진실이 제대로 전달되게 하기 위해, 영어를 배우는데 힘을 쏟았다.

베날리는 19세의 나이로 블렉 메사의 나바호 부족의 청원을 전하기 위해 유엔에 파견됐다. 당시 그녀는 운디드 니와 사우스 다코타에서 라코타 부족이 벌였던 저항운동에 대해서도 배웠다.

1978년 부족 원로들을 비롯한 나바호족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워싱턴 D.C.까지 ‘가장 긴 행군(the Longest Walk)’을 벌였다. ‘반 아메리카원주민’ 법률 제정이 무르익고 있었을 때였다. 이 투쟁에서 나바호족 원로들은 라코타 부족과 연대를 위한 협정을 맺었다.

블랙 메사에 돌아온 후, 투쟁은 계속됐다. '나바호 부족과의 전쟁'이 미국 기업과 정부 지원 아래 수십 년간 이어졌다. 부족의 다른 사람들처럼 베날리의 부모도 영어을 하지 못했다. 정부 관리들은 쉬지 않고 이들을 괴롭혔다. 부족의 가축들을 압수하겠다는 통지가 끊임없이 날아들었고, 경찰은 이를 집행했다.

“우리는 해와, 별과, 바람과, 비와 대화를 나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부족을 위해 맞선 대가로 나는 여러 차례 수감됐습니다. 그들은 나를 가뒀지만, 나는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지요.”

베날리는 정부와 기업들의 음모가 아메리카 원주민의 저항을 멈추게 하지 못할 것이란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스스로에 다짐했다.
“나는 돌아갈 것이다. 육신이 못 간다면, 영혼이라도 돌아갈 것이다. 그게 나의 소명이다.”

베날리는 미국 정부와 법원은 결코 아메리카원주민들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이 내리는 결정은 탐욕, 즉 광물에 대한 탐욕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 땅에서 그들은 석탄을, 땅을, 물을 얻기 원합니다.”

베날리는 애리조나, 뉴 멕시코, 유타주의 110개 지부를 대표하는 88명의 나바호 종족 평의회 의원들이나 워싱턴 D.C.의 의원들이나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그들은 공직에 선출되면 변해버립니다.”

거수기처럼 법안에 찬성하고 나서는 자신들의 지부의 이익만을 위해 돈을 받는다고 베날리는 덧붙였다.

베날리는 네바다 핵실험 지역에서의 저항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서부 쇼쇼니 땅에서 벌이고 있는 핵실험을 그만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는 저항운동에 동참하라는 요구에 소명을 느꼈습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함께 맞서야 하며, ‘안 돼’라고 말해야 합니다. 우리는 최상의 권력을 갖고 있습니다. 왜냐면 우리는 지구와, 해와, 별과, 바람과, 비와 대화를 나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부족은 여전히 그렇게 자연과의 끈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 "그들이 땅에서 모든 물을 고갈시킨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사진은 쇼쇼니 폭포)
사진 출처 http://geoimages.berkely.edu  

석탄 및 금광 기업들이 나바호 부족과 서부 쇼쇼니 부족 땅에서 계속해서 물을 오염시키고 대수층의 물을 고갈시킨다면 땅의 균형이 깨져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기업들이 모든 물을 오염시킨다면, 그들이 땅에서 모든 물을 고갈시킨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베날리는 할아버지가 자신에게, 지구와 달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것을 계속해서 배우고 또 사람들에게 알려주라고 말씀하셨다고 회상했다. 지금 석탄 기업들이 나바호 부족 땅의 지하수를 고갈시키고, 금광 기업들이 서부 쇼쇼니 부족의 산들을 파괴시키는 것과 함께 지구온난화도 부추기고 있다고 베날리는 말했다.

“우리는 지금 무척 위험한 때를 맞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10년이라도 더 남아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아메리카 원주민의 운동은 늘 자신의 삶의 방식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었습니다.”

베날리는 서부 쇼쇼니 부족들에게, 땅을 주는 대가로 돈을 얻으리라는 약속에 흔들리지 말라고 촉구했다. 다음 세대가 되면 이미 돈은 그들로부터 떠난다는 것이다. 그녀는 자식들과 손자들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지구를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베날리는 “그들은 태양을 그들의 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어떤 이들은 결코 충분히 가지지 못합니다. 나는 그들을 ‘곤궁한 자’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돈은 쉽게 왔다가 쉽게 사라지는 것이라고 베날리는 말했다. “돈은 언제든 사라질 테지만, 지구는 늘 여기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불을 피울 줄만 안다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서부 쇼쇼니 부족들이 네바다 주 북중부 땅에서 내몰리자, 베날리는 부족들에게 물과 공기를 점검해보자고 권유했다. 금광이 급속하게 확산됐기 때문이다. 또 부족들 스스로 농사를 짓고 야생 먹거리를 채집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등 미래를 준비하자고 독려했다.

“우리는 불을 피울 줄만 안다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쇼쇼니 부족인 라슨 빌은 1863년 루비 계곡 협정에 따른 부족의 권리를 지키는데 부족민들의 단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모든 사람들이 서부 쇼쇼니 부족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할지 지켜보고 있습니다.”

스티브 뉴컴은 교황의 교서(the Papal Bulls, 1493년과 1506년에 내려진 교서)가 제국의 건설과 식민지 통치를 위해 내려진 것에 대해 설명했다. 뉴컴은 정복과 통치(subjugation and domination)란 말의 뿌리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쿠메야이 부족들은 그들의 땅이 침략 받았을 때 말 그대로 멍에에 매어져 짐승들처럼 쟁기를 끌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1493년에 내려진 교황의 교서는 스페인 국왕 및 여왕에게 먼 대륙에 살고 있는 '야만적인 국가들(the barbarious nations)'을 점령하라고 지시했다. 기독교 제국을 확장시키기 위해서였다. 교서는 "기독교인들은 이교도를 지배할 권리가 있다"고 선언했다.

뉴컴은 교서의 의도는, 원주민들은 땅에 대한 권리가 없다는 거짓된 주장으로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루비 계곡 협정은 여전히 유효하며, 이 협정은 자유롭고 독립된 국가들이 맺은 협정이라고 주장했다.

뉴컴은 교황의 교서는 아메리카원주민들이 단결해 거부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쇼쇼니 부족인 버니스 랠로는, 미국 연방 관리들에 대항하고 올해 유엔의 개입을 촉구하기 위해 제네바에 대표단으로 파견됐던 일에 대해 설명했다.

“제네바로 간 것은, 우리는 우리의 삶을 위한 또 다른 투쟁이었습니다.”

랠로는 유엔의 ‘인종차별철폐위원회(CERD)'에 부족들이 한 호소에 대해 얘기했다. CERD는 미국이 서부 쇼쇼니 부족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규정하고, 그 침해 행위를 종식시킬 것을 요구했다.

랠로는 탄광 기업들이 서부 쇼쇼니 부족을 자기들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선물’ 공세를 펴는 것에 대해 언급했다.
“우리는 그 선물을 ‘입 안의 말고기(horse in the mouth, 달갑지 않은 것)’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것은 허용할 수 없는 섹스와도 같습니다.”

쇼쇼니 부족은 물질을 소유할 수 있다는 허위에 세뇌되지 않도록 하자고 서로를 격려했다. 그들은 협정에 따른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맞서자고 결의를 다졌다.

어떤 이들은 미국 정부가 아메리카원주민의 두개골을 획득한 대가로 보상금을 지급했던 인종주의적 정책을 지적하면서, 그 두개골들 중 수천 개가 워싱턴의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아직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모임은 쇼쇼니 부족인 캐서린 블로섬이 부른 ‘땅을 위한 노래’로 시작됐다. 그녀는 참석자들에게, 매 또는 다른 피조물을 보면 기도를 드리라고 말했다.

“무엇이든 당신에게 보이거나, 당신의 가슴에 닿는 것에 대해서는 기도를 드리세요. 당신의 집을 데워줄 나무에 대해 감사드리세요.”

쇼쇼니 부족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주말 모임의 끝 무렵에 쳇 스티븐스가 부른 선댄스(Sundance, 쇼쇼니 부족 등 여러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이 태양을 보며 추던 춤: 역자)의 노래를 선사받았다. 엘코 밴드(Elko Band)의 환경 감독 아프레다 제이크는 어린이들과 함께 지구와 땅과 해와 공기를 경배하는 의식을 가졌다.

쇼쇼니 부족 청소년들은 모임에서 느낀 점들에 대해 얘기했다.

“우리는 연장자들의 말씀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그들은 우리가 알고 행하는 모든 것들을 가르쳐주시기 때문입니다. 우리 땅에서 더 이상 핵실험을 해서는 안 됩니다. 더 이상 우리의 땅을 빼앗으면 안 됩니다."

청소년들이 이날 모임에서 듣게 된 용어들은 이런 것들이다.
‘정부의 큰 장난감들(Government’s Big Toys,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들을 지칭한 듯하다: 역자)’ ‘인종주의’ ‘빼앗긴 재산’ ‘부주의한 광업’ ‘네웨 부족’ ‘피조물’

서부 쇼쇼니 부족 청소년들은 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는 사람들이 우리 땅을 빼앗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우리를 괴롭히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Brenda Norrell / 번역 유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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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 산책 1950년대편 1권 - 6.25 전쟁에서 4.19 전야까지 한국 현대사 산책 3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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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배운 한국 전쟁은 얼마나 장렬한 것이었던가.

아아잊으랴어찌우리이날을
조국의원수들이짓밟아오던날을
맨주먹붉은피로원수를막아내어
땅을치고통곡하며의분에떤날을
이제야갚으리그날의원수를
쫓기는적의무리쫓고또쫓아
원수의하나까지쳐서무찔러
이제야빛내리이나라이겨레(박두진 시)

이 책을 읽고 나면, 그 웬수의 자리에 들어갈 사람이 딱, 한 놈 있다.
그 놈은 총살당하지도 않았고, 학살당하지도 않았고, 굶어죽지도 않았고,
국립묘지 현충원에 자빠져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대한민국이란 나라의 정체성 없음에 치를 떨게 된다.

어찌 한국의 현대사는 이렇게 제멋대로라는 말인지...

미국 민중사에 나오는 인디언 학살보다 더 무지막지한 살인이 횡행하는 와중에, 계속 거짓으로 일관하는 일관성을 뚝심이라 할까, 충성심이라 할까.

한국 사회에서 가장 확실한 밥줄인 '학연'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도 씁쓸하거니와,
무엇보다다 50년대 첫 권은 한국 전쟁 이야기였기 때문에 피비린내로 가득한 책장을 넘기기가 송구스러웠다.

강준만의 뚝심으로 일궈낸 글쓰기가 존경스럽다.
한국 현대사를 이렇게 일구어 낸다는 것이 여간 노력이 아닐텐데,
한 시대를 살아오면서 남긴 끝도없는 <점>으로서의 인간들의 궤적을 밟아 내어 <원>에 가까운 역사를 복원하려는 노력은 제대로된 역사서가 없는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바람직한 역사 서술 방법의 하나가 아닐까 한다.

개인의 역사 기술은 한계를 가진다.
그리고 <그 시절, 그 때를 아십니까?>의 회고풍이나 <대한 늬우스> 풍의 국정 홍보 필름에 비하면,
진실을 이야기하고팠던 <소설>과 <회고록>, 그리고 <각종 공문서>에 의존하여 객관성을 유지하면서도 풍부한 소재를 담으려 한 것은 그의 글쓰기가 갖는 매력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이 책을 모두 읽는 것은 괴로운 일이 될 것이다.

어느 한 해, 즐거운 일은 없고 다사다난(사고가 많고 어려움도 많았던)한 해들로 돌아보아지는 우리 과거가 걸어온 길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젠 핑크빛 미래마저도 보이지 않는 현실에서, 다시 과거를 읽고 비슷한 잘못을 하지 않기 바라는 마음 크다.

이제라도, 한국 현대사를 총체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역사서가 나와서 다행으로 생각한다.
내가 대학 다니던 시절에는 이런 이야기들을 단편적으로 읽고 말아서 전혀 반대로 알고 있었던 것들이 너무도 많았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이 책을 많이 읽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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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6-12-08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준만의 특징은 '남의 글'을 편집해서 올리는거죠.
적당히 중도를 유지하는 민첩함이 밉지만, 다독에 다작은 정말 놀라워요^^
모두 읽는 게 괴로워도 열받지 말고 읽어야하겠죠?^^

글샘 2006-12-09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집도 저 정도면 '달인' 수준이 아닐까 해요.
10년씩 묶어서 3,4권으로 엮어낸 이 책은 한국사 공부에 어마어마한 혁명적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까 합니다.

역전만루홈런 2006-12-11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70, 80년대만 일단 봤는데, 정말 대단했습니다..
과연 누가 이렇게 할려고 했을까요?
강준만씨가 그랬듯이 역사전공이였다면 이런 작업이 나올 수 없었을 겁니다..

글샘 2006-12-11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역사 전공이라면 자기 시각으로 한 사건을 들이 팠겠죠.
객관적인 시각이라고 생각되는 글들을 엮어서 그시절 그때를 아십니까? 풍으로 묶었는데, 정말 방대하면서도 좋은 책인 것 같애요.
 
십자군 이야기 2 - 돌아온 악몽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5
김태권 지음 / 길찾기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총 6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2005년까지 순차적으로 발행될 예정이다.

라고 알라딘에 광고되어 있는데, 2006년인 지금 이제 2권이 발행되었다.
박태권씨, 자꾸 다시 그리지 말고, 빨리 좀 내 줘요. 고치는 건 나중에 하시고...ㅋㅋ.

요사람, 은근한 장난꾸러기이면서, 대단한 뚝심을 가진 사람이다.

십자군이 엮어내는 비극을 보고 있으면, 미국이 세계 각지에서 20세기 이후로 저질러대는 악행의 근원이 거기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정도다.

오로지 자기들의 세력 다툼과 권력을 위하여, 그리고 광적인 믿음으로 이슬람 세계를 공격한다.
심지어는 동방으로 일컬어지는 동로마 제국에 칼을 들이대는 것까지도 서슴지 않는다.

중세의 '롱기누스의 창'은 곧 21세기의 <빨갱이>의 색깔론이나 <전라도> 사람을 차별하는, 세계화 시대에 이주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마녀의 종교로 생생하게 살아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중세는 우리에게 낯선 시간이고, 중동은 우리에게 낯선 공간이다.

거기서 일어난 일을 우리는 모르면서, 멋진 십자군들의 활약만을 단편적으로 주워들었을 따름이다.

십자군이란 이름은 <제국>이 없는 자리를 메웠던 <서양인>들의 <동양인> 탄압, 또는 <무색인종>의 <유색인종> 살해의 역사에 다름없다는 사실을 이 만화는 잘 그리고 있다.

아이들이 보기엔 그닥 쉽지만은 않다. 고교생 정도면 읽어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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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6-12-07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6 최고의 책 중 하나이죠. 저 역시 책이 안 나와 안달복달중. *^^*

글샘 2006-12-07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정말 멋진 책이죠. 너무 천천히 나와서 다 까먹을 만하면 또 한권 나올까 그게 무섭습니다.^^

김창엽 2006-12-14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1 2 권 다 소장하고 있어요 옛날에 1권 부분은 디씨인사이드 만화 갤러리에서 연재했었는데 그떄 '김태'(작가)님은 본좌라고 명성이 자자 했었지요 ㅎ 근데 이거 책 발행하면서 부터 무료 사이트에 연재 안하시든데 너무 연재 속도가 느리네요..ㅠㅠ
 
역사는 한 번도 나를 비껴가지 않았다 - 비전향 장기수 허영철의 말과 삶
허영철 지음 / 보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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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삶을 읽는 일은 간단치 않은 일이었다.

한반도가 특이하게도 온갖 산들과 강들로 굽이굽이 휘어진 강산의 모양을 갖고 있듯이, 그의 삶은 직선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주름살처럼 곡절로 가득한 아홉 굽이 양의 장처럼 굽어 있었다.

그렇지만, 허영철, 그 사람의 '삶'은 오로지 '하나의 신념'으로 올곧은 것이었다.

여느 장기수의 이야기들이 다소 감상적으로 0.75평 감옥 안의 삶을, 그 인간답지 못한 살이를 이야기하는 데 그쳐서 좀 식상하기도 한 반면, 이 책은 그의 삶이 오롯이 펼쳐져 있고, 오히려 장기수로서의 삶에서는 이야기 대신 사료로 뒷받침하고 있다.

역사가 그를 한 번도 비껴가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가 역사를 한 번도 비껴가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그의 감옥 생활은 길게 소개되지 않았지만, '도대체 어떻게 35년의 삶을 감옥 속에서 오로지 자기 사상을 굽힐 수 없다는 신념만으로 버틸 수 있었을까?'하는 나의 의문을 풀어주기에 이 책은 참으로 큰 도움이 되었다.

여느 종교가 오로지 '믿음' 하나로 삶의 목적을 삼는 반면, 북조선이란 나라에 대한 믿음은 그들이 살아왔던 짧은 삶, 짧은 역사에 대한 믿음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해방 후, 남조선에 들이닥친 미군정의 강포한 폭압정치와 대조적으로 북조선의 정치 체계는 민중에게 땅을 주고 희망을 주고 삶의 이유를 주는 것이었다.
북조선에서는 '인민'을 위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공화국'으로서의 국가 정체를 갖추어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장기수들은 그 국가의 정체를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이다.

분단이 되고 어언 60년이 흘러 가건만,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이름에만 '大'자를 써 붙였을 뿐, 민주주의 나라도, 공공의 이익을 위한 연대에서 비롯한 공화국이란 정체에서도 멀어져만 가고 있다.

시절이 흐르고 흘러, 소련은 망했고, 북한은 가난에 시달리며 핵폭탄으로 미국의 압박에 저항하는 극단적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허영철 옹 같은 장기수들이 꿈속에나마 그리던 인민의 조국은 그들의 마음 속에 그득할 것이다. 추억을 먹고 사는 것이 노인이라면, 공화국의 추억을 지니지 않고서는 그 장기수들이 '독종'인 인간이어서 그 전향 공작의 광풍을 이겨낼 수는 없었으리라 생각할 수 있다.

지금의 남한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그것 아닐까? 국가가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단 하나의 비전을 보여주는 일. 자본가로 이루어진 '국익'이 아니라, 국가는 미국과 맞서는 한이 있더라도, 국민의 복지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나라. 민주주의와 공화국이라는 정치 체제를 공식적으로 요구하는 나라.

그저 미국에게 굽신거리며, 국민을 조선일보란 기관지를 이용하여 분열시키고, 사리사욕을 채우다, 나라야 망하든 말든 자기들 돈은 스위스 은행에 모셔두는 <그들>의 나라, <밀실>의 나라가 아닌 <공화국>으로 만들기엔 이미 첫 단추가 너무 오래 전에 잘못 끼워져버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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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진의 미국 민중사 두 권을 도서관에서 빌려다 꽂아 두었다.

책꽂이가 그득하니 들어찬 느낌이다.

서문을 읽었는데, 미리 무서운 느낌이 들어 소름이 오소소 돋으려 한다.

오랜만에 다큐멘터리를 읽으면서 상상력을 활짝 펼칠 조금은 슬픈 책을 손에 든 느낌은 뭐랄까. 두려움과 기대감이 교차하는, 객지 생활을 앞둔 신입생의 마음 같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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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6-12-05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입생의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읽으실꺼면서요!^^

글샘 2006-12-07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도 신입생처럼 초롱초롱하진 않지만,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두꺼워서 좀 무서워했는데, 재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