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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Volume 1, No. 1 - Summer 2006, 창간호
아시아 편집부 엮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지구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몰려 사는 지역.
가장 먼저 문명을 만들어 살아온 지역. 아시아.
그러나, 그리스-로마 문명이 발흥한 이후, 폭력적인 서양의 침탈에 능욕당한 아시아.
아시아 내에서도 침탈에 앞장선 일본.
이런 복잡한 구도 내에서 평화를 모토로 내건 잡지가 나왔다. 문화와 문학, 국제 정세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은 간절하지만, 아직도 미제국주의자들의 침략의 손이 뻗치는 대륙은 아시아가 단연 앞선다.
북핵에 감놔라 배놔라 하는 것 외에도, 이스라엘이란 꼬붕과 힘을 합쳐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을 침공하고,
세계에서 가장 무기 많은 주제에, 넘들이 무기 개발한다고 이라크를 초토화시켰고,
자작극으로 의심받기까지하는 9/11 테러를 빙자하여 아프간을 침략했다.
아시아는 아직도 아프다.
러시아와 중국의 개방 정책에도 불구하고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은 가난하기 짝이 없고,
티베트는 숨을 죽이고 있다.
그 아픔을 넘어, 서남아시아에서 극동아시아까지 손에 손잡고 문학을 이야기하고, 민족을 이야기하고, 민족을 뛰어넘는 평화를 이야기하려는 시도는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렇지만, 아직도 여기에 끼지 못한 많은 나라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오늘도 쥐어 터지는 이라크와 레바논을 생각하고, 가난에 굶어 죽는 기민들을 생각하면,
발전과 연대 앞에서 분배의 문제를 논할 수 있을까를 걱정해 보기도 한다.
한국에서 발간하지만, 한국인만을 위한 잡지가 아니라면... 영어로 번역한 것을 모두 싣는 일은 부담스럽지 않을까? 차라리 두 종류의 책을 내면서 - 한국어와 영어로 - 각국의 언어로 번역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두는 것이 어떨는지...
개인적으로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한 아시아 작가의 연대라는 김재용의 논문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이 잡지의 취지에도 가장 적합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영희의 아시아 교류사는 좀 억지스런 면이 보였고, 하재영의 소설은 별로 재미없었다.
오수연씨는 역시 닫힌 문 앞에서 활동해본 경험을 잘 살려 썼고, 수족관은 정말 멋진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몽골의 울찌툭스를 다시 읽고 싶다.
바오닌의 물별의 비밀을 읽고는 울고 싶어지기도 하고, 웃고 싶어지고도 한다. 좋은 작품이다.
프라다무아의 '이늠'은 인도네시아의 삶을 잘 보여주는 훌륭한 소설이다.
이런 글들을 원어로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리고 얼마나 슬프고 눈물나는 이야기들일까...
아쉬운 점을 꼽자면 여럿 있을 수 있지만, 다른 나라들의 작품은 그 나라의 이야기가 잘 드러나 있는 반면, 한국 작가들의 작품에선 <한국>을 읽기 어렵다. 좀더 멋진 작품들을 기대한다. 요즘 한국, 얼마나 지랄같은 나라인가.
당신이 살고 있는 곳이 당신을 말해주는 물신 숭배의 국가로 변질되었고,
월드컵을 빙자한 국가주의 맹신 국가로 추락했고,
정부가 국민을 속이고, 공권력으로 짓누른 상태에서 미국 새끼들의 'FTA 반대 의사는 필요하다'는 잡소리를 듣는 날들은 비참하기 그지없는데, 하늘에서 벼락같은 빗줄기마저 쏟아져 내린다.
빈익빈 부익부가 실현되는 이 땅에서 다시 좋은 소설이 나올 수밖에 없지 않을까?
잡지 <아시아>가 발전하고, 세상 아시아가 평화롭기를...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기도했다.
이 책의 존재 이유가 그것일 것이다. 이 책을 접하는 이들에게 <평화>를 간구하는 마음을...
주황색 글씨는 눈에 잘 띄지만, 눈을 쉬이 피로하게 만든다. 단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