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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자와 아웃사이더
노베르트 엘리아스.존 스콧슨 지음, 박미애 옮김 / 한길사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경기가 나빠지면서 부동산 경기가 침체한다고 하고, 아파트가 남아 돈다고도 하는데, 아직도 집없는 사람은 참으로 많다. 새로 고층 아파트를 그렇게 많이 짓는데, 그 고층 아파트는 최소 32평 이상으로 짓고 있다. 24평 아파트는 찾아 보기 드문 특이한 현상이 한국에서는 일어나고 있으며, 평당 가격도 심상치 않다.
한 달에 100만원 저축하고, 1년에 천만원 저축한다면, 1억짜리 집을 사기에 10년이 걸린다. 무서운 일이다.
이 책에서는 영국의 작은 마을 윈스턴 파르바의 1,2,3지역을 대상으로 분석을 시도한다.
1지역은 정착민 마을이고, 아이들이 적으며, 기득권자라 할 만하다.
2지역은 노동자 지대이나, 상당히 오랜 기간 살아온 지역으로 안정되어 있으나,
3지역은 같은 노동자 거주지이지만, 새로 이주해 들어온 사람들의 집단이고, 청소년들의 사고도 빈발한다.
이 세 지역의 사람들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 특징이 있고, 같은 노동자이지만, 신입 노동자 지구 사람들을 집단적으로 멸시한다는 특이함을 쓴 보고서이다.
집단이나 개인들 사이에 불평등을 보이는 것은 인간 사회의 보편적 특징으로 되어 있다.
사회적 불평등의 대표적 예가 나치즘이라 할 것이고, 유럽의 흑인 노예라 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반상, 남녀 차별이 극심했고, 아직도 그것은 <전통>이란 이름의 오래된 힘에 의해 유지되고 있는 편이다. 족보를 따지며, 성씨에 따라 본을 묻기도 하고, 여아는 뱃속에서 죽음을 맞기도 한다.
한국의 현대사는 빨갱이라는 집단을 만들어 집단 괴롭힘의 대상으로 삼았고, 이후 전라도라는 집단도 아웃사이더로 분류되었다.
모든 인간 집단은 다른 집단을 열등하다고 지각하게 되어있다지만, 그 결과는 너무도 잔혹하다.
역사적으로 오래되어 힘을 얻은 지배 세력의 <낙인찍기> 기능을 하는 <전통>이란 이름의 관습은 자기 집단을 높이고, 다른 집단을 깎아 내림으로써 편견을 완성한다.
<오륜>도 마찬가지의 수직적 관계 질서를 이어온 것으로 기능해왔다.
히딩크가 축구 선수들에게 선배, 형이란 호칭을 빼고 이름을 부르라고 했다던 이야기도 있지만, 수직 질서에는 반드시 지배 세력의 힘이 있게 마련이다. 수직 질서의 하층에는 아웃사이더들이 죽어 지내게 마련이다. 부자의 수직 질서에 의해 자아는 부정되며, 군신의 수직 질서에 의해 충성이 개인을 짓밟아 왔으며, 부부의 수직 질서는 정신적 육체적 폭력을 자행하게 했고, 장유의 수직 질서는 나이를 불멸의 가치로 존재하게 했다. 물론 그 전통을 부정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지만,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나올 정도로 부정적 기능도 컸던 것은 사실이다.
새로 전학온 친구를 이지메해서 죽음에 이르게 하고, 그들과 함께 하기 위해서 갖가지 비행을 저질러 동류임을 보여야 하는 청소년들. 인간의 의식에는 이런 무서운 사회적 서열의 메커니즘이 존재한다는 것이 인간을 두려운 존재로 만드는 것 같다.
미국은 모든 전쟁에 참여하여 이익을 창출하면서, 늘 자기는 옳고 정의의 사도라 착각한다. 미국은 기득권자이며, 다른 모든 세력이 아웃사이더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아웃사이더로 낙인이 찍히면 그 이후에는 동포도 종교도 이성적인 판단 근거가 되지 못한다. 사람 사는 사회를 무섭게 바라보게 만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