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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는가 1 - 무량 스님 수행기
무량 지음, 서원 사진 / 열림원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전에 현각 스님이란 벽안의 승려가 쓴 '만행'이란 책을 읽었을 때는, 그가 공부한 철학이 그를 불제자로 이끌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런데, 무량 스님은 그와는 확연히 다르다. 같은 숭산 스님 시하에서 배웠으면서도, 현각 스님의 철학적 사변에 비해, 무량 스님은 오직 행할 뿐... 에 몰입한다.
그래서, 그는 미국땅의 허허벌판에 태고사란 절을 짓는다. 절을 짓는 과정이 이 책의 대부분이다. 그저 지을 뿐. 짓는 데 몰입한다.
그래선지... 왜 사는가... 하는 거창한 제목에 비해, 읽고난 느낌은 허탈하다.
만물은 하나로 돌아온다. 그 하나가 중요하다. 그러면, 그 하나는 어디로 돌아가는가...
왜 매일 밥을 먹고?, 왜 하늘은 푸르고?, 설탕은 언제 다냐?... 숭산 스님의 세 가지 질문이란다.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이는 법. 난 돼진가 보다. 밥인가 보다. 나는 어디로 돌아가는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급하고도 급하도다... 이런 마음에 그가 절 짓기에 몰두했을는지도 모른다.
나는 교회당을 크게 늘리는 목사들을 사이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스님처럼 교회당을 크게 늘림에 자기의 믿음을 헌신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둘 다 지나친 집착일 수도 있겠단 생각은 변함없다.
높은 예배당에 예수님 계실 리 없고, 크고 성마른 절집에 부처 날 리 없다.
예수님 눈에는 예수님만 보이고, 부처님 눈에는 부처님만 보일 것이기 때문에 집의 크고 작고는 아무런 거칠 것이 없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내 눈엔 큰 것은 뭔가 미욱스러워보인다.
특별히 쓸모가 없어도 계속해서 넓히고 소유하는 것, 이것이 일반적인 미국 사람들의 마음이라고 반성하는 그를 보면서 순진하단 생각이 든다. 인간은 원래 그런 것임에랴... 미국이 좀 더하겠지.
급하고도, 급하도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그렇게 살아야 한다. 명상을 버리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