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의 집 6
야마모토 오사무 글 그림, 김은진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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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6권에서는 도토리의 집을 만들려고 집을 구하는 어려움을 겪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국에서도 장애인 시설이나 쓰레기 소각장 같은 것을 만들면 땅값 내린다고 반대가 심하다지만,
일본에서도 장애인 시설을 만든다는 것은 어렵기만 했다.
누구도 집을 빌려주려 하지 않았던 것이다.

동병 상련이라고, 같은 장애를 가진 어떤 분이 다리를 놓아 드디어 <도토리의 집>을 만들게 된다.

어린 나이에 목숨의 가느다란 끈을 놓아버린 아이들도...
나이를 먹어 몸집만 커진 아이같은 어른들도...
이 세상에서 보통 사람으로 살기엔 너무도 세상이 각박하다.

차라리 죽음만도 못한 삶이란 말이 있다.
그건, 살아있는 사람들이 만든 말이다.

죽음 앞에서, 삶을 택한 카와다 이사장의 이야기는 우리를 눈물짓게 한다.

죽음만도 못한 삶이 어디 있단 말인가.
개똥 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개똥 밭에 굴러 다니는 도토리 신세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멸시와 비웃음의 개똥 밭에 환영받지 못하는 도토리 신세로...

작년, 어떤 교사가 특수 학급 아이는 특수 학교로 가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그 부모가 흥분했던 적이 있다.
그 아이는 그 가정에서는 전혀 특수하지 않았지만, 그 교사의 눈에는 병신으로 보인 것이다.
그렇다고 그 교사가 자격없는 교사라고 볼 수는 없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장애인을 멸시하는지... 다만 말하고 있지 않을 뿐.

그들에게 왜 <도토리의 집>이 필요했던지... 이제 실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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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의 집 5
야마모토 오사무 글 그림, 김은진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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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권에서는 모즈 공동작업장이란 곳이 나온다.

작지만 월급도 받고, 개근을 하면 개근상도 주는 곳.

산업 사회에서 기계처럼 붙박혀 일하는 공장에서는 <개근>이란 것이 큰 미덕이었다.
요즘처럼 창의적인 일이 늘어나는 사회에서는 <개근> 보다는 <집중>해서 일하기가 더 중요하지만.
그래선지 요즘은 개근상을 아예 주지도 않는다.

장애인들에게 개근이란 정말 힘든 일이다.
수시로 아프고,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그리고 마음도 아프다. 마음이 아파서 개근을 못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 작업장을 주어야 하는 것은 <아직 장애가 없는 사람들>의 의무가 아닐까?
특히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교에서부터 <장애>를 가르치고 부대껴 나가야 하는 것 아닐까?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죄책감>을 갖게 하는 사회, 결코 바람직하지 않지 않은가...
당사자나 가족에게 고통을 미루기만 해서는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고 할 수 없다.

아, 멀기만 한 한국의 현실이... 일본을 보면서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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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의 정원 - 바깥의 소설 30
가브리엘 루아 지음, 김화영 옮김 / 현대문학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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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 루아의 '이 세상의 아이들'을 정말 감동을 느끼며 읽었던 기억이 나지만, 이 책은 도서관에서 차일피일 미루어 두었던 책이다. 마음이 좀 편안할 때라야 조용히 읽을 염이 날 듯 해서.

시험 기간이면 일이 더 많이 생기지만, 마음이 좀 한가롭기 때문에 이 책을 잡고 앉았다.

이 세상의 아이들과 공간적 배경은 같다. 캐나다 개척기의 황량한 들판과 가난.

그렇지만, 내 생애의 아이들은 어디까지나 '아이들'과 '아이 티를 벗지 못한 선생님'의 이야기였기 때문에 풋 풋하고 싱그럽고 따사롭고 포근한 사랑의 눈물을 기대하는 책인 반면,
어른들의 세상은 낭만적일 수 없었다. 이민의 역사치고 눈물흘리지 않은 역사가 있으랴만, 미국처럼 따스한 지역도 아닌 캐나다의 이민들은 나날이 팍팍한 삶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그 팍팍한 삶들이 오롯이 들어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부모님들의 삶을 읽었고, 우리의 미래도 읽을 수 있었다.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는 한강의 기적을 일구신 우리 부모님 세대의 희생과, 그 꽃밭을 바라보는 우리.
그리고 앙칼진 날씨와, 바람과, 모래 먼지들...

글쓰는 것은 우리의 유일한 구원이며 우리를 해방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스스로를 해방시키도록 도와주는 유일한 수단이라는 작가의 '소신'은 리얼리즘의 승리에 다가가고 있다.

삶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 말 일이다.
정원을 가꾸고, 쑤시는 옆구리를 부여안고, 하루를 또 살 일이다. 그것이 인생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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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란1 2006-05-08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생애의 아이들>이 아닌가요? 아니면 <이 세상의 아이들>은 그분의 또다른 작품인가요?

글샘 2006-05-08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이런... 이제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군요. 감사합니다.^^
 
도토리의 집 4
야마모토 오사무 글 그림, 김은진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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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을 읽는 일은 쉽지 않다.

자꾸 눈물을 울컥 나게 하기 때문이다.

장애라는 것은 언제나 나에게도 닥칠 수 있는 것인데, 그것을 우리 것으로 여기지 않는 차가운 마음이 아프다.

나라고 해서 언제 반신 마비로 장애를 갖게 될는지, 알 수 없는 일인데...

이 아이들이 어른으로 자라나면서 부모는 늘 걱정이다.
시설에 들어가는 것은 최악의 상황이니 말이다.

아이들보다 하루 더 살고 싶다는 부모들의 절규는 이제 오히려 익숙하다.

교사가 주어진 일에만 매달리다간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외침이 귀에서 울린다.

장애를 가져 소외되고 버려지는 사람들...

일본은 그나마 문제로 삼기라도 하지만, 한국에선 아직도 문제가 뭔지도 모르지 않을까...
나 자신이 장애인이기라도 한 듯, 가슴이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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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대진화 1 - 생명의 별을 만든 대충돌
고바야시 타츠요시 지음, 서현아 옮김 / 삼성출판사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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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숨을 쉰다... 생명의 신비가 살아 있다...
이런 것이 살아서 내게 다가온 책이었다.

여느 생물의 발생 책들은 이런 생동감을 전달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늘 남겼는데,
이 책은, '쥬라기 공원'의 연구실을 견학하는 듯한 감동을 불어 넣어 준다.

난 어른이 되어서도 생물의 발생에 대한 궁금함이 있었던가 보다.
생물의 발생에 대한 책들을 몇 권 읽었으니 말이다. 어떤 책은 지나치게 기계적이고, 어떤 책은 어렵기만 하고 그랬다.

이 책은 초등 고학년부터 고등학생 정도까지 읽기 좋은 책으로 보인다.

다양한 사례를 보여주는 기법은 우리를 <생물의 진화>라는 <어려운> 과제 앞에서 <재미>있게 구경하는 관객으로 만들어 준다.

만화의 형식보다도, 간결하면서도 충격적인 사실을 부담스럽지 않게 보여주는 자연스러움이 이 책의 장점일 듯 하다.

생물학에 관심있어하는 아이라면 어린이날 선물로 사 주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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