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리티의 희망노래
정창교 지음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한국 사회에서 마이너리티로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단일 민족, 단일 언어, 단일 국가... 처럼 '순수' 지향적인 사고들은 '우리'라는 말을 남용하는 문화를 낳았고,
'우리'와 다른 '소수자'들에게 가학적이기 쉬운 문화가 생긴 것이 아닐까?

한국 사회가 유난히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심하고, 배려가 적으며,
질환을 앓는 사람들을 병신, 바보 등으로 욕하며,
피치 못할 환경으로 포로로 잡혀가더라도, 애비가 없으면 '호로 자식', 포로에서 환향해도 '화냥년' 소리를 듣는 문화. 그래서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이 돌아와서도 아무 말도 못하는 사회.
오히려 국가에서 그 할머니들을 눈엣가시로 쳐다보는 사회.

선진국일수록 장애에 대한 정의를 적극적으로 내려서 장애인 출현 빈도가 높다.
10%에 가까운 나라도 있는데, 한국은 아직 4%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장애아들에 대한 교육은 아직도 너무도 요원한 일이다.
많은 교사들이 '특수 학급' 과 '통합 교육'에 대해서 성가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너희들은 특수 학교로 가라'고 쉽게 말하지만, 그 아이들은 영원히 특수 학교에서 살 수는 없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우리와 같이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한국어에서 '다른'을 써야하는 경우에 '틀린'을 쓰는 일이 잦다.
'틀린 그림 찾기'가 그렇고, '내 생각은 너와 틀려' 같은 경우가 그렇다.

장애아를 가진 부모님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
불편한 자식 때문에 마음 속으로 매일 눈물 흘리실 그분들에겐 큰 힘이 될 것이다.
그리고 특수 학급이 확산될 것이기 때문에, 교사들이 다 읽었으면 좋겠다.
나도 작년에 특수 학급 대상 학생을 맡아서, 특수 교육 기본 연수도 받고 하다 보니,
장애인에 대한 시각이 훨씬 유연해진 느낌이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은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꼭 적어두고 싶은 말들을 남겨 둔다.

인간이 세상을 살면서 가장 힘든 것 중 하나가 자신과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솔직히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라 한다.
수험생이 시험에 불합격했음을 인정하고, 사업가가 사업에 실패했음을 인정하며,

과학자나 이론가가 자기 주장의 잘못을 인정하고, 암 환자가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

하지만 이런 인정 중에도 아마 280 여일간 고이 품으며 손꼽아 기다린 사랑의 결실인 내 아이가 ‘다른 아이와 다르다’는 상황을 받아들여야 하는 게 제일 힘들지 않을까?


단풍이 곱게 물들려면 일교차가 커야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사람의 빛깔도 그러하지 않을까?

그 굴곡이 클수록, 그 큰 굴곡을 의연하게 잘 겪어낼수록, 그 사람의 빛깔이나 인생은 곱게 물들지 않을까?


“그렇게 칭찬할 게 많은 아이가 어떻게 문제아일 수 있나요?

사랑스럽기만 할 것 같은데.,.. 누구나 단점은 있지요. 아낌없이 칭찬해 주세요.

바뀌어야 할 사람은 아이 이전에 가족들입니다.

가족들의 애정어린 칭찬에 아이는 분명 변화할 것입니다.“


임의로 그려놓은 선 안에 갇혀서 사람은 누구든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존재라는 사실을 종종 잊고,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한계치가 여기까지라고 선을 긋고 밖으로 나오는 거슬 누가 막지 않아도 지레 겁을 먹고 단정지어 버리곤 한다.


조금도 서두르거나 조바심낼 필요가 없다. 늘 그 자리에서 기다리면 된다.

처음부터 익숙한 건 아무것도 없다. 모든 익숙한 것 이전에는 낯선 것이 있기 마련.

모든 교사가 처음엔 현실 따로, 이론 따로, 마음 따로...

하지만 배운 대로만 다 된다면, 그건 또 얼마나 따분하고 지루할까?

저마다 개성이 넘치는 아이들과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맺어지고 익숙해지는 인연이기에 더 귀하고 소중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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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같이 젊은 놈들
구본형 지음 / 김영사 / 200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에 '욕'이 들어가는 책은 잘 없다.
그렇지만 한국어에서 '욕'은 어른들의 사랑이 함뿍 담겨있는 말이기도 하다.
할머니들이 손주들을 쓰다듬으면서 '아이고, 내 새끼' 하거나,
할아버지들이 천둥벌거숭이 손자들에게 '예끼, 이눔들'하는 것은 욕설이기 보다는 애정의 표현이라 봄직하다.

이 글의 저자도 그런 애정을 담뿍 담아 이 글을 썼다.
처음엔 마치 '다빈치 코드'를 읽는 듯한 흥미를 이끄는 형식으로 글을 시작한다.
점집에 들어간 일곱 명에게 주어진 쪽지와, 거기서 얻어지는 이야기들.

그런데 이내 그 쪽지의 내용이 지나치게 억지스럽게 구겨넣어져 있음을 보면서 슬슬 짜증이 난다.(이 책이 훌륭함에도 불구하고 별표를 넷밖에 못 받은 이유다.)

그렇다고 이 책을 팽개쳐 버리면 안 된다.

이 책의 장점은 미래를 잘 바라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지나간 세기는 <산업 사회>의 특성으로 분석할 수 있다.
공장에서 찍혀 나오는 공산품처럼, 학교 교육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지적 능력'과 '복종'의 미덕만 갖추면 충분히 사회 생활이 가능하던 시대였다. 사회의 발전 속도가 느린 만큼 화이트 칼라가 되기도 쉬웠다.
그리고 할아버지나 아버지가 '농부, 노동자'인 가정에서 아이들은 꿈을 갖기도 쉬웠다.
농부, 노동자가 아닌 화이트 칼라라면 아이들의 꿈이 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것이 대통령, 과학자, 장군, 선생님, 의사, 간호사... 이런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이 살아야할 시대는 <소품종 대량 생산>의 산업 사회가 아니다.
더이상 학교나 학원에서 똑같은 공부를 해서 화이트 칼라가 되는 포드주의 시대가 벌써 지난 것이다.

아이들은 대학생이 되어서도 <공산품>처럼 똑같은 공부를 한다.
토익 정답 찾기에 골몰하고, 컴퓨터 익히기에 노력한다.
토익은 초등학생도 만점을 받고, 컴퓨터 프로그램 응용은 실업계 고교생도 충분히 한다.
대학생이 할 것은,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고, 전문적인 학문의 세계에 뛰어들 근본을 다지는 일이 되어야 한다.

물론 어학 능력이 중요한 관건이지만, 그건 토익이 아니라, 모국어에 기반을 둔 다양한 독서의 섭렵과(통섭의 습득) 외국어로 다양한 독서가 가능하도록(전공에 따라 필요한 언어의 형식이 다 다르다.) 학습해야 할 것이다.

토익처럼 장사꾼 영어를 모두 배워서 무엇하겠다는 것인가.

대학까지 부모의 치맛바람이 인다는 황당무계한 소문을 들으면 고양이같이 젊은 것들에게 화가 난다.
그렇지만 그들을 잘못 기른 것은 우리 기성 세대다.

사자같이 젊은 놈들아. 이 책을 읽어 보아라.
그리고, 너희가 할 일을 스스로 생각해 보아라.
할 일이 없다고 푸념만 하거나, 공무원 시험에 100:1의 경쟁률에 목매달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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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가 휑하니 비겠군요.

그래도 책들이 새 주인을 찾아가게 되어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동춘 오빠의 전쟁과 사회가 너무도 인기가 좋아서 누구를 드려야 하나... 한참 고민했습니다.

선발 기준은... 없습니다. 그저 제 맘내키는대로 했습니다.

혹시, 낙방이 되셨더라도 너무 상심하지 마시길...

다음 기회를 다시 드릴게요. 꼭 기억했다가.^^

 1. 김동춘, 전쟁과 사회

 한국 전쟁을 바라보는 신선한 시각

 받으실 분 : 드팀전 님

 

 2. 파울로 코엘료, 오 자히르

 사랑에 대한 또 다른 생각

 받으실 분 : 신청자 없음

 

 3. 지승호, 7인7색

 교양이란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당신에게...

 받으실 분 : 진주 님

 

 4. 이덕무, 책만 보는 바보

 실학자들의 아름다운 삶에 대한 따스한 시선.

 받으실 분 : 비자림 님

 

 5. 만델라 자서전, 김대중 옮김

 남아공의 투사, 그 피의 역사

 받으실 분 : 짱구아빠 님

 

 6. 스캇펙, 거짓의 사람들

 인간 악의 치료에 대한 희망, 스캇펙의 재밌는 심리학

 받으실 분 : 나를 찾아서 님

 

 7. 류진운, 닭털같은 나날

 정말 하찮은 나의 오늘 하루, 그보다 더 닭털같은 그의 하루 이야기.

 받으실 분 : stella09 님

 

 8. 파멜라 메츠, 배움의 도

 노자에게서 배우는 <가르침>의 진실

 받으실 분 : 타지마할 님

 

책을 받으실 분의 성함과 주소, 전화번호를 아래 '서재 주인만 보기'로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짱구 아빠님께서는 좀 기다려 주셔야겠습니다. 제가 만델라 자서전을 엊그제 받았는데, 무려 950페이지에 이르는 책이라 일주일 정도 있다가 부쳐 드릴 수 있겠습니다.^^

따사로운 햇살에 남도 땅엔 벚꽃이 만발했습니다.
그렇지만 세상은 환하지만은 않네요.
이 책들도 세상의 환한 면보다는 어두운 면들을 많이 다루고 있는 것 같고요.

책 받으시고 잠시라도 환한 마음을 느껴 주시면 제 의도는 성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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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6-04-03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축하드립니다.

2006-04-03 1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6-04-03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핫! 감사합니다 ㅎㅎ

2006-04-03 1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콩 2006-04-03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 신청자가 없었던 저 책이 땡기는걸요.. ㅋㅋ 암튼 다들 축하축하..

2006-04-03 1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드팀전 2006-04-03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로또 1만원...즉 2장을 샀는데...그중 가장 많이 맞은 건 1개..ㅎㅎ ㅜㅜ
그러나...또 이렇게 풀리는 군요.당첨ㅎㅎ
아무래도 지리적으로 가까와서 된 게 아닌가 싶어서...다른 많은 경쟁자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ㅋㅋ 그리고 글샘님께도..ㄳ ㄳ

2006-04-03 15: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4-03 15: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06-04-03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감사해요! 정말 읽어보고 싶은 책이 됐군요. 발표 언제 하시나 내내 기다렸다는...^^

2006-04-03 18: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06-04-05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랑에 대한 또다른 생각 읽고 픈데 한발 늦은거죠?

진주 2006-04-05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고맙습니다!

2006-04-05 1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제이미 제파 지음, 도솔 옮김 / 꿈꾸는돌 / 2003년 5월
평점 :
품절


책 내용과 제목이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아서 원 제목을 찾아보았다.
영어 제목은 Beyond the sky and the earth다. 나메 사메 카딘 체...라고 제이미가 부탄에서 배웠던 하늘만큼 땅만큼 감사하다는 인사의 영어 번역인 모양이다.
우리 말에도 하늘만큼 땅만큼 좋아한다는 말이 있지만, 제이미가 하늘만큼 땅만큼 순수하게 사랑하는 부탄 사람들을 보면서 인상 깊었던 말인 듯 하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은... 과연 무엇을 염두에 두고 붙인 제목일까?
우리 삶이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란 것일까? 아니면 그저 피상적으로 제이미의 여행이 그렇다고 여긴 걸까?
앞의 것이라면 좀 심오하지만, 뒤의 것이라면 유치하단 느낌이다.

아무튼, 제이미는 일상을 버리고 낯선 <공간>을 선택했다.
처음의 선택은 낭만적인 것이었지만, 부탄이란 <공간>에 제이미는 점점 동화되어갔다.
우리가 어렵게 동화된 이른바 <문명>을 버리고 그는 <비문명>의 공간으로 들어간 것이다.

어린 시절 우스갯 소리에는 촌놈들이 도시에 와서 당하는 일들 이야기가 많았다.
빌딩을 쳐다보니 돈을 받더라는 둥, 코 베어 갈까봐 코를 잡고 다녔다는 둥. 부시맨 이야기도 비슷한 맥락이다. 모두들 <개화>한 문명의 세례를 받지 못한 <미개> 사회의 인종들을 무시하는 이야기였다.

제이미는 거꾸로 <개화>한 세상에서 배운 것들, 가진 것들을 한 순간에 잃으면서 <미개>하고 <가난>한 삶, 그 속에서도 진실은 발견된다는 상대성을 깨닫게 된다.

물론 부탄의 모든 삶이 바람직한 것도 아니고, 항상 옳은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사람이 짐승보다 무섭지는 않고, 매일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생산하지는 않는다.
이웃끼리 너무 가까워서 개인의 사생활이 보장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반면 소외되어 죽어 버려도 아무도 모르는 일은 없게 된다.

'오래된 미래'보다 훨씬 더 생활 속에 다가서 있는 글이다.
제이미는 선교사적 사명감으로 똘똘뭉친 <개척론자>가 아닌,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는 자>로서의 시선을 유지하기에 이 책이 객관적 시각으로 읽힐 수 있는 듯 하다.

제이미가 느낀 시간과 공간들을 책을 통해 같이 누리고 밟은 느낌으로 충만하다. 충분히 아름다운 책이다.
다만, 충분히 아름다운 여행임에도 아쉬움이 남는 것은, 제이미의 개인적 경험이 가지는 한계가 아닐까 한다.
그녀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는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겠지만, 부탄을 갈망하는 독자에겐 하나의 장애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늘과 땅을 넘어, 충만한 사람들을 마주보게된 제이미의 <삶의 체험>을 누릴 용기가 내겐 없다.
한비야의 여행담이나 김남희의 이야기들을 보면서 대리 체험으로 충분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그 낯선 곳으로의 여행들이 내게 주어지지 않았음을 한편 안도한다. 역시 난 겁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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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6-04-02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두고도 읽지 못한 책,
아니 뭔가의 거리감이 있는 책이더군요..
쌤의 리뷰로 대신할 책이라는 생각이군요..

글샘 2006-04-05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좀 재밌는 부분도 있는데, 아닌 부분도 있습니다.
 
하루일기 2
이진이 글 그림 / 샘터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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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를 보면서 내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내가 다섯 살 때, 부산으로 처음 이사를 와서...
충청도 아이가 말하는 것을 들으면 부산 아이들은 엄청 큰 소리로 웃으면서(부산 사람들은 정말 목소리가 크다.) '서울내기'라고 놀려 댔다.

자기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놀려대는 소리를 듣고 난 집밖에 별로 나가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누나랑 인형 놀이를 하든지, 만화방에 앉아서(우리집 부엌이 만화방이었다.) 만화 그림을 보았던 것 같고.

그래서 초등학교 들어가서도 선생님이 출석을 부르는데도, '네'하고 대답할 자신이 없는 꼬맹이였다.
생활기록부에는 늘 지나치게 말이 없다는 둥, 의견을 표시하지 않는다고 적혀 있었지만,
내가 환경이 바뀐 데 적응하지 못한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내가 소심한 건 줄 알았겠지.

초등 3학년 때, 담임 선생님은 버스를 타고 통학하는 나와 같은 동네 사셨는데, 나를 귀여워해 주셨던 것 같다. 어느 날 교과서를 읽는데, 내가 손을 번쩍 들었더니 나더러 읽히셨는데, 나의 기억에 내 목소리를 그렇게 크게 들은 첫 기억인 듯 하다. 그 이후로 나는 책읽는 것도, 대답하는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자기와 다르다고 해서 남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 그것이 공동체 사회가 중시된 농경 문화의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유목민족처럼 혼자서도 잘 생활하고, 서로의 다른 점을 이해해 줄 수 있으면 좋을텐데...

한국에서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다르다는 것은 무지무지 불편함을 의미한다.
외모의 다름이나 장애를 가진 것, 학력이 평균 이하거나, 이주 노동자처럼 신분이 불안할 경우, 엄청 심리적인 압박을 받게 된다.

이 만화는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 나와 다르지만 그 사람의 삶도 하나의 <우주>란 것을 인정하게 하는 힘이 있다. 일기란 형식을 통해 자신의 껍질을 깨고있는 하루의 모습은 아름답다.
교훈적으로 독자를 가르치려 하지 않고 자기 이야기를 편안하게 하는 일기체가 미치는 효과는,
대인 공포증을 가진 사람이 절반 이상인 한국 사회에서 잔잔한 파문으로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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