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을 위한 우리말 우리글 - 교사용 지도서
전국국어교사모임 엮음 / 나라말 / 2001년 4월
평점 :
절판


이런 책들은 비싸다고 생각하지 말고 아이들에게 사 줘야 한다.

초등학교 교과서에선 동화가 많이 실려 있지만,
중학교 국어 교과서부터는 소설이 실려 있고,
생활 국어라는 책에서 <문법>의 기초를 닦는다.

아이들에 한국어에 대해서는 네이티브 스피커기 때문에 문법 용어만 빼면 어려워하지 않지만,
문제집만 풀어서는 국어를 잘할 수 없다.

읽을거리가 빈약한 중학생들에게 읽기의 기초를 심어줄 수 있다.

문제집은 시험치기 전에나 읽어보게 하고,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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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을 위한 우리말 우리글
전국국어교사모임 엮음 / 나라말 / 2002년 2월
평점 :
절판


89년에 전국국어교사모임이 처음 출범했을 때, 우리말 우리글은 회보의 이름이었다.

이 단체에서 교과서 지침서란 제목으로 국어 교과서를 비판했을 때, 텔레비전에선 전교조 죽이기의 일환으로 빨간줄을 좍좍 그으면서 욕을 했다.
빨갱이라고...

그런데,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이 땅의 <교과서>란 제도에 불만이 없을 수 없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교과서>란 이름의 <신>은 없을 게다.
그러나 이 땅엔 있다. <교과서>란 이름의 <신>이...

특히 <국어>, <국사>, <도덕>은 교육인적자원부란 해괴한 명칭이 붙은 정부 부처에서 발행하는 책이 판문점에서 제주도까지 일원화되어 가르침을 받고 있다.

미쳤다.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

이제 국어교사모임이 낸 책을 빨갱이 책이라고 욕하는 미친 매스컴은 없다.

그렇지만 아직도 교육은 미쳤다. 오로지 국가주의를 표방하는 하나의 이념으로, 국어 국사를 가르치고 배운다.

고구려는 우리 땅, 독도도 우리 땅이라고 국수주의적인 주장만 내세울 뿐,
왜 고구려와 독도가 시빗거리가 되었는지는 <생각>하게 하지 않는다.

이 책은 조금 재미있다.

그렇지만, 이 책 역시, 대안 교과서의 한 권일 따름이다.
국정 교과서가 아닌 또 다른 책의 한 권이 뿐.

그렇지만, 이런 책을 읽는 아이들은 문명의 혜택을 받은 아이들이다.
오로지 한 줄로 서고, 조금이라도 삐뚤어진 아이는 얻어터지는 한국 교육에서 한 권의 교과서 외의 책이란 세례를 받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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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 강의
무비스님 지음 / 불광출판사 / 199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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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내 마음의 상을 비우고...
나는 잘한다는 상을 비우고...
나에게 잘 해주는 사람을 사랑하는 상을 비우고...
내 아이가 잘 되어야 한다는 상을 비우고...
미운 사람에 대한 상을 지우고...
공고 다니는 아이들은 부족하다는 상을 지우고...
내 나이가 점점 많아간다는 상도 지우고...
내 나이에 아직 못할거라는 상도 지우고...
지워야 한다는 생각도 지우고...
금강경이라는 뗏목도 놓아버린다.

며칠을 조금씩 읽던 금강경은 다이아몬드란 이름을 붙일만큼 빛나는 경전임에 틀림없다.
딸이 시집가기 전에 들려주신다는 "너무 잘 하려고 하지 말라."는 말씀이 내 마음을 쿵! 쳤다.
너무 잘 하려고 하지 말아라.
너무 잘 하려고 하지 말아라.

내가 가진 불만들이 어디에서 왔는가를 이토록 직설적으로 알려준 말은 없었다.
잘 하려다 보니 욕심이 오고,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성내게 되고, 어리석게도 불만으로 가득한 삶을 산다.
행복은 내가 좇는다고 오는 것이 아닌 것을.

어젯밤 잠자리에서 아이에게 들려준 이야기. 정작 나는 꼬마 고양이였다.
고양이 한 마리가 제 꼬리를 물려고 뱅글뱅글 돌았다.
지나가던 할아버지가 이유를 묻자, "저는 오늘 철학 학교에서 두 가질 배웠어요.
하나는 행복이란 것과, 또 하나는 행복이 꼬리에 있다는 걸요. 그래서 꼬리의 행복을 콱 물려고 하죠."
할아버지 왈. "나도 그 두 가질 알고 있지.
그렇지만 난 그저 내가 걸어가다 보면, 꼬리에 있는 행복은 자연스레 내 뒤를 따라온다는 걸 알고 있단다."

너무 잘 하려고 하지 말아라.
상담 심리에서 노이로제(강박증)나 정서 장애인 사람에게 들려줄 법한 말이다.
REBT가 바로 이런 이론 아니던가 말이다. 너무 잘 하려고 하지 말다.

마음 속의 욕심.
나는 훌륭한 선생이라고 칭찬받고 싶어.
부모님께는 좋은 아들이어야 하고, 가정에선 멋진 아빠이자 가장이어야 하고,
아내에게도 자상한 남편이어야 하고...
너무 잘 하려고 하지 말아야...

말로서 말 많이 할 것이 아니라, 참으로 의식과 분별이 끊어지고 말로써 나타낼 수 없는 <언어 도단>의 자리.

경은 돌아가고, 선구는 바로질러 간다.
부처님께서는 활과 같이 둥글게 말씀하시고,
선사는 활줄과 같이 팽팽하게 가로질러 명쾌하게 바로 보여 준다.
그래서 금강경을 읽으면서도, 한 마디 화살에 마음을 준다.

너무 잘 하려고 하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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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들을 어찌할 것인가
김대유 / 내일을여는책 / 1995년 2월
평점 :
품절


교사를 하다보면 저절로 나오는 소리다. 이 아이들을...

누구를 막 탓하고 싶고, 나의 능력 없음을 엄청나게 저주하는... 날이 많다.
그런 밤이면 잠도 이루지 못하고, 술잔을 기울이며 푸념을 하기도 한다.

요즘 매스컴에서 '학교'는 하나의 상품 코드로 자리잡은 느낌이다.
스텐 도시락과 교복의 추억으로 남은 과거를 팔기 위해
유명 연예인들이 교복을 입고 나오거나 잊었던 친구를 찾기도 하고,
아예 고등학생들을 불러 놓고 진행하는 프로도 많다.
봉숭아 학당이나 여고 괴담은 오히려 전통적인 이야기고,
친구 이후 각종 영화의 방과 후 옥상 같은 학교 폭력씬들은 학교를 무자비하게 파헤친다.

여고 괴담에도 미친개라는 교사가 나왔고, 권상우는 대한민국 학교 다 *같다고 때려 치운다.
어이하다가 학교가 이렇게 파괴되었는지...

김대유 선생은 학생 지도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분이다.
교육 운동을 왜 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런 책을 읽다 보면 알게 된다.

'뿌리 깊은 온갖 욕심'이 교실을 황폐화 시켜가고,
우리는 '성적'이라는 눈금으로만 아이를 파악한다.
아이들에게 눈 가리고 연자매를 돌리는 나귀마냥 말을 잘 들어주길 원하지만,
이미 기진맥진한 표정으로 1등을 향해 오르는 무리들로 탑을 쌓아가는 이 사회의 모습을 그저 넋을 잃고 바라볼 뿐이다.

난파선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부르짖는 작은 동물들의 파열음을 듣는가?
어른들은 못 들은체 고개를 돌린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몰락하는 지금, 어른들 세계라고 온전할 것인가?

학원이 굴러온 돌이 박힌돌 빼내듯 아이들에게 중요한 기관으로 매김되고,
학부모의 자위감, 입시 위주 정책, 입시와 다른 교육과정, 욕심 덩어리 사교육의 사탕발림에 아이들은 영혼을 판다.

선생님은 아이들의 삶은 황무지에서도 피어나는 장미처럼 아름다운 것이라 단언한다.
사자가 사냥할 때는 그 대상이 맹수든 토끼든 최선을 다하듯,
아무리 작은 학급 행사, 학생 지도라도 얕보지 말고 최선을 다해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지당한 말씀. 아무리 기발한 아이디어도 지도력과 인내심이 필요한 것.

누구의 책임인가를 더 이상 따지지 말자고 한다.
그것이 소용없는 짓이라고 말할 시간조차 아깝기 때문이란다.
썩은 것들을 살아있는 새 것으로 바꾸는 교육 개혁의 의지는
태산을 옮긴 우공 이산의 전설처럼 작은 손길, 작은 눈길이 모아져야 가능한 일이다.
결국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

생활지도는 구속이고, 상담은 잔소리가 되어버린 학교.
잘해야 본전인 학급 운영.
그리고 나쁜 소문은 천리를 가나, 좋은 소문은 문밖을 나서지 않는다는 말처럼 탈도 많은 일, 일, 일...
그러나 쓰러진 아이들을 일으켜 세우고, 멈춰선 것은 달리게 하는 열정을 가진 교사와 학부모가 하늘의 별처럼 많아지길 간절히 비는 선생님의 마음은 헛되지만은 않다.

숱한 사례를 들면서 힘든 속에서 느껴지는 보람이 묻어나는 글은 차라리 눈물겹다.
문제아라고 눈돌려 버리기 쉬운 아이들을 새로운 교우 관계로 생활 습관을 교정하고, 격려와 애정으로 마음 중심을 사로잡고, 한 편의 편지로 감정에 호소하는 갖가지 방법을 치사하게 동원하는 그 이름은, 교사다.

학생부를 아무도 지원하지 않는 작금의 학교 풍토,
담임을 자원하는 사람이 수요의 절반도 안 되는 뒤바뀐 학교.
점점 높아만 가는 교사의 평균 연령과 떨어져만 가는 학생의 흥미는 긴밀한 상관 관계가 있다.
2,3년마다 교무 분장을 바꿔 유능하고 경험있는 교사로 가는 길을 걷는 것이 좀 귀찮더라도 안주하고 복지부동하는 것보다 필요한 일이 아닐까?

질높은 교사 문화 속에서 당연히 소양이 풍부하고 훌륭한 교사가 나온다.
그런 환경 속에서 올바른 생활지도와 힘있는 상담이 가능해 질 것이다.

두고두고 생각해 보고자, 기억에 남을 말들을 주절주절 적어 보았다.
이런 리뷰들은 남들 읽으라고 적거나, 알라딘 좋으라도 책 선전하는 리뷰는 아니다.
하긴 이 책은 벌써 절판된 지 오래다. 두고두고 고마워해야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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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6-03-20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참...

글샘 2006-03-20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쁜 소문은 천리를 가나, 좋은 소문은 문밖을 나서지 않는다...고 한 저건,
제 아이디어가 아니라, 책에 나온 말이었답니다.
담임수당 받고(1년에 백만원이 넘는데) 담임 하겠다는 사람이 갈수록 없어지니... 딜레마가 맞긴 맞는 모양입니다.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 - 자유교육의 선구자 프란시스코 페레 평전 프로그래시브 에듀케이션 클래식 2
박홍규 지음 / 우물이있는집 / 200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스페인의 자유교육 사상가 페레의 평전과 그의 교육관을 맞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났다.

19세기 중반에 이미 자유교육을 주장할 정도로 자본주의의 그늘은 깊었다.
자본주의의 학교 교육은 <복종>을 강요하는 데 문제가 있다.
강제와 엄격한 훈련은 근대의 공장에 맞는 인간상을 기르는 데 그 목표가 있다.

페레는 그의 <모던 스쿨>에서 인간의 고유성을 지속하고 이중성을 거부하는 교육을 주창한다.
학교는 인간을 구분하는 기준(재산, 국가, 가족)이라는 잘못된 관념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곳이 되어야 하고,
민중 교육은 민중이 권력에 무조건 복종하지 않도록
어린 시절부터 양심적, 지성적, 지속적으로 저항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혁명을 하겠다던 많은 사람들에게서 권력에 집착하는 은폐된 위선과 이기주의를 발견하고,
보다 진실한 사람에게서는 불충분한 이상을 보고 답답했던 페레.

18까지도 유럽은 성당이라는 초자연주의 감옥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곳이었다.
페레는 교육자의 의무를 그런 감옥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전에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했고,
계급의 지배나 착취에 대항하는 것, 국가 교육이 성당 교육 이상으로 유해함을 역설하여
'반종교, 반전제, 반애국, 반조국, 반자본>적 교육을 펼치려 하였다.

정부가 관장하는 학교는 자본주의와 군국주의의 반동적 도구에 불과하다고 느낀 것이다.

상상에서 비롯된 생각과 불합리하고 환상적인 허구가 이제까지 진실로 여겨져 왔고,
인간의 행위를 해명하는 직접적인 원리가 되어왔다.
또한 그것은 이성적이고 양심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비난하는 구실이 되어왔다.
(번역이 답답하긴 하지만 그의 깨인 생각은 21세기가 열린 지금도 유효하다는 것이 비극이다.)

우리는 아이들이 교사의 통제를 떠난 후에도 편견에 대해 강인한 적개심을 가지며 모든 문제에 대해 합리적인 신념을 가지고 대응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그런다면 이라크에 간 아이들 중에 내 제자가 몇이나 될는지... 덜 걱정해도 되지 않을까?

기존 교육의 실제적인 의미는 <지배와 복종>일 뿐이라는 생각으로,
교사는 생각을 심어야 한다.
진정한 교육자는 아동에게 그 자신의 생각과 의지를 강요하지 않으며, 아동 자신의 에너지에 호소한다.
참된 교육자는 심지어 그 자신의 사상이나 의지에 반하더라도 아동을 존중하며, 아동의 에너지에 최대한 호소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런 것이 그의 자유 교육의 핵심 테제다.

기존의 교육받은 자들의 입에 발린 지식과 지적인 기형보다는 아무 것도 모르는 아이의 자유로운 자발성을 신뢰하는 교육. 얼마나 낭만적인가...

자유교육은 개인의 모든 재능을 자신이 완전히 장악한 사람을 양성하는 것이다.
교육 목표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인간, 삶을 사랑하는 인간, 행복한 인간으로 교육시키기 위해,
본질은 자유가 되어야 하고, 자유를 느낄 때 행복하다.
행복이란 권위와 억압이 배제되고 자유 속에서 스스로의 생활이 허용될 때 얻어지는 것이다.
진정한 자신을 찾는 것이 행복이다.
자유가 주어진다는 것은 사람과 행복이 주어진다는 말과 같다.

결국 교사가 억압의 가해자여서는 안 된다는 것.
교육이란 '르쳐 키우는' 것을 넘어서서 <아이 스스로 자라도록> 도와주는 것임을 깨닫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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