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이야기처럼 재미있는 곰브리치 세계사 1
에른스트 H. 곰브리치 지음, 이내금 옮김 / 자작나무(송학) / 2005년 2월
평점 :
품절


학창시절, 내게 국사와 세계사는 지옥과 같은 과목이었다.
그 숱한 이름들과 연표들은 내 머리를 완전히 절망의 나락으로 만들었다.

그 이유는, 책을 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조차도 모르던 아이가 세계사 책을 접했을 때의 암담함을 이해할 수 있을까?
난 세계사를 잘 하는 아이가 신기했다.
결국 난 국어 교사가 되어 아직도 우리 역사나 뒤적거릴 뿐이지만,
세계사 잘하던 녀석은 공무원으로 지금 스위스 취리히에 가 있다.

대학 시절 이후로 세계사를 많이 읽었지만, 이 책은 아이들의 눈에 맞춘 간추린 느낌이다.

사건들이 간결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왜 다투었는지를 금세 이해할 수 있다.

세계사 책은 전쟁의 역사라고 할 수 있는데, 펠로폰네소스 전쟁과 포에니 전쟁이 왜 일어났는지,
한니발은 누구고, 카르타고는 어떤 나란지, 스키피오는 누군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읽었지만, 벌써 잊어버린 이름들이다.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들에게 이 책을 읽힌다면, 세계사를 어렵게만은 생각하지 않을 듯 하다.

국사 선생님들이 편찬한 세계사 이야기를 얼핏 살펴보았지만, 아이들에게 그닥 부담 없는 책이라고 보긴 어려웠다.

국사와 세계사에 어쩔 수 없이 등장하는 많은 이름들은, 여러 이야기들을 통해서 익숙해 지는 것이 가장 좋은 길이리라.

런던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은 <좋은 친구와 함께 하는 길>이라 하지 않았나.
세계사와 친구하는 길은 좋은 책과 함께 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우리 아들과 같이 읽으려고 작정하고 있다. 이 책을 며칠 만에 읽어 주면 고맙겠는데...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orkrksmsrlf2 2006-01-02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소년기에는 몹시 중요합니다.
저는 이런 책을 권장하고 싶네요.
'꿈이 있다면 세상은 네 편이다'
너무 어려운 책 말고 청소년에게 딱 맞는 책이에요....
공부에 대해 강요하지 마시고요.
너무 스트레스를 아이들이 받더군요

글샘 2006-01-03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부는 너무 해도 스트레스지만, 안하는 것도 스트레스입니다.
적절한 책을 제공해 주는 것이 어른들의 할 일이 아닐까 합니다.

진주 2006-01-03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도면 크게 공부한다는 느낌은 안 들겠죠. 그럭저럭 재미나게 읽을 만한 책이었어요^^

글샘 2006-01-08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그래요. 이 책은 제목은 좀 무시무시하지만 내용이 참 말랑말랑하더라구요.
70년 전에 쓰여져서, 유태인들에게 조금은 편견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한시가 있는 에세이 범우 사르비아 총서 406
정진권 지음 / 범우사 / 200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민 선생의 한시 이야기'는 많은 이들을 고전의 길로 인도한 공이 크다.
쉽게 읽히지 않는 한시를, 말랑말랑한 자기 이야기들로 풀어내는 힘이 느껴졌다.

그 책을 생각하면서 이 글들을 읽자니 왠지 괜히 비교가 된다.

우선, 한시를 재미나고 읽고 싶도록 주제 순으로 배열하지 않고,
시대 순으로 배열을 잡으려 했던 것이 너무 교과서적이다.
교과서는 공부에 큰 도움을 주는 것이어서, 수능 일등들이 매번 강조하는 것이지만,
공부를 하는 독서가 아닌 일반인들에게 교과서식 편찬은 도서의 단점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글들이 자기 생각을 담백하게 드러내지 못하고,
도입부의 이야기, 한시 풀이, 다시 이야기가 겉도는 듯한 느낌을 버릴 수 없다.

한시가 담고 있는 풍부한 서정, 한국인들이 풀어 낸 성정의 폭과 깊이를
현대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너무 잃어버리는 느낌이다.

이 책이 신뢰도를 얻기 어려운 가장 단점이라 볼 수 있는 것은 오자가 눈에 띈다는 것.
공후인에서 공후를  篌箜(후공)이라고 표기한 것이라든지...(18쪽)
군대의 여군 상병이란 좀 어색한 설정이라든지...(274쪽)
국어 교사 출신이란 이력이 믿기지 않는 '설흔'이란 표기라든지... (237쪽)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서 맛볼 수 있었던 한시들의 의미는 변하지 않는 것인데,
그 중 최해의 이사가는 풍경을 적어 본다.

 平生業已誤爲儒 어쩌다 잘못든 길, 선비란 게 되어서
是處謀身拙且疎 평생을 떠돌며 엉성하게 사네만,
莫怪遷居無物載 이삿짐 없다고 비웃지는 말게나.
聖賢經典尙盈車 성현의 경전이 수레 하나 가득하니...

멋지지 아니한가 말이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poptrash 2006-01-02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한시네요. :) 근데 '서른'이란 표기가 잘못된 건가요?

코마개 2006-01-02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른이 맞는거 아닌가요? 서른살.

글샘 2006-01-02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제 실수입니다. 원래 책에는 '설흔'이라고 잘못 적혀 있거든요.
서른이 맞지요... 손이 저절로 올바른 자판을 두들겼나 봅니다.

2006-01-03 1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06-01-03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취향은 다를 수 있겠지요. 사람마다 다른 게 정상이니까요.
맘에 안 들어도 그렇다고 쓰는 것이 책 읽는 한 방법이라 생각하고, 생각나는대로 씁니다. 저 분들이 책 쓰실 때, 노심초사 하시는 것은 생각도 안 하고 말입니다. ㅋㅋ
 
교사와 학생의 사이 - 우리들사이시리즈 3
하임 기너트 지음 / 종로서적 / 1988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교직에 들어 오기 전부터 시작해서 한 다섯 번은 읽은 듯 싶다. 엊그제 우연히 책을 치우다 눈에 띄어서 다시 읽게 된 책.

경력이 쌓일수록 두려움은 커진다.
이렇게 경력이 많은데도, 아이들을 떠들게 하다니... 교실을 깨끗하게 정리하지 못하다니...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맨날 잔소리를 퍼부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어쩔 수 없이 교사는 잔소리를 해야 하는 직업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 보면, 좀 착해지는 느낌이다.

내가 내뱉는 말들 중에 도낏날이 선, 비수가 된, 못을 박는 말들을 제어할 수 있기때문이다.

비꼬는 말.
욕하는 말.
공격적인 말.
판단해 버리는 말.

이런 것들은 아이들의 싹을 자른다.

문제는... 나는 이런 것들을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날마다 비꼬고, 욕하고, 공격하고, 판단해 버린다.

참을성 없게도...

새해가 한 달 남았다. 난 새해라든가, 뭐, 이런 것들을 제일 싫어한다.
그렇지만, 새해 소망이 있다면, 조금 더 착해진 선생이 되는 일이다.
착한 선생은 아이들의 싹수를 싹둑 자르진 않을테니 말이다.

이 책을 교무실 책상 위에 놓아두고 날마다 조금씩 조금씩 아무데나 뒤적거린다면 조금 더 착해질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으신 교사라면, 반드시 오늘 밤에 읽어볼 책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RINY 2006-01-01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임 기너트, 저는 참 오랫만에 들어보는 이름입니다. 교직 시간에 아무런 실감없이 억지로 읽어서요. 오히려 글샘님 글에 안도하고 기운얻고 갑니다. 새해도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글샘 2006-01-03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하임 기너트의 -사이 시리즈를 참 좋아합니다.
착해지는 느낌이거든요. ^^ 새해 복 많이 지으세요.
 
가르칠 수 있는 용기
파커 J. 파머 지음, 이종인 옮김 / 한문화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방학을 맞아 전 직원이 여행을 떠났다.
요즘은 예전에 비해, 버스 안이 조용해서 좋다.
전엔 버스 안에서 음주와 노래방 모드가 혼재해서 관광버스는 그야말로 <혼돈의 도가니>였던 데 비하면...

여간해서 잠이 오지 않아서 비상용 책을 펴 들었다.
표지를 보고, 오지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 대한 용기 같은 걸 떠올렸던 것 같은데,
책을 펴들고는 공감하는 대목에 진도가 빨라졌다.

이 책을 중간 정도 읽고는 눈이 피곤해서 좀 쉬었는데,
그 이후는 별로 새로운 것이 없었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것은 몇 가지 안 되지만, 교직에 몸 담은지 이십 년에서 몇 년 빠지는 나로선,
동감할 부분이 정말 많았다.

내가 초보 교사이던 시절,
아이들이 떠들고, 말을 안 듣고,
수업을 잘 듣는 것 같지 않고,
내 말은 아이들에게 감동적으로 날아가지 않을 때,
교실에 들어가기가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에 비유됨이 적절함에 동감했다.

그런데, 십년도 훨씬 넘은 지금,
내가 아이들을 조용히 시킬 줄 아는 기술은 익혔지만,
아이들에게 내 수업이 정확히 먹혀들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하단 생각이다.

아이들이 나에게서 공포를 느끼게 되었고,
나도 아이, 수업, 우리의 관계, 그리고 나 같은 것들에게 여전히 공포를 느끼고 있다.
변한 것이라면, 아이들은 나를 멀게 생각한다는 것.
내가 초보 시절, 경력 많은 선생님들의 앞에선 고분고분하던 그 아이들을 떠올리면, 좀 부끄럽다.

그래서 그랬던가 보다.
초보때 아이들을 가장 잘 가르칠 수 있다고...
지금 십여 년 전보담은 국어란 교과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수업 기술도 훨씬 늘었다고 생각하지만,
테크닉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은 명백한 한계를 지닌다는 사실을...

내 마음이 사랑으로 가득했고,
그래서 아이들 앞에서 두려웠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과 잘 지낼 수 있었던 그 아름답던 시절을 추억하게 해 준 책이다.

가르침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맞다.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늘 자괴감을 갖게 되는데,
문제는 내 앞에 선 그 무능력한 아이들이 아니라, 그 아이들 앞에서 <무기력>을 느끼는 <나 자신>이다.

이제 다시 방학이다.
모르는 사람들은 교사들이 방학이면 완전히 학교에서 해방된다고 생각할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아는 사람들은 안다.
방학이 없다면 교사들의 퇴직 신청이 얼마나 많이 늘어날 것인지를...
방학을 통해서 녹이 낀 자신을 닦아 내려고 연수원 강의실은 얼마나 후끈 달아 오르는지를...
집에서만 보낸 방학보다 연수원에서 보낸 방학이 훨씬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있음을...

다음 주부터 2주간 <중등학교 전문 상담 과정>을 수강하게 되었다.
1년간 실업계 아이들의 무식함을 탓했던 나 자신을 닦는 기회가 되도록 만들 생각이다.
그리고 남은 방학 동안은 교지를 만들러 다녀야 한다.

별로 보는 사람도 없는 책을 만드는 데, 힘을 쏟기가 귀찮긴 하지만,
내 이름이 뒤에 조그맣게 찍히는 책에, 맞춤법 오자 투성이인 책을 만들 순 없는 노릇이다.
교지는 아주 얇게 만들 계획이다.
예산은 많지만, 많이 남길 계획이다. 돈이 아까워서.
내 돈은 아니지만, 그것이 모두 혈세가 아닌가 말이다.
솔직히 교지 나눠주고 나면, 버리는 것이 절반 이상이다.
조선일보 욕할 것이 아니다. 내년엔 우리 학교에서 먼저 교지 없애기를 해 보고, 결과가 좋으면, 널리 힘을 모아볼까 생각 중이다.
고등학교 하나에서 드는 돈이 500-1000만원이다. 부산만 해도 고등학교가 1300여개니깐 연간 수십 억의 돈이 교지란 책으로 낭비된단 생각을 하면, 아깝기 그지없다.

이 책을 <지친 교사>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방학을 통해, 우리 교사가 얻어야 할 것은,
해외 여행을 통한 견문도, 많은 공부를 통한 지식도 아닌,
또 다음 학기를 버텨낼 <용기>이고,
나 자신 가치로운 인간임을 깨닫게 되는 <계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7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깍두기 2005-12-31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가지고 있어요. 이번 방학 때 꼭 읽을게요.
저도 가르칠 용기가 필요한 시점 같군요^^

글샘 2006-01-03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읽어 보세요. 다 읽으실 필욘 없을 것 같고, 앞의 두세 챕터 정도...
거짓의 사람들처럼 뒷부분은 재미없는 곳도 있더라구요.

글샘 2006-06-16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9쪽
나는 나 자신의 성품에 적합한 교수방법, 나 자신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방법을 찾아 나섰다. 그때 스승의 힘은 교수방법과 인품이 일치할 때 가장 강력하게 발휘된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교사로서의 내 성품을 알아내어 그것을 교수방법과 일치시키려는 길고 긴 과정에 들어섰다.

59쪽
Jane Tompkins'고통받는 사람들의 교육학'에서..
자신의 강박증에 대해서 고백한다. 자신이 학생들이 알아야 하고 알고 싶어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음 세가지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첫째, 학생들에게 내가 얼마나 똑똑한 교사인지를 보여주는 것,
둘째, 학생들에게 내가 얼마나 지식이 많은지는 보여 주는 것,
세째, 학생들에게 내가 얼마나 수업준비를 충실히 하는지를 보여주는 것. 나는 이처럼 교실에서 세가지 연기를 해 왔는데, 그 진정한 목적은 .. 학생들이 나를 훌륭하게 생각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정체성과 성실성을 추구할 때 내가 발견하는 것이 언제나 자랑스럽고 환히 빛나는 것만은 아니다. 나의 자아의식을 형성한 만남들을기억하여 찾아 낸 정신적 발견은 때때로 당황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생생한 것이기도 하다. 그 당황의 대가에 상관없이 나는 내 안에서 작용하는 여러가지 힘들을 솔직하게 인정해야 한다. 그러한 힘들이 나의 교직활동을 부지불식간에 파괴하도록 놔두어서는 안된다. 이렇게 해 나가는 과정에서 나는 나 자신을 더 잘 알게 되고 더 훌륭한교사가 된다.

플로리다 맥스웰은 80대 중반에..
" 있는 그대로의 당신 자신이 되고 싶으면 과거의 인생사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 됩니다. 과거에 당신이 존재했던 방식과 당신이 했던 일을 진정으로 당신의 것으로 인정한다면 당신의 현실 인식은 한결 치열해 질 것입니다."

60쪽
의무감에서 어떤 직업을 선택하게 되면 거기에는 긴장과 폭력이 따르게 된다.. Frederic Buechner프레데릭 뷔흐너 의 직업에 대한 정의.." 직업은 당신의 진정한 기쁨과 세상의 깊은 허기가 서로 만나는 장소이다."

---------
심쌤이 읽으시다가 메신저로 날려 주신 좋은 구절들.^^
 
해바라기
시몬 비젠탈 지음, 박중서 옮김 / 뜨인돌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호밀밭 님의 인터뷰에 응했더니 이런 책을 보내 주셨다.
절반 가량은 유태인의 기억이고 나머지 절반은 심포지엄으로 이루어져 있다.

유태인들을, 아니 인류를 향해 들이댄 독일인들의 범죄는 영원히 용서받을 수 없는 것 아닐까?

누가 그들을 용서하고 아니한단 말인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게 해 준 책이다.

유태인들이 독일인들을 용서하고 안하고를 떠나서,
그들의 총끝은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그들에게 팔레스타인이 잘못한 것은 무언인가.
2000년 전 조상의 땅에 살고 있던 죄?

폭력주의 국가라는 애니미즘에 빠져있는 한국이란 나라에서
요즘 오랜만에 토론이 무성하다.
그 토론은 극우주의자들의 발호를 예고하는 것일까?

황우석이라는 명백한 죄인에 대한 비판에 대해 저항하는 '황사모'의 정체는 도대체 뭘까?
무엇이 그를 용서하게 만드는가?

사학법 개정에 그토록 저항하는 '종교계와 사학 재단'의 정체는 뭘까?

민청학련, 인혁당 사건 등, 과거의 사법 폭력에 대한 명예 회복을 시작하려는 시점에서,
과연 누가 폭력을 저지른 자들을 용서할 수 있을 것인가.

요즘 국가인권위에서 판결한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한 논의를
무지막지한 논리없는 논리로,
극우의 파시즘의 논리로 밀어붙이는, 이 <토론 없는 문화>는 언제 진실로 용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인가... 요즘 잠자리에서 읽고 있는 김수환 추기경님의 생각을 그들이 좀 읽었으면 좋겠다.

내가 어떤 사건을, 누구를 용서한다고 한들,
우리 이제 용서하자고 한들,
역사의 심판을 올바로 받지 못한 사건에 대해서는 <용서>라는 말을 함부로 쓸 일이 아니다.

달라이 라마는 그 험악한 인생 역정을 거치면서 용서를 말한다.
과연 티벳이 폭력배 중화인민공화국을 <용서>할 수 있는 것일까?
그 용서는 누가 할 수 있는 것인지...

용서에 대해 그저 주관적인 판단이라 생각했던 나의 생각이 잘못이었음을 깨닫게 하는 책.
중학생 수준이면 읽을 수 있을 법한 책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깍두기 2005-12-28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날에 근무하던 학교의 교장샘이 교무회의에서
"유태인들은 그때 히틀러가 다 죽였어야 한다"는 발언을 해서 매우 분노한 적이 있는데
이제 그 말이 좀 이해가 갈려구 한다니까요. 물론 그러면 안되지만.
하여간 심정적으로 이해가 가요.
왜 인간은 과거에서 배우지 못하는 건지......

글샘 2005-12-30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정신병자들이 관리자 하던 시절이 있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