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길 4
이철환 지음 / 삼진기획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영화표를 끊어놓고 시간이 남아서 할인매장 도서 코너에서 이 책을 읽었다.
근데, 할인매장 도서 코너엔 왜그리 읽을 책이 없는겨...

연탄길 1,2,3에 비해서는 훨씬 문체가 부드러워진 것 같다.
반면에, 전에 나온 이야기들은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 냄새가 물씬 풍기는가 하면,
이번 책의 사람들은 왠지 동화나 좋은 생각에 실렸을 법한 이야기들 같다.

교통사고로 죽은 집없는 천사 아이에게 속치마를 벗어 덮어주는 푸근한 할머니의 마음씨와,

떠드는 아이를 찾으라는 선생님 말씀에, 차마 친구를 불러내지 못하는 어린이의 마음.

루게릭 병으로 죽어가는 어머니를 정성스레 간호하시는 아버지의 병환에 대한 페이소스가 물씬 몰려든다.

티비동화 행복한 세상이나 연탄길을 읽노라면 조금씩 착해진다는 생각이 든다.

크리스마스나 연말에 이 책들을 선물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라딘 덕분에 책도 많이 읽게 되었습니다.
요즘 형편상(이사가기 전엔 책을 사지 않기로... 그리고 뭔가 자꾸 가지지 않으려고...) 알라딘에서 책을 사지는 않기 때문에 회사엔 좀 미안하지만, 여기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제가 같이 노는 스탈이 아니라,
혼자 노는 스탈이다 보니... 수제 엽서 같은 건 생각도 못 하겠고...

크리스마스가 우리 명절은 아니지만,

다들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지내시기 바랍니다.

주머니가 가볍더라도 만원짜리 와인이라도 한 병 사셔서 기분 내시고,
크리스마스 선물은 알라딘에서 합시다!! ㅋㅋ

마음만 바쁘고 휑해지는 연말,
올해는 가고 새해가 오겠지만,
지금 여기서 행복한 순간들을
모두 모두 누리시는 삶이기를.

Merry Christmas & A Happy New Year!!!
크리스마스 즐겁게 지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물만두 2005-12-23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리 크리스마스~

아영엄마 2005-12-23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도 즐거운 성탄 보내세요~
 

1. 겉저리 인생이 아닌 김치 인생을 산다.

김치가 맛을 제대로 내려면 배추가 다섯 번 죽어야 한단다.
배추가 땅에서 뽑힐 때 한 번 죽고,
통배추의 배가 갈라지면서 또 한 번 죽고,
소금에 절여지면서 또 다시 죽고,
매운 고춧가루와 짠 젓갈에 범벅이 돼서 또 죽고,
마지막으로 장독에 담겨 땅에 묻혀 다시 한 번 죽어야 비로소 제대로 된 김치 맛을 낸다.

2. 99도 사랑이 아닌 100도 사랑으로 산다.

봄 속담에 "밥은 봄처럼, 국은 여름처럼, 장은 가을처럼, 술은 겨울처럼"이란 말이 있다.
모든 음식에는 적정 온도가 있기 마련이다.
맛있는 커피는 90도에서 95도의 물을 가지고 추출되어 65도에서 68도에서 마셔야 제격이란다.
사랑에도 온도가 있다. 사랑의 온도는 100도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99도에서 멈춰버린다.

3. 계란 후라이가 아닌 생명으로 산다.

스스로 껍질을 깨고 나오면 생명으로 살 수 있지만,
남이 깰 때까지 기다리면 계란 후리이밖에 안 된다.
더군다나 뱀은 그 허물을 벗지 않으면 죽는다고 하지 않는가.
남이 나를 깨뜨릴 때까지 기다린다는 것은 비참한 일.

4. 돼지로보다는 해바라기로 산다.

돼지는 하늘을 쳐다보지 못한다. 넘어져야 비로소 하늘을 쳐다볼 수 있다.
해바라기는
아름다운 것은 아무리 흐린 빛도 찾아내 그 쪽을 향하는 데 있다.

5. 나이로 살기보다 생각으로 산다.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산다.
그렇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고 만다.
생각의 게으름이야말로 가장 비참한 일이다.

6. 인상파로 보다 미소인으로 산다.

7. 거북이로 보다 오뚜기가 된다.

돌팔매질을 당하면 그 돌들로 성을 쌓으라는 말이 있다.
한번 넘어지면 누군가가 뒤집어 주지 않으면 안 되는 거북이보다 넘어져도 우뚝 서고야 마는 오뚜기로 산다.
신은 실패자는 쓰셔도 포기자는 안 쓰신단다.

8. 고래가 아닌 새우로 산다.

사막을 건너는 건 용맹한 사자가 아니라 못생긴 낙타.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키듯, 우리의 식탁을 가득 채우는 것은 고래가 아닌 새우다.

9. 종업원이 아닌 매니저로 산다.

종업원은 시키는 일만 하고, 매니저는 프로젝트가 있다.
나를 위해 이벤트를 마련하고 자주 나를 칭찬하자.

10. 세상보다 가정에서 성공을 우선한다.

가정은 사랑의 기업. 자식은 벤처 기업.
세상에서 성공인이 되기보다 가정 안에서 성공인이 되자.
자녀들의 영웅이 된다는 것은 신이 인간에게 내린 가장 큰 선물.
바쁘다 바쁘다 말고, 가장 뛰어난 아내(남편)이 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조선시대의 이야기꽃
김영진 지음 / 큰방 / 2004년 5월
평점 :
품절


초등학교 앞 문방구에 가면 500원짜리 책이 있다.
거기엔 귀신 이야기, 만득이 시리즈, 최불암 시리즈... 이런 이야기들이 잡다하게 실려있다.

재미난 이야기들을 사람들은 많이들 알고 있다.
그런데, 간혹 이런 것을 기록해 두면 어떨까? 하고 생각하기는 해도, 실제로 그런 걸 어디 적어 두는 사람은 드물다.

그런데, 붓으로 글씨를 쓰던 조선시대에도 그런 것들을 책으로 묶어낸 이들이 있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요즘같은 인터넷 시대에는 자기 홈페이지 만드는 것이 식은죽 먹기보다 쉽고(식은죽은 사오든가 해야 하지만, pc는 언제나 내 앞에 있으니), 글 올리는 것은 정말 쉽다. 개인 홈피에 간혹 우스갯소리들을 올려두는 이들도 있다. 내가 아는 유쾌한 교장 선생님은 회식자리에 갈 때마다 우스갯소리를 한 장씩 복사해 가서 좌중을 웃겨 준다.

그 중에는 발음을 이용한 언어 유희도 있고, 재치있는 이야기도 많다.
내가 기억하는 언어 유희중 최고의 작품은 <이년 저년 이야기다>.

이년(올해)이 다 가고 있습니다. 이년은 가지만, 새년(새해)이 우리에겐 다가옵니다.
이년을 보내는 우리 마음엔, 늘 아쉬움 가득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이년보단 새년이 낫겠지 하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모두들 새년을 잘 맞이하시길... 이년, 저년 하시는 웃기는 말 속에, 신년인사가 다 담겨있을 때, 우리는 웃음을 참을 수 없다.

이 책은 조선시대의 설화들 중, 재치담, 기담들을 모은 책이다.
모임에 가서 좌중에게 신선한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싶은 이들이 읽어볼 법한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자도 모르는게 있고 장자도 후회할때 있다 2 - 마음밭을 가는 책 1
허성도 엮음 / 사람과책 / 2000년 5월
평점 :
절판


양약은 고구나 이어병이라 했던가.
이 책은 중국 고전에서 퍼올린 교훈적이고 곱씹어볼 만한 이야기들인데, 별로 재미는 없다.

빨리 가라고 말을 줬더니, 말을 급히 끌고 가는 놈이 있더란다. 왜 말을 타고 빨리 가지 않느냐니깐,
'말을 타고 네 발로 가는 것보다, 두 발을 더해서 여섯 발로 가는 것이 빠르지 않겠느냐?'고 대답한 바보.

한국에서 살다 보면, 여섯 발이 빠르다는 원칙에 너무도 충실할 때가 많음을 느낀다.
잘 되는 놈 꼴 못 보고, 그릇 안의 게들처럼 먼저 기어올라가는 놈을 끌어 내리기에 바쁘다.
그러면서도, 앞서가는 분야에 투자하지 못하고, 같이 못살자는 70년대 평등주의가 판을 친다.

평등해야 할 곳에선 평등하지 못하면서, 공평해야 할 곳에선 공평하지 못하면서(조세나 복지 측면)
능력을 인정해야 할 곳에서 평등을 부르짖는(평준화 정책의 실패) 그런 거 말이다.
늘 숫자에 집착하는 느려 터진 공직 사회에서, 병신같은 것들이 컴퓨터의 노예가 되어 전산화에 집착하는 꼴을 보면, 여섯 발로 달리자는 어리석을 꼬락서니를 곳곳에서 마주할 수밖에 없는 세상이다.

학생들의 모든 생활 자료를 전산화하겠다는 미친 사고가,
프로그램 개발 회사의 배를 불려 주었는지는 모르지만,
컴퓨터를 정말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것임을 교육 관료들은 생각해 본 일도, 생각해 볼 일도 없는 듯하다.

출근하면 컴퓨터의 노예가 되어 미친 짓거리를 하다가 퇴근하면서도, 우공이산의 지혜를 떠올린다.
서양 속담에서 이런 속담이 생각난다. 하느님의 방앗간은 천천히 돌지만, 확실하게 갈아준다는 속담.

하늘의 계산은 정확하다. 성실과 인내에 정비례하여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고양이더러 쥐를 잡으랬더니, 닭도 잡아 먹었다. 고양이를 어떡하나? 그냥 둔다.
왜? 고양이의 본질은 쥐잡는 것이니깐.

그렇지만 세상은 얼마나 본질을 떠나서, 말단에 지배당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면 갑갑하다.
그러나... 고전을 읽는 맛은 여기에 있다.

수천 년 전의 사회에서 느낀 것이, 지금도 마찬가지라면... 내가 흥분하고 화낼 일은 아니라는 것.
그래서, 그런 사소한 데 신경쓰고 나 혼자 세상을 개혁할 듯이 흥분할 필요 없다는 것.
이런 것을 배우려고 고전을 읽는다.

알묘조장(揠苗助長) 이야기가 있다. 벼가 잘 안자라서, 뽑아 올렸더니 모두 말라 죽었다는 이야기.
한국 사회에 만연한 조기 교육에 대해서 읽어볼 만한 이야기다.
과연 버를 뽑아 올려주는 것이 성장을 도와주는(조장) 것인지...
조기 교육의 조장의 긍정적인 의미일 수 있는 것인지...

도와준다는 것이 기껏 혼돈을 죽여버린 일에서도 그렇다.
남해의 제왕 숙과 북해의 제왕 홀이 중앙의 제왕 혼돈의 대접을 잘 받았다. 그 은덕을 갚으려 생각다가, 사람에게는 이목구비의 일곱 구멍이 있는데 혼돈에게는 그것이 없으니 뚫어 주자고 했다. 하루에 구멍을 하나씩 뚫었는데 칠일째 되는 날, 혼돈은 죽어 버렸다.

장자에 나오는 이 우화를 다시 읽어 보면, 우리가 오늘 뚫고있는 이 구멍이,
과연 숨쉬는 데 필요한 사는 구멍인지, 듣기에 필요한 삶의 구멍인지, 아니면 죽음으로 이끄는 구멍인지를 곱씹어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