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해콩 > 앞서 가면서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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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해콩 > 앞서 가면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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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ic Words 내 인생을 확 바꾸는 마법의 말
하워드 카민스키 외 지음, 이지선 옮김 / 예담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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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 몸에는 콘트롤이 가능한 부분이 있고, 콘트롤이 불가능한 부분이 있다.

근육과 호흡 등은 가능하지만, 호르몬등에 의한 작용이나 무의식, 심장 박동은 조절이 불가능하다.

간혹 집중에 의해 심장의 움직임도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도 하지만...

이 책은 마음을 다루는 책이다.

자신이 없어지고 의기 소침해질 때, 자기의 미래에 대해 회의적일 때, 그대로 가만히 있으면 일은 백발 백중 틀어지게 되어 있다.

그 때, 자기만을 위한 말들을 적은 수첩을 만들어 두라는 것이다.

자기만을 위한 <매직 다이어리>를 펼쳐 들면, 어느 페이지인가에서 그 매직이 걸려 온다.

"왜 안된다는 거지?"도 좋고, "넌 소중한 거잖아."도 좋다.

좋은 말 한 마디가 마음의 가시 방석을, 그 가시 밭길을 향기로운 초원으로 만들 수도 있음을 실감하여 책으로까지 냈다.

사실 이 책은 별로 멋진 책은 아니다. 나에게나 다른 사람에게...

그러나,... 이 책을 가진, 저자에겐, 얼마나 멋진 책이겠는가.

수첩을 딱- 하고 펼치면, 용기를 주는, 사랑의 말들이 퐁퐁 솟아나는 다이어리, 그 매직의 순간을 누릴 수 있다면...

난 그런 마음으로 요즘 아들에게 100일간의 편지를 쓰고 있다. 이제 겨우 25일을 넘겼을 뿐인데, 좋은 말 보다는 잔소리가 많이 나온다. 앞으로 75일 동안은 좋은 말을, 아들이 곤란할 때 딱 펼쳐 들면 정말 멋진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말이 적혀 있기를 바라면서, 날마다 고민하고 고민해서 편지를 쓴다.

다 쓰고 나면 아내에게도 한 권 만들어 주고, 그리고 나서는 내년 쯤엔 나에게 주는 책도 한 권 만들고 싶다.

누구나 한 권쯤 갖고 싶은 책이리라. <매직 다이어리>. 갖고 싶다면, 만들면 됩니다. ^^ 지금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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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 한 지식인의 삶과 사상
리영희, 임헌영 대담 / 한길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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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화의 원흉, 진실의 목탁...

리영희 선생님. 우리 시대 의식화의 원흉이라고 판단한 그놈들의 지적은 전적으로 옳다. 내가 대학 들어가서 읽은 한완상의 <민중과 지식인>은 좀 관념적인 글이었고, 동녘편집부의 <철학 에세이>는 '이게 뭐 철학이지? 좀 허술한데?' 하는 생각을 들게 했던 기억이 나는데, 그 다음 읽은 선생님의 <전환 시대의 논리><우상과 이성><분단을 넘어서>같은 책들은 나의 <절대 데모를 해서는 안 된다>던 무식한 주관을 일거에 무너뜨린 책들이었다.

그분의 역작이라면 뭐니뭐니해도 <베트남 전쟁>일 것이다. 베트남의 전쟁에서 우리가 얻어온 것은 과연 무엇인지... 아직도 <국익>을 위해서 이라크에 부대를 파견하는 무지 몽매한 친미 정권이 지배한 어리버리 한국이 가야할 길이 무엇인지... 우린 베트남을 짓밟았고, 베트콩을 쏴죽였다는 '김상사들'의 새카만 얼굴만 보았지 그들의 몸 속에 묻어온 고엽제와 그들이 뿌리고 온 '2세들'의 슬픈 역사는 뒤켠에 감추어 두었던 역사를 배웠다.

푸에블루호 사건이라든지, 유신 시대의 삶을 접하다 보면 내가 관심을 가지고 읽었던 한국 현대사라는 것들이 얼마나 허술했던 그것이었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선생님의 글로 읽지 못하고 몸이 불편해 져서 임헌영과 대화 형식으로 엮인 글이다 보니 좀 뻣뻣하긴 하지만, 740페이지에 달하는 인생 역정은 나의 피를 들끓게도 하고 좌절하게도 한다.

일제가 물러가고 난 후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한 한국은, 4.19의 호기를 군사 정권의 쿠데타로 놓치게 되고, 1980년의 서울의 봄마저 광주의 피를 부르고 무위로 돌려버렸으며, 6.29의 뜨거웠던 열기도 보수 반동들의 단일화 후보 실패로 식어져 버리고 말았다.

리영희 선생님은 자꾸, 우리 민족의 저열함이 아닌가, 너무 구석에서 우물안 개구리로 자위하며 살지 않는가 걱정하시지만, 역사를 읽으시는 분이시니 다른 나라들의 좋은 기회에 비해서 우리 나라는 더 좋은 조건들을 더 악조건으로 만들어 버린 오욕의 역사가 더 안타까웠을 것이라 생각한다.

2차 대전 이후 최고의 냉전 지대, 21세기 유일한 분단 지대에 사는 우리로서는 늘 저자세로 고개 수그리고 살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존경할만한 지도자가 없었다기 보다도, 그런 지도자가 될 법한 사람들은 반드시 제거를 당했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숨어서 읽었고, 경찰서 대공과에서는 <해전사> <전환시대의 논리> <민중과 지식인> 같은 책들을 의식화 서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던 시절에 체계적으로 학습하지 못했던 분야를 이제라도 차근차근 읽고 싶은 욕망을 부른 책이다. 그런데, 촛불 시위에는 긍정적이지만 또한 축구판에서도 열정적인 요즘 젊은이들이 이런 책을 읽기나 하려는지... (요즘 젊은이 걱정하는 걸 보면 나도 늙은이 축으로 가고 있는 모양^^)

장차 외교 무대에 서고 싶다는 작년 우리 반 반장 녀석이 지금 재수하고 있는데, 올해 학교를 잘 가면 이 책 한 권 선물해 줘야겠다. 외교 무대에서 알아야 할 것, 지켜야 할 것, 배워야 할 것들이 이 책엔 무진장 묻혀 있는 것 같으니깐.

숱한 필화를 겪으시고, 5년 전 쓰러지셔서 이제 더 이상의 저술은 기대하기 힘들지도 모르지만, 부지런히 강연도 하시고 다니실 때, 한 마디라도 더 배우고 싶은 분.

몇 안 되는 이 시대의 양심이자 스승이라 할 수 있는 분의 이야기를 읽은 주말은 가슴 뿌듯하다.

선생님의 건강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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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10-16 0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영희 선생님 글은 저도 참 좋아했었거든요. 뭔가 다른 지식인들의 글보다 신선한 자료도 많고, 주장보다 증거로 가득차서 늘 우리를 놀라게 하셨던 글이 생각납니다.
선생님께서 건강하시기를 같이 빌어요. ...()...

글샘 2005-10-17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우리 나라엔 귀족도 없고, 존경할 만한 스승도 적은 사회가 되어 버렸습니다. 신영복 선생님이나 리영희 선생님처럼 꿋꿋한 스승님들께서 남기시는 말씀들을 우리는 회초리처럼 들어야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창비시선 239
안도현 지음 / 창비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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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의 시를 처음 만났을 때,

너에게 묻는다 ...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죽비로 어깻죽지라도 얻어 맞는 느낌이었다.

안도현의 언어들이 간혹 눈송이로 어깨에 내려 앉기도 했지만, 안도현의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너는... 이 시만 생각났다.

안도현이 어른을 위한 동화들을 쓸 때도 난 감동적이지 못했다. 그저, 연탄재만 생각했다.

이 시집에서 내 맘에 든 시가 하나 딱 있었다. 다른 시는 정말 그의 말마따나 <거시기>했다. 드러내놓고 말하기 <거시기>한 시들이 가득하다.

내 마음에 든 딱 하나의 시.

드디어 미쳤다.

제 여인의 허리를 껴안던 팔로
남의 여인의 허리를 쏘려고 조준을 한다.

제 딸아이의 볼을 쓰다듬던 손으로
남의 딸아이의 볼을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제 아들의 발등 앞에 축구공을 차주던 발로
남의 아들의 발등을 짓뭉개는 탱크를 운전한다.

제 마을의 울타리가 부서지면 달려나가 수리하더니
남의 마을의 울타리는 박격포로 부숴버린다.

제 나라의 나무와 꽃이 목마르면 물도 잘 뿌려주더니
남의 마을의 나무와 꽃에는 수천 발 미사일을 퍼붓는다.

드디어 미쳤다......

제 집의 개는 사람보다 더 사랑하고
남의 집의 사람은 개보다 더 증오한다.

아니다. 드디어 미친 것이 아니었다. 우리는 원래 좀 미친 민족이다. 어느 나라도 보내려 하지 않던 베트남에 우린 몇만의 군인을 보낸 역사를 가지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20%이상이 거부한 그 전쟁에... 그리고 우린 이라크에 우리 아이들을 파병한다. 남의 집의 가장을, 어머니를, 아이들을, 강아지들과 그 집과 그 가재도구들을 짓밟고 폭파하고 파괴하고 억압하라고 보냈단 말이다. 정말 미친 일이다. 미친 일을 보고 누구도 미쳤다고 하지 않으면... 그건 정말 미친 일이다. <거시기>한 이야기나 키득키득댈 것이 아니다. 정말 미칠 세상이다.

이병주란 소설가가 독일의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의 모든 기록을 모았단다. 이 나라 독재 세력의 모든 비리를 빗댄 소설을 써 보려고... 이병주는 결국 변절했다. 그래서 한국 문학에는 그런 큰 소설들이 나오기 힘들었다. 조정래의 소설에서 상당히 진실에 접근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도 쪽팔리게도 시혜자인 서구의 노벨상이 떨어지기를 목 메이게 기다린다.

한국이 노벨 평화상을 돈주고 사지 않고, 노벨 문학상을 받을 그 날은,

친일파들의 만행을 낱낱이 공개할 수 있고, 그 재산을 지금이라도 일정 정도 국가가 환수하며, 부정하게 정권을 남용한 전직 대통령들을 당당하게 처벌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그런 날이 올 때라야 어떤 상이든 돌아올 것이고 의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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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아이 2005-10-15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안도현이 드디어 미쳤다는 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 "연탄재"는, 판화 삽화(이철수 선생이 그렸던가?)와 함께 오랫동안 책상 유리 밑에 깔아두었던 시이지요.

글샘 2005-10-17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렇게 보이나요? 그러고 보니깐... 그렇네요. ㅋㅋㅋ
연탄재는 정말 멋진 시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