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화) - 김용택 시인의 풍경일기 봄
김용택 지음, 주명덕 사진 / 늘푸른소나무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나는 왜 쓰는가?
얼마 전, 알라딘에서 전화를 받았다. 스포츠 신문에서 독서의 계절을 맞아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데 응할 거냐고... 난 못 한다고 했다. 할 말이 없기 때문에...

내가 글을 읽는 이유는, 우리네 세상사 이 좁다란 마당을 조금이라도 넓게 보려는 나름의 노력인데, 글을 쓰는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누구에게 보여 주려는 것도 아니고, 나중에 책으로 펼 것도 아니고... 그저 떠오르는 것들을 쓸 따름이다. 뭘 인터뷰할 것인지... 기사는 원래 인터뷰 내용과 달라지는 것임도 부담스러웠다.

나는 내가 왜 쓰는지 모르고 있었는데, 김용택의 이 글을 읽다 보니, 그분도 마찬가지였다.

티끌같고 벌레같은 삶에서, 왜 문학을 하는지... 왜 시를 쓰는지... 그분의 주변에 아이들과 강과 산과 계절이 지나가고, 거기 있어서 그는 시를 썼던 것이란다.

시도 아닌 이 책은 아주 가볍다. 일기면서 사진첩이다. 나는 요즘 '좋은 생각'에서 자작나무를 하나 키우고 있다. 100일동안 글을 쓰면 10,000원에 책을 만들어 준단다. 아들에게 주는 편지를 오늘로 6일째 적고 있다. 12월 29일이면 그 100일째 글이 완성되는데, 게으르지 않고 완성할 수 있을는지... 하루 하루 글을 기록하다 보니까, 새삼 관계가 새롭다. 매일 보는 아들이지만, 하루 5-10분 정도 글을 쓰면서부터 잔소리가 줄어든 것 같다. 잔소리를 몽땅 책에 적었으니...

그 여자네 집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뭐니뭐니 해도 시인의 아내가 시인이 되어버린 그 시가 감동적이다.

당신께,
당신이 사랑을 노래하는 시인이라는 게
오늘은 더 행복합니다.
나도 어제, 내리는 봄비를 보며
당신 생각 많이 했습니다.
늘 당신의 눈길이 머무는 강이며, 운동장
몇 안 되는 아이들의 얼굴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이 감기에 걸려
따뜻한 숙직실에 초이, 소희, 창우, 다희 순서로 나란히
이불 속에 눕혀 한숨 재웠다는 당신,
당신이 서 있는 그 자리가
당신의 노래보다고,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더 아름답다는 걸 나는 압니다.
오월이 오면 우리 만난 지 십육 년이 됩니다.
십육 년을 하루처럼 내게 다정한 당신이지만
오늘 당신이 내게 불러 준 사랑 노래는
이봄,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합니다.
당신이 나를 너무도 소중히 여겨
나는 이 세상에 귀한 사람이 되었답니다.
여보 고맙습니다. 
                         당신의 아내

아내에게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좋은 남편이 못 된 것과, 자랑스런 선생이 되지 못하고 있는 나 자신이... 그래서 나는 날마다 읽고, 또 써 보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나아질까 하는 오해를 가득 품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각심 2005-09-26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남편에게 잔소리 많이 하는데 요즘은 시간이 남아 1-2시간씩 메일로 글을 쓰곤 합니다.수줍^^그런데 그 사람은 읽지 못해요. 왜냐면 제가 발송취소를 하는 버튼을 누르거든요. 저녁에 일기도 쓰곤하는데 뒤에서 욕좀 그만 쓰라구 하네요. 그렇게 하니까 선생님 말처럼 좀 더 잔소리가 줄어들고 마음이 고와지던데요. 이 책은 잘 모르지만 선생님의 마이리뷰 공감하며 읽구 갑니다^^ 휘리릭~


글샘 2005-09-27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공감하신다니 더불어 고맙습니다. ^^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다
정수일 지음 / 창비 / 200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옥중 서간집을 제법 읽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부터 시작해서, 서준식의 <옥중 서간>, 황대권의 <야생초 편지>, 이번엔 정수일의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다>까지.

정수일 선생의 편지글의 특징이라면,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투명한 정신의 소유자임이 명징하게 드러나 보인다는 점이다. 보통 감옥 생활이라면 감옥의 고통과 과거사에 대한 회한으로 가득하기가 쉬운데, 이 편지글들을 읽다 보면, 마치 감옥처럼 꾸며 놓은 세트장에서 한 편의 <강의>를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글임에도, 그의 글에서는 설명하는 투가 역력하다. 천상 선생 스타일의 문장이다.

분단이란 상황의 희생양이 되어 이유도 없이 감옥에 갇혀버린 국가보안법의 희생자, 무함마드 깐수.

그만의 아랍권 경험들을 총정리하여 우리 나라의 진부한 학술 풍토에 일거 새 바람을 몰아올 수 있었던 <실크로드학>의 맹아를 일거에 얼려버린 국가 보안법. <문명 교류학>에 대한 그의 애정은 새 시대에 적합한 학문적 훈풍이었음에 분명한데, 국보법의 낡은 틀은 학문에 앞서 해체돼버린 <이즘>의 비수를 들이대어 버린 것이다.

은둔국으로 취급된 우리 역사의 오명을 벗길 수 있는 역사적 고증을 <실크로드학>의 적임자로 자처하는 필자는 출감 후 활발한 저술 활동을 펴고 있다. 특히 2001년 9.11 테러 이후 급격히 관심이 쏠린 아랍 세계와 이슬람 세계에 대하여 <이슬람 문명>등 다양한 접근으로 이해를 돕고 있는 것이다.

그의 독특한 이력은 십여 개 국의 언어를 가능하게 하였으며, 그의 투철한 민족적 지성관은 분단 시대의 학술적 바탕을 세우기에 탄탄한 실력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겠다.

감옥살이의 팍팍함을 단풍, 서설등을 통해 낭만적으로 극복하고, 현실에 대한 비관보다는 학문에 대한 열정의 표출을 통한 생산적 옥살이를 소의 해에는 <소처럼> 우직하게, 호랑이 해에는 <호랑이처럼> 용맹하게, 토끼 해에는 <토끼처럼> 지혜롭게 넘기려고 하는 것이다.

'군자는 만년에 다시 정신을 백배 가다듬어여 한다' ( 晩年君子 更宜 精神百倍)는 자세는 진정한 학자의 자세를 일깨우기에 적당한 말이다. 이처럼 그분의 글 속에는 나를 일깨우는 말들이 셀수없이 많이 등장한다. 그야말로 송곳으로 허벅지를 찌르며 각고 면려하는 자세라 하겠다.

바람이 비껴 불고 빗발이 급한 곳에서는 다리를 꿋꿋이 세워야 하고, 꽃이 만발하고 버들이 흐늘 거리는 곳에서는 눈을 높은 곳에 두라(風斜雨急處 要立得脚定 花濃柳艶處 要著得眼高)라는 글은 역경에 처했을 때는 의지를 굳게 가다듬고, 순경에 처하여 영화를 누릴 때는 그 한 때의 영화에 현혹되거나 만족하는 속물이 되지 말고 도덕의 높은 경지를 지향하여 숭고하게 살라는 뜻을 가르친다.

선인 혜초에 대해 부끄럼을 느끼면서는 '수치임을 알면 분발할 용기가 생기는 법(知恥近乎勇)'이라 하였고,

몸은 수고롭게 하지 않으면 게을러져서 허물어지기 쉽다( 形不勞則怠惰易弊)라 하여 게으름을 경계하였고, 게으름이란 의지가 나약한데서 나오는 것이라 하면서 셰익스피어의 ‘우리의 육체가 정원이라면 우리의 의지는 그 정원을 가꾸는 정원사’라고 하였다. 에디슨의 ‘천재는 1퍼센트의 영감(inspiration)과 99퍼센트의 땀(perspiration)으로 이루어진다’는 말과 함께. 역시 대단한 노력가이다. 그 의지는 새끼줄을 톱 삼아 나무를 베는(繩鋸斷木) 자세와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드는(磨斧爲針) 정진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 이의 국어 사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탐독하는 자세와 천고마비처럼 잘못 쓰이는 말들에 대한 고구는 그의 한국어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를 느끼게 한다.(천고마비란 원래 초원에 사는 흉노족이 가을철이면 말을 살찌워 겨울 준비를 위해 노략질을 하던 것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한다. 천고마비는 시련의 상징이지 우리처럼 아름다운 가을 하늘로 써서는 안 되는 말이었던 것이다.)

 

평범한 곳에서 진리를 찾아야 한다는 말로 ‘참맛은 다만 담백할 뿐이고, 덕 높은 사람은 다만 평범할 뿐이다.(眞味只是淡 至人只是常)는 말도 음미할 만한 말이다.

 

최북의 초옥산수에 쓰인 화제 空山無人 水流花開를 걸고 두고두고 읊어볼 말들이다.


초옥산수, 최북

소를 타고 느릿느릿 걸어가신 선생의 글을 읽으며 고결한 학자의 꿋꿋함에 신선함을 느낄 수 있어 행복했던 일요일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부님 싸부님 1
이외수 지음 / 자인 / 200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외수의 우화 겸 만화 겸... 그런 책이다.

십여 년 전에 본 책인지도 모르겠는데, 오랜만에 도서관에서 한참을 읽었다.

삶을 맹목적으로 살아가는 보통 올챙이들과 달리 그 목적성을 찾는 물고기와 제자의 이야기.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는 삶에 대한 꺼풀을 그대로 둔 채, 달빛 비친 연못에서 스승 하얀 올챙이와 제자 까망 올챙이가 좌충우돌 도를 구한다.

올챙이의 물속 여행이 가볍고 즐겁다.

가볍게 읽으면서 인간의 한계를 느끼기에 좋은 책이다.

아쉬운 점은 깊이가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빌 브라이슨 지음, 이덕환 옮김 / 까치 / 200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광고만 봐서는 자연사 박물관이라도 드나드는 듯한 착각을 들게 했다. 나는 이 책이 멋진 과학사 책이라고 생각하고 거의 한 달에 걸쳐서 읽었는데, 결국 다 읽지도 못하면서 중간 중간 졸았고, 나중에는 흥미없는 부분은 뛰어 넘기도 했으며, 재미있는 부분은 너무 short history여서 아쉬움만 남고 만 그런 책이다.

두껍기는 겁나게 두꺼운 책인데(교실에 이 책을 들고 갔다가 까부는 녀석에게 이 책으로 때린다고 했더니 그 후로 조용해 졌다) 읽기에는 겁나는 책이다.

우선 제목에서 사기를 친다. 원 제목은 A short history of nearly everything 이었다. 거의 모든 것의 간략한 역사라고 해야 하는데, 그냥 역사라고 함으로써 독자들을 현혹시킨다.

그래, 그런데 현혹되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의 소비자인 건 분명하지만, 이런 자연과학(치고는 좀 유치한 수준의) 서적의 제목으로 왠지 사기 당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표지에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 이래 세계적 화제가 된 과학 교양서란 부제를 붙여서 사기꾼임을 확실하게 한다.

과학을 전혀 전공하지 않은 나같은 독자에게 <시간의 역사>가 미친 쇼크는 대단했다. 정말 잘 쓴 책은 전공자가 아니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이어야 했음을 가르쳐준 책이 시간의 역사였다.

스티븐 호킹과 빌 브라이슨의 차이가 그런 점일 것이다. 스티븐 호킹은 얇은 책 한 권으로도 세계의 존경을 받았고, 빌 브라이슨은 무지막지하게 두꺼운 책으로 욕을 먹으며 돈을 버는 그런 차이...

우주의 발생에서 생명의 발생 내지는 인류가 허우적거리고 있는 현대의 바다까지 여러 가지 박물학적 지식을 보여주고 있는데, 정말 저자가 간략한 역사만을 보여주려 했던 것인지...

마지막 부분에서 <인류는 어마어마한 종을 멸종시킨 추잡한 종족인데, 이런 사실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만약 우리의 외로운 우주에서 생명이 어디를 지나왔는가를 기록하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감시할 일을 맡길 수 있는 생물을 디자인하려고 한다면, 그런 일을 절대 인간에게 맡기면 안된다는 사실을 지적하는> 시선은 그의 과학에 대한 애정을 읽을 수도 있다.

이 책을 특정 분야의 사람들에게, 박물학이나 자연사 연구 관계자들에게 읽힐 목적이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저술할 의도였다면, 좀더 얇은 책으로, 나름대로 더 깊은 이야기들을 삽화와 다양한 도표와 함께, 여러 명의 전문가들이 여러 권의 책으로 집필했더라면 도움이 많이 되었을 거란 아쉬운 느낌이 많이 남은 책. (아, 도서관에 가져다 주기도 무겁다. ㅠ.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얘들아, 너희가 나쁜 게 아니야
미즈타니 오사무 지음, 김현희 옮김 / 에이지21 / 200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올해 실업계 고등학교로 근무지를 옮겼다. 처음에는 가난해서 실업계로 진학한 아이들에 대한 동정심과 이 아이들도 환경이 실업계일 뿐이지, 인간성이 그 본성이 실업계인 것은 아니다... 이런 의지를 가져 본 적도 있다.

그러나, 그 의지가 무너지는 데는 몇 달 걸리지 않았다. 수시로 일어나는 지각, 조퇴, 결석, 결과에 소낙비가 내리는 결석부가 되어버린 출석부. 날마다 몇 명씩 흡연 지도로 학생부로 들락거리는 학급, 수업 시간에도 싸움질을 하고, 젊은 여선생님이 수업하면 휴대폰으로 텔레비전을 켰다 끄기도 하고, 휴대폰을 압수당했다가도 살짝 되가져 온 뒤, 선생님이 잃어버렸다고 박박 대들기도 하고, 신입생의 책가방을 훔쳐가기도 하거나 교실에서 흡연을 하고, 복도나 계단에서 흡연하는 것은 예사이며, 실습실 앞에선 신발을 훔쳐가기도 한다.

정말 썩은 생선같은 아이들이 수두룩 했다. 그래서 빨리 이 썩은 생선같은 아이들을 만나는 환경에서 벗어나 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많이 했다. 작년까진 열심히 수업하면 그만큼 아이들이 좋아하고 따라주던 환경에서, 이젠 수업은 적게 할수록 아이들이 좋아하고, 열심히 수업하면 아이들은 의아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좌절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미즈타니 선생은 물론 우리 나라 교사는 아니지만, 우리보다 훨씬 약물 중독이나 폭력 조직의 문제가 심각한 일본에서 밤의 선생님이 되셨다. 생선은 썩지만, 아이들은 썩지 않아. 이것이 그분의 유일한 신조다.

아이들은 썩지 않아... 그래.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런 선생님이 필요하다. 아이들에게서 조금 악취가 난다고 해서 아이들을 닦아 주거나 청소를 할 생각도 하지 않고, 썩어 빠진 아이들이라고 내팽개쳐 버리면 아이들은 정말 금세 썩어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랬다. 실업계 아이들의 부모들은 일반계 아이들의 부모들에 비해 학력도 낮고, 소득 수준도 훨씬 낮다. 가난한 아이들이 가난한 학교에 오는 것이다. 이것은 아비투스를 운운할 것도 없이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가난해서 가난한 학교에 온 아이들에게, '그래 너흰 평생 가난하게 살아라!'하는 포기의 말을 남기는 교사가 되어선 안 되는 것이다.

사실, 미즈타니 선생이 만나는 아이들은 우리 반 아이들과 같은 아이들이 아니다. 마약에 중독되거나 가정에 심각한 결손을 가진 아이들이 대부분인 것이다. 그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기 손가락도 바칠 수 있는 단순무식한 애정으로 똘똘 뭉친 그런 분이 우리 학교에도 필요하다. 난 내 손가락을 바칠 정도로 단순무식하지 않은 <나름대로의 지식인>이기 때문에 그런 용기는 없지만, 썩어빠진 생선이라고 욕하면서 벗어날 궁리나 하는 썩어빠진 정신의 교사는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이들이 상해가는 냄새를 풍길 때, 이 한마디를 기억하리라.

생선을 썩지만, 아이들은 썩지 않아.

아이들은 늘 관심을 가지고 눈물을 닦아 줘야 하고, 밝고 깨끗한 환경에 놓아 두어야 썩지 않음을 기억할 일이다. 암으로 투병하고 있다는 미즈타니 선생께 고마움을 전한다. 정말 살아 있음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아이들에게 일깨우는 교사가 되기를 약속하면서...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각심 2005-09-24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비투스

문화적 취향, 옷맵시, 말씨에서부터 걸음걸이까지 한 번 몸에 배인 습관은 쉽사리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몸에 새겨진 습관, 행동양식을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는 ‘아비투스’라고 불렀다.
영어의 habit 과 어원을 같이하는 아비투스는 같은 철자의 라틴어에서 유래했으며, 프랑스어로는 아비투스로 발음된다. 현대 철학을 가르는 기준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의식과 사회구조 중 어느 것이 본질적인가를 묻는 논쟁은 닭과 달걀의 그것 만큼이나 지리한 대립이었다. 부르디외는 양 진영을 모두 비판하면서, 개인의식과 사회구조를 통합한 ‘아비투스를 가진 개인’을 제시했던 것이다.


글샘 2005-09-24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죄송합니다. 아비투스란 말을 그냥 써 버려서요. 그리고 설명을 붙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비로그인 2005-09-25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좋은 선생님이 되어 주시길... 첨 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