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원 전면교육 학습법
원동연 지음 / 김영사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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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아이큐가 좋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간혹 아이다, 이큐가 좋아야 한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한국의 학교에서 행복해 지기 위해서는 아직도, 아이큐가 좋아야 한다. 아이큐란 인텔리전트 쿼테이션, 즉 지적 능력 척도라 할 수 있다. 이미 인터넷의 시대가 되었고, 정보의 바다에서 지식의 시대는 지나갔다고 말하는 이들이 세상에는 많지만, 우리 학교에서는 아직도 지식을 평가하고 있다. 숱한 수능 문제는 사실 곰곰 생각해 보면 지식의 문제가 얼마나 많은지...

그렇지만, 세상을 아이큐가 좋다고 행복하게 살 수 없다는 것은 맞는 말이다. 일류대를 나왔다고 해서, 일류 기업에 취업되었다고 해서 인생의 행복이 보장되던 시대는 이제 어느 정도 지난 듯 하다.

이 시점에서 요즘은 한 가지 특성만으로는 세상에 적응하고 성공적인 삶은 살기 어렵다는 것이 대세인 듯하다. 그것은 다중 지능 이론이라 하는데, 이 책에서는 다중 지능을 다섯 가지로 이야기한다. 그 다섯가지는 곧, 지력, 체력, 심력, 자기관리, 인간관계라고 하는 다섯 가지 모양으로 그려 놓고, 그것을 다이아몬드 쿼테이션, 디큐라고 명명한다.

이 책을 서론만 읽고는 제법 읽을 것이 있는 듯 해 보였다.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 모든 것을 점수로 환산해 버리는 것. 그래서 국어 공부를 잘 해도 말을 못하거나 글을 못 쓰기도 하고, 과학 점수가 높아도 과학적 사고와는 거리가 멀며, 역사 공부를 잘 해도 역사관이 부족하고, 윤리 점수가 좋아도 윤리 의식이 땅바닥이라는 것.

이것의 문제점은 지력 중심의 교육관이 판치고 있어서이며, 아이들에게 지혜의 힘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

여기까지는 너무나도 원론적이면서 가장 훌륭한 교육 방법을 제시할 듯 시작하였다.

그런데, 각론으로 들어가면서는 너무 추상적이라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

저자가 이야기 했듯이, 공부의 처음은 올바른 방법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고, 공부의 뒷심은 다면적인 종합에서 나오는 것이며, 공부의 종점은 구체적인 학습 내용에 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 한 권의 책으로 공부하는 올바른 방법까지는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리고 다면적인 종합이 필요하다고 역설할 수는 있지만, 구체적인 커리큘럼에는 미칠 수 없다는 아쉬움을 남기는 책이다.

그 커리큘럼은 많은 부분 그렇듯이 교회의 교리 학습에 참고할 수도 있을 것이고, 국어 과목에 치중할 수도 있고, 영어가 약한 학생은 영어 부분에 집중하는 일도 있을 수 있다.

아무튼, 이 글의 서문은 학생들에게나 학부모에게나 교사에게나 큰 시사점을 주는 글인 듯 하다. 아이들에게 개미같은 부지런한 교사가 훌륭한 방법으로 아무리 주입하려 하더라도, 그 내용이 인생에 지혜를 주는 것이 아니라면 올바른 교육이 이뤄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생각한다. 공부에는 왕도가 없음을... 그리고 교사나 학생은 다양한 학습법을 추구할 수는 있지만, 공부를 완성해주는 로열 로드 Royal road는 어디에도 없음을 깨달아야 함을...

결국 학생의 지력에 부모님이나 교사의 도움을 받은 의지력(심력), 자기 관리를 통한 체력, 그리고 지혜의 샘에서 취한 자기 관리 방법, 원만한 인간 관계와 공동체 생활... 이런 것은 인류가 전승해온 지혜이며 삶의 방도의 일반론이었던 것 같다. 이런 학습서를 읽고 새로운 것을 발견하려는 사람은, 결국 처음의 자리로 돌아옴을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결국 공부는 <내>가 하는 것임을... 학문에는 왕도가 없음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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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소 2008-08-03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차원 전면교육은 결코 추상적인 내용만 있는것이 아닙니다. 실제 교육 현장에서 실행하고 있는 아주 구체적인 25가지 커리큘럼을 갖고 있답니다. 저자의 다른 책들이나 실시되고 있는 연수, 각 교육청이나 실제 저자가 세운 세인고등학고, 벨국제학교의 교육과정 속에 녹아 있지요^^
 
구도자에게 보낸 편지
헨리 데이빗 소로우 지음, 류시화 옮김 / 오래된미래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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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을 읽을 때, 개념 잡기가 어려웠다. 은둔자이면서, 힌두 신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다가, 불복종 이야기도 나오고... 소로우가 가진 위상에 대해서 선뜻 다가설 수 없었다.

이 책은 소로우가 블레이크에게 보낸 편지들을 옮기고, 각 편마다 류시화가 적절한 설명들을 붙여서 개념을 잡는데 큰 도움을 준다.

갠지스의 힌두 신들에게서 영향을 받고, 다시 그의 영향으로 불복종 운동을 인도 땅에서 일으키고... 나비의 날갯짓은 어떤 폭풍을 불러 올는지 예측할 수 없다.

세상의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고, 환경에 적응하고 순응하며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운명을 그처럼 예견한 이도 드물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공감한 것은 <노예>적 삶에 관한 것이다.

우리가 직업을 갖는다는 것은 <노예>가 되는 것이다. 노동자란 곧 임금에 자신의 가치를 팔고 노예로 종속하게 되는 것이다. 이 노예 생활을 거부하기 위해서는 소로우처럼 은둔의 삶을 살든지, 아니면 끊임없는 불복종의 생이 되어야 할 것인데... 그것이 얼마나 지난한 일인가.

아침에 시간에 맞춰 출근을 하고 회의에 참석한다. 조회에 다녀오고, 수업을 진행하고, 종례를 하고 퇴근 시간에 맞춰 집으로 간다. 이것은 내 삶을 노예로 만드는 틀이 된다. 이 노예로서의 삶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아이들>을 대하는 내 시선과, <주어진 교과서>를 수업하는 방식에서 <인생에 도움이 되는 수업>으로 바꾸는 것이 일단의 방편이 되리라. 그러나 이것도 해결책은 될 수 없다.

<부지런한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개미들처럼. 당신은 무엇을 위해 부지런한가?>

그렇지. 부지런한 선생이 올바른 것은 아니지. 나태한 선생에 비해서는 조금 낫다고 할 수 있지만, 부지런하기만 해서는 많이 부족하다. 개미들의 의미없는 못짓들처럼. 늘 무엇을 위해 부지런할 것인지, 무엇을 위해 부지런하고 있는지... 방향을 잃지 않도록 나침반을 보고, 이정표를 살피며, 지도책을 짚어 보고, 등대를 놓치지 않는 치열한 영혼의 맞대면이 그 길을 알려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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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해콩 > [퍼온글] [펌]호주제 폐지 이후 달라지는 것들.


양성평등한 사회를 위해 반드시 폐지되어야 했던 호주제! 드디어 호주제가 폐지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호주제폐지 이후의 변화는 어떠한 것인지 구체적으로 알아보고자 합니다.

호주제 폐지, 무엇이 달라지나요?

1. 호주제가 폐지되면 가족구성원 모두가 민주적이고 평등한 가족관계로 된다.
호주제가 폐지된다고 하더라도 실제 가족제도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그러나, 호주제가 폐지되면 호주와 가족을 구분하던 법적 개념이 철폐되고 호주제로 인해 법적, 사회적으로 2차적 존재에 머물렀던 우리 사회의 어머니, 아내, 딸들인 여성의 인권이 회복된다. 또한 수직적이고 차별적인 가족관계에서 평등하고 민주적인 가족관계 및 혼인관계로 변하게 될 것이다.

2. 가족의 범위가 넓어지며, 양성평등하게 규정된다.
현행 법에 의하면 호주를 기준으로 호주의 배우자, 혈족과 그 배우자 기타 민법의 규정에 의하여 그 가에 입적한 자를 가족으로 하지만, 민법개정안이 통과되면 배우자,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 그리고 생계를 같이하는 직계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직계혈족, 배우자의 형제자매로 그 범위가 확대된다. 따라서 생계를 같이하는 경우에는 며느리와 사위, 장인, 장모, 시아버지, 시어머니, 처남, 처제까지 가족에 포함된다. 또한 호주 대신 본인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양성평등하게 가족의 범위가 정해진다.

3. 자녀에게 아버지의 성(姓)과 본을 강제하지 않지만, 아버지의 성을 원칙으로 한다.
현행법상 자녀는 아버지의 성과 본을 따르도록 강제하는 부성(父姓)강제를 완화하였다. 개정민법에 의하면 자녀는 아버지의 성과 본을 원칙으로 하되, 부모가 혼인신고시 어머니의 성과 본을 따르도록 협의한 경우에는 어머니의 성을 따르게 된다. 협의가 되지 않은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아버지의 성을 따르는 문제점이 있으나, 법적 강제성을 철폐하였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

4. 형제,자매간에 성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혼인신고시 아버지성 또는 어머니성으로 쓰기로 결정이 되면 그 부모에게서 출생한 자녀는 결정된 하나의 성을 쓰게 된다. 따라서, 형제자매간은 통일된 성을 쓰게 된다. 처음에 아버지의 성을 쓰다가 중간에 어머니의 성으로 바꾸기는 불가능하고,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가정법원의 허가를 얻어야만 성 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5. 아버지가 혼인외의 자를 인지하여도 자녀는 아버지의 성을 따르지 않을 수 있다.
현행법상 어머니의 호적에 올리고 어머니의 성을 따르던 혼인외의 자를 아버지가 인지하게 되면 아버지의 호적으로 옮겨지고 성도 아버지의 성을 따라야 했었으나, 개정민법에 의하면 부모의 협의에 의하여 자녀가 종전의 성과 본을 계속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인지하기 전의 성과 본을 사용할 수 있다. 현재 미혼모가 자녀를 키우다가 친아버지의 인지신고로 자녀의 호적이 옮겨지고 성이 바뀌던 불합리함을 제거하고 앞으로는 부모 협의로 어머니 성을 계속하여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6 재혼가정의 자녀는 새아버지의 성을 쓸 수 있다.
현행법상 자녀는 반드시 친아버지의 성을 따르게 되어 재혼가정에서 아내의 전혼자녀는 새아버지와 성이 달라 학교생활 등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등 자녀복리의 저해요인이 되었다. 개정민법이 시행되면 재혼부부는 친양자 입양을 청구하여 자녀에게 새 아버지의 성을 따르게 할 수 있다.

7. 재혼가정에서 배우자의 전혼자녀는 친자로 공시된다.
혼인기간 1년 이상 된 재혼부부가 배우자의 전혼자녀를 친양자로 입양하게 되면 그 자녀는 새아버지의 성을 따를 뿐만 아니라 발급되는 신분등록부에도 친자로 공시된다. 신분등록부 원부에는 입양사실이 기재되지만 원부를 발급하는 일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엄격히 제한되므로 사생활이 보호된다. 친양자제도의 적용을 받게 되는 자녀 나이는 15세 미만자이고 친생부모가 친양자 입양에 동의할 것을 요건으로 하며 친양자로 되면 친생부모와는 법적으로 부모, 자식관계가 완전히 단절된다.

8. 입양제도를 개선하는 친양자제도가 도입된다.
친양자제도는 재혼가정 뿐만 아니라, 혼인기간 3년 이상 된 부부로서 입양하는 경우에도 해당된다. 따라서 입양시설 등에서 자를 입양하는 경우에도 신분등록부에 친생자로 공시된다. 새아버지의 성을 따를 수 있음은 물론이다. 또한 이 경우에도 친생부모와는 법적으로 부모, 자식관계가 완전히 단절된다.

9. 성 변경의 가능성은 있으나, 무조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개정민법에 의하면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성과 본을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아버지, 어머니, 또는 자녀의 청구에 의하여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 바꿀 수 있게 된다. 성을 변경할 여지는 인정되지만, 가정법원의 엄격한 판단에 의하여 허가를 받아야만 가능한 것이다. 예를 들면 자녀의 복리에 해당하는 경우로는 친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해 자녀가 아버지의 성을 쓰기를 거부한 경우 등이 해당한다.

10. 호적 등, 초본 대신 새로운 신분등록부가 사용된다.
민법개정안이 통과되어 호주제가 폐지되면 호주를 기준으로 하여 가별로 편제되었던 호적은 폐기된다. 새로운 신분등록법에 의해 마련된 신분등록부가 호적 등, 초본을 대체한다. 새로운 신분등록부에는 호주를 기록하는 난이 없어지고 호주 대신에 본인을 기준으로 하여 출생, 입양, 혼인, 이혼, 사망 등 출생부터 사망할 때까지의 변동사항이 모두 기록된다. 또, 배우자, 부모, 배우자의 부모, 자녀, 형제자매 등의 인적사항이 기록된다. 다만 호주제 폐지의 법적 효력은 2008년 1월 1일부터 발생하므로 새로운 신분등록법 실시도 그와 같다.

11. 각 개인이 신분등록부의 기준인이 된다.
호주제가 폐지되면 호주를 기준으로 한 호적대신에 각 개인을 기준으로 하여 개인 한사람 한사람마다 신분등록부가 편제된다. 개인의 성명과 주민등록번호, 본적으로 검색이 가능하게 되고, 각 개인이 각자의 신분등록부의 주인이 된다. 결혼하더라도 아내가 남편의 호적에 입적하는 대신에 자신의 신분등록부에 배우자의 인적사항을 기재할 뿐이며, 자녀 역시 아버지의 호적에 들어가는 대신에 자신의 신분등록부에 부모의 인적사항을 기재하게 된다.

12. 새로운 신분등록제에 의하여 다양한 가족형태를 수용하게 된다.
새로운 신분등록부에는 신분변동사항은 본인의 것만 기재되고, 부모 등 가족의 신분변동사항은 기재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부모의 이혼, 재혼 등 사실 여부가 기재되지 않고 사회적 편견으로 인한 불이익을 받지 아니하게 된다.

13. 호적등본 대신에 목적별 공부를 제출하게 된다.
상속관계 확인, 보험, 연금, 보상 등 수급자 확인, 기타 신원 확인을 위하여 제출하였던 호적등본 대신에 새로운 신분공시제에 의한 목적별 공부를 발급받아 제출하게 된다. 신분등록원부를 제출하는 것은 법에 의해 극히 제한적인 경우에 한하게 될 것이다. 보통의 경우 목적별로 가족사항, 혼인사항 등 필요한 공부(公簿)를 발급받아 제출하게 된다.

14. 새로운 신분등록부로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새로운 신분등록부 원부에는 본인을 중심으로 하여 배우자, 부모, 배우자의 부모, 자녀, 형제자매의 인적사항이 기재된다. 따라서 신분등록부상으로 얼마든지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사촌 이상의 관계는 현행 호적에서도 제적부 확인을 거쳐야 하는 사항이었으며, 전산화된 새 신분등록부에서 단계별 검색을 거치면 가능하다.

15. 족보는 문중에서 계속 기록, 보관하면 된다.
족보는 문중의 가계(家系)를 기록하는 사적인 기록부이다. 호주제가 폐지되고 새로운 신분등록부가 호적을 대체하더라도 족보와는 전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이다. 호주제를 폐지한 후에도 원하는 문중은 족보를 계속 기록, 보관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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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지음 / 민음사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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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이미 이 소설을 두고 논란이 되었던 적이 있었다. 페미니스트들에게서 반페미니즘 소설로 낙인찍혀 욕을 숱하게 얻어먹고 말았던 소설이다.

당시에는 욕먹는 작품 괜스레 읽어 봤댔자, 혈압만 오른다 싶어 그저 넘겼는데, 이제 무슨 이야긴지 궁금해서 빌려 보았는데...

한 마디로, 이건 소설이 아니다. 겉표지에 분명 장편소설이라고 적긴 했으나, 장편이긴 한데, 소설은 아니다.

차라리 복거일의 영어 공용어화론은 우리의 지나친 순수주의에 대한 경계라고 이해할 수 있는 측면도 있지만, 이문열의 <선택>은 호주제가 폐지되고 있는 마당에, 한낱 웃음거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한때, 젊은 날의 초상, 사람의 아들로 우리 젊은 시절의 <감상주의>를 달래 주었고, 냉전 이데올로기의 노예가 되어 하루하루를 소모하던 내 젊은 시절에 그의 영웅시대는 <광장>과 같은 또하나의 푯대가 되어 주었으며,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으로 우리 시대의 분노로 일그러진 자화상을 <상징주의>적 수법으로 형상화했던 그가, 어찌어찌 하다 보니 날개도 없이 추락만 하고 있는 것인지... 하긴 그의 소설이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고 우길 때부터 날개가 없었던 듯 하다.

서정주가 쪽팔린 줄도 모르고 전두환이 편을 들던 시절처럼, 이문열도 쪽팔린 줄도 모르고 자기가 균형감각을 이야기하려고 하는 거라고 떠드는 꼴은 이 시대의 논리가 얼마나 가진자의 횡포인지를 보여주는 듯 해 씁쓸하기만 하다.

이 글은 <형상화>에 실패하고 있으므로 소설은 아니다. 그저 수필, 그것도 가벼운 신변 잡기의 수필에 불과할 뿐이다. 장편 수필이라 하면 되겠다.

이문열이 착각하는 것은 한 두가지가 아닌데,

우선, 자기네 가문이 양반 가문이었던데 대한 자부심은, 마치 상놈인 나더러 <양반처럼 고결한 삶을 선택>하면 될 것을... 하는 마리 앙트와네뜨의 '빵이 없으면 카스테라를 먹지'와 유사한 착각으로 보인다. 그는 양반이 득세하던 시절에 자신이 태어나지 못했음을 무지무지 원망할게다. ㅋㅋㅋ 쌤통이다.

그리고, 이 시대의 여성 문제는 그동안의 시대 탓이란다. 그래서 남성도 같이 자유롭지 못한데(이 말은 맞다) 페미니스트들은 그저 한 쪽으로만 몰아간다고 한다. <현모 양처를 선택>하는 것도 자유로운 한 삶인데 말이다.... 하면서... <현모 양처>가 정말 현명하고 지혜로운 아내의 선택이라면, 세계 최저의 출산율은 우리 아내들의 현명하지 못한 선택의 소산이란 말인가... 이 책은, 출산 거부를 <선택>한 이 시대의 여성들에 대한 모독이다.

자신은 이조 시대의 귀족 후예로서 고상한 유교적 전통을 고수하며 잰체하고 싶은데, 세상은 불쌍놈들이 목청 돋우는 시대가 되어서 그는 몹시도 성이 났나 보다. 그래서 제사도 안 지낼 놈들, 제사지낼 후손도 안 낳는 놈들에 대해서 시퍼런 칼날을 간다... 그 어머니들의 <사랑과 정성>을 알지도 못한다면서...

시대착오도 이만저만이 아닌 사람이다. ... 피할 수 없는 강요에도 선택의 여지는 있게 마련이다. 맹목적인 순응과 적극적인 수용은 다르다. 조선 시대 여성들에게 가문은 피할 수 없는 강요였다. 그러나 나는 맹목적으로 순응한 게 아니라 그런 나름의 논리를 통해 적극적으로 그 이념을 껴안았고, 그런 뜻에서 감히 가문을 내가 결혼 뒤에 첫번째로 한 선택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말하고 싶겠지... 자기네는 양반 가문이었다고... 그래서 학문을 포기하고(조선 시대에 여성이 학문을 포기한다는 말 자체가 성립하는 것일까?) 그 봉건적 유교의 가부장 이념을 수용했다는 어불성설인 잡문을 책으로 묶은 것은 참으로 희생한 나무에게 아까운 일이다.

그렇다면 이문열에게 권하고 싶다. 오늘부터 간절히 간절히 빌어서 조선시대 여성으로, 그와 가장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라고. 그렇게 논리적으로 이념을 실현하라고 말이다.

하긴, 호주제 폐지를 놓고 갓쓰고 수염기른 영감들이 국회 의사당 앞에서 시위하는 거 보면, 아직도 이씨 조선 사람들이 호패를 차고 돌아다니는 세상이 우리와 차원이 다른 어느 공간엔가 존재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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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 마을에 사는 럭키 씨의 성공일기
스코트 L. 테일러 지음, 김정미 옮김 / 행복한책가게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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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터는 용기없는 소년이다. 그에게 학교신문사 편집부의 특명이 떨어진다. 그 마을의 숨은 명사, 럭키씨를 인터뷰하라. 그 의도는 짖궂은 장난이었지만, 럭키씨와 인터뷰에 유터는 성공한다.

미스터 행운(럭키)씨는 유터에게 '너, 역시(You, too)' 잘 할 수 있음을 가르친다. 유터가 13일이나 끈질기게 기다릴 수 있었던 덕분이다.

이렇게 행운은 끈질긴 자에게 오는 것인가.

모든 사람은 자기에게 무언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좌절하는데, 사실은 그 문제에 약간의 창조적인 상상력을 기울이면 <기회>가 온다고 가르친다. 변화(change)에서 한 자만 바꾸면 기회(chance)가 된다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사람들은 이런 잘못된 신념에 휩싸여 산다.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어떤 것이 진정한 문제인지 파악하지 못한다.
자신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문제가 아닌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쓴다.
제한된 시간 안에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더 늦기 전에 포기해야 한다고 믿는다.
자기 자신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믿는다.
인간의 본성 중 하나가 게으름이라고 믿는다.

이 책의 저자는 <자원 마스터 마인딩(Resource Masterminding)> 기법을 통해 누구나 위기를 성공으로 역전시킬 수 있는 4가지 단계를 제시한다.

1. 진정한 문제를 찾고,
2. 문제의 자원들을 발견하고,
3. 최고의 자원들을 집약하고,
4. 그 자원들을 결합하여 시너지를 창출한다.

자신에게 부여된 잘못된 신념을 극복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사는 방법을 변화시킬 수 있을 거다. 변화에서 기회를 잡을 수도 있을 테니까...

나도 요즘 너무 힘빠져 한 것 아닌가 반성한다. 사실 돌이켜 보면 불필요한 자책과 진정한 문제가 아닌 것들에 에너지를 낭비한 것이 아닌가 하고...

이 책에 수록된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을 적어 본다.

만일 당신이 패배할 것이라 생각한다면 당신은 그럴 것이다.
만일 당신이 도전하지 못하리라 생각한다면 당신은 못할 것이다.
만일 당신이 성공을 원하지만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한다면
당신은 십중팔구 할 수 없을 것이다.
만일 당신이 실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실패할 것이다.
세상을 살면서 우리는
성공이란 한 사람의 의지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것은 모두 마음의 자세에 달려 있다.

만일 당신이 스스로 뛰어나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그럴 것이다.
높이 오르려면 높이 생각해야 한다.
성공을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한다.
삶의 성공은 항상
더 강하고 더 빠른 자에게 가는 것만은 아니다.
머지않아 성공을 거머쥘 사람은 바로
자신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월터 D. 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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