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쉼표, 재충전여행 33
김홍기 지음 / 미디어윌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어린이날 뒷날이 개교기념일이어서 간만의 조용한 휴일을 계획했는데 비가 내리는 통에 날씨 탓으로 돌리고 간단하게 경주 감은사지 들렀다가 반월성에서 유채꽃을 구경하고 왔다.

전국 곳곳에 유명한 데는 많이 돌아다녀본 터라, 가깝고 좋은 곳이 없을까 해서 뒤적거려본 책이다.

원래 이번에 점찍어 둔 곳은 이 책에 나오는 창녕 우포늪, 청송 주산지, 여수 영취산 등이었다.

창녕 우포늪은 가깝기도 하거니와 늪이 주는 고즈넉함을 평일에는 기대할 수 있었고, 청송 주산지는 김기덕 감독의 봄여름가을겨울그리고봄이란 영화에서 끝내주는 풍광을 보여주어 나와 아내를 매혹시킨 곳이었고, 여수 영취산은 철쭉으로 불붙은 유명한 산으로 이 책에서 만난 곳이다.

한창 햇살 따스한 날이어서 산행도 좋으리라 계획하고 있었는데... 웬걸, 어린이날부터 종일토록 비가 내리더니 어제는 하루종일 오락가락했다.

이 책은 시원한 눈맛을 제공하는 사진들 외에도, 여행지 정보가 상세하게 안내되어있어 드물게 맘에 꼭 드는 여행안내서라고 하겠다. 자가 운전자를 위한 상세 약도 뿐만 아니라, 숙소, 맛집 안내도 상세하게 안내한다.

신토불이라고, 나고 자란 땅이 따숩지 않은 이 누가 있으리마는, 외국에 다녀볼수록 새삼 우리 국토의 올망졸망한 아름다움이 다사랍게 느껴진다.

멀리 다니지 않아도, 발품을 팔아 이런 책들을 보여주는 이들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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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einsusun 2005-05-08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한권 사야겠어요.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이렇게 제목만 요란하고 내용 없는 여행책자들이 많아서 아쉬었었는데, 글샘선생님의 추천이 있으니 든든해요.^^ Thanks to 할께요!

글샘 2005-05-12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책에 비해서 제 취향에 맞다는 것이랍니다. 리뷰 쓸 때는 좋은 점만 쓰게 되는 경우도 많잖아요. 든든하시다니 왠지 불안해집니당.^^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이카로스는
새의 깃털로 날개를 만들어서
탈옥하는데 성공했다.

하늘로 두둥실 떠오르는 순간
이카로스의 마음 한편에는 오만함이
슬며시 머리를 쳐들게 되었다.
이제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더 높이 날 수 있다는 생각에
탈옥이라는 당초의 목적을 잊은 채
가능한 높이 날아오르는 데만 열중하게 되었다.

하늘 높이 오르기만 하던 이카로스는
결국 추락해 죽고 만다.
강렬한 태양빛에
깃털을 이어 붙인 밀랍이 녹아내렸기 때문이다.

많이 알려진 이야기다.
기업을 비롯한 다른 모든 개인과 조직도
한때의 성공이 자만심과 관성, 과잉과 폐쇄성을 야기하여
급격한 실패로 연결될 수 있다는
교훈을 좋은 사례이다.

- 캐나다, 대니 밀러(Danny Miller)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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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정원사 - 평범한 선생님들의 특별한 수업 이야기
잭 캔필드. 마크 빅터 한센 엮음, 노은정 옮김 / 이레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스승의 날 선물이 뭐가 좋을지 고민하시는 분이라면, 이 책이 딱이라고 권하고 싶다.

이 책 한 권이 부족하다고 생각된다면, 간단한 편지글이라도 한 편 적어 보든지.

잭 캔필드와 마크 빅터 한센은 감동적인 이야기를 <반전 드라마>로 꾸미는 데 명수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만난 책을 읽으면서 한 나절을 행복했다.

이 이야기책 속에는 선생님을 만나서 행복했던 사람들과, 제자들을 만나서 행복했던 사람들이 공존한다. 현대 사회에서 선생님이 없었던 사람은 없었을 것이기 때문에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날마다 악동들과 먼지 구덩이 속에서 싸우지만, 아이들의 발전하는 모습 하나하나를 보는 것이 교사들의 낙이다.

그리고 교사들이 살아가는 하루 하루는 보람으로 가득차 있지도, 감격으로 환희에 휩싸이지도 않는 피곤하고 지치게 하는 일들의 연속으로 이루어진다. 그렇지만, 적어도 이 책에 나오는 교사들은 소명감을 가지고 일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소명 의식을 가지고 일하는 교사 옆에는 늘 천사들이 가득할 것이라는 것이 이 책이 주는 메시지라하겠다.

스승의 날. 우리 교사들은 하루 쉬고 싶어한다. 올해는 일요일이라 쉴 수 있어 다행인데, 그 전날 기념식을 한다. 정말 학생들이 하고 싶어하는 기념식 아닌, 형식적인 기념식. 스승의 날, 지나간 제자들에게서 올라온 몇 통의 메일은 교사들을 잠시 행복하게 한다. 칠판에 가득 낙서를 해 놓고, 초코파이에 촛불이라도 꽂아놓은 케이크와 스승의 날 노래는 눈물없이 듣기 어려운 감동적인 노래다.

타고르의 기탄잘리에서 <원정>이란 시가 있었다. <정원사>란 뜻이다. 하느님의 정원사가 되어 하느님의 정원을 마음껏 가꾸고 싶다는 소망을 적은 시였던 듯 한데... 교사란 그런 것 아닐까 한다. 하느님의 정원사. 그래서 천사들과 늘 작업을 벌이는 행복한 노동자 말이다.

이 책에서 <가장 좋은 교사란 아이들과 함께 웃는 교사>이과 <가장 좋지 않은 교사란 아이들을 우습게 보는 교사>라는 말은 가슴에 와 닿는다. 함께 웃기. 제일 어려운 일 아닐까?

<우리는 어린이들이 내일 무엇이 될지 염려하지만, 그 아이가 오늘 소중한 존재라는 것은 잊고 있다>는 구절을 보고는 날마다 십 분의 반성을 하기로 생각해 두고, 실천하기 어려움을 생각한다.

사물함 번호와 아이큐를 혼동한 선생님, 어머니께 보여 드리지 못했던 애니 리의 달력, 장애자 켈리의 걸음마가 일으킨 작은 기적, 이런 것들을 읽으며 나의 피곤하고 지친 한 순간 한 순간이 자라는 아이들에게는 성장하고 있는 <빅뱅의 시간>들임을 잊지 않기로 혼자 가만히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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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5-05-11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억지스러운 '스승의 날'이 없어져야한다는 선생님의 의견에 동의해요. 그/런/데 '스승'은 물론이고 가끔 '샘~, 선생님'이라는 호칭도 미망해지는 제가 '스승의 날'을 맞아 스스로에게 선물을 주고 싶어지네요. 어색하고 부끄럽고 그래서 어찌해야할 바를 모르겠는 공포의 스승의 날... 몰래 도망나와 이 책이나 열심히 봐야겠어요.

글샘 2005-05-12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어색하고 도피하고 싶은 스승의 날 교사로서의 자리. 객관적으로 나는 어떤 교사인지 반성해 보는 기회로 삼는 것도 좋을 듯 하네요.
 

나는 힘이 센 강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두뇌가 뛰어난 천재도 아닙니다.
날마다 새롭게 변했을 뿐입니다.
그것이 나의 성공 비결입니다.
‘Change(변화)’의 g를 c로 바꿔보십시오.
‘Chance(기회)'가 되지 않습니까?
변화 속에 반드시 기회가 숨어있습니다.
-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입니다.
그러나 현실에 안주해서는
새로운 기회를 찾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인간 본성을 거슬러,
변화를 잘 하는 사람과
변화를 즐기는 기업이 경쟁력이 더 있고
성공할 확률도 높습니다.

저는 제 개인의 경쟁력을 펑가하는 수단으로
'나는 변화를 잘 하는 사람인지',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변화를 즐기는 사람이라
평가하는지'의 두 가지 척도를 활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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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휙휙 2005-05-02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따라 더욱 공감가는 글입니다. 제 서재에 담아갈께요~

나사 2005-05-02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들 감사합니다.
 
'새로운 사람'에게 - 오에 겐자부로의 교육 에세이
오에 겐자부로 지음, 위귀정 옮김 / 까치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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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유명한 오에 겐자부로. 그의 <나의 나무 아래서>를 2년 쯤 전에 읽었는데, 유사하게 생긴 책이 있어 읽어 보니 내용도 유사하다. 그 책의 2탄이라 할 만하다.

옛날 사람으로서 평생을 글쓰기에 매진해온 지식인으로서, 젊은이에게 남기고 싶은 메시지를 담담하게 적고 있다.

오에 겐자부로의 장점은 글을 어렵지 않게 쓴다는 것이고, 흥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내인 오에 유카리의 그림은 수수하고 부드러워서 글의 맛을 더해준다.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살면 좋겠다. 젊은이가 알고 있다면, 나이든 사람이 행동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책을 천천히 읽는 연습을 하자... 등 오에 겐자부로는 쉬운 이야기를 한다.

살면서 겪어온 이지메, 어린 시절 이야기, 원폭과 장애자 아들 히카리 이야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애정과 관심... 정말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느긋한 어조로 풀어내는 그의 글에는, 사람으로서 사람답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생각을 고쳐야 하고, 어떤 행동에 앞장서야 하는지를 선동하지 않으면서 독자를 행동하게 만든다.

선동하지 않으면서 움직이게 만드는 힘, 그것이 글에서 가장 어려운 대목인데 말이다.

뜨거운 가슴을 앞세우면 글이 너무 달떠버려 가벼워지게 마련이고, 논리적으로 말하자면 글이 너무 현학적으로 변해버리기 일쑤지 않은가.

원폭을 당한 나라. 그래서 장애인 아이를 두게된 부부. 세계적인 문학상을 받았지만, 지극히 겸손한 주장을 펴는 이 노장에게서 배워야할 점은, 진리는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 어렵지 않기 때문에 어려운 말로 주장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주변의 이야기들을 쉬엄쉬엄 하다보면, 그만의 독특한 인격이 묻은 문체가 글로 매끄럽게 이어져 나온다.

어린 시절엔 가지고 있다가, 어른이 되면 잊고 마는 것.

그것은 <긍지>다.

그것이 무언지를 알고 있는 저자의 충고는, 그것을 잊지 않고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는 조용하면서도 사자후 이상의 힘을 느끼게 한다.

옛날 사람이 새 시대의 사람, 아타라시이 히토노 호-에, 새 사람에게로 전달해 주는 메시지.

이 책은 아이들,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쓴 글 같으면서도, 그들의 부모들이 먼저 읽고 되돌아봐야할 책이란 생각이 든다. 찾아보면, 아마도 전에 쓴 <나의 나무 아래서>의 리뷰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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