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십팔사략 7 - 삼국시대
고우영 지음 / 두산동아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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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십여 년 전에 삼국지를 읽었던 적이 있다.

옛사람들이 삼국지를 몇 번을 읽어야 하느니 어쩌니 하는데, 나는 삼국지를 읽으면서 그 책이 뭐가 좋은지 잘 몰랐다. 다시 읽어 보려고 삼국지를 한 질 사 놓기까지 했는데, 아직 읽을 시간을 내지 못하고 있다.

모름지기 남자는 삼국지를 몇 번 읽어야 한다는데, 십팔사략 7권을 읽은 지금으로는 당분간 삼국지를 읽고 싶지 않다.

재미로 나라의 흥망과 사람의 죽음을 읽어 제낀다는 것이 그다지 맘에 내키지 않는 것이다.

지금도 생각나는 것은 삼국지(이건 실제로 역사책이고 우리가 재미로 읽는 것은 삼국지 연의라는 소설이다.)에서 꾀라는 것이 대부분 남들을 속이는 것이라는 거다. 제갈공명의 적벽대전에서도 고육지책을 쓴 데는 상대를 속이는 방법을 썼고, 그 숱한 속임수가 역사를 좌지우지 했던 것을 본다면, 삼국지가 과연 인생의 지침이 될만한 사나이들의 책인지... 회의가 든다.

워낙 유명한 유비, 관우, 장비와 제갈 공명, 조자룡, 그리고 간웅 조조의 이야기까지, 다른 책에 비하여 쉽게 읽히는 권이었던 것 같다.

뛰어난 중국 사람들의 능력, 어떤 꼬마가 중국 아이들이 한 꺼번에 오줌을 누면 일본 땅은 가라앉아버린다는 뻥도 치더라만, 중국인들의 능력이 많은 제국들의 그것처럼 폭력적이지 않고 평화로운 그것이라면 얼마나 좋았으랴만...

지금도 티벳이나 여러 자치주에서 당하는 인권 침해 사례를 볼 때, 김구 선생이 바라던 평화의 사상으로 뭉친 세계적 국가는 영원히 도래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십팔사략을 8권으로 넘어가려니 벌써 아쉬움이 앞선다. 아, 이런 게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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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 그리스에 길을 묻다
이윤기 지음 / 해냄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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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그리스 신화에 얽힌 이야기들을 현대 문화들에 비춰보려는 의도로 쓰인 듯 하다. 그리스 신화에 쓰였던 이야기들이 상징하는 바를 나름대로 해석해내려는 의도는 의미있어 보이지만, 우리와 전혀 다른 문화권인 그리스 사람들의 원형적 심상은 세계를 떠돌아다니며 사는 세계인인 그에게는 유의미할는지 몰라도, 내겐 별로 그렇지 않은 이야기들도 많았다.

이 책은 제1부. 신화에 길을 묻다. 제2부. 역사에 길을 묻다. 제3부. 현장에서 길을 묻다고 구성되는데, 제1부의 이야기들은 신화를 현대적으로 조명한 새로운 시도로 이 책에서 제법 읽을 만한 부분이다.

메두사를 거울에 비쳐서 파멸시킨 페르세우스를 수퍼맨에 대입한 것은 멋진 시도다. 그리고 그의 이 글들이 <에두르다 정곡을 찌르는> 수사법에 많은 비중을 둔 것도 그럴 듯 하다. 그러나, 그리스, 로마의 인물들, 신화속의 이야기들이 그들에게는 너무나도 유명하고 일상적인 것일지라도, 우리에게는 그렇지 않다는 간극을 지우기엔 이야기들의 소재가 다소 까다롭기도 하다.

세계의 다양한 현장들을 다니면서 의미있는 소재들을 선긋기로 이어주는 그의 능력은 탁월하다. 그의 기호학적 취향도 재미있다.

오스트라키스모스. 도편추방제 이야기에서 : 스스로를 추방하는 경험을 통해 자신을 강화하라. 영원히 추방당하지 않으려면...

헤라클레스 : 세상 떠날 때가 되자 그는 스스로 만든 화장단으로 올라가 그 불길에 타죽는다. 어제의 영웅이 오늘 순교하지 못하면 내일은 폭군이 되어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이 위대한 헤르메스(전령)의 시대에 "나는 무엇을 무엇으로 바꿀 것인가?"를 진지하게 묻는 그의 질문은 그 소재들이 다소 낯설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유의미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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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에 세상이 담겼어요 - 양동숙 교수님이 들려 주는 한자 이야기 1 양동숙 교수님이 들려 주는 한자 이야기 1
양동숙 지음, 심환근 그림 / 푸른숲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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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교수가 손자뻘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적은 한자 공부책이다.

한자를 원리에 따라 상형과 지사의 원리를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다. 정말 손자에게 알려주려는 듯이 쉽게 쓰려고 한 것 같다.

우리 나라는 지적인 학습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한자에 대해서도 그건 예외가 아니다. 부모들이 영어, 수학 담으로 몰두하는 종목이 한자인 것 같으니깐... 구몬 한자, 장원 한자... 이런 거 보면 눈이 다 어지럽다.

한자는 그저 자꾸 써 보고, 읽어보면 된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 전공과 관련된 한자를 부지런히 익히면 되고... 일본어나 중국어를 배울 때도 3,4급 정도의 한자 실력이면 된다.

이 책은 초등 고학년 정도면 충분히 읽어낼 수 있을 듯 하다.

신체의 각 부분, 동물, 우리와 가까운 사물들에서 유추하여 만들어낸 글자들을 잘 설명하고 있다. 이 글자들을 알아야 다른 한자들을 익히는 기초가 되는 한자들.

한자는 복잡하고 고지식한 지식 덩어리가 아니라, 우리가 말을 배우듯이 차근차근 익히는 언어의 한 쪽이란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부모들이 자기가 모르는 걸 아이들에게 주입하려고 무식하게 한자를 마구잽이로 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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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마개 2005-04-22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법학 전공이라 한자를 꽤 많이 아는데 그게 가장 유용하게 쓰일때가 중국 여행할 때더라구요. 필담으로 반은 해결 한다는...언어를 하나 더 알면 세상을 보는 눈을 하나 더 가지는 거라잖아요.
 
만화 십팔사략 6 - 후한시대
고우영 지음 / 두산동아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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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뉴스 거리가 없어서 뒷집 강아지가 오리를 물어 죽인 것이 뉴스가 된다는 평화롭던 시대도 있지만, 왕권이 강화될 때가 있으면 약화될 때도 있는 법.

후한 시대에는 참으로 인물도 많았다.

또한 환관들의 파렴치한 행위도 끊이지 않았다.

환관 못지않게 외척의 횡포도 수시로 돌발하고...

세상에는 지도자로 적합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비서직으로 적절한 사람이 있다. 리더십은 부족하지만 기획력이나 인간 관계에 바탕을 둔 업무의 추진이 아주 비상한 사람들이 있다. 아마도 정치판에서 이런 사람들이 환관이었지 않았나 싶다. 우리 정치판에도 별것 아닌 허접해 보이는 인물들이 <킹 메이커>니 어쩌니 하면서 까부는 걸 보면, 어디에나 나서는 사람이 있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력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 문제는 킹 메이커의 역할에 충실한 데 지나쳐서 자기의 이권에 욕심이 미치면 세상에 어두운 그림자를 늘일 수밖에 없다는 필연적인 것이겠지.

아름다운 외모를 가졌지만 환쟁이의 마음을 사지 못해 외지로 팔려갔지만 훌륭한 인품으로 이름을 남긴 왕소군같은 여인이 있어, <춘래불사춘>을 남겼지만 마음은 따뜻할 수 있는 것이다.

채륜처럼 종이의 개발에 힘쓴 학자, 장량같은 과학자, 화타같은 의사등 뛰어난 테크노라트들의 역할은 중국 역사에서 결코 작지 않은 것이다.

우리가 자랑처럼 여기는 금속 활자라든지 한글 같은 것들은 세계 역사에 큰 도움을 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만의 자랑일 수밖에 없는지 몰라도...

어지러운 당고 내분으로 황건적의 태평도가 휩쓰는 황사먼지 가득한 후한 말기, 드넓은 중국 땅 각지에서 군웅들이 드디어 할거하기 시작하고, 그 재미난 삼국지는 태동되고 있는 것.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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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십팔사략 5 - 항우와 유방
고우영 지음 / 두산동아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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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장기판에 남아있는 역사의 산 현장, 초와 한의 대 혈전.

진시황의 포악하던 정치가 문을 닫고 유방의 한나라와 초패왕 항우의 초나라가 전투를 벌인다.

역시 태양이 북풍을 이기는 법.

진시황의 2세 황제 호해와 간신 조고의 지록위마라는 고사 성어와,

초패왕의 패전곡, 사면 초가.

유방의 신하 한신의 토사구팽까지...

욕심이 앞서면 잔인해 지고, 보이는 것이 없어지다가 멸망해 가는 세상사의 쓴 맛을 어찌 그리 간추려 담았는고.

역사책 열 여덟권을 간략하게 약했다는 것이 존경의 염으로 바라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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