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은 천하를 통일한 후 이렇게 말했다.

“장막 안에서 계책을 세워
천리 밖에서 승리를 거두게 하는 데 있어서
나는 장량(張良)만 못하다.

국가의 안녕을 도모하고 백성을 사랑하며
군대의 양식을 대주는데 있어
나는 소하(簫何)만 못하다.

백만 대군을 이끌고 나아가
싸우면 이기고 공격하면 반드시 빼앗는데 있어
나는 한신(韓信)만 못하다.

하지만 나는 이들을 얻어
그들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해주었다.
바로 이것이 내가 천하를 얻은 까닭이다.

- 초한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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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은 비타민보다 훨씬 효과가 좋다! - 칭찬의 기술.꾸짖는 기술
후쿠다 다케시 지음, 고정아 옮김 / 일송미디어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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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칭찬. 칭찬에 대한 책은 참 많지만, 처세술 관련 책들이 그렇듯 좀 가볍고 부실하기 쉽다. 이 책도 표지로 봐서는 상당히 싸구려틱하다. 내용도 특별할 것이라고는 별로 없다. 그러나 칭찬과 꾸짖기에 대해 생각해 볼만한 것들이 상당히 잘 체크되어 있는 듯 하다. 돈 주고 사 보긴 좀 아깝지만 도서관에서 빌려 볼 만한 책이다. 앞으로 한 학기에 한 번 정도는 칭찬 관련 책들을 읽어야겠다. 그래야 좀 아이들에게도 너그러워지고 칭찬도 하는 선생님이 되지 않을까? 비타민보다 효과가 있다는데...

 

상투적인 칭찬은 식상하다. 그럴 때, 여유있는 칭찬이 필요하다. 미인에게는 귀엽다, 아름답다, 매력적이다 말고, <청바지가 잘 어울린다>고 해야 좋아하고, 노련한 사업가에게는 정말 훌륭한 사업가라기보다는 <수염이 멋지다>고 하면 좋아한단다. "상당히 아름다운 여성이나 아주 못생긴 여성을 칭찬할 때는 그녀의 지성을 칭찬하라. 그리고 중간 정도의 여서에게는 그녀의 미모를 칭찬하고. 아름다운 여자에겐 아름답다고 말할 필요도 없고, 못생긴 여자에겐 그렇게 말해도 믿지 않지만, 중간의 여자에게 미모에 대해 칭찬해 주면 좋아한다."

 

"여자에게 절대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남자는 여자의 기분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남자다." 여성들은 <정서 공감형>이어서 연속극을 보다가도, 자기도 저럴거야? 라든지, 다시 태어나도 나랑 결혼할거냐는 황당한 질문들을 잘 하는 반면, 남성들은 <문제 해결형>이기 쉬워서 '그게 뭐가 문제가 된다는 거야? 연속극이나 볼 일이지... 다시 태어나면 그 때 생각할 일이고...'하기 쉽다. 이 때, 거짓말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 구구절절이 옳은 말이다. 나도 거짓말 잘 못하는데...

 

"인사는 창피해하지 않고 기운차게" "인사는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길" "인사는 마음에 남는 선물" "래포(rapport)는 커뮤니케이션을 나누는 사람의 마음과 마음 사이의 교신이다. " 기분 좋게 인사하고, 웃으며 먼저 서슴지 않고 인사할 것.

 

그리고 칭찬은 그 사람의 심리를 파악해, 그이에게 가장 소중한 것, 애틋한 것을 칭찬해 주는 것이 좋다. 심리학에 <확대 자아>란 말이 있다. 자아의 확대에는 가족이나 자신이 소유하는 물건, 소속된 직장들이 포함된다. 그것을 칭찬하는 것은 본인을 칭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반대로 그것을 모욕하는 것은 본인에 대한 모욕일 것이고... 새 학기 내가 부임할 학교의 아이들이 공업계 고등학교인 만큼 <확대 자아>에 대한 손상이 클 것이다. 그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할 일이다.

 

괴테가 "인간은 노력하는 만큼 망설이는 존재다."라고 했단다. 노력하는 만큼 흔들림이 따른다. 시도하지 않으면 실패가 없지만, 실패해 보지 않은 인생은 이미 실패한 인생이란 말이 있다. 흔들림은 노력의 징표이므로 흔들림을 애정을 가지고 따스하게 칭찬해 주는 눈을 길러야 하리라. 원래 덕이 없는 사람이 남의 덕을 질투하는 법이다. 내 마음을 따스하게 길러 질투의 눈을 녹이고, 칭찬의 햇살을 기르자.

 

일의 시작과 끝, 이 때 칭찬하면 효과가 큰 것을 <양단 효과>라고 한단다. 어떤 일의 시작과 끝에는 인상이 모이기 쉽다. 첫인상이 그만큼 강하다는 것이다. 학기초 아이들의 모습 하나하나 놓치지 않도록 마음을 쓰라는 말이겠다. 아낌없이 칭찬하자. 칭찬의 목적은 현상을 만족시키는 것만이 아니라, 다음 단계로 아이들의 성장 의욕과 자신감을 길러 주는 것이 될 것이므로...

 

꾸지람도 중요하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아이들이 사고를 저지르면 솔직히 아이들이 밉다. 어떤 아이는 저렇게 어려운 속에서도 꽃같이 별같이 자라는데, 저놈은 웬만한 가정에서 저렇게 망나니가 된 걸 보면, 저자식은 원래 못된 인간인가봐.... 할 때도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어른이 되어 만나면 그놈이 그놈이고, 못된 송아지 엉덩이 뿔나지만, 그 송아지가 못나서 선산을 지키는 나무가 될 수도 있는 것 아닐까? 잘난 놈들이 차떼기로 사과 박스로 돈 처먹어 가면서 부끄러운 줄 모를 때, <친구>의 유오성은 '쪽팔린다 아이가?'하고 <염치>를 아는 것처럼 말이다.

 

아이들을 야단치더라도 이 생각을 깨달아라. <잘못은 단순한 숫자의 불일치와 같을 수 있다. 몸을 낮출 필요는 없다. 자신에 대해서는 가슴을 쭉 펴라.> 내 동생이 전방에서 운전병(운전병은 값비싼 차를 몰기 때문에 군기가 세기로 유명하다.)으로 근무할 때 선임하사가 이런 멋진 말을 했단다. "자네가 계급이 일병이지, 인간이 일병은 아니지 않은가." 인간에 대한 신뢰 없이 꾸짖는 것은 모독에 다름 아니란 거다. 꾸짖음의 커뮤니케이션. 그 섬세함과 통렬함. 과연 꽃으로도 인간을 때릴 수 없는 것이다.

 

칭찬은 뜨거울 때, 꾸짖는 것은 조금 식은 뒤에... 하라고 한다. 칭찬은 그 아이가 없어도 조회 시간에 마구 칭찬한다. 그러면 다른 애들이 샘내면서 그 아이한테 다 일러준다. 내가 칭찬 엄청 했다고... 언젠가는 그 아이는 부끄럽게 고맙다고 한다. 꼭 그런다. 그리고 지각한 놈, 눈에 보이면 한대 쥐어박게 되어 있다. 헌데 아예 1교시 시작 후에 온 놈은 감정이 식어 버려서 안 쥐어 박힌다. 그런 이치를 다 꿰고 있는 12학년 고딩들에겐 이기기 어렵다. 그러면 나름대로 위로하는 법이 있다. 지는 것이 이기는 거라고...

 

프로야구 감독이 "시합에 이겼을 때는 선수가 잘 한 결과이고, 패전의 책임은 어디까지나 감독이 져야 한다."는 명언이 있다. 부하 직원이나 아랫사람에게 탓을 돌리고, 상사나 윗사람에게 덕을 돌리는 것은 <아부>에 지나지 않는다. 책임감 있는 상사와, 패기 넘치는 부하, 따끔한 충고와 따뜻한 칭찬, 적절한 꾸짖음과 화끈한 지원, 상을 받을 때 믿음직스럽게 주고, 벌 내릴 때는 반드시 내리는 <신상필벌>의 한 마디를 책으로 적다 보니 한 권이 되었고, 나도 리뷰를 쓰다 보니 주절거리고 앉았다.

 

그래도 적는 만큼 생각하고, 쓰는 만큼 나중에 돌아볼 때 생각할 거리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이 리뷰의 가치를 매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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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법이 뭐예요? 창비아동문고 141
우리누리 지음 / 창비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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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법의 개요를 동화 형식으로 잘 적은 책이다.

어른도 멀고 높고 귀찮고 딱딱해서 모른 체 살아가는 법. 그러다가 조금만 약점을 잡히면 어마어마한 피해를 끼치는 법. 어린이들에게 개론적이나마 법을 가르치는 것은 필요하다.

그렇지만, 세상은 이런 법처럼 살 수 없다는 걸 생각하면 씁쓸하기만 하다.

이 책을 읽은 어린이들은 <나는 법관이 될테야>하고 뚱뚱한 꿈을 꾸는 데 그치지 않을까? 마치 장기려 박사 전기를 읽고 <나는 의사가 되어야지>하고 꿈을 꾸는 아이들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지 않고서는 법관도 의사도 무용지물인 것을 모르는 아이들에게, 방법이나 길만 제시하는 것은 고통을 가중시키는 것에 지나지 않는데...

내가 지금까지 위반한 법률이 뭐가 있을까?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또는 도로교통법 위반의 혐의를 받은 적이 많고,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낸 벌금이 수십만원 될 것이다. 그리고 향토예비군법... 국가공무원법... 각종 세금관련법에 나는 조금도 어긋날 수 없는 격자에 맞춰져 있다.

경찰서에 가서 온 몸에 먹구렁이가 기어가듯이 피멍이 들었을 때도 법은 침묵하고 있었고, 공업용 컴퓨터를 가정용으로 팔아먹고도 법은 찍소리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다가 돈을 먹을 기색만 보이면 법은 툭 튀어 나온다. 돈 먹는 도깨비 마냥...

나는 언제나 살인자가 될 수도 있고, 폭력자가 될 수도 있다. 법이 무서울 따름이지... 법이 나를 보호해 준다는 생각은 별로 해 보지 못하고 수십 년을 살아 왔다.

어린이들이 이 책을 읽는다고 한다면, 개념적인 지식 몇 가지는 얻어 가질 수 있다. 그리고 숱한 청소년들이 공부만 잘 하면 검사, 법관이 될 꿈을 꾸고 있지만, 실상 법을 안다면 <공공의 적 2>에 나오는 강검사처럼 주먹은 가깝고 법은 멀다는 현실에 좌절하지 않을까...

이 책은 나온 지 10년이 되었는데, 아직 개정판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시대에 맞지 않는 용어들이 많이 등장한다. <국민 학교>, <방위>, <학력 고사>, <순경-경찰을 순경으로 착각하고 적고 있음> 등의 용어들은 읽는 데 좀 거슬린다. 24쇄나 인쇄해서 인세는 받아먹을텐데... 신경 좀 쓰지... 교육청에서 우수 도서로 선정까지 해 주어서 돈 많이 벌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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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는 사람은
가장 뛰어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아니다.
동료들의 머리와 능력을
가장 효과적으로 조율하는 사람이다.
- 알톤 존스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불확실한 기업 환경에서
장기적으로 살아남는 길은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지능을
100% 동원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습니다.

몇몇 경영자들은 본인이 가장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우쭐대기도 합니다.
그러나 경영자가 누구보다도 많이
알아야 할 것은 다름 아닌,
‘모든 직원들의 역량을 마지막 1%까지 완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방법’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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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2-25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이 사무실 프린터 위에 출력되어 있더란 말이지..
근데 누가 출력을 걸고도 그걸 까먹을 만큼 바쁘단 말이지...
그렇다면 이걸 읽고나서 출력했을까...?
아님 읽으려고 출력했을까...?
정말 훌륭한 사람이라면 자신이 읽고 좋으니까
출력을 걸어서 다른사람도 보게 했을테구

지가 볼려구 출력했다가 까먹은 사람이라면
뭐 볼거있겠어? 그대로 당신은 "파"야~!ㅋㅋ
근데 암만바도 후자인거 같애...^^*
우리 사무실에 그런 사람 있거든...ㅋㅋ
 
오두막 편지
법정 지음 / 이레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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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스님. 한자 법명을 풀면, 상당히 욕심어린 이름이다. 불법의 최고봉이란 이름이니 말이다.

그러나 그 분은 훌훌털고 산골짜기에 혼자 사신다. 이제 여든이 다 되셨을 연세에, 이 겨울 눈도 많이 내리는데... 걱정이 좀 된다.

몇 년 전에 사 두었던 오두막 편지를 다시 읽다. 책을 다시 읽다 보면 늘 드는 생각.

'정말 나의 기억력은 아무 것도 아니구나...'

이 책을 읽었던 기억은 거의 없고, 오히려 요즘 명상에 관심을 갖다 보니, 더 새로운 글로 보인다.

우리는 얼마나 모르면서 모르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지 못하고 살아가는지...

내가 끈질기게 리뷰를 적어대는 이유는 단 하나. 몇 년이 지나서 내가 읽은 책들을 어떻게 읽었는지 반추해 보기 위해서다.

이 책에서 두 구절을 얻다.

<무엇이 되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

<우리들의 삶에는 허상과 실상이 겹쳐 있다. 사물을 보되 어느 한쪽이나 부분만이 아니라 전체를 볼 수 있어야 한다. 꿈은 꿈 자체로서 아름다운 것이지 깨고나면 허망하다. 그것이 꿈인 줄 알면 거기에 더 얽매이지 않게 된다.>

스님은 버리기 위해 속세를 떠났고, 그 절집조차 떠나버렸지만, 가족을 끌어안고, 속세의 명예 이익을 좇으며 사는 나는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버릴지에 늘 흔들리며 산다. 늘 흔들림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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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5-02-23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선생님 단순히 육신의 나이가 아니라 삶을 수용하고 그 삶을 살아가는 정신적인 나이도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우리 나이에 걸맞게 살고 있나 생각해보아야 하겠지요...
또 때로는 사람을 대할 때 단순히 현생의 나이가 아니라 그 사람의 정신적 성숙함을 통해 전후생의 모습을 헤아려보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명상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다니 앞으로 더욱 선생님 자신에 대해 그리고 존재에 대해 깊은 눈을 갖게 되길 바랍니다.

글샘 2005-02-25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재에 대해서는 욕심을 내지만, 깊이에 대해서는 자신도 없고 욕심내지 않으려 합니다. 그저 관심을 두고 꾸준히 생각하려고 마음먹을 따름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