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나를 귀찮게 하고
괴롭히는 사람이 없다면
인내심을 배울 수 없을 것입니다.
나를 성가시게 하는 사람들,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해로운 행동을 하는 사람들,
나를 아프게 하는 사람들은 원한의 대상이 아니라
감사를 보내야 할 대상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영적인 근육을 강하게 만들어주는 사람들이며
이해와 인내를 훈련할 기회를 주는 스승입니다.

- 텐진 빠모의 《마음공부》중에서 -

* 나를 아프게 하는 사람,
그때는 그 사람 때문에 너무 힘들고 어려웠는데
이제 돌이켜보니 그를 만난 것이 나에게는 행운이었습니다.
그가 나를 더욱 강인하게, 홀로 서게 했으니까요.
그때는 그 사람이 나에게 원한을 심어주었지만,
이제는 나의 은인이 되어 더없이
고마운 사람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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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5-02-01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사람 있지요, 꼭 남에게 독을 품게 하는 사람. 그런 사람 없으면 좋겠지만, 그런 사람을 잘 활용하는 것도 나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단 생각 전부터 했었습니다.
 
마당깊은 집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15
김원일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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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깊은 집이라면 아파트에나 사는 요즘 아이들은 이해할 수 없는 공간 배치일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어린 시절 열 가구가 너머 사는 집에 살았던 적이 있다. 마당의 가운데는 화단이 있고, 주인집에는 대가족이 오골거리며 살고, 우리는 컴컴한 화장실을 두려워했다. 아직 다섯 살이던 나는 그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지 않았고... 가끔 귀신 소동이나 날 때라야 화장실에 친구들이랑 몰려 갔다가는 와---하면서 도망가곤 했다.

 

전쟁통의 상처를 이렇게 상세히 형상화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세살림하는 네 가구의 모습과 주인댁네의 살림살이는 우리 역사의 한 단면을 상세히 그려내고 있다. 그것은 염상섭의 <두 파산>에서처럼 만큼이나 정신적, 물질적 파산을 선명하게 형상화한다.

가난하기 때문에 삶의 좁은 여유 하나 누릴 수 없고, 이데올로기에 찌들리기만 했던 사람들의 물질적 파산의 형상과, 부유하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을 발가락의 때만큼도 여기지 않던 사람들의 정신적 파산의 형상이 더도덜도 할 것 없이 그 만큼만 그려지고 있다.

 

여기서 그쳤다면 이 작품은 그 흔한 눈물바다였던 전후 문학의 한 마디였겠지만, 이 작품에서 단연 빛나는 존재는 ‘한주’의 존재다.  가난하고 배우지 못했던 사람들의 시대였던 전후 시대에서도 페시미즘의 절망적인 나락으로 빠지지 않고 늘 웃음을 잃지 않던 한주들이 이 세상에는 얼마든지 있었던 것이다.

 

<두 파산>의 하나였던 어머니의 좌절과, 주인집의 오만방자함도, 한주와의 따스하고 넉넉한 추억에 묻혀 지긋지긋한 전후 문학에서 이 작품을 건져주고 있는 것이다. 한주를 만들어낸 김원일은 역시 뛰어난 전후 소설 작가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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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5-01-31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원일님의 작품을 좋아합니다. 많은 좌절 속에서도 두레박같은 희망을 너무 노골적이지 않게 보여주고 있어서 읽는 사람에게 넉넉함을 주는 것 같아요...^^

글샘 2005-02-01 0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원일의 작품이 담은 비극성이 짙어서 80년대 작품만 읽었는데, 이 작품을 읽고 보니 좋네요. 전쟁의 비극성을 성장 소설의 체로 잘 걸렀단 생각을 해요. 이전의 작품들에서 보이던 죽음의 이미지가 삶의 이미지로 대체된 느낌이 들었거든요.
 
헌법의 풍경 - 잃어버린 헌법을 위한 변론
김두식 지음 / 교양인 / 200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공공의 적2를 보면 설경구가 멋진 검사로 등장한다. 그의 부장검사는 더 멋지고, 지검장은 정말 멋지다. 그래서 이 영화는 허구의 재미를 느끼게 하고, 우리를 통쾌하게 한다.

진짜 검사는 멋지지 않다. 부장검사는 더 멋지지 않고, 지검장 정도 되면 정말 멋지지 않다. 이런 것들을 법조인 내부에서 한 일탈자의 자백으로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반가운 책이다.

한 때 법조인의 꿈을 가졌던 나도 "헌법 전문"을 보는 순간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지금으로선 천만 다행이었던 선택이었지만, 고교 시절 헌법을 배우는 시간이 가장 행복했고 소리 없는 아우성으로 가득한 수업이었던 잊고 있었던 시절을 떠올려 주기도 했다.

열 여덟 시절에 범죄자들과 대면할 수밖에 없는 직업이 무섭게 느껴져서 다른 길을 찾을 때는 이미 문과생이었던 나에겐 별로 갈 길이 많지 않았다. 상대를 가는 것은 내 적성에 정말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지금의 길을 걷게 되었던 것을 반추해 보게도 한 책.

나와 같은 시절에 대학 생활을 해서 글들이 친숙하다.

공공을 다스리면서 공공을 힘겹게 했던 권력층과 법 사이, 그리고 권력층이 되어가는 법조인들 사이, 그 말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아웃사이더로서 담담하게 서술하는 김두식 같은 학자(?)를 만나 반가웠다. 더군다나, 그는 자신이 법률 전문가가 아니라는 것을 솔직하게 말할 때는 십여 년을 같은 직업에 종사하고도 별로 전문성이 없다는 일말의 부끄러움을 가진 내게 동류의식을 갖게도 한다.


<인정한다, 그러나>와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법정신의 차이에서 헌법의 정신을 드러내려고 했다. 헌법의 정신이 가진 숭고함이 현실에서 얼마나 <인정하지만, 그러나> 실현될 수 없는 것인지를 적고 있다. 현실이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지켜야 할 것이 인권 아닌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사람'이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했고, 그 사람은 꽃으로도 때려서는 안 된다고 했지 않은가.

국가의 이름으로 횡포를 부리고, 권력의 이름으로 세상을 컴컴하게 만들던 과거와, 아직도 세상을 덮고 있는 쇠항아리를 찢으려는 한 비주류 법학자의 이야기는 법학을 전공하지 않은 내가, 그리고 세상을 삐딱한 눈으로 바라보는 내가 읽기에 제법 재미있는 책이었다.

다시 공공의 적 이야기로 돌아가면, 우리 현실에선 그런 똥고집을 가진 검사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현실임을 이 책은 적고 있다.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일이 많아 찡얼거리던 검사들을 아직도 기억한다면, 그 검사들이 국민을 위해 복종하기를 바라는 건 연목구어(緣木求魚)이기가 십상이리라.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것은 세계 법학의 발전 방향을 볼 때, 시간이 필요할 뿐이지 옳지 않은 것은 옳지 않다고, 옳은 것은 옳다고 밝혀진다는 것이고, 도덕의 최소한이 법이라지만, 그 법은 '정답이 없지만' 아는 만큼 힘이 된다는 가벼운 조언이었다.


지금은 평등의 이름으로 여학생들의 <생리 조퇴, 결석>은 출석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하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출산 휴가 기간이 늘어났고, 생리 휴가가 정착되었듯이 당연히 인정될 것이지만, 보수의 후퇴에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난 우리 반 여학생들에겐, 어디가 아프다고 하지말고 당당하게 생리중이라고 말하라고 한다. 그걸 악용하는 녀석들도 없을 수 없지만, 그렇다고 아이가 아픈 줄 알고 괜히 걱정하거나 잘못한 것도 없는 아이가 변명하는 것보다는 질병도 아니고 장애도 아닌 당연한 현상을 당당하게 말하는 연습을 하라는 의도에서였다. 처음엔 아이들도 쑥스러워하곤 했지만, 금세 익숙해진다. 법이란 이런 것이다. 처음엔 어색하지만 금세 적응되는 그런 것.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유익한 책이지만, 또한 그 지난한 몸짓을 적고 있는 책이다. 마치 신동엽이 하늘을 보고 싶어하며 적었던 그 시처럼...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신 동 엽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네가 본 건, 지붕 덮은

쇠 항아리,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닦아라, 사람들아

네 마음속 구름

찢어라, 사람들아,

네 머리 덮은

쇠 항아리.

아침 저녁

네 마음속 구름을 닦고

티없이 맑은 영원의 하늘

볼 수

있는 사람은

외경(畏敬)을

알리라.

아침 저녁

네 머리 위 쇠 항아릴 찢고

티 없이 맑은 구원(久遠)의 하늘

마실 수 있는 사람은

연민(憐憫)을

알리라

차마 삼가서

발걸음도 조심

마음 조아리며.

서럽게

아, 엄숙한 세상을

서럽게

눈물 흘려

살아가리라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자락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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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01 1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05-02-01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이 책을 님의 글로 처음 접했던 것 같네요. 느긋함을 더 오래 즐기세요. 고맙습니다.
 
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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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노인과 바다 이야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노인이 바다와의 시련에서 이겨낸 이야기, 어떤 시련에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힘있는 이야기 말이다.

그런데 1부를 읽어 나가도 동물학자의 인간에 대한 고찰이 전개될 뿐, 노인과 바다는 나오지 않았다. 동물과 동물원... 그리고 인간의 속성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도 흥미로웠지만, 소설 형식이 아니었으므로 당황스러웠고, 종교에 대한 이야기까지 등장하는 데는 황당함까지 맛보고 있었는데...

2부를 들어가서 동물원을 매각하고 동물들과 함께 배를 타고 겪게 되는 오랜 기간의 죽음의 극복은 내가 바라던 이야기였으므로 주르륵 미끄러지듯이 읽을 수 있었다.

그러다가 구조되고 나서 또 당황스런 구도를 보여 준다. 이 믿을 수 없는이야기가 조사원들의 마음에 들지 않자, 파이는 다른 이야기를 꾸며 주는데, 어느 것이 현실인지, 어떤 것이 사실인지... 세상에 사실과 현실이 있기는 한 것인지를 모호하게 하는, 누가 제 정신이고 누가 환상 속에서 헤매고 사는 것인지를 알기 어려운 세상을 보여 주는 소설이라 하겠다.

끝없는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는 3.141592.... 의 파이 이야기는 우리 삶의 단면들은 누구에게도 설득력 없는 나만의 이야기임을 깨닫게 해 준다.


64쪽의 "사회적으로 열등한 동물이 주인과 사귀기 위해 가장 끈질기게 노력한다. 그들은 주인에게 가장 충직하고 가장 필요한 동반자임을 보인다. 주인에게 도전하거나 까다롭게 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관찰은 작가의 시선이 동물의 그것에게 머물러 있지만, 인간 세계에도 대입해 보면 그대로 적용되는 것임을 금세 느낄 수 있다. 작가의 뛰어난 통찰력과 이야기 구성 능력, 그리고 환상과 엽기와 스릴의 세계를 재미나게 엮어내면서도 삶의 진실성을 발견하려는 의도가 잘 살아있는 장편 소설의 수작이라 할 수 있다.

작가의 말대로 어차피 세상은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다.


"예상대로 풀리지 않는 세상 일을우리가 어쩔 수 있을까? 다가오는 삶을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살 수 밖에 없는 것을...(1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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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5-01-31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이었습니다. 읽는 내내 뭔가 마음 속에 울리는 것이 있었지요..^^

글샘 2005-01-31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 맞습니다. 그 두꺼운 책이 살랑살랑 넘어가는 것이 안타까웠던 걸 보면요... 그런 책이 있지요. 요즘 산 책들이 그런 편이에요. 에릭 호퍼 자서전 같은... 좋은 책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알라딘이 좋은지도 모르죠.
 

나는 자기 스스로 일에
높은 동기를 부여하지 않은 사람이
관리자로 성공한 경우를 결코 보지 못했다.
사람에게 최고의 동기를 부여하는 사람은
대부분 자신들의 업무에
최선을 다해 몰두하여 열심히 일한 사람들이다.
- 밴 플리트의 '22가지 관리함정' 중
상대방의 관점에서 바라보기,
비전 제시, 성장에 도움 주기,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기,
칭찬과 높은 기대, 가치있는 업무등이
급여와 근로조건 보다 더 중요한
동기부여 요인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최후의 동기부여 요인,
그리고 가장 효과가 높은 것 중 하나는
바로 리더가 몸으로 실천하는 솔선수범입니다.

구성원에게 요구하기 전에 먼저 실행해 보십시오.
분명 놀랄만한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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