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당신은 아는가? 개미는 왕소금을 무서워한다는 것을,,....

2. 당신은 아는가? 남자는 4번째 손가락이 2번째보다 길고 여자는 2번째 손가락이 4번째보다 길다는 것을...

3. 당신은 아는가? 머리에 껌이 붙었을때 무스를 바른후 빗으로 빗으면 잘게 부숴져 떨어진다는 것을...

4. 당신은 아는가? 해바라기를 심은후 매일매일 뛰어넘는다면,나중에 해바라기가 당신보다 커져도
당신은 뛰어넘게 될 수 있다는 것을....(어제도, 그제도 뛰어넘었으므로,,,)

5. 당신은 아는가? 온몸을 빨강색으로 칠한후에 벌집을 쳐도 벌들은 당신을 찾지 못한다는 것을.....

6. 당신은 아는가? 지금 당신이 바라보는 별빛은 2-3년 전의 별빛이 지금 도착한 것이라는 것을....

7. 당신은 아는가? 훨훨 날아다니며 자유로워 보이는 새는 언제나 공포에 떨고 있다는 것을....

8. 당신은 아는가? 사과향이 나는 향수는 모기들을 엄청나게 끌어들인다는 것을....

9. 당신은 아는가? 빛보다 빠른 속도는 당신이 누군가를 떠올릴때의 신경전달 속도라는 것을....

10. 당신은 아는가? 지지난 총선, "불심으로 대동단결" 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승복을 입고 나온 땡중은
심지어 조계종에 스님으로 등록조차 안된 십색볼펜이라는 것을....

11. 당신은 아는가? 한발이 빠지기 전에 다른발을 수면에 내닫으면 물위를 걸을수 있다는 것을....

12. 당신은 아는가? 남자들이 곧휴밑에 Fire egg를 강타 당하는 고통이 벼락을 맞으면서 칼로 아랫배를 난도질 당하는 동시에 아이를 낳는것처럼 돌아버릴 것 같다는것을....

13 ..당신은 아는가? 단단한것과 길이는 반비례하는것을 19金

14. 당신은 아는가? 일본이 나무가 많은것이 한국산 나무를 모조리 뽑아다 심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15. 당신은 아는가? 국제전화에서 군대/면제.etc의 단어를 말할시 도청된다는 것을....

16. 당신은 아는가? 캐나다에서는 골프채풀셋을 15만원에 살수 있고 9번홀코스+골프채 대여료가 만원 미만이라는 것을....

17. 당신은 아는가? 산성비는 비가 내리기 시작한 직후 30분간 이라는 것을....

18. 당신은 아는가? 인주를 손에 쥐고 싸우면 펀치력이 배가 된다는 것을....

19. 당신은 아는가? 비둘기 새끼가 병아라처럼 샛노란 노란색이라는 것을....

20. 당신은 아는가?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라는 책이 개구라이며 공부가 제일 어렵다는 것을....

21. 당신은 아는가? 구름을 보며 "흩어져라" 라고 강한 상념을 진실로 믿으면서 보내면 정말 없어진다는 것을....

22. 당신은 아는가? 우리나라의 불행은 고구려가 아닌 신라가 삼국통일을 한데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23. 당신은 아는가? 어떠한 영토라도 100년가 불법점령시 국제법상 그 영토는 불법점령국의 것이라는 것을....

24. 당신은 아는가? 중국 스스로도 간도를 불법점령한것을 알고있고, 게다가 대다수의 주민이 조선족이므로 100년간 불법점령 을 위해 중국인을 강제이주하여 조선족을 분산시키려 하고, 고구려사를 도적질함으로써 정당성을 부여해 먹으려 하고 있다는 것을....

25. 당신은 아는가? 대통령은 국민수준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것을....

26. 당신은 아는가? 지금 당신곁에 운동도 못하고 옷도 못입으며 바보같이 공부만 하는 놈이 십몇년후 당신들중에 가장 멋진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것을....

27. 당신은 아는가? 인기좋은 사람의 비결은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는 것 하나라는 것을....

28. 당신은 아는가?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사람이 군인도 아니요 스턴트맨도 아닌 진심으로 사과할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29. 당신은 아는가? 진정한 강자는 약자에게는 한없이 따듯하고, 자신보다 더 강한 사람에게만 힘을 쓰는 사람이라는 것을...

30. 당신은 아는가? 모든 당신이 행한 나쁜 일들은 부메랑처럼 날아와 언젠가 당신의 뒤통수를 후려칠것을,,,

31. 당신은 아는가? 사랑이란, 받는것이 아닌 먼저 주는것이라는것을,,,

32. 당신은 아는가? 성공한사람과 일반인의 차이는, 단지 지금 무엇을 언제 해야할지 정확히 인지하느냐 못하느냐의 차이라는것을...

33. 당신은 아는가? 내일로 미루는 사람은 아무것도 이룰수 없다는 것을... 내일은 언제나 있기 때문에...

34. 당신은 아는가? 자그마한 것도 최고가 되기엔 너무나 어렵다는 것을...

35. 당신은 아는가? 잃기를 두려워 하는 자는 아무것도 얻을수 없다는 것을...

36. 당신은 아는가? 세상엔 공짜가 없어서 "요행"이라는 것은 없다는 것을...

37. 당신은 아는가? 세상은 당신이 투자한 시간만큼 다시 되돌려 준다는 것을...

38. 당신은 아는가? 세상이 단 하나, 다시 보상해 주지 않는 것은, 여성부가 설치는 대한민국의 남자들이
군대에서 보낸 시간이라는 것을,,

39. 당신은 아는가? 아무런 이익, 보장도 없는 군대에 가기 전 마지막날 밤 한 남자의 비참한 기분을....

40. 당신은 아는가? 줄팽이나 딱지치기에도 즐거워했던 어린 당신이 지금은 군생활도 마친
직장을 다니는 한사람의 세속적인 어른이 되었음을,,....

41. 당신은 아는가? 당신이 군대를 마치고 왔을때 가장 먼저 맨발로 달려올 사람이 당신의 애인도 아니요, 친구도 아닌 "어머니"라는 존재임을,,,

42. 당신은 아는가? 비록 무뚝뚝하지만, 언제나 당신의 편이고 당신을 생각하며 당신 몰래 뒷바라지 하시는분이 "아버지" 라는 존재임을...

43. 당신은 아는가? 늘 곁에 있음에도 물이나 공기처럼 망각하고 살지만, 훌쩍 떠나면 그제서야 당신이 눈물흘릴 존재가 "부모님"이라는 존재임을,,,

44. 당신은 아는가? 내가 쓴 이 글이 모두 99%의 사실이라는 것을,,

45. 당신은 아는가? 내가 이 글을 쓰기에 6시간 35분 43초가 걸렸다는 사실을,,

46. 당신은 아는가? 이 글이 한번 지워져서 다시 쓴 눈물겨운 글이란 사실을,,

47. 당신은 아는가? 이 글이 나의 처녀작이라는 것을,,,

48. 당신은 아는가? 당신의 따듯한 코멘 한마디 미묘한 향이라는 것을,,,

49. 당신은 아는가? 당신의 비추에 작가는 가슴에 비수가 꽃힌다는 것을...

50. 당신은 아는가? 추천하는 당신의 모습이 진정 아름답다는 것을.....

간혹은 진실도 담긴 재미있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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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헬렌 니어링 지음, 이석태 옮김 / 보리 / 199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표지에는 '자유로운 영혼 헬렌 니어링, 그 감동의 기록'이라고 적혀 있어서 헬렌과 스코트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헬렌이 쓴 자서전이고, 그의 생에서 가장 굵직한 선은 스코트의 그것이었다. 젊은 시절 크리슈나무르티의 연인이었던 헬렌이 우연히 스코트와 만나 살아낸 오십 여년의 이야기, 헬렌에게서 듣는 스코트는 정말 매력적인 사람이다.

죽음에 관해 내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을 꼽으라면 단연 '공병우 박사'를 꼽는다. 그분은 진정 죽음을 자유롭게 맞으신 분이다.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당신의 시신을 후학들에게 기증하신 그 큰 사랑은 자유로운 영혼이 누리는 마지막 사치가 아닐까.

난 간혹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죽는다. 주변에 가족과 지인들이 서로 연락을 하고 모여들어 끼리끼리 술을 마시며 내 이야기를 주절주절한다. 구차하다. 그리고 비싼 영안실에서 오들오들 추위에 떨다가 낯모르는 녀석들에게 질끈 동여매인채 입관되고, 덜컹거리는 버스 트렁크에서 쳐박혀 있다 화장터 뜨거운 불가마로 들어간다. 이런 건 죽는 게 아니다.

"나는 동물들이 흔히 택하는 죽음의 방식, 보이지 않는 곳까지 기어나와 스스로 먹이를 거부함으로써 죽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조용히 받아들였다." 이것은 스코트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헬렌의 기록이다. 황동규가 풍장에서 노래한 것도 바로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이 책에서 놓치기 싫은 구절들을 기록함으로써 그에게, 그의 삶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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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가을 산을 어떻게 혼자 넘나. 우리 둘이서도 그렇게 힘들었는데...

평범한 우정 이상이 있었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미처 몰랐던...


속된 삶 -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성공하고 유명해진다.

양심을 지키는 삶 - 소명에 따라 행동하고 두려움이 없으며 정의롭게 된다.

성공은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유명함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는 반면,

정의로움은 영원한 진리의 반석이 된다.


네가 일을 시작할 때 다음 한 가지를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곧 사람은 경제적인 상품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중요한 존재라는 것이다. 그러면 현실 문제는 이 사실을 어떻게 증명하느냐이다.


간소하고 질서있는 생활을 할 것. 미리 계획을 세울 것. 일관성을 유지할 것. 꼭 필요하지 않은 일을 멀리할 것. 되도록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할 것. 그날 그날 자연과 사람 사이의 가치있는 만남을 이루어가고 노동으로 생계를 세울 것. 자료를 모으고 체계를 세울 것. 연구에 온 힘을 쏟고 방향성을 지킬 것. 쓰고 강연하며 가르칠 것. 계급투쟁 운동과 긴밀한 접촉을 유지할 것. 원초적이고 우주적인 힘에 대한 이해를 넓힐 것. 계속해서 배우고 익혀 점차 통일되고 원만하며 균형잡힌 인격체를 완성할 것.


지적인 완성에 도움이 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일정한 값을 치러야 한다는 교훈을 젊은 시절에 마음에 새겨두는 것은 유익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품은 사람은 그의 세대에서는 결코 성공하기 어렵다. 하지만 홀로 된다고 해서 후회하는 법이 없다.


1. 나는 사회주의자, 평화주의자, 채식주의자가 되겠다.

2. 나는 사교춤과 야회복을 포기하며 이것들로 대표되는 생활을 멀리하겠다.

3. 나는 대중의 인기를 얻으려 애쓰는 성공적인 강연자 노릇을 포기하겠다. 윌리엄 하드가 나에게 말했다.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그럴듯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두세 가지 그럴듯한 보기를 들어 주제를 설명한 다음 극적인 몸짓을 써서 끝내는 것이다.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기대하며 돌아오기 마련이다.”

4. 나는 사회복지, 공동의 가치, 공동 선을 드높이는 일에 헌신하겠다.


톨스토이와 자기 포기, 소크라테스와 이성의 법칙, 소로와 간소한 생활, 마르크스, 엥겔스와 착취에 대한 저항, 간디와 비폭력, 부처와 무애, 빅토르 위고와 인도주의, 예수와 사회 봉사, 공자와 중도, 리처드 버크와 우주 의식, 윌트 휘트먼과 자연주의, 에드워드 벨라미와 유토피아, 올리브 쉬라이너와 풍자...


희망을 가지고 여행하는 것이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보다 나으며, 가장 위대한 성공은 일하는 것이다.


만약 당신의 삶이 실패로 끝나지 않았다면, 당신을 더 높이 올라가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 내가 성취해야 할 것이 바로 실패였다.

스코트는 생활의 질을 높이기보다 삶의 질을 높이고자 했다.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당신이 갖고 있는 소유물이 아니라 당신 자신이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나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 어떤 행위를 하느냐가 인생의 본질을 이루고 있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단지 생활하고 소유하는 것은 장애물이 될 수도 있고 짐일 수도 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느냐가 인생의 진정한 가치를 결정짓는 것이다.


지배계층의 프로젝트 : 착취

- 기술 : 1. 물건축적 2. 마약제조 3. 속임수

- 결과 : 1. 지배계급에 종속 2. 망각 3. 타락과 붕괴


자유론자의 프로젝트 : 해방

- 기술 : 1. 검약 2. 금욕주의 3. 목표 설정

- 결과 : 1. 자립 2. 에너지 보존 3. 성장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라.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곳에서,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때에,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사람에게,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오래오래.


스코트는 그냥 마시고 떠들 뿐인 ‘파티’에는 가려고 하지 않았다. 그 사람은 그런 것들을 낮게 보았으며, 거기서 누군가 도움을 필요로 하거나 할 일이 있어도 그 일을 하고서 곧 나왔다. “제가 쓸모가 있을 때만 가겠습니다.” 하는 것이 그런 초대에 보통 하는 응답이었다.

놀이와 재미에 대해서는 어떤가. 흔히 받은 그 질문에 우리는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놀이이자 즐거움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그 일을 하지 않습니다.”하고 대답했다. 스코트는 ‘재미’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지나친 재미는 모든 일을 메스껍게 한다. 재미보다는 유쾌함이 좋고, 유쾌함보다는 행복이 낫다.’


풍장(風葬)1

- 黃東奎


내 세상 뜨면 풍장시켜 다오

섭섭하지 않게

옷은 입은 채로 전자시계는 가는 채로

손목에 달아 놓고

아주 춥지는 않게

가죽 가방에 넣어 전세 택시에 싣고

군산(群山)에 가서

검색이 심하면

곰소쯤에 가서

통통배에 옮겨 실어 다오


가방 속에서 다리 오그리고

그러나 편안히 누워 있다가

선유도 지나 무인도 지나 통통 소리 지나

배가 육지에 허리 대는 기척에

잠시 정신을 잃고

가방 벗기우고 옷 벗기우고

무인도의 늦가을 차가운 햇빛 속에

구두와 양말도 벗기우고

손목시계 부서질 때

남 몰래 시간을 떨어트리고

바람 속에 익은 붉은 열매에서 툭툭 튕기는 씨들을

무연히 안 보이듯 바라보며

살을 말리게 해 다오

어금니에 박혀 녹스는 백금(白金) 조각도

바람 속에 빛나게 해 다오


바람 이불처럼 덮고

화장(化粧)도 해탈(解脫)도 없이

이불 여미듯 바람을 여미고

마지막으로 몸의 피가 다 마를 때까지

바람과 놀게 해 다오.

(시집 ꡔ풍장ꡕ,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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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르 루돌프 슈타이너 학교 1
요하네스 키어쉬 외 / 밝은누리 / 1999년 6월
평점 :
품절


대학다니던 그 어둡던 시절, 목놓아 부르던 노래들에는 '자유'가 참 많이도 들어 있었다. 그 때는 무엇이 그리도 울적해서 그토록 자유를 목놓아 불렀던 것일까. 밤늦도록 골방구석에서 자유를 부르짖다가 가로등 기다란 그림자따라 돌아오는 길조차도 답답웠던 것일까? 그러나, 그 때 나는 정말 자유롭고 싶었던가? 관념적인 구속과 관념적인 자유에 파묻혀 대학생활 자체를 혐오하기까지 했던 것이었는데...

자유를 실천하는 교사가 되리라고 마음먹고 교단에 선지 벌써 십육년째. 날마다 파리한 형광등 아래 수그린 뒷꼭지만 노려보며 졸고 있는 나는, 간수가 아닌가. 자유를 묵살하고, 자유를 구속하는 간수. 학교 어디에 자유가 있다는 말인가. 노예들이 해방되고 걸어들어간 곳은 노동자라는 이름의 갑옷이었듯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고, 뜻하는 것은 무엇이든 될 수가 있는' 자유로운 대한민국에서 우리 아이들은 무엇을 얻을 수 있고 무엇이 될 수 있는가.

좌절하고 자조하던 나에게 어깨를 툭 치며, "자네 뭘 그리 절망하는가. 최선을 다해보지도 않고 절망하는 건 비겁한 일 아닌가?"하며 심장을 건드린 책이 발도르프의 자유학교였다. 작년에도 일본 사람이 쓴 슈타이너 학교의 이야기를 읽은 적 있었지만, 그 땐 별로 좌절하지 않았던가보다.

우리 아이가 아침 일곱시에 일어나서 밤 열두시 넘도록 학원엘 뛰어다니면서 얻어오는 성적으로 좌절하다가 겨우겨우 들어간 대학이란 곳은 교수들의 밥통 채워주는 사기업이고, 실업자 양성소인 현실에서 무엇을 바라 우리 아이들은 학교에서 배운 것을 다시 배우러 학원에 가는가. 아니, 정말 뛰어난 어린이들은 초등학생 시절부터 정석을 배운다는데, 그래서 들어간 대학에 도대체 무엇이 있더란 말인가.

이 좁은 땅덩어리에서 그저 우리끼리만의 경쟁, 경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다른 녀석을 짓밟고 '좀더 비싼 내'가 되어본들, 우리 학교의 경쟁력은 세계 어디에서도 알아주지 않는다. 진정한 경쟁력은 박찬호나 박세리에서 나오지 않는다. 한국인의 저력에서 그런 이들의 이름이 거론 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우리가 그토록 자랑하는 향학열, 교육열은 부끄럽게도 운동부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 아닌가.

학교는 빌게이츠를 만드는 곳이 아니다. 박찬호나 박세리를 기르는 곳도 아니고, 한류 스타를 배출하는 데는 더더욱 아니며, 세계적인 영화감독 김기덕을 가르칠 수는 전혀 없다. 김기덕, 그는 학교와는 연이 없는 가방끈 짧은 사람이 아니던가.

학교는 그야말로 자유롭게 자기의 미래를 꿈꾸게 하는 곳이라야 한다. 그리고 학교에서의 학습은 대학가기 위한 최소한의 기초에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대학가지 않아도 즐겁게 살 수 있어야 하고, 중고등학교 공부가 하기 싫은 숱한 아이들을 학원으로 밀어넣는 행위는 자살방조에 다름 아니다.

슈타이너의 교육학을 대학에서 배웠던 적이 전혀 없었건만, 그의 중심에 '사람'의 '영혼'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난다. 지난 십육년간 나는 과연 우리 반 아이들을, 내가 수업시간에 만나는 아이들을 영혼을 가진 존재로 만났적 있었나. 성적표를 보고, 이 자식은 국어, 영어는 잘 하는데, 왜 이렇게 수학을 못하나 하고 비평만 할 줄 알았지, 얼마나 수용적이고 학생의 미래를 걱정했던가.

오늘 면담한 우리 반 아이에게도 대학 들어가기 위해 발버둥치라고 했지, 미래를 위해 긍정적인 꿈을 갖도록 어떤 말을 할 수 있었던가.

"어린이는 자신이 받은 성적 평어라는 것을 이듬해에 매주 한 차례씩 말하도록 되어 있다. 거기서 무의식으로 자기 발전에 대해 직접 배울 수 있게 되어야 하며, 자기 발전을 위해 어떤 충동을 얻어야 한다."

이런 것이 교육자의 할 일이다. 아이들에게 심사원려한 끝에 적어주는 한 마디는 무의식중에도 자기 발전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하고, 학생의 발전을 위해 어떤 충동을 직관적으로 얻을 수 있도록 학생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그 어린이, 학생을 대상으로 보는 태도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자세다.

이 책 두권은 자유 발도르프 학교의 하나인 루르 루돌프 슈타이너 학교의 이야기를 1권에서는 행정적인 측면에서 2권에서는 교육과 학습의 측면에서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슈타이너의 깊은 사고의 힘이 구석구석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음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건물의 설계에서부터, 음악, 율동, 외국어, 문학, 미술과 각종 학습의 방식(오이리트미, 포르멘, 에포트 등)에서 얻은 영감들은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기에 충분하다. 다만, 우리의 현실과 너무도 너무도 멀리 있어서 자유학교를 꿈꾸기에는 내가 너무 늙은 게 아닐까 하는 좌절이 다시 너스레를 떨지만, 좌절의 끝에서 만나는 희망은 숨통을 조금은 틔어 놓는다. 깊이 공부할 것이 생긴 이 가을 아침이 내겐 정말 커다란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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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팀전 2004-10-05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시간이 지났음에도 젊은날 지녔던 생각을 놓치지 않으시려는 모습이 아름다와 보입니다.
말해도 소용없는 우리 교육 현장에서 어떤 괴리를 느끼시고 또 어떤 대안을 찾으시는지 궁금해지는군요.... 전 아직 아이가 없지만 ...후에 아이가 생기면 과연 만연한 체제로 부터 소신을 갖고 도전할 수 있는 부모가 될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중입니다.
무었을 할 수 있을까요? ... 제대로 된 책을 읽고 현실을 한탄하고 현실의 잘못된 걸 지적하고 무엇이 좋고 나쁜줄 알고.....뭐 그렇습니다.근데 ...그래서 지금 무엇을 하고 있고 무엇을 앞으로 해야할까요? 늘 궁금합니다. 우리 교육의 문제에 대해 잘못되었다는 것을 계속 지적하고 다른 대안을 꿈꾸면서 미래에 수능과 내신을 위해 아이를 떠밀어야한다면 전 자기모순에 빠지게될 것이고 ..... 머릿속에서 꿈을 꾸며 현실을 쫓으며 부질없는 타협에 남들도 다들 그런다는 자기위안-마스터베이션-을 하며 머리만 큰 기형으로 살아야하는 건 아닐까...심히 걱정되는군요.
저희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가끔 님의 학교 학생들을 봅니다.
 

모든 공동체는

사람의 영혼이라는 거울에

형성될 때에만,

그리고  그 공동체 안에

개인의 영혼이 힘차게

살아 숨쉴 때에만

행복한 것이라오.

                                        루돌프 슈타이너, <평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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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타 2004-10-01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이토록 단순한 진리가 통하지 않는지 정말 모르겠어요...ㅠ.ㅠ.

달팽이 2004-10-01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동체 내의 지위도 사람의 영혼과 인격에 의해 운용되어야지...지위에 따라 자신의 사람됨이 변하는 사람들은....그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우리나라 학교에서는 전자의 사람을 찾아보기가 참 힘든것 같아요...

글샘 2004-10-01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찬타님. 처음 뵙네요. 선생님이신가봐요. 이 단순한 진리가 통하지 않는 것을 통탄하시는 걸 보면... 아니면, 말고요. '단순한'이라서가 아니라 '진리'이므로 통하지 않겠지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달팽이님. 공동체 내에서 사람의 영혼을 거론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특히나 개인의 영혼이 힘차게 살아 숨쉴 공동체를 꿈꾼다는 것만으로도 저는 오늘 행복했답니다. 꿈을 오랜만에 꾸니깐, 행복하네요. 앞으로 당분간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달의 아이 1 - 애장판
시미즈 레이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지난 봄방학에 유리가면을 인상깊게 읽은 기억이 있었다. 추석에 잠시 티비를 돌리다가 유리가면의 마야와 츠키카게 선생님을 보게 되어 재미있는 만화를 보고 싶었다. 비디오 가게에 들렀다가 이 만화의 해설을 읽고 빌렸는데... 결과는 별로였다.

사파이어빛 푸른 눈이란 말에 끌려서 빌리긴 했지만, 이 이야기는 사파이어빛 청순한 사랑 이야기도 아니었고, 유리가면처럼 진하게 인간냄새 나는 만화도 아니었다.

푸르른 물빛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검은 색 파멸과 종말의 이미지가 온 화면을 뒤덮는 이야기로 반전되면서 비극적이라기보다 비상식적인 결말로 이끌리는 스토리에 독자는 따분해진다.

운명에 맞서 극복하는 희극이거나, 무거운 운명에 짓눌리는 비극을 기대하던 나는 시시한 결말에 실망했지만, 요한게시록을 인용해가며 체르노빌 사고까지를 엮어내는 솜씨는 작가의 역량을 무시할 수 없게 한다.

비극의 본성은 기하학적인 정신이라고 누군가가 말했다. 비극적인 운명은 기하학의 공리처럼 한번 정해지면 절대불변이기에 비극을 낳는다는 것이다.

명쾌하고 즐거운 만화를 기대했던 추석은... 달도 못 보고 흐린 추석으로 지나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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