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무게

  
삶에는
내가 들 수 있는 만큼의 무게가 있다.
지나친 의욕으로 자기가 들 수 없는 무게를
들 수 있다고 과장해서도 안되고, 자기가 들어야 하는
무게를 비겁하게 자꾸 줄여 가기만 해서도 안되고,
자신이 들어야 하는 무게를 남에게 모두 떠맡긴 채
무관심하게 돌아서 있어서도 안된다



- 김명수의 <역기를 들면서>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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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6-28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퍼갑니다

물만두 2004-06-28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갑니다. 정말 마음에 와 닿네요...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면
인생에서 가장 큰 슬픔을 느끼겠지요.
견디기 힘든 상실감으로 인해 한동안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슬픔은 나로 하여금
고통에 자연스럽게 반응하게 합니다.
소중한 사람을 잃었을 때 내게 베풀 수 있는
가장 큰 친절은 슬픔을 허락하는 것입니다.

- A.J 셰블리어의《인생반전연습》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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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중 틈틈이
평화로운 생각들을 마음 속에 그려라.
당신이 언젠가 본 일이 있는 평화로운 정경이 담긴
추억의 그림, 석양이 기울어 황혼의 그림자가 점차 주위에
깔리기 시작하는, 정적으로 가득찬 아름다운 골짜기의
그림이 마음 속을 흐르게 하라. 혹은 잔물결치는
물 위에 내리쏟아지는 은색의 달빛이라든가,
부드러운 모래펄에 찰싹찰싹 물결쳐 오는
바닷가의 경치를 회상하라. 이와 같은
평화롭고 아름다운 광경의 추억은
당신의 마음에 치료약으로 작용한다.



- 노먼 빈센트 필의 《적극적 사고방식》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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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노래 2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기 시작해서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는 '어 이거 노무현이(이런 말만 들어도 대통령을 싫어한다고 느껴져서 그냥 넘어갔다.) 권했다는 그 책 아냐?'했다. 읽어보진 않았단다. 난 그게 뭔 소린가 하고 넘긴 뒤, 나중에 서점에서 이 책의 표지를 보고서야 질색을 했다. 느낌표 도서에 대통령이 읽은 책이라고 소개되어 있었다.

이놈의 천민 자본주의는 책에다가 무식하게도 라벨을 잘도 갖다 붙인다. 대통령이 읽은 책이 뭐 대수란 말인가. 대통령이 칩거하면서 읽을만한 책이 어디 한두권이겠는가.

그런 선입관을 가지고 읽어서 그런지 이순신의 실루엣과 대통령의 그림자가 언뜻언뜻 교차되었던 책이다. 그 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사물을 골똘하게 보고 있으면 사물의 본질이 떠오르면서 마음 속으로 비쳐 들어온다. 이런 것을 관조라고 한다. 외로움, 사색의 시간, 그리고 많은 적들... 이런 상황의 그들에게 가장 큰 공통점은 고뇌가 아니었을까? 그 고뇌는 적에 대한 고뇌, 자신에 대한 고뇌, 조직 내부의 적에 대한 고뇌, 가장 핵심적인 것은 큰 나라의 횡포에 대한 고뇌였을 것이다.

어려서부터 성웅 이순신으로 추앙받던 이순신을 고뇌하는 장군으로 그려냈다. 간결하고 무뚝뚝한 문체가 그런 장군의 성격을 잘 드러낸다. 그러나 소설로써는 많은 점수를 못 주겠다. 형상화에 실패하고 있으며 박진감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는 것처럼, 내가 그의 자전거 여행을 읽고 극구 칭찬했던 그의 말맛이 이 무거운 소설에서는 전혀 살아날 수 없었던 것이 가장 아쉬운 일이다.

태백산맥에서 조정래가 무거운 사나이들의 이야기 사이사이에 기가 막힌 묘사와 지방 사투리들을 녹여낸 데 반해서, 이 소설에서는 정녕 '쿨'한 사나이, 臣 李를 그리고 있었다.

그의 밥벌이에 대한 지겨움은 여기서도 묻어난다. 끼니를 때워야 하는 민중들의 고역을 바라보는 이순신. "끼니는 어김없이 돌아왔다. 지나간 모든 끼니는 닥쳐올 단 한 끼니 앞에서 무효였다. 먹은 끼니나 먹지 못한 끼니나 지나간 끼니는 닥쳐올 끼니를 해결할 수 없었다. 끼니는 시간과도 같았다. 무수한 끼니들이 대열을 지어 다가오고 있었지만, 지나간 모든 끼니들은 단절되어 있었다. 굶더라도, 다가오는 끼니를 피할 수는 없었다. 끼니는 파도처럼 정확하고 쉴새없이 밀어닥쳤다. 끼니를 건너뛰어 앞당길 수도 없었고 옆으로 밀쳐낼 수도 없었다. 끼니는 새로운 밀물로 달려드는 것이어서 사람이 거기에 개입할 수 없었다. 먹든 굶든 간에 다만 속수 무책의 몸을 내맡길 뿐이었다. 끼니는 칼로 베어지지 않았고 총포로 조준되지 않았다."

그는 먹는 음식 앞에서 상당히 엄숙하다. 주막에서 군사들을 먹이는 이순신. "백성의 국물은 깊고 따뜻했다. 그 국물은 사람의 몸에서 흘러나온 진액처럼 사람의 몸 속으로 스몄다. ... 국에 만 밥을 넘길 때 창자 속에서 먹이를 부르는 손짓을 나는 느꼈다."

모국어가 도달할 수 있는 산문 미학의 한 진경을 보여준다는 그의 칼에 대한 단상. "칼로 적을 겨눌 때, 칼은 칼날을 비켜선 모든 공간을 동시에 겨눈다. 칼은 겨누지 않은 곳을 겨누고, 겨누는 곳을 겨누지 않는다. 칼로 찰나를 겨눌 때 칼은 칼날에 닿지 않은, 닥쳐올 모든 찰나들을 겨눈다. 적 또한 그러하다. 공세 안에 수세가 살아 있지 않으면 죽는다. 그 반대도 또한 죽는다. 守와 攻은 찰나마다 명멸한다. 적의 한 점을 겨누고 달려드는 공세는 허를 드러내서 적의 공세를 부른다. 가르며 나아가는 공세가 보이지 않는 수세의 무지개를 동세에 거느리지 못하면 공세는 곧 죽음이다. 적과 함께 춤추며 흐르되 흘러들어감이 없고, 흐르되 흐름의 밖에서 흐름의 안쪽을 찔러 마침내 거꾸로 흐르는 것이 칼이다. 칼은 죽음을 내어주면서 죽음을 받아낸다. 생사의 쓰레기는 땅위로 널리고, 칼에는 존망의 찌꺼기가 묻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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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6-23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 퍼갑니다..
 
내 안의 빛나는 1%를 믿어준 사람 - Stories of Teachers Making a Difference
제인 블루스틴 지음, 도솔 옮김 / 푸른숲 / 200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참 멋진 제목. 이 제목으로 아이들에게 편지를 썼다. 다섯 번째 담임 통신. 내가 아이들에게 뇌까리는 말을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아이들보다 두 배 정도 더 산 내 소리를 간혹 마음에 깊이 새기는 아이들도 있는 모양이다. 잘 살아 보여야 하는 것이다. 선생이란 먼저 난 사람이므로 잘 사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세상에 많은 사람들에게는 존경하는 선생님이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난 맘보가 비틀려서 그런지 이 책을 읽으며 이런 이야기를 모으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존경하는 선생님이 있는 사람들보다 존경했던 선생님이 없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내가 교사가 된 단 하나의 이유는 좋은 선생님이 없는 풍토에서 좋은 선생님이 되어 보여주겠다는 오기에서였다면 남들은 비웃는다. 그렇게 해서 너는 어떤 선생님이 되었느냐고. 대답은 참담할 정도로 볼품없는 선생님이지만, 난 그래도 아이들에게 잘 씹어서 먹이려고 노력하고,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려고 애쓰고 있다. 내가 원래 가진 모난 성격도 대패질해 버리고, 아이들 옆에서는 한없이 순한 양이 되려고 기를 쓰고 있다. 아이들이 나보고 화내지 않는 선생님이라고 한다. '선생님은 왜 화를 안 내세요?'라고 묻는 아이들을 보며, 나는 속으로 생각한다. 화가 날 때가 많지만, 난 화내지 않는 선생님이 되기로 원을 세웠으므로 화를 내지 않으려 힘쓰고 있다고. 내가 화내면 우리 교실에 핀 마흔 송이의 꽃들이 모두 스트레스를 받을 것은 당연한 일이지 않은가?

선생님들은 물론이고, 일반인에게도 좋은 감동을 주는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

늘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한 일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때론 제대로 해내기 위해 여러 번 손을 봐야 하는 일이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교사들은 자신들의 행동과 습관, 가르치는 방식을 통해 학생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자신들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소한 일들이 학생들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나는 짧은 시를 써서 매일 아침 아이들이 등교하기 전에 그 시를 읽었다. "신이시여, 내가 문 밖에 모든 고통을 놓아 두고 안으로 들어가게 도와주소서. 내가 아이들과 함께 있게 하소서. 또한 우리들이 삶의 신비한 마술을 느낄 수 있게 하소서. 아이들이 모든 상처를 잊고 오늘 하루는 행복하도록 도와주소서. 그리고 그렇게 되도록 내가 도울 수 있게 하소서."

괴테는 말했다. "지금의 모습으로 어떤 사람을 보면 그는 지금보다 못한 사람이 된다. 하지만 그가 이미 훌륭한 사람이 되어 있는 것처럼 그를 바라보면 그는 정말로 그렇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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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4-06-17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제목이 넘 멋지네요...^^ 마지막 괴테의 말도 마음에 와닿구. 한번 사서 읽어봐야겠슴다. 나도 누군가의 빛나는 1%를 믿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네요...

비연 2004-06-19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이 책을 받았습니다...읽고 저도 리뷰 올리겠슴다^^

달팽이 2004-07-11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흔송이 꽃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해 마음 속의 화를 속으로 돌리는 선생님의 마음, 그 속으로 돌린 화가 눈부시게 떠오르는 태양에 옅은 안개 걷히듯...걷히어 새벽잎새 위에 구르는 이슬에 은빛 태양 머금어 빛나듯...마음 속 빛으로 화하길....

몽당연필 2007-05-11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