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다정한 사람
은희경 외 지음 / 달 / 2012년 11월
품절


꽉 막힘 고속도로에서 지인에게 선물 받은 책을 읽었다. 집으로 향하는 길이었을 뿐, 여행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따분한 고속도로가 마치 여행길처럼 느껴졌다. 책을 읽을 때 공간이동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매력을 느꼈다. 나는 10명을 따라 세계 곳곳을 누비고 있었다.

다리를 쭉 벋고 책을 읽으며 마주하는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시선으로 그 여행지를 만끽할 수 있었다. 때론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맘껏 누비고, 마치 뮤지션인양 음악을 즐기고, 소소한 팬이 되어 그 나라의 영화배우나 와인을 즐길 수도 있었다.

여행지에서는 타인에게
말을 걸기가 좀 더 쉬워진다. 모든 사람에게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상에서보다 조금 더 타인에게 다가갈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는 게 여행의 묘미가 아닌가 싶다. 내가 다정한 사람이 될 수도 있고, 타인에 나에게 다정하게 느껴지는 시간. 여행을 할때 배가 되는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원의 집 1 - 큰 숲 속의 작은 집
로라 잉걸스 와일더 지음, 가스 윌리엄즈 그림, 김석희 옮김 / 비룡소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자정이 넘은 시각. 눈이 몹시 아팠고 두통도 약간 있었다. 글씨가 매우 작은 책을 집중해서 보느라 눈의 피로가 절정에 달해 있었다. 잠자리에 들어야할 시간이지만 잠이 오질 않았다. 요 며칠사이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깨는 일이 잦았고 늦게까지 책을 보다 늦잠을 자기 일쑤였다. 책을 더 읽고 싶었지만 도저히 손에 잡히지 않아 언제든지 책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는 지인과 SNS로 대화를 시작했다. 그러다 지인이 결혼선물로 준 이 책이 언급 되었고 얘기가 나오자마자 책장에서 이 책을 꺼내 읽었다. 눈의 피로가 극심했던 터라 30분 정도 책을 읽고 잠이 들었다. 그리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이 책을 펼쳐들었다. 뭐랄까. 이 책을 읽고 있으면 꼭 겨울방학을 맞아 신나게 뛰어노는 기분이 들었다.

 

  지인은 이 책속의 잉걸스 가족처럼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책 속의 당찬 딸들처럼 달달한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며 결혼선물로 주었다. 당시에는 고맙다는 인사만 하고 언제 읽을지 알 수 없어 책장 높은 곳에 올려두었다. 그러다 태중에 아기와 함께 읽으면 더 좋을 거라고 언급해 주어서 꺼내들게 되었다. 내가 품고 있는 아이도 딸이고 이 책 속에 사랑스런 딸들이 나온다고 하니 지금이 적정하다 싶어 얼른 꺼내들었는데 기대이상으로 행복한 기분을 맛보고 말았다. 나의 어린 시절 생각도 많이 났고 나의 아이들이 자라나서 이렇게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다면 좋겠다는 희망이 샘솟았다.

 

  저자는 65세의 나이에 딸의 권유로 이 책을 쓰게 되었고 1932년에 출판되자마자 반응이 좋아 총 9권의 책(마지막 책은 사후에 출간되었다고 한다.)을 집필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TV로 방영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이 연작은 저자의 자서전이자 19세기 후반의 미국 사회사가 풍부하게 담겨 있을 뿐 아니라 남북전쟁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때, 개척지에서 벌어지는 일상생활의 갖가지 모습들이 어린 소녀의 순수한 눈을 통해 아기자기하게 그려졌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런 시대적인 배경은 옮긴이의 설명으로 자세하게 알게 되었지만 그런 사실을 차지하고라도 로라가 경험하고 보는 모든 것들이 무척이나 사랑스럽게 다가온다. 얌전한 언니, 갓난쟁이 귀여운 동생, 다정한 아빠, 가족을 위해 많은 집안일을 하면서도 늘 사랑으로 대하는 엄마의 틈바구니에서 한 가정의 행복을 낱낱이 보여주고 있다.

 

  로라가 사는 곳은 위스콘신 주의 큰 숲 속 통나무집으로 온통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는 곳이다. 겨울을 준비하는 로라네 가족이 안락한 통나무 집 안팎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을 그려내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모든 것을 자급자족해야 했던 척박한 시대였지만 삶에 찌든 모습은 로라네 가족에게서 찾아볼 수 없었고 필요한 만큼 욕심 부리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비춰졌다. 아빠는 겨울을 준비하기 위해 사냥을 하고, 엄마는 아빠가 준비한 식량을 비축하고 언니 메리와 로라는 엄마의 일을 거들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겨울이 되어 아빠가 사냥을 하지 못하고 아이들도 밖에 나가서 놀 수 없을 때면 늘 난롯가에서 아빠는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바이올린을 켰다. 아빠가 들려주는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며 아이들은 잠이 들었고, 숲 근처에 살고 있는 할아버지, 삼촌, 이모네를 방문하면서 경험한 많은 이야기도 들려준다. 로라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상들은 특별할 것 없어 보이지만 당시의 생활상이나 문화를 잘 알 수 있었고 소박하면서도 정이 살아있는 가족들의 우애를 살펴볼 수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로라네 가족이 오순도순 살아가는 모습에서 내가 꾸려가고 싶은 행복을 맛보았고 그 행복감이 흘러넘쳐 책을 마주하고 있는 시간을 풍요롭게 느껴졌다.

 

  9남매의 막내로 자란 나는 막내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기보다 늘 치열함 속에 살았다. 어릴 때 시골에서 자라 들판을 마구 쏘다니며 말썽도 부리고 신나게 뛰어 논 기억은 있지만, 워낙 식구가 많아 살림이 팍팍하다 보니 로라네 가족 같은 안락함은 거의 없었다. 부모님이 나이가 들고 우리들이 다 자란 뒤에야 조금 살만해졌다는 되새김을 할 정도로 당시에는 생활을 한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자 시간을 견디는 힘을 주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로라가 경험한 자잘한 추억들을 듣고 있노라면 시골집 마당에서 보았던 수많은 별들, 겨울이면 비료포대로 눈썰매를 타고 스케이트를 만들어 손이 얼얼해질 때까지 빙판위에서 미끄럼을 타고, 정월대보름이면 직접 구멍을 뚫은 깡통으로 쥐불놀이를 했던 수많은 추억들이 떠올랐다. 로라가 태어나고 자란 곳과 시대적 배경은 판이하게 다르지만 자연 속에서 자랐던 공통점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 더 행복감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로라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내가 경험한 비슷한 경험이 떠올라 주절주절 떠들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하지만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느낌은 그런 수다스런 추억담을 쏟아내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옮긴이가 말한 것처럼 가족 간의 우애, 자연의 축복, 노동의 즐거움, 고난을 이겨내고 진보를 이룩해내는 인간의 존엄성이 평화롭고 소소하게 전달되었다는 점이다. 현재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편리함의 이면에 있는 온갖 소음과 공해들을 말끔히 잊어버릴 수 있는 청량감이 내 안으로 들어와 위스콘신 주의 숲 속을 거닐고 있는 기분이었다. 마치 초등학생 시절로 돌아가 탐구생활을 풀다 잠시 펼친 책에서 만난 다른 세계의 이야기처럼 나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거듭나게 해 준 것 같다. 이 행복감이 앞으로 남은 8권의 연작 소설에서도 이어질 거라 생각하고 태중의 아기에게도 전해졌음 하는 바람이다. 내가 꾸린 가정이 이렇게 행복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을 만난 것이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란놀 2014-01-05 0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사로운 이야기가 흐르는 한편,
손수 집을 짓고 땅을 일구며 옷을 깁고
우물을 파며... 아이들을 사랑하는
모든 삶이 담겼기에
이 책 전권이 참 아름답다고 느껴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2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안장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아름다운 풍경, 감미로운 음악, 기분 좋은 산책을 할 때면 내 곁에 누군가 있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곤 잠시 마음을 주었던 어떤 이를 떠올려 보곤 한다. 그런 떠올림도 잠시, 설핏 웃음을 흘리면서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나 싶어 황망했다. 그 사람을 떠올리기엔 나의 마음이 부족하다고, 어떠한 확신도 없으며, 상황에 따라 쉽게 마음이 변해버릴 거라고 스스로를 붙들었다. 깊은 열정 없이 누군가를 마음에 품는다는 것을 발설하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이런 나의 마음을 더 굳게 만든 작품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었다. 22살에 읽었던 작품이기도 한데, 이번에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어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당시에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나에게 큰 감흥을 주었기보다 어렵게 생각했던 작품이 쉽게 읽혔다는 것에 더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8년의 세월이 흘러 서른 살에 만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이미 같은 작품이면서도 다른 작품이었다. 그 사이 베르테르의 선택을 극단적으로만 보았던 시선을 누그러트렸고, 인간의 내면이 사랑에 의해 열정적으로 변해갈 수 있다는 것에 위대함을, 절망감이 목숨을 앗아 갈수도 있다는 것에 위험한 유혹을 느꼈다. 그러면서도 그 모든 것을 드러낸 채 사랑에 온 몸을 던진 베르테르의 순정에 경외감이 생겨났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내게 무척 평화로운 시간이다. 가족들의 대화 소리가 나긋하게 들려오고, 사방에서 울어대는 풀벌레 소리는 오랜만에 만끽한 휴가를 더 빛내주고 있다. 그러면서도 마당에 가득 찬 달빛을 보며 산책을 하다가도 명확하지 않은 누군가가 그리워져 살짝 쓸쓸해지려 했다. 베르테르였다면 이런 고즈넉함 속에서 로테를 떠올렸을 테고, 환희보다 가슴 아픈 고통이 그의 마음을 가득 채웠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도무지 그의 사람이 될 수 없는 사람 로테. 그녀의 곁을 떠나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차라리 그녀를 가슴에 품고 죽음을 선택했던 베르테르를 떠올리면, 마당을 거니는 나의 여유로운 발걸음이 과분하게 느껴질 정도다.


  많은 사람들은 운명적인 사랑을 꿈꾼다. 첫 눈에 상대를 알아보고, 그동안의 기다림이 헛되지 않았노라 위로받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을 기다린다. 이제나저제나 그런 사람이 나타나기를 눈 빠지게 기다리면서도, 정작 먼저 그런 사랑을 하기 위해 다가가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람들을 많이 마주하게 된다. 가장 가까이는 나이고, 주변에서도 그런 사랑을 꿈꾸느라 연애를 하지 못하는 사람이 허다하다. 사랑보다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원하며 연애를 미루고 있는 사람들은 베르테르의 사랑이 나약하다고 섣불리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첫 눈에 반한 그녀의 모든 것을 사랑하며, 그녀 존재 자체를 세상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게 드높이는 베르테르 앞에서 누군가에게 마음을 조금 나눠주는 것에도 겁내 하는 내가 부끄러웠다. 

  총 82편으로 구성된 베르테르의 편지를 보고 있노라면 그의 절절한 마음이 전해져 와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로테를 처음 만나게 된 순간부터,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의 그의 삶은 온통 사랑과 고통, 절망과 환희로 뒤덮여 있었다. 로테가 곁에 있을 때 그의 삶은 빛이 났고, 그녀가 자신의 사람이 될 수 없다는 현실과 마주할 때면 절망하고 고통스러워했다. 무엇보다 현명하고 이성적이었던 그가 사랑을 하게 되면서 피폐하게 변해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로테를 향한 마음은 세상 어느 누구보다 그를 위대하고 숭고하게 만들어 주었지만, 반면 세상에서 가장 고난 받는 사람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내가 그녀를 이렇게 사랑하고 있는데 정작 다른 남자가 그녀를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가끔 이해할 수 없다네. 나는 오직 그녀만을 마음 속 깊이 흠모하고, 그녀 말고는 아무도 알지 못하며, 그녀 말고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데 말일세!”

   로테가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 앞에 그는 친구인 빌헬름에게 고통에 찬 편지를 보낸다. 한 사람을 이렇게 고통이 가미한 깊은 사랑으로 대할 수 있다는 사실이 경이로우면서도 마음 아팠던 구절이었다. 로테가 자신의 사람이었다면, 그녀의 남편보다 더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었을 거라는 베르테르의 독백이 가슴 절절하게 와 닿는 부분이기도 했다. 그러나 사랑은 한 쪽만 부풀려 진다고 해서 온전히 유지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베르테르가 로테를 만났을 당시만 해도 이미 그녀에게는 약혼자가 있었고, 그녀가 결혼을 했음에도 그녀와 그녀의 남편을 불편하게 하면서도 떠날 수 없을 만큼 깊이 사랑하게 되었다. 그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온 세상이 로테였고, 그녀를 떠난다는 것은 그에게 죽음을 의미했다.

  죽음을 선택할 만큼 고통스러운 사랑을 한 베르테르. 한 발짝도 물러 설 곳이 없는 그의 처지가 잔인할 만큼 안타까웠다. 그녀를 가질 수 없는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이 어떠한 삶을 의미하는지 그의 편지로 온전히 느낄 수 있었으므로, 그의 죽음에 대해 어떤 말로도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다. 베르테르는 ‘자살행위를 속박에서 벗어나는 자기 구원의 유일한 수단으로’ 여겼고, ‘나약함이나 병적인 행동의 결과라고 일축해 버리는’ 알베르토와의 논쟁에서 이미 비극적인 결말을 예견했었다. 하지만 베르테르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버리는 것이 자기 구원의 유일한 수단으로 여겼을지라도, 남겨진 사람들에겐 슬픔과 고통, 죄책감이 서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간과해 버린 것은 여전히 안타까울 따름이다. 베르테르의 고통을 남겨진 사람들과 비교한 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 하지만, 슬픔 가득한 베르테르를 최후가  마음 아플 뿐이다.

  사랑 때문에 기쁨을 느끼면서도 고통 받는 베르테르를 지켜보는 것이 마음 편치 않았지만, 그의 편지에서 사랑하고 싶은 마음을 얻고 말았다. 베르테르처럼 죽음을 향해 가면서도 그녀를 향한 열정적인 마음의 일환으로 시를 읽어줄 자신이 없더라도 누군가를 깊이 사랑하고 싶었다. 로테를 사랑하는 베르테르의 마음을 닮고 싶긴 하나, 그것이 슬픔이 아닌 기쁨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람들 마음속에는 베르테르와 같은 사랑을 하고 싶은 열망과 사랑의 고통으로 범벅된 아픔이 서려 있다. 그런 마음을 이 작품을 통해 승화시켜 절망적인 베르테르 효과를 일으키기보다, 환희에 찬 사랑의 릴레이가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이 무리가 아니길 진정으로 바래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월에 읽은 책

 

 

1.~3. 신과 함께 신화편 - 주호민

4. 에브리맨 - 필립 로스

5. 시메옹을 찾아주세요 - 가브리엘르 뱅상

6. 피터래빗 이야기 - 베아트릭스 포터

7. 일러스트 파이 이야기 - 얀 마텔

8.~9. 캐주얼 베이컨시 1~2 - 조앤 K. 롤링

10. 타샤의 스케치북 - 타샤 튜더

11. 레 미제라블 - 빅토르 위고

12. 벤자민 버니 이야기 - 베아트릭스 포터

13. 악령 하 - 도스또예프스끼

14. 다람쥐 넛킨 이야기 - 베아트릭스 포터

15. 초원의 집 _큰 숲 속의 작은 집 - 로라 잉걸스 와일더

16. 초원의 집 _대초원의 작은 집 - 로라 잉걸스 와일더

17. 초원의 집 _플럼 시냇가 - 로라 잉걸스 와일더

18. 막다른 골목의 추억 - 요시모토 바나나

 

 

 

- 올해는 절대 권수에 치우치는 독서를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한달에 몇 권 읽어야겠다라는 계획을 세우면 권수에 치중해서 정작 읽고 싶은 책은 못 읽는 일을 숱하게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1월에는 정말 굉장히 편안한 독서를 했다.

읽고 싶은 책을 편하게 골라서 읽었고 읽고 싶은 만큼만 읽었다.

 

권수로 보면 많아 보이지만 그림책과 동화책, 만화책이 있어서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1월의 독서에서 가장 뿌듯한 점은 기대없이 읽었던 <에브리맨>이 좋았던 것, 3년 만에 <악령> 하권을 완독했고 도끼 옹의 전집에 다시 손을 댔다는 것, 선물 받은 <초원의 집>을 읽기 시작했다는 점일 것이다.

 

2월의 독서는 어떨지 기대된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피터래빗 시리즈 02 : 벤자민버니 이야기 베아트릭스 포터 베스트 콜렉션 2
베아트릭스 포터 글.그림, 김동근 옮김 / 소와다리 / 201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른들이 위험한 곳에 가지 말라고 하면 왜 아이들은 꼭 그 말대로 하는 것일까? 말썽꾸러기 피터와 장난꾸러기 친척 토끼 벤자민이 만나니 그야말로 사건의 연속이었다. 벤자민은 맥그리거 내외가 외출하는 것을 보고 피터를 부르러 간다. 피터가 옷도 없이 목도리만 두른 것을 보고 맥그리거 아저씨네 텃밭에서 옷을 몽땅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피터와 벤자민은 맥그리거 아저씨 텃밭으로 몰래 들어가서 피터의 옷과 구두를 먼저 찾았다. 그리고 피터가 가져온 목도리에 양파를 가득 담아서 나온다.

 

  그렇게 순조롭게 옷을 찾고 양파를 가져온다면 피터와 벤자민의 만남이 심심(?)했을 것이다. 양파를 거의 절반 이상을 흘리면서 가져오는데 맥그리거 아저씨네 왕눈이 고양이를 만난다. 피터와 벤자민은 소쿠리에 얼른 숨었지만 고양이가 소쿠리 위에 올라앉는 바람에 그 안에 다섯 시간이나 갇혀 있게 된다. 피터와 벤자민은 양파가 너무 매워 훌쩍훌쩍 울어도 나갈 방법이 없었다. 그때 벤자민의 아빠가 나타나 고양이를 쫓고 피터와 벤자민을 구해준다. 고양이가 놀라서 온실 안으로 들어가자 벤자민 아빠는 온실 문을 잠그고 '위험한 곳에 가면 안 된다고 했지!' 라며 벤자민과 피터를 혼낸다.

 

  외출했다 돌아온 맥그리거 아저씨는 텃밭에 벌어진 상황이 의아했다. 고양이가 혼자 온실에 들어가 있는가 하며 텃밭에 온통 나 있는 작은 발자국 때문이었다.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 피터는 외투와 신발까지 찾아왔기 때문에 엄마가 몹시 기뻐하며 벤자민 아빠가 들고 온 양파와 향기 나는 풀을 천장에 잘 매달아 놓았다. 벤자민 버니 이야기를 통해서 위험한 곳에 가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지만 피터와 벤자민이 그 말을 고이 들을 것 같지는 않다. 피터가 지난번에 맥그리거 아저씨네 텃밭에 가서 옷과 구두를 모두 잃어버리고 몸살까지 앓았으면서도 또 벤자민과 함께 텃밭에 가서 사고를 쳤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피터와 벤자민을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건 한창 자라나는 때에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벌이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물론 그렇게 조심하지 않다가 맥그리거 아저씨에게 된통 걸리는 날이 있을 거라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적절한 선에서 독자들에게 그들의 말썽을 맘껏(?) 보여줄 거라 생각한다. 짧은 이야기지만 생생한 그림과 함께 읽어 마치 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인양 재밌게 읽었다. 맘만 먹으면 피터래빗 시리즈를 순식간에 읽어버릴 수 있지만 조금씩조금씩 아껴서 읽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