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여 잘 있어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9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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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의 작품이라면 일단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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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나의 집
타샤 튜더 지음, 김용지 옮김, 리처드 W. 브라운 사진 / 아인스하우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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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샤 할머니 책은 거의 모두 가지고 있다. 그래서 더이상 볼 책이 없다고 생각해 이 책이 나왔을 때 반신반의했었다. 우려먹는 거라 생각하고 읽지 않으려 했는데 나처럼 타샤 할머니를 좋아하는 지인이 꼭 읽어보라고 해서 믿고 읽게 되었다. 그리고 나서 역시 지인의 말을 듣기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따뜻한 방바닥에 배 깔고 누워 타샤 할머니의 책을 보는데 참 행복했다. 타샤 할머니와 다시 조우하는 것 같아 좋았고 그동안 잊고 있었던 타샤 할머니의 집에 새롭게 초대받은 기분이 들었다.

 

  왠지 모를 반가움이 더해지는 것 같았는데 리처드 W. 브라운의 사진들로 채워져 있어서 그랬나보다. 타샤 할머니 책 중에서 리처드 W. 브라운의 사진이 실린 책을 가장 좋아해서인지 이미 익숙한 타샤 할머니의 정원, 집, 부엌들이 더 즐겁고 친숙하게 느껴졌다. 내 마음속의 집처럼, 혹은 제 2의 고향처럼 느껴지는 타샤 할머니의 집이 이제는 너무나 익숙하다. 리처드 W. 브라운의 사진과 함께 타샤 할머니의 간략한 설명들이 무척 따스했다. 사진작가는 사진을 찍고 집주인은 집 구석구석을 설명하는 것일 텐데도 애정이 듬뿍 느껴졌다. 타샤 할머니는 그렇다고 쳐도 그것을 간파한 사진작가의 사진 속에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책 제목처럼 이 책에서는 정원, 부엌, 저장실, 창고 등을 분류해서 집의 구석구석을 구경시켜 준다. 그래서인지 하나의 거대한 집이라는 생각보다 조각조각 기억되는 여러 개의 집을 보는 듯한 착각이 일지만 하나의 통일된 느낌은 그대로 전해져 온다. 고풍스러움, 오래된 집 같지만 포근함이 느껴지고 안락하고 아름다운 집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없었다. 늘 그대로 타샤 할머니가 그곳에 살고 있는 것 같아 궁금할 때마다 나는 타샤 할머니의 집을 둘러보는 구경꾼이 되는 것이다.

 

  타샤 할머니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조금은 감질 맛이 날지도 모르겠다. 이 한권으로 절대 타샤 할머니에 대해서 알 수 없으니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 책만 보고 타샤 할머니를 놓쳐버린다면 그것 또한 안타까운 일일 것이다. 타샤 할머니는 만나도 만나도 매력적인 분이고 바로 빠져들게 될 테니 다양하게 만나보길 권한다. 타샤 할머니의 삶이 그대로 녹아있는 코기빌을 마주하게 되면 그 매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확률이 높다. 이미 그 매력에 빠진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울 것임은 물론이고.

 

  타샤 할머니의 집을 다시 둘러본 것만으로도 일상에 생기가 도는 기분이다. 내 집은 절대 이렇게 꾸밀 수 없다는 절망은커녕 책을 통해서라도 이런 집을 만나게 되고, 이렇게 집을 가꾸며 살아간 사람을 알게 된 다는 것에 감사하다. 비록 더이상 타샤 할머니는 코기빌에 계시지 않지만 늘 그렇듯이 책으로 만날 때마다 그 속에 살아있음을 느낀다. 마음이 허할 때 떠올릴 수 있는 집이 있다는 것은 거리에 상관없이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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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생활 풍경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아모스 오즈 지음, 최정수 옮김 / 비채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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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스 오즈 책은 무조건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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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볼
유준재 글.그림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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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 않으려 해도 아버지 생각이 났다. 12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분명히 많이 남아있음에도 왜 어릴 적 기억밖에 떠오르지 않은지 모르겠다. 『마이볼』처럼 아버지와의 어떤 특별한 추억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밥상 앞에서 늘 젓가락질을 검사받아야 했던 일, 오빠와 경쟁해서 서로 아버지 무릎다리 밑으로 들어가려 했던 일, 예절에 유난히 엄하셔서 자주 훈계를 받던 일들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자주 약주에 취해있으셨지만 이상하게도 시간이 흐를수록 좋았던 기억만 떠오른다. 그리움이 짙어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중매로 만나 동대문야구장에서 세 번 데이트하고 결혼을 했다.'로 시작된 아버지와 야구에 대한 이야기는 끈끈했다. 아버지가 평일과 휴일을 어떻게 보내는지에 대한 기억과 함께 야구중계의 공통분모가 나왔을 때 즐거웠던 시절의 이야기가 이어질 거라 짐작했다. 나의 짐작대로 작은 마당이 야구장으로 변신한 이야기, 야구하는 방법에 대한 코치, 유리창을 깨뜨렸던 일, 함께 목욕탕을 갔던 추억들이 그려졌다.

 

  직접 프로야구의 탄생 현장에서 야구를 지켜본 이야기는 전설과 함께 많은 이들의 추억을 건드렸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다 아버지와 늘 각각 다른 팀을 꾸준히 응원했건만 언젠가부터 아버지와의 대화가 줄어들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인생의 볼 속도가 점점 불어 날수록 대화는 줄어들고 언제부터는 야구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말이다.

 

  그리고 '잡을 수 있겠으면 '마이볼' 하고 크게 외'치라는 아버지의 가르침대로 아버지가 던진 공이 하늘 높이 날자 '마이볼!' 하고 외치는 어린 시절의 모습이 담긴 채로 책은 끝이 난다. 이 짧은 동화는 아버지와의 추억을 담은 작품으로도 볼 수 있지만 묘한 여운이 남아 자꾸 책을 들춰보고 생각에 잠기게 했다. 어쩌면 너무나 평범한 우리들의 아버지를 떠올리는데 주저함이 없도록 자연스레 이끌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끈덕지게 '마이볼' 하고 외치는 소년과 함께 따라온 떨쳐버릴 수 없는 여운의 정체를 속 시원하게 밝혀낼 수 없었다.

 

  그러다 문득 나의 아버지를 떠올리고 그 의문이 무엇인지를 어렴풋하게나마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아버지와의 추억. 내가 잊고 있었던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을 깨워주었는데 그걸 알아채지 못하고 자꾸 의문을 남겼던 것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내 마음속에 살고 계시다고 생각하니 편해졌다. 그러니 슬퍼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하늘나라로 가면 만날 수 있을거라 굳게 믿고 있었으니까. 12년이 지난 지금 내 마음속의 아버지는 어떤 모습일까. 인생의 볼 속도가 점점 불어 날수록 아버지와의 대화가 줄어들었다는 저자처럼 나도 어느새 마음속의 아버지와 대화하는 법을 잊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오랜만에 아버지의 사진을 꺼내보았다. 어떤 책에서 기억하기 위해 일부러 꺼내놓는다는 글귀를 본 뒤로 아버지 사진을 꺼내놓다 작년에 이사하면서 다시 상자에 넣어둔 사진이었다. 사진을 보고 있으면 낯설다. 나와는 19년밖에 함께 지내지 못했지만 나의 아버지란 느낌이 생경하게 다가온다. 이 책으로 인해 아버지와의 끈을 잠시나마 이어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 마음속에 잘 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늦은 밤, 모든 것이 평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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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의 정원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13
사라 스튜어트 글, 데이비드 스몰 그림, 이복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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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인의 마음을 감동시킨다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타인으로 인해 내 마음이 변화된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타인을 감동 시키는 것보다 내 마음을 열고 타인을 받아들이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리디아 때문이었다. 집안의 어려운 사정으로 잠시 외삼촌댁에 가게 된 리디아는 그 과정을 모두 편지로 이야기한다. 짐 외삼촌을 시작으로 아빠와 엄마, 할머니에게 쓰는 편지는 짧지만 리디아의 모든 마음이 들어 있었다.

 

  리디아는 밝고 건강한 아이다. 그러나 리디아가 함께 살아야 할 외삼촌 짐은 무뚝뚝하고 웃지 않는 어른이다. 리디아는 빵집을 운영하는 외삼촌 집에서 그냥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지 하려고 하는 아이다. 외삼촌에게 미리 원예는 알고 빵은 만들지 모르지만 무척 배우고 싶다는 편지를 미리 띄운다. 그러나 외삼촌은 가타부타 말이 없다. 그리고 리디아가 외삼촌과 생활하면서 보내는 편지에는 외삼촌이 잘 웃지 않으신다는 말과 함께 곧 웃게 될 거라는 희망을 같이 전한다.

 

  그 부분에서 리디아가 분명 외삼촌을 웃게 만들 거라고 생각했다. 리디아는 행복 바이러스를 가진 아이처럼 금방 빵집에서 일을 하는 에드 아저씨와 엠마 아줌마와 친해졌다. 그리고 외삼촌을 웃게 만들기 위해 시를 짓기도 하고, 함빡 웃을 만한 계획을 짜면서도 원예에 대한 호기심과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그 호기심은 외삼촌을 웃게 만들 계획과 맞물려 부모님께 꽃씨를 받기도 하고 엠마 아줌마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옥상의 버려진 공간을 정원으로 꾸며 외삼촌을 웃게 만들 계획을 만드는 리디아를 보고 있으면 절로 기분이 좋아지고 입가에 웃음이 자연스레 피어난다.

 

  리디아는 집에서 보내온 꽃씨로 에드 아저씨와 엠마 아줌마의 도움을 받아 옥상을 멋지게 꾸민다. 그 정원은 오로지 외삼촌을 위한 것이며 외삼촌에게 정원을 보여줄 생각에 흥분되고 설렘 가득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독립기념일이라 오후에는 휴업을 하는 시간에 맞춰 외삼촌에게 드디어 정원을 보여주는데 외삼촌은 웃지 않으셨지만 놀란 것이 분명한 표정으로 리디아가 만든 정원을 바라보았다. 리디아만큼이나 긴장되고 설렌 장면은 정원을 보는 모두(독자도 마찬가지로)에게 전해졌다. 외삼촌은 곧바로 리디아가 한번도 보지 못한 커다란 꽃 케이크를 준다. 외삼촌은 웃지 않으셨지만 그 케이크에 외삼촌이 천 번 웃으신 것만큼이나 의미 있다고 말하는 리디아. 그런 리디아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아빠가 취직이 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리디아는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리디아는 모든 꽃들을 엠마 아줌마에게 맡기고 떠나는데, 기차역에서 리디아를 배웅하는 짐 외삼촌의 모습에 눈물이 왈칵 쏟아지고 말았다. 그동안 늘 무뚝뚝하고 놀라긴 했지만 멋진 정원을 보여줘도 웃지 않으시던 외삼촌이 마음의 문을 크게 연 것 같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기차역에서 무릎 꿇고 리디아를 꼭 안아주는 모습에서 리디아가 '천 번 웃으신 것만큼이나 의미' 있다고 말한 뜻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눈물을 흘리는 엠마 아줌마, 눈을 감고 있는 에드 아저씨. 그 장면으로 정원을 공개했을 때보다 더한 감동과 뭉클함이 밀려왔다. 웃는 모습을 목격하지 못했다고 해도 리디아를 꼭 끌어안아주는 짐 외삼촌에게 리디아의 사랑이 온전히 전해졌음을 느꼈다. 외삼촌을 웃게 하기 위해 노력했던 일들을 비롯해 리디아의 마음 씀씀이며 주변 사람들을 밝고 행복하게 해주는 천진난만함이 어느새  외삼촌의 마음속에도 자리한 것이리라.

 

  어떻게 이렇게 그림과 글이 혼연일치 할 수 있을까. 어떠한 미심쩍음도 없이 마치 한 사람이 쓰고 그린 것처럼 완벽할 수 있을까. 리디아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가 독자에게 온전히 전달될 수 있었던 것은 글과 그림 모두 뛰어났기 때문이다. 제각각 뛰어난 것이 아니라 하나가 되기 위해 절제하며 완급조절을 하는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뛰어남이었다. 그래서 이토록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 감동이 자리했을 것이다. 이 짧은 동화는 여운을 진하게 남겨 자주 책을 들춰보게 하고 잠시 팍팍한 세상을 화사함으로 바꿔주었다. 리디아가 외삼촌의 마음을 열게 해 주었던 것처럼 나도 누군가의 마음을 열게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적당히 차단하고 회피하고 자신 안에 갇혀 사는 나의 모습이 그렇게 부끄러웠으면서도 리디아로 인해 허물어져 내리는 것을 확실히 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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