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최후의 해결책 새로운 셜록 홈즈 이야기 3
마이클 셰이본 지음, 최준영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추리 소설을 좋아하지 않아 셜록 홈즈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을 읽은 적이 없다. 그런 셜록 홈즈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칼렙 카의 <이스트 사이드의 남자>를 통해서였다. 괜찮은 추리 소설을 만났고, 셜록 홈즈의 팬이었던 그의 작품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국내에 번역된 책은 <이스트 사이드의 남자>외에 <셜록 홈즈 이탈리아인 비서관> 뿐이었다. 셜록 홈즈에게 헌정하는 작품이었는데 무척 흥미로워 칼렙 카도, 셜록 홈즈도 새로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여운이 남아 있던 터에 칼렙 카 다음으로 마이클 셰이본이 쓴 <셜록 홈즈 최후의 해결책>을 만났다. 긍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던 터라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무척 기대가 되었다.
 

  책이 그다지 두껍지 않아 칼렙 카의 <셜록 홈즈 이탈리아인 비서관>처럼 순식간에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책 읽기는 초반부터 무척 더뎠고, 추리 소설에 갖고 있던 생각도 내용에 대한 기대감도 흔들리고 말았다. 추리 소설에 갖고 있던 편견을 깨어주었던 것은 뛰어난 묘사였다. 사건을 만나기 전 묘사된 자연이라든가 인물들에 대한 세세한 묘사는 추리 소설을 읽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리게 해주었다. 그러나 그런 묘사 속에 헤매다 보니 줄거리의 흐름을 놓쳐 버렸고, 전개는 더욱 더디게 느껴졌다.

 

  셜록 홈즈는 시골 마을에서 벌을 키우며 살고 있다. 아흔의 나이다 보니 온 몸이 삐걱거리고, 벌을 치는 것도 힘겹지만 마음만은 평온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앵무새와 함께 한 벙어리 소년을 보게 되고, 그 소녀가 머무르는 하숙집의 하숙인이 살해당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이상한 숫자를 읊어대던 앵무새가 사라졌다는 소식과 함께 사건을 맡은 경감이 찾아와 셜록 홈즈에게 전해준다. 그러면서 사건을 해결해 달라는 부탁을 하는데, 셜록 홈즈는 현장 검증을 통해 그들이 체포한 용의자가 범인이 아님을, 사건을 수사한 경찰들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알아낸다. 노쇠한 몸을 이끌고 사건 해결을 위해 런던까지 다녀오지만, 런던에서는 그의 전성기 때의 추억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셜록 홈즈는 사라졌던 앵무새도 찾아오고, 범인을 색출하며 살인 사건을 마무리한다. 그러나 셜록 홈즈의 전성기를 모르는 내게는 그런 과정이 지난했다. 셜록 홈즈의 열렬한 팬이라면 셜록 홈즈의 등장만으로도(그가 노쇠했다는 사실이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설렐 수 있겠지만, 셜록 홈즈 시리즈를 읽지 않고 헌정 작품으로 셜록 홈즈를 만나는 나 같은 독자들에게 심심할 수밖에 없다. 박진감 넘치는 추리에 추리를 거듭하는 긴장감도 없었고, 사건의 뚜렷함도 보이지 않고 묘사와 애매모호함이 난무했다. 추리 소설을 그렇게 변신 시킬 수 있다는 저자의 역량에 점수를 주고 싶지만,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고 헤맸기에 아쉬움이 남을 뿐이다.

 

  셜록 홈즈 시리즈를 완독하고 났을 때 다시 한 번 꺼내서 읽어 본다면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셜록 홈즈의 전성기를 모른 채 헌정작품 속에서 만난 셜록 홈즈는 내게 많은 메시지를 주지 못했다. 셜록 홈즈의 팬들에게는 그리움의 대상, 책을 통해 만났던 수많은 사건 속의 셜록 홈즈를 떠올리면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팬 서비스가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나 같은 독자들이 이 책의 묘미를 온전히 즐기기에는 부족한 것이 많으므로 셜록 홈즈의 전성기를 더듬어 볼 필요가 있음을 느끼며 셜록 홈즈 시리즈를 뒤적거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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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 군화>를 리뷰해주세요.
강철군화 잭 런던 걸작선 3
잭 런던 지음, 곽영미 옮김 / 궁리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처음 이 책을 마주할 때만 해도 남다른 포부가 있었다. 소설 장르 안에서라도 다양한 책 읽기를 통해 사고 확장을 꾀할 거라는 생각이었다. 내가 자주 접하지 않는 장르였고, 모르는 것이 많았기에 책 읽기를 통해 내가 많은 것들을 알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서문을 볼 때만 해도 그것이 얼마나 무모한 생각인지 알지 못했었다. 그러나 책을 읽어 나갈수록 내가 초반에 먹었던 마음은 어느새 사라져 버렸고, 쟁점을 파악하지 못한 채 헤매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조차 없는 혼란스러움이 내재했다.
 

  이 책은 서기 27세기 통일된 사회민주주의의 한 문헌학자가 에이비스 에버하드의 원고를 공개하며 시작된다. 원고는 에이비스가 그녀의 남편이자, 120세기 초 노동자 대중을 위한 투쟁에 목숨을 바친 어니스트 에버하드의 일대기를 기록한 것이었다. 일대기가 쓰인 시기는 미국에서 과두지배체제(Oligarchy, 소수의 사람이나 집단이 사회의 정치, 경제적 권력을 독점하고 행사하는 정치 체제)가 일어난 1912년과 1932년 사이라고 한다. 옮긴이의 글을 보면 이렇게 간략히 요약이 되지만, 일대기를 읽는 나는 이런 요약의 이면을 살펴볼 수 없었다.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 이 정도 뿐이었고, 사회주의 사상이라든가 자본주의가 어떠한 병폐를 낳고 있는지에 대한 여부도 내게는 벅찼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사회주의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책을 읽는 내내 <태백산맥>의 몇몇 인물들이 떠올랐을 뿐, 그 이상으로 나가지 못했다. 기본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야 책을 통한 얻음이 배가 된다는 사실을 다시 뼈저리게 깨다는 계기를 마련해줄 뿐이었다. 이야기의 흐름은 어느 정도 짚어나가더라도 핵심을 파악하지 못한데서 오는 동떨어짐은 끝끝내 이겨내지 못했다. 어니스트가 어떠한 사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과두제의 선봉에 선 사람들을 토론으로 뭉갰는지에 대한 여부는 여전히 뜬구름 상태로 남아있다. 그의 설명을 듣고 있어도 배경지식이 없어 헤맬 뿐, 머릿속에 들어오는 것이 거의 없었다.

 

  거기다 27세기에 원고가 발견된다는 설정 또한 이질적이었다. 어니스트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예언들이 현재에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모습을 보며 도무지 27세기 시선으로 바라볼 수 없었다. 문서가 발견된 당시의 이야기는 책에 거의 나오지 않고 주석을 통해 대부분 드러났다. 주석이라는 것이 간단한 설명을 해주는 것도 있고 주관적인 생각과 의견이 들어가 있는 주석이 있는 반면, 원고가 발견된 당시의 시선으로 덧붙여진 것도 많아 시선의 흐트러짐이 잦았다. 원고가 쓰인 20세기 초의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지,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시각으로 봐야 할지, 아니면 27세기의 시선으로 봐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27세기의 시선으로 보기에 아는 것도 없을 뿐더러 현실감이 떨어졌고, 20세기 초를 대상으로 바라보기에도 가까우면서도 먼 과거로 느껴졌다. 현재의 시선으로 바라보자면 허구와 실재가 공존하는 소설 내용을 이해하기엔 나의 지식이 부족했다.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나는 무엇을 읽는지, 무엇을 알아가고 있는지 파악하기란 더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소설의 이야기 중에 당시의 미국 현실을 반영한 면이 많아 당시의 상황과 현재의 상황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 주고 있었다. 힘없는 노동자의 이야기는 현재에도 비일비재 했고, 갈수록 어려워지는 세계적인 경제난에 과두제에 대한 비판의 시선을 거둘 수 없었다. 사회주의는 이상일 뿐이라는 의견이 들려와도 그 사회에 대한 열망을 떨쳐 버릴 수 없는 것은 이상과 현실이 공존하지 못한 공백을 메울 수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핍박당하고 힘없는 하층민들과 소수의 사람이 독점하며 풍요로운 부유층, 그 사이에서 적절한 줄타기를 통해 배를 불리고 있는 중산층을 부정할 수도 없었다. 현재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더라도 책 속의 몇몇 인물들만 떠올려도 사회주의의 이상이 현실과 접목되지 못하는, 반대로 자본주의가 사회주의를 흡수하지 못하는 세계에 맞닥뜨리는 것을 처절하게 경험하게 된다. 그런 틈바구니에서 내가 무엇을 꾀할 수 있을까. 어느 곳에 기울이지도 못하고, 논쟁의 중점에 서서 통찰력을 발휘할 수도 없는 나의 부족함과 힘없음에 망연자실 할 뿐이었다.

 

  어니스트의 연대기를 기록한 에이비스나 어니스트나, 그들이 추구했던 사회주의의 붕괴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편치 않았다. 빤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무슨 희망을 걸어야 할지 알 수 없을 뿐더러 나만의 생각을 캐내는 것도 쉽지 않았다. 어느 편에 서지 못하고 이리저리 휩쓸리는 존재감이 없는 민중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숨만 터져 나왔다. 내가 본 것은 무엇이고, 내가 겪은 것은 무엇인지조차 파악할 수 없을 정도의 혼란스러움이 나의 내면을 지배했다. 사회주의, 자본주의,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 따위는 들어올 틈이 없이 사라지고 있는 '나' 앞에서 마냥 부끄러웠다. 나의 내면을 어지럽히고 사라져 버린 <강철군화>의 뜻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자본주의 체제의 전개에 대한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점.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어느 정도 기본지식을 가지고 있는 분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우리를 약하다고 선언한다고 해서 여러분이 부호계급의 힘에 맞서 더 강해지는 건 아니지요. <1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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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스의 살아 있는 시체들>을 리뷰해주세요.
댈러스의 살아 있는 시체들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 2
샬레인 해리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인 줄 모르고 이 책을 읽다 전편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어두워지면 일어나라>를 먼저 읽었다. 시리즈라고 해도 꼭 전편을 읽지 않고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있는가 하면, 차근차근 읽게 만드는 시리즈가 있기 마련이다.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는 후자에 속했다. '시리즈라고 해도 굳이 전편을 찾아 읽을 필요가 있을까' 하고 자신 있게 읽어 나갔지만 내가 먼저 지쳐버렸다. 주인공들과 주변 인물들, 자잘한 사건들의 언급에서 아는 것이 없었기에 진도가 나가질 않았다. 그런 암시는 독자들에게 전편의 내용을 기억시켜주기 위한 장치로 보였고, 아무것도 모른 채 읽어나가는 내가 답답했던 것이 당연했다.
 

  <어두워지면 일어나라>를 읽고 나니 <댈러스의 살아 있는 시체들>을 훨씬 더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냥 지나쳤던 얘기들도 조금씩 꿰어 맞춰지는 느낌이 들기도 했고 흡인력 있는 내용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또한 <댈러스의 살아 있는 시체들>을 읽으면서 여 주인공 수키의 까칠함이나 내게만 낯선 인물들의 생뚱맞음이 당황스러웠는데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런 사연으로 두 권을 섞어서 읽다 보니 내용이 약간 섞이고 말았지만 궁금증을 해소해서인지 비교적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어두워지면 일어나라>에서 수키와 빌의 사귐으로 인해 일어난 에피소드를 지켜보았다. 그 여파를 추측해 볼 때, 둘의 관계가 지속되는 것이 쉽지 않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었는데, 역시나 후편에서도 바람 잘 날 없는 일상의 연속이었고 수키에게 위험스러운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같이 일하던 동료가 살해당했고, 그녀의 목에 뱀파이어에게 물린 희미한 자국이 있어 뱀파이어가 의심을 받았다. 빌과 사귀는 사실을 모두 아는 터라 불편한 시선이 집중되는 가운데 시신이 경찰인 앤디의 차에서 발견됨으로써 앤디는 위기에 처한다. 그것도 수키가 일하는 바의 주차장에 세워진 차에서 발견 되었고 그 문제만으로도 충분히 골머리가 아픈데 뱀파이어들의 은밀한 요구가 들어온다.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 효과를 톡톡히 보아온 다른 뱀파이어가 수키에게 도움을 청한다. 도움이라기보다 꼭 해야만 하는 상황에 빠진 수키는 빌과 함께 댈러스로 향한다.

 

  뱀파이어들이 인간들과 섞여 살면서 뱀파이어 전용 호텔이 생긴 탓에 수키와 빌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도 비교적 수월해졌다(많은 비용이 들었지만). 실종된 뱀파이어를 찾기 위해 수키는 조사에 나섰고, 그 뱀파이어를 납치했을 법한 장소로 잠입한다. 뱀파이어들은 낮에는 활동할 수 없기에 다른 사람과 함께 들어가는데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인물이라 금방 위기에 처하고 만다. 수키가 마음을 읽는다고 해도 뱀파이어들 앞에서 무력할 수밖에 없었고, 겨우 다른 이들의 도움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뱀파이어와 변신인간들 틈에서 살아나온 사실이 놀라울 정도였지만 부상負像이 뒤따랐다. 임무를 마치고 다시 자신이 사는 마을 본템프스에 돌아오지만, 여전히 살인사건은 미궁에 빠져 있었다.

 

  위기에 처한 앤디를 구하기 위해 자신에게 단서를 찾아줄 것을 부탁한 동생 포샤로 인해 수키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읽게 된다. 그사이 자신에게 수키에게 은밀한 초대장이 날아온다. 빌과 사귄다는 이유만으로 난교파티에 초대를 받은 것인데 그곳에서 살인사건의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참석하기로 한다. 하필 빌이 없는 사이에 초대를 받은 수키는 또 다른 뱀파이어 에릭에게 부탁한다. 그곳에서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보호자가 필요했다. 파티의 내용이나 자신에게 흑심을 품고 있는 에릭과 함께 간다는 것 또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살인사건의 전말을 알아야 했기에(포샤의 부탁보다 자신의 동료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안 그래도 난잡한 모습이 자주 드러나는 책 내용에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는데 그런 파티에서 사건을 해결해야 하고 참석해야 한다는 사실에 더욱 마음이 어지러웠다. 수키 또한 '쓰레기 같은 파티'에 구역질 나 하면서도 자신의 동료를 죽인 사람이 누군지 알아낸다. 그러나 숲에 사는 여인 칼리스토가 나타나면서 일은 복잡해지고 만다. 피비린내 나는 결말 앞에 도저히 이 시리즈를 사랑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강력하게 들었다.

 

  수키와 빌이 소설의 중점에 있긴 하지만 빌의 존재는 더 미미했다. 수키를 위기에서 구해주고 많은 도움을 주지만 대부분 사랑을 나누는 장면으로 비춰지기 일쑤였고, 살인사건이 난잡한 성교파티에서 나왔다는 사실에 마음의 문이 닫혀버렸다. 나의 보수적인 성향 때문인지 소설임에도 책 내용에 인상을 찡그리기 일쑤였다. 이런 찡그림을 현실로 끌어 낸 저자의 글 솜씨를 칭찬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색다른 소재, 시리즈로 이어지는 이야기, 다양한 장르를 오가는 매력이 있을지라도 별 다른 메시지 없이 인간의 욕망이 난무한 이야기에 큰 관심이 가지 않았다. 이 책을 읽은 또 다른 지인과 이런 이야기를 나눴더니 '네가 보수적이다, 이건 소설일 뿐' 이라는 말이 되돌아 왔지만 내가 느낀 이 기분이 떨쳐지지 않는 사실 또한 어쩔 수 없음에 씁쓸함이 밀려온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다양한 장르의 섞임이 흡인력 있게 다가왔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 <어두워지면 일어나라>. 이 책의 전편이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독특한 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오늘 저녁, 평생을 알아 온 사람들의 진모를 알게 된다고 생각하니, 나도 두려웠다. <2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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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워지면 일어나라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 1
샬레인 해리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만나는 뱀파이어 소설이다. '트와일라잇'을 읽고 심한 후유증을 앓았음에도 '뱀파이어' 소설이라고 하기에 또 다시 혹하고 말았다. 분명 '트와일라잇'에서 만난 뱀파이어와 이 책의 뱀파이어가 같을 수 없음을 알고, 내용이 다를 거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또 다른 로맨스를 꿈꾸었다. 
 

  일명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의 존재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었다. <댈러스의 살아 있는 시체들>을 절반정도 읽다가 제대로 읽으려면 전편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에 <어두워지면 일어나라>를 구해 읽었다. 시리즈는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어야 배경지식이 쌓여 후편을 제대로 읽을 수 있기에(책을 읽는 내내 뼈저리게 느낀 것도 있었지만) 절반 읽은 후편을 잠시 덮고, 이 책부터 읽기 시작한 것이다. 책의 간단한 소개를 보면, 인간과 뱀파이어가 사랑에 빠지고, 상대의 마음을 읽는다는 것이 <트와일라잇>과 무척 흡사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트와일라잇> 같은 로맨스를 상상했다. <트와일라잇>에서는 뱀파이어 에드워드가 사람의 마음을 읽지만 여주인공 벨라의 마음은 읽지 못하고, 이 책에서는 인간인 수키가 사람 마음을 읽고 뱀파이어인 빌의 마음을 못 읽는다는 차이에도 말이다. 오히려 <트와일라잇>과 공통점과 다른 점을 발견하는 묘미로 두 소설을 비교하며 뱀파이어와 인간 사이를 누비고 있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소설 자체가 비교 된다는 것이 무의미 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뱀파이어가 나오고 인간과 사랑에 빠지며, 소소한 공통점이 드러난다고 해도 뱀파이어와 인간이 엮이는 배경 자체가 달랐다. 거기다 <트와일라잇>은 뱀파이어와의 로맨스에 중점을 둔 대신에, <어두워지면 일어나라>는 뱀파이어와의 현실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뱀파이어들이 관에서 '커밍아웃'을 선언하고, 합성혈액을 마시며 인간의 세계에 공식적으로 흡수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부작용도 있고, 형성되어 가는 의식의 변화도 느껴지지만 상대의 마음을 읽는 수키에게는 뱀파이어 '빌'의 존재가 구원투수나 마찬가지였다. 마음의 방어벽을 친다고 해도 상대방의 마음이 읽히는 이상 데이트도, 일상생활도 불가능 할 정도였다. 바에서 일을 하면서 나름대로 삶을 꾸려가고 있지만, 사람들의 눈에 비친 수키는 괴상한 여자로 보일 뿐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마음이 읽혀지지 않는 빌이 나타났으니 얼마나 숨통이 트였겠는가. 뱀파이어라는 사실이 거슬리긴 해도 수키에겐 완벽한 사람(죽은 사람)이 아닐 수 없었다. 위기에 처한 서로를 구해주며 시선을 좁혀가던 그들은 결국 사랑에 빠진다. 낮에는 빌이 활동을 할 수 없기에 밤에만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수키에게는 어느 것도 문제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이 순탄할 리 없었다. 인간과 뱀파이어라는 사실자체만으로도 많은 문제점이 따르는데 그녀가 살고 있는 마을에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모두 젊은 여자였고, 뱀파이어와 사랑을 나눈 적이 있는 여자들이었다. 수키도 살인마의 표적이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함께 살던 할머니를 잃는다. 자기 대신 죽음을 맞이한 할머니를 보면서도 수키가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었다. 빌이 옆에서 지켜주고 있었지만, 계속 좁혀오는 살인마의 추적을 피할 수 없었다.

 

  약간의 스토리만 보자면 로맨스가 아닌 스릴러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수키와 빌의 관계만 보자면 로맨스가 묻어나지만, 그 외에 얽혀있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저자는 독자에게 다양한 재미를 재공 해준다. 판타지, 스릴러, SF적인 요소를 두루두루 드러내는 소설을 읽노라면 그런 내용에도 불구하고 너무 현실 같아 우울해지기도 했다. 쉼 없이 사랑을 나누는 수키과 빌의 적나라함, 뱀파이어와 인간이 얽힌 타락, 살인사건 등등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모습이 많았다. 쉼 없이 넘어가는 책장과 현실감이 뚝뚝 흐르는 글의 위력에는 감탄 할만 하지만 개인적으로 탐탁치않은 부분이 많았다. 뱀파이어에 대해 아는 게 그다지 많지 않아 어떤 것이 진정한 뱀파이어 모습인지 알 수 없어도 인간과 얽혀있는 현실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없었다. 뱀파이어의 새로운 행보, 수키의 남다른 능력, 그 능력으로 인한 굵직한 사건과의 연결은 독자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독자 각자의 개인적인 성향이 갈리듯이 읽어가는 과정이나 읽고 난 후의 느낌 또한 지극히 개인적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키게 되는 소설이었다.

 

  순탄치 않은 과정으로 인해 수키는 자신의 할머니와 고양이를 죽이고, 친 오빠에게 누명을 씌우려 한 범인이 밝혀진다. 수키는 빌과 사랑에 빠진 것도 감당해야 했고, 소중한 가족을 잃은 슬픔, 자신의 남다른 능력을 원하는 다른 뱀파이어들로 인해 힘든 시간을 거쳐 왔다. 그러나 수키의 시련과 그에 상응하는 남다른 행복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인 만큼 수키와 빌의 사랑, 인간과 뱀파이어의 관계에서 얽히는 수많은 문제들이 불거져 나올 것이다. <댈러스의 살아 있는 시체들>을 좀 더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전편을 읽었으니 이제 다음 책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트와일라잇>이 틴에이저의 로맨스에 가깝다면, <어두워지면 일어나라>는 성인 판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유쾌하지만은 않은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 성인 판을 보며 인상을 찡그리는 나를 보며 아직 성장 중인지도 모르겠다는 생뚱맞은 생각을 하며 <댈러스의 살아있는 시체들>을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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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 읽은 책 



 

60. 트와일라잇 - 화보와 비하인드 스토리



61. 아름다운 날들 - 장 자끄 상뻬



62. 개가 남긴 한마디 - 아지즈 네신



63. 이렇게 왔다가 이렇게 갈 수는 없다 - 아지즈 네신



64. 당나귀는 당나귀답게 - 아지즈 네신



65.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 데이비드 콜버트



66. 스타트 신드롬 - 김진세



67. 퇴계잡영 - 이황



68. 지로 이야기 1 - 시모무라 고진



69. 셜록 홈즈 최후의 해결책 - 마이클 셰이본



70. 인터월드 - 닐 게이먼, 마이클 리브스



71. 키다리 아저씨 - 진 웹스터



72. 비밀의 화원 - 프랜시스 호즈슨 버넷



73. 드로잉 일본 철도 여행 - 김혜원



74. 1은 하나 - 타샤 튜더



75. 어두워지면 일어나라 - 샬레인 해리스



76. 댈러스의 살아있는 시체들 - 샬레인 해리스



77. 강철군화 - 잭 런던



 



------------------------------------------------------18권



 



*붉은색 - 좋았던 책

* 아직 리뷰를 쓰지 않은 책 - 셜록 홈즈 최후의 해결책, 1은 하나, 어두워지면 일어나라, 댈러스의 살아있는 시체들, 강철군화


- 5월에는 도피처로 독서를 했나보다.

여전히 읽지 못한 책들이 수북히 쌓여 있는데, 권수를 헤아려 보니 꽤 된다.

5월에는 아지즈 네신의 책을 많이 읽었다.

네버랜드 클래식에 관심을 갖고 한 권씩 모으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달에는 33권의 책이 생겼고, 내가 구입한 책이 그래도 몇 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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